여전사 고미숙의 총구 앞에서

by 박성일 posted Mar 13,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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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전사 고미숙의 총구 앞에서





 
....1965년 안암동 고대 옆 중앙산업 건너에

''''''





  2007년 어제는 후암동 남산 중턱


  찾기가 난감한, 정일학원 정 사장이 팔아버린


  사층 건물 윗 층에


  수십 마리 제비들이 물고 물어다 토해 반죽한


  새들의 둥지, 탐색자들의 마을이


  37도 비스듬히 기대어 있었다.


  똑 바로 서서는 찾지 못하는 곳.


  수유너머.




  그곳 언덕배기는 바로서면 쓰러지는 곳.


  서로 기대야 서 있을 수 있는 벼랑.


  흙을 주물러 노트북을 만들어서는


  청계천을 찍어다가 회색 벽에


  물을 흐르게 한다.





  서너 시간 방석도 없는 바닥에 앉은


  엉덩이 살들은 나무마루와 한 통속이 되고


  속살 드러낸 사과며, 인절미, 고구마는


  복도 옆 소파에 편하게들 쉬며


  늦가을 차가운 비를 피해 모인


  남산 순례자들을 달래어 준다.


 


  “흔적을 남기지 마세요. ”


  60년생 여전사의 선전포고는


  창백한 얼굴과 어울리는 가.


  60년생 내 마누라도 놀란 고미숙의 공부는


  결국 학교에서는


  공부가 위험한 것임을 알아차리게 한다.


 


 수유리서부터 출발한 여전사의 추격전은


 박지원을 지나 허준을 거쳐


 도대체 어느 사건까지


 연류 되기를 바라는 걸까. 


 먹다 버린 것은 독이 되고


 공부하다 남긴 것은 약이 된다는


 그녀의 처방은 누구에게 필요한 걸까.


 


남산 후암동 남영동 쪽으로 흘러내리던


  실개천은 이미 없지만,


  이미 서울의 번지수를 잃은


  남산골 동민들에게


  용산구 용산동 2가


  1-206은 상처 속 에서 밀고 나오는


  생살이며 새 살이다.




  서울에도 다시 새 살이 날 수 있을 까?


 


 수유를 넘어 서울을 떠나 서울에 숨은


 여전사 고미숙은

 비린내 나는 전쟁보다


 향기로운 전투를 좋아한다.



 

2012년 오늘도 그녀는 아름다운 총구를


 우리 가슴에 겨눈다.


 공부는 뇌가 아니라


 마음으로


 모여서.......




 


  2012.3.1 개작 (2007.11. 1 ) 朴星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