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2010.05.27 21:40

귀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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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기 전.. 백베커 2층 침대에 누워 남은 시간 동안 준비할 것을 떠올려 봤다. 미리 주문해 논 식료품, 무전기, 차량 예약상태, 차량 컨보이.. 그냥 눈을 감았다.  

아웃백에서 새벽에 일어나던 습성 덕에 일찍 눈을 떴다. 밖으로 나가  퍼스거리를 거닐었다. 날이 밝으니 열흘전 이곳에서의 내 동선이 점점 선명하게 떠올랐다. 여행사 문 열기를 기다렸다가 주문해 논 식료품을 체크했다. 곧이어 백베커에서 체크인을 한 나머지 일행도 여행사로 짐을 옮겨왔다. 조그마한 여행사 사무실이 순식간에 어수선 해졌다. 한국과 통화를 시작했고, 준비할 목록을 적어봤다.

혼자 허둥데는 모습이 안스러웠을까. 오송호 회원님이 도움을 자처했다. 전문 산악인으로 히말라야 등지 등반 경험이 많아, 나를 이끌고 이것저것 부족한 걸 챙겼다. 음식부터, 조리도구 뭐 하나 제대로 준비된게 없었다. 부족한 건 여행사에서 빌리고, 없는건 일단 마트에서 구입했다.  

일행 모두 한식당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열흘만에 보는 얼큰한 음식이 침샘을 자극했지만, 저걸 먹으면 몸이 얼음처럼 녹아 내릴 것만 같았다. 그냥 길 건너에서 햄버거를 먹었다.

선발대의 도움으로 겨우 최소한의 준비만 한채, 70명이 묵을 숙소로 이동했다. 몇몇 회원과 마지막으로 70명이 열흘간 먹을 생수를 인계받고, 공항으로 마중나갈 채비를 했다.

12시 반에 도착해 70명이 전부 입국 수속을 밟으니 새벽 2시가 됐다. 반가운 얼굴을 보니 힘도 낳지만, 내일부터의 일정을 생각하니 까마득하다. 원래 계획은 도착과 동시에 차를 이용해 가까운 아웃백으로 나가 캠핑을 하려했다. 하지만 70명이 그 시간에 나가는 건 불가능했다. 렌트카를 그 시간에 빌려주지도 않을 뿐더러, 야간 운전은 아무래도 위험했다. 급하게 대여한 대형 버스로 숙소까지 이동해 방 배정을 해줬다.

몇 시간 후면 출발이다. 차량 운전자들의 이름을 보다가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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