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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리더

by 강신철 posted Jan 0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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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마다 연말이면 새로 임명 또는 선출되는 국가 또는 기관의 우두머리에 세인의 관심이 쏠린다. 올해도 우리나라에서 대통령 선거가 있었고 유명 기업체의 사장 선임, 공공기관장 인사, 대학의 총장 선거, 학생회장 선거 등이 있었다.

 

어찌 보면 대부분의 생명체는 모방 본능으로 인해 리더를 원하는 것 같다. 많은 생명체들이 생존과 종족의 번식을 위해 인근 유사 개체의 행동을 모방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누군가는 앞장을 서야 하고 그래야 따라오는 자가 생기게 마련이다. 특히 조류나 포유류, 영장류 등 군집을 이루고 사는 동물들은 리더를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행동하는 모습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동물의 왕국 프로그램에서 종종 방영되듯이 이리나 하이에나처럼 리더의 역할이 뚜렷이 드러나는 군집 동물들이 많다. 리더를 따라 질서정연하게 날아가는 철새 떼도 우리가 흔하게 볼 수 있는 군집 동물의 예이다.


 

사람도 대표적인 군집 동물이다. 정상적인 사람들은 모이기를 좋아하고 모이면 누군가를 리더로 내세운다. 리더가 없으면 불안해한다. 군집 동물이 리더를 원하는 만큼 리더의 역할은 중요하다. 한 집단에서 리더는 소수이지만 리더의 생각과 행동은 집단 전체의 사고와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극단적인 경우에는 그 집단의 운명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시중 서점에는 리더십에 관한 책들이 즐비하다. 이 책들 대부분이 이상적인 기업체 CEO(Chief Executive Officer)들의 자질과 특성을 다루고 있다. 최근에는 예수나 공자, 노자와 같은 성인들이나 이순신이나 세종, 정조와 같은 역사적 위인들의 리더십을 CEO에 빗대어 이야기하는 책들도 자주 등장한다. 그만큼 우리는 리더의 존재에 대해 관심이 많고 자기가 속한 집단의 리더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인간은 리더를 원하는 만큼 자신이 리더가 되기를 원하는 측면도 있다. 리더가 발휘하는 집단 통제력을 우리는 권력이라고 한다. 물론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복종형이기에 집단이 유지되지 너도나도 집단의 리더가 되고자 한다면 권력투쟁으로 인해 집단은 와해될 것이다.


 

리더에는 명목상의 리더와 정신적 리더가 있다. 이상적으로는 명목상의 리더가 정신적인 리더 역할도 겸한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지만, 우리 주변에서는 법이나 제도를 통해 선출되거나 임명된 명목상의 리더가 있어도 실질적인 리더의 역할을 못하는 예를 흔히 본다. 삼국지를 읽어본 사람이면 촉나라의 왕은 명목상 유비였지만 진짜 리더는 제갈공명과 관우였음을 부정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 현대사에서도 역대 대통령들이 명목상의 리더이긴 했지만 실질적으로 국민들의 우러름을 받고 정신적 리더 역할을 했던 사람은 아니었다.


 

흔히 우수한 리더의 덕목으로 지와 덕을 꼽는다. 조직을 이끌어갈 지적 능력이 있어야 비전을 제시하고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조직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감지할 수 있는 식견과 이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도 지적 능력이다. 조직이 가지고 있는 인적 물적 자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활용할 줄 아는 것도 지적능력이다. 한편  조직의 구성원을 자기 몸처럼 아끼고 궂은일은 자신이 솔선수범하여 처리하고 쉬운 일은 부하에게 공을 세울 기회를 주는 것은 덕이다. 또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인정할 줄 알고 도리에 어긋난 일을 지적받았을 때 부끄러워 할 줄 아는 것도 덕이다. 지덕을 겸비해야 진짜 리더라고 할 수 있다.


 

무자년 새해가 밝아온다. 새해에는 도덕적으로도 결함이 없고 능력도 탁월한 그야말로 지와 덕을 겸비한 진정한 리더가 국가의 우두머리가 되고 조직의 우두머리가 되는 그런 해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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