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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독서법 - 유비쿼터스 책 읽기

by 송윤호 posted Nov 05,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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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독서법-  유비쿼터스 책 읽기 ^ ^

 

바쁜 일상 속에서의 책 읽기 걱정





종종 하루가 24시간인 것에 대하여 불만을 갖는 경우가 많다. 전공 공부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일을 벌려 놓은대다 특히 최근에는 졸업 논문을 위한 실험들로 일상을 꽉채우고 있어 항상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이제 한 달에 두 번씩 내면의 글쓰기 까지 해야하니 말이다. *^^* (사실 이 글도 어제 올렸어야 했는데 실험이 자정을 넘겨 어쩔 수 없이 새벽 3시에 기상해 이 글을 작성하는 것으로 하루를 연다.) 이렇게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벌이다 보니 48시간 정도는 되어야 하루의 시간이 여유롭게 흘러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31살의 늦깍이 대학생이 왜 이렇게 바쁜지... (저보다 바쁘게 사시는 회원님들이 훨씬 많으시겠지만 그냥 게으른 자의 푸념 정도로 봐주시길 ^^)


 


여기서 고민이 생긴다. 바쁜 일상 속에서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할까? 사실 이 바쁜 일상 속에서 글자와 지식을 읽는 양은 적지 않다. 졸업을 앞둔 마지막 학기, 의욕적으로 생물학과가 아닌 생화학과,미생물학과,수의예과,심리학과 등 타 전공의 전공과목으로만 시간표를 채웠다. 정말 micro biology의 전공으로 들어가니 또 다른 세계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남들은 대충 학점 채웠으면 그만 듣지 사서 고생을 할 필요가 있냐며 의아해 한다. 하지만 이러고도 항상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내가 한 달 동안 필수적으로 읽어야할 책은 새로운 전공책들, 대학원 입시를 위한 수험서, 독서클럽 선정도서 두 권, 교차로팀 선정도서 두 권, 마이라이프 잡지 원고 작성을 위한 책 한 권 등이다. 실제로 내가 선택해서 내가 읽고 싶은 책을 골라 읽기 전에 필수적으로 읽어야 할 책의 권수만 보아도 비독서인들이 보기엔 상당하다.


 


개인적으로는 바쁜 일상 속에서 독서클럽 회원으로서 최저선이라고 생각하는 월 5권의 독서 자체만으로도 시간상 벅차다. 특히 한 번 대충 읽고 지나가는 독서가 아니라 한 책을 나의 것으로 완벽하게 소화 시키려면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결국 제한된 자원 하에서 책읽기를 위한 시간과 장소를 새로 창출할 수 밖에 없었다.


 


책들의 재배치 - 유비쿼터스 책 읽기


 


6년간 독서클럽 활동을 쭈욱 해 오면서 이제 내 방은 책으로 넘쳐나고 있다. 선정도서는 물론이고 다 읽지 못해도 사는 책들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주 과학,천문학 책들은 읽지도 못하면서 책장의 한 칸을 당당히 자리하고 있다. 그래도 언젠가는 그 책들을 모두 읽으리라는 다짐은 매일 책장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어쨌건! 원래 있던 책장은 이미 오래전 만원이고, 새로 산 책장도 불과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 꽉 차서 위아래 빈틈에 가로로 꽂아둔 책들로도 부족해 방바닥 TV 위 옷장 안까지 책들이 침범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하지만 명색이 100books 총무인데 책들을 대충 보관할 수는 없었다. 고민을 거듭하다 들은 생각 하나. 침대를 없애자. 작은 방안에 침대, 옷장, 책장들이 배치되어 답답한 느낌을 받는  내방에서 과감히 침대를 없애버렸다. 어머니가 특별히 아끼던 침대이고 나 또한 오랜 생활 함께 했던 내 냄새 가득한 침대를 처분하기에는 아쉬운 마음도 들었으나 책들을 위해 과감히 없애 버렸다. 그래도 온돌방에서 이부자리를 접고 정자세로 앉아서 책 읽는 기분이 쏠쏠하다.





또 남들이 보면 웃을지도 모르지만, 화장실에도 조그마한 책장을 가져다 놓아 볼일(?)을 보는 순간에도 책은 내 주위를 떠나지 않는다. 화장실 책장에 가져다 놓은 책들은 이미 읽었던 책들이 대부분이다. 볼일 보는 짧은 시간에 이미 읽었던 책들과 다시 만남을 갖는다. 이미 여러 번 읽은 책들은 단지 5분 정도만 투자해도 생생히 되살아 나는 경우가 많다.

 

남들과 다른 나의 독서 방법은 위에서 말한 5권을 한 번에 읽는 것이다. 요즘 무엇을 읽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받으면 어느 책을 읽고 있다고 답해야 할지 고민이 생길 정도다. ^^ 남들이 보면 산만한 책 읽기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각기 다른 책들을 동시에 읽고 생각하고 하는 것도 때때로 좋은 생각거리로 귀결되는 경우가 있다.





실재적인 행동 방침은 유비쿼터스 독서 환경의 구축이다. 5권을 내가 주로 움직이는 공간에 한 권씩 배치를 해 놓는다. 침실, 공부방, 연구실, 화장실, 차 그리고 또 다른 장소 mp3플레이어. 책을 직접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항상 책과 접속할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들어 놓았다. IT에서 말하는 유비쿼터스 접속 환경의 개념이 내게는 책과 언제 어디서나 접속할 수 있는 환경으로 재탄생 된 것이다.





 

mp3p의 재탄생 - 귀로 듣는 책 읽기





이렇게 생활 속의 유비쿼터스 독서 환경을 구축하고도 시간과 장소에 어느 정도 구애를 받기 때문에 생각해 낸 독서 방법이 있는데, 바로 귀로 듣는 책 읽기 - 이독(耳讀)이다. 정종 박사님은 하루에 10시간씩 이독을 하신다는데, 최근의 나는 하루 평균 1시간 반 정도의 이독을 하고 있다. 정종 박사님의 그것과 다른 점은 책을 읽어주는 목소리가 내 자신의 목소리라는 점이다.





몇 해 전 구매한 mp3p 가 요즘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정종박사님의 강의를 들으며 아이디어가 번뜩 지나갔다. 이 작고 귀여운 mp3p 에 훌륭한 기능이 있었으니 보이스 레코딩 기능이 그것이었다.





이제 나는 책을 소리내어 읽고 녹음된 소리로 책을 다시 듣는다. 처음에는 한 장 한 장 다 읽어 녹음을 했지만 시간적인 효율성이 떨어져(목도 좀 아프고^^) 기존의 독서를 할 때 밑줄을 치는 부분을 그냥 중얼거리다 끝나지 않고 정확한 발음으로 녹음을 한 후 다시 듣는 것이다. 아 ! 이 방법을 통하니 책을 단 한 번만 정독해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 더구나 카오디오에도 mp3p 연결기능이 있어 그저 작고 귀여운 mp3p 하나만으로 자주 왕래하는 대전-청주 왕복 두 시간의 교통 시간들이 책 읽는 시간으로 재창출 된 것이다.





이제는 책을 녹음하고 내 목소리도 감상(?)하는 일상 속에서 새로운 시간과 독서의 즐거움으로 신이 난다. 남들이 보면 항상 이어폰을 끼고 다니는 음악 매니아로 볼지도 모르겠으나 나는 이어폰을 끼고 다니는 독서 매니아가 된 것이다. 독서-말하기-듣기 그리고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나의 뇌를 자극하는 모든 지식들과 생각거리. 하루를 마감하며 오늘 하루 내가 생각했던 것 읽었던 것을 다시 듣는 시간은 하루 종일 읽었던 5권의 작가들과 대화를 하는 시간이다. 내일 아침 다시 밥을 먹으면서도 학교를 가면서도 내 목소리로 전달된 그들의 지식들과 하루 종일 연결될 내일의 나를 생각하며 잠을 이루는 것이다.








 


생활에서 얻은 결론 두 가지.


역시 시간과 장소는 행동하는 자에겐 극복할 수 있는 조건일 뿐이다.


독서 매니아라면 끊임없이 책과 접속할 수 있는 개인적인 환경 조성에 노력해야 한다.

(한가한 여가 시간에 책을 읽어보자라고 생각하면 독서매니아가 되지 못한다. 독서는 전투적으로) 

 

 






100권독서클럽 송윤호

(coolsyh@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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