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공지
2008.07.26 19:49

나무 이야기

조회 수 4069 추천 수 0 댓글 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세상에는 재미있는 것들이 많다.

산이건 바다건 도시에서건.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동촌리 뒷산에서 바라본 파로호의 모습. 작년 가을 송이버섯을 따러 갔다가

찍은 사진이다. 길을 잃고 헤매는 바람에 송이는 한 송아리도 못 따고 대신

재미있는 나무들을 만나서 좋은 사진들을 찍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장 처음 만난 나무는

U字

나무였다.

누가 일부러 대칭을 맞추어서 인공으로 키운 듯

하지만 실은 깊은 산속에서 혼자 자란 나무다.

이 나무를

보는 순간

유니버시아드 대회 생각이 난 건 왜일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음에는 약속이나 한 듯 나란히 서있는 곧은 소나무와 꼬불꼬불

굽은 소나무였다. 난 이 나무들에게'是非曲直'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흥망이 산중에도 있다 하니 더욱 비감하여라'는 <장안사> 노래말처럼
옳고 그름을 다투는 모습이 깊은 산속에도 있다 하니 그야말로 더욱 비감했다.
미꾸라지처럼 휜 나무는 정치꾼의 화신처럼 느껴진다.
우직하게 자라는 백성 나무에 붙어 서서 '돈 많이들 가져와'라고

날름날름 손짓하는 거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나무를 보는 순간 너무 놀랐다. 아무리 눈을 비비고 보아도
풍만한 여인의 엉덩이가 아닌가? 난 이 나무에'섹시나무'라는
이름을 붙였다.

풍만한 나무여!
그 대 이 깊은 산 속에서
누구 변강쇠를
기다리고 섰는가?

 이 동촌리 깊은 산중 나무도 시대의 트랜드인 '섹시'를 어김없이 드러내고
있는 느낌 - 그거 참 세상살이는 이렇게 치열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번에는 위로 자라기 싫다고 휘고 휘어서 땅으로 향하는 나무를 만났다.
       마치 영화 <박하사탕>에서 설경구가 마지막 장면에 '나 돌아갈래!'라고 절규하는
       것 같다. 나 위로 크기 싫어! 나 태어난 땅으로 돌아갈래!!

        그래도 나무여! 위로 자라야 되는 것이 나무의 운명 아닌가? 힘들어도 이 세상을
       웃고 울면서 살아야 되는 것이 사람의 운명인 것 처럼. 

 

 


    원본 보기 :  http://birdsingvalley.tistory.com/6
  • ?
    이소연 2008.07.26 19:49
    U자 나무..
    정말 누가 일부러 만들어 놓은 듯 신기해요.
    뿌리가 하나일까, 두개일까, 궁금하기두 하구요 ^^
  • ?
    이병록 2008.07.26 19:49
    사람이 각양각색이듯이, 나무도 각양각색이란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반듯한 나무는 목재로, 꾸부정한 나무는 나무대로 다 쓸모가 있겠지요.
  • ?
    현영석 2008.07.26 19:49
    미꾸라지처럼 휜 나무는 정치꾼의 화신처럼 느껴진다. 우직하게 자라는 백성 나무에 붙어 서서 '돈 많이들 가져와'라고 날름날름 손짓하는 거 같다.

    --> 아 저는 이 글에 "그만 졌습니다"
  • ?
    강신철 2008.07.26 19:49
    김용전님의 유머감각은 참으로 싱싱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익는 창의성! 보는 눈이 다르면 세상도 달라집니다.
  • ?
    이상수 2008.07.26 19:49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김용전 선생님의 안목 덕분이라 생각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7 힉스 입자 발견 이중훈 2013.03.15 1746
206 공지 형을 다시 만나다. 18 김홍섭 2007.11.05 4355
205 헤르메스 시대와 물병자리 시대의 서막이 열리다. 1 신영호 2009.08.06 3764
204 일반 행복한 마음 송택정 2018.06.21 142
203 행복의 샘터 4 강신철 2012.06.16 2197
202 함정에 빠져 계시는군요 1 우현종 2012.08.29 1717
201 학문을 도시에 비유하면..? ^^ 3 장종훈 2009.05.01 2793
200 공지 편지. 7 이소연 2008.04.24 5050
199 펌글, 역사에 관한 글 5 이중훈 2013.02.02 2349
198 공지 투야의 결혼 6 양경화 2007.11.20 4328
197 토론(혹은 논쟁)의 기술 3 미선 2013.08.29 2904
196 탐사일기 2 "행복한 수면" 4 문경수 2013.01.08 2528
195 탐사일기 1 1 문경수 2012.10.19 1852
194 침팬지가 느끼는 동료의 죽음 5 file 이기두 2010.05.02 2845
193 치열한 극단의 삶 혹은 도피, 그 은밀한 유혹 1 전동주 2009.12.02 2484
192 출근길, 소소한 즐거움 8 임은정 2010.05.27 2579
191 공지 최진실의 죽음에 부쳐 3 김용전 2008.10.04 4480
190 첫 경험(제목이 너무 자극적인가?) 2 이병록 2013.02.21 1975
189 책을 위한 공간으로 다듬고 싶다 1 file 송병국 2009.03.27 2873
188 책을 불태우는 곳에서는 결국 인간도 불태운다 박성일 2013.05.24 264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1 Nex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