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백북스

후기
2010.02.10 23:01

친구

조회 수 3169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한도[韓道] 김수호[金秀鎬]의 하루- 친구


초등학교 입학식이 있던 날, 누구나 달던 왼쪽 가슴의 손수건도 없었고 무슨 바쁜 일이 계셨던지 아버지나 어머니의 손도 잡지 못한 채 마을 또래와 학교에 갔다. 세월이 한 참 흐른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더러는 그렇게 학교에 간 사람들도 있겠다 싶다. 이래 저래 어려운 생활 때문에 조손 가정으로 혹은 편부모 가정으로 제대로 제 때에 축복받지 못 한 채 살아왔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말이다. 초등학교 3,4학년 무렵에 부산 반여동으로 전학 간다며 그 넓은 운동장 한 귀퉁이에서 이별을 아쉬워했던 친구는 지금쯤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고, 중학교 1학년 무렵 낯선 도회지인 대구에 전학 왔을 때 고구마 조림을 해주며 보잘 것 없는 나를 자랑해주던 친구는 지금쯤 잘 살고 있는지 궁금하다. 중학교 3학년 무렵 하교 길에 지하도 옛날 호떡을 사 먹으며 앞으로의 진로를 함께 고민하며 겨울 방학이면 비슷한 가정 형편에 우의를 다졌던 친구는 마음 깊은 만큼 또 어디서 어떤 희망을 꿈꾸며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하다. 엉뚱한 명령에도 소리 없이 따라 주며 나를 보호해주던 군대 후임병은 지금쯤 훌륭한 생물과학 분야에 박사까지 되었는지 궁금하다. 제대하는 날 나의 진로를 위하여 따뜻한 편지를 보내주었던 그의 미래는 보장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막걸리 한 두 잔에 마이웨이를 서로 돌아가며 리메이크해 부르던 통기타 가수는 음반을 내었고 충북 진천이 고향이라던데 부모님의 인테리어 사업을 함께 하는지 돈은 잘 벌고 있는지 궁금하다. 한 동안 그런 풍류와 개성을 보면서도 나의 길을 바로 세우는데 영향을 많이 받기도 했었고 언제나 나를 긍정적으로 대해주었는데 우연이라도 그 친구의 노래를 만난다면 누구보다 가장 먼저 다가가서 가장 큰 박수로 화답해주고 싶다. 사는 게 궁금하기만 한 오래 전 친구를 다시 한 번 보고 싶다. 어느 누구는 나이가 들면 새로운 친구를 사귀지 말라고도 했다. 사업적으로 경제적으로 도움 되기 힘들다는 얘기가 아닐런지 모르겠다. 현재, 어떻게 살아왔고 무엇으로 사는 지 잘 알지 못하지만 한 친구와 한 길을 가고 있다. 앞으로의 일이 뜻대로 잘 될 수도 잘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 길 위에서 후회하지 않을 마음이다. 친구, 사귄지 얼마 되지 않아도 가깝고 서로 공감하면서 서로 도와줄 마음이 있는 사람이다.





한도(韓道) 김수호(金秀鎬) planningtong@hanmail.net

Copyrights ⓒ 2006~ 한신본[한반도중심신세계추진본부] All rights reserved.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단, 내용의 변형 없이 편집하여 언론 보도시 제한적 허용]

2010년 210
  • ?
    이병록 2010.02.10 23:01
    우리 때는 이사가고 나면 연락하기가 힘들었는데
    요즘은 인테넷인 시공간을 연결해주니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요?

  1. 노래방 혹은 노래

    Date2010.03.21 Category자료 By김수호 Views3878
    Read More
  2. 슈뢰딩거 방정식으로 시를 쓴다?

    Date2010.03.13 Category자료 By이형래 Views3311
    Read More
  3. 제 11회 모임 (3월 정기모임) 안내

    Date2010.03.06 Category공지 By홍종연 Views3097
    Read More
  4. 시인을 위한 물리학의 세계

    Date2010.03.05 Category자료 By이형래 Views3342
    Read More
  5. 신입인사

    Date2010.03.02 By남대호 Views2698
    Read More
  6. 제10회 대구 백북스 정기모임 후기

    Date2010.02.27 By홍종연 Views3812
    Read More
  7. 제10회 대구백북스 정기모임

    Date2010.02.14 Category공지 By이형래 Views3656
    Read More
  8. 친구

    Date2010.02.10 Category후기 By김수호 Views3169
    Read More
  9. 고요함

    Date2010.01.29 Category자료 By김수호 Views2847
    Read More
  10. 예술이 시도하는 전통학문의 재구성

    Date2010.01.20 Category자료 By이형래 Views2812
    Read More
  11. 대구백북스 9회 정기모임

    Date2010.01.19 By홍종연 Views2424
    Read More
  12. 대구백북스 2010년 일정

    Date2010.01.13 Category공지 By이형래 Views3242
    Read More
  13. 박테리아도 외로움 탄다

    Date2009.12.22 Category자료 By이형래 Views2967
    Read More
  14. 구멍가게 할아버지

    Date2009.12.20 By김수호 Views2452
    Read More
  15. 오늘하루도 행복한하루되세요^^*

    Date2009.12.17 Category후기 By이현준 Views2700
    Read More
  16. 제 8회 대구백북스 정기모임

    Date2009.12.11 By홍종연 Views2472
    Read More
  17. 공연예술에 대한 궁금한 사항을 올려 주세요!

    Date2009.12.02 By유성동 Views2348
    Read More
  18. 세계 최초 RNA세포내 수송복합체 입체구조해석 성공

    Date2009.11.27 By이형래 Views2354
    Read More
  19. 7회 대구백북스 정기모임 후기~~

    Date2009.11.26 By홍종연 Views2606
    Read More
  20. 모임 촬영 협조 부탁

    Date2009.11.25 By문상혁 Views2381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 5 Next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