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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일식, 중력 이상 관측 최적 기회 금세기 최장 개기일식이 특별했던 이유
 2009년 07월 23일(목)











▲ 이번 개기일식이 지나간 길. 우리나라는 달이 태양을 약 80퍼센트 가량 가리는 부분일식이 일어나는 지역이었다. 개기일식이 최고로 나타나는 지점은 서태평양의 드넓은 바다로 지도에서 빨간 점으로 표시된 곳이다. 

올해는 달에게 정말 특별한 한 해인 듯싶다. 지난 7월 20일, 아폴로 우주선이 달 착률을 한지 4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그래서 요즘 달에 관한 이야기가 풍성하다. 그런 가운데 22일 오전 우리나라에서는 달이 태양을 가리는 일식이 일어났다. 구름도 없는 하늘이 조금씩 어두워지면서 누구나 일식현상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개기일식이 길었던 이유

이번 일식은 우리나라에서 부분일식이었지만 우리나라에서 조금 아래쪽에 위치한 중국 상하이 근방이나 남일본해에서는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개기일식이 나타났다. 즉 태평양에서 시작돼 남일본해를 지나고 중국 상하이, 쓰촨(四川)성을 지나 히말라야산맥 아래 부탄, 그리고 인도까지 광범위한 지역에서 개기일식을 볼 수 있었다.







▲ 달이 지구에서 가장 먼 원지점일 때(왼쪽)와 가장 가까운 근지점일 때(오른쪽) 달의 크기가 다르다. 
사실 개기일식은 지구 전체의 관점에서 보면 그리 진기한 현상은 아니다. 전 지구적으로 볼 때 개기일식은 1년에 평균 한 번 내지 두 번은 일어난다. 하지만 개기일식을 볼 수 있는 지역이 매우 좁은 데다 사람들이 사는 곳과는 동떨어진 곳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개기일식은 우리에게 그리 흔한 일은 아니다. 게다가 이번 개기일식은 세계 최고의 인구밀도를 자랑하는 아시아 지역에서 일어난 바람에 더욱 화제가 되었다.

하지만 이번 개기일식의 특별함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이번 일식은 달이 태양을 완전히 삼키는, 개기일식의 지속시간이 금세기에서 가장 길다는 특별함이 있었다. 지속시간은 최대 6분 44초로, 이 정도의 개기일식을 보려면 2132년까지 살아 있어야 한다. 그러니까 이번 개기일식은 현 세대가 한 번밖에 볼 수 없는 아주 특별한 개기일식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왜 이번 개기일식의 지속시간이 유독 길었던 걸까? 영국의 과학주간지 뉴사이언티스트 최신 기사에 따르면 그 이유가 달의 공전궤도에 있다. 달 역시 타원궤도로 지구를 공전한다. 그래서 달의 공전궤도에는 지구에 가장 가까운 지점인 근지점(近地點, perigee)과 가장 먼 원지점(遠地點, apogee)이 있다.

이번 일식은 달이 근지점을 통과한 지 몇 시간 안된 시점에 일어났다. 덕분에 이번 일식에서 달은 태양보다 8퍼센트 더 커 보이고 지구에 드리워진 달의 그림자가 여느 때보다 더 컸다. 일식이 최대로 일어났던 서태평양의 드넓은 바다에는 지름이 258 킬로미터 정도나 되는 달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이 정도는 우리 한반도 동서를 덮는다.

일식일 때 중력에 이상이 생긴다?

뉴사이언티스트에 따르면 이렇게 긴 개기일식 덕분에 과학자들은 한 세기에 한 번 정도 해볼 수 있는 실험의 기회를 맞이했다. 개기일식이 일어나는 동안 중국의 과학자들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이론을 시험해보기로 했다. 그것은 개기일식이 일어나는 동안 중력 이상(gravity anomaly)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를 밝히는 일이다.







▲ 진자의 운동은 중력과 지구의 자전으로 좌우로 이동하면서 진동면이 한방향으로 돌아간다. 1950년대 프랑스의 경제학자이자 물리학자인 모리스 알레는 일식이 일어날 때 이런 진자의 운동에 이상이 생기는 것을 발견했다. 
1954년, 1988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프랑스의 경제학자이자 물리학자인 모리스 알레는 파리에서 일식이 일어나는 동안 이상한 현상을 발견했다. 진자의 운동이 보통 때와 좀 달라지는 것을 말이다.

진자는 중력과 지구의 자전으로 인해 좌우로 왔다갔다 하면서 동시에 진자의 진동면이 한 방향으로 회전을 한다. 푸코의 진자처럼 말이다. 그런데 일식이 일어나는 동안 진자의 진동면의 회전이 거꾸로 가는 것이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이는 갑자기 중력에 이상이 생긴 것을 암시했다.

그때 일식이 일어났으니 일식으로 중력에 이상이 생겨났던 걸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이후 20여 차례의 일식 동안 중력 이상을 관측해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어떤 결과도 분명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 개기일식은 어쩌면 이 논란을 종식시킬지도 모른다. 개기일식의 지속시간이 길어서 이번 개기일식은 그동안 중력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확인하기에 충분한 시간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중국 과학아카데미의 지구과학자들은 개기일식이 일어나는 동안 중력의 변화를 감지하기 위해 중국 남부 지역을 따라서 6군데에 이전보다 훨씬 민감한 관측기구들을 배치시켰다. 중국에서 개기일식이 가장 먼저 일어나는 곳에서부터 가장 나중에 일어나는 곳까지가 범위이다. 이 거리만도 무려 3천 킬로미터 정도.

중력 이상 확인되면 물리학은 혼란 속으로

만약 이번 실험결과가 중력 이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물리학계에 어떤 파장이 일어날까? 대부분의 물리학자들은 중력 이상을 의심스런 눈초리로 바라본다. 중력 이상 때문이 아니라 온도나 기압과 같은 환경적인 변화가 원인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만약 중력 이상이 존재한다면 물리학자들은 혼란에 빠지게 된다. 중력의 작용에 대한 그동안의 생각이 도전을 받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델프트 대학의 실험물리학자 크리스 뒤프 교수는 자신은 “중력 이상이 존재한다고 확신하진 않는다”면서 “하지만 사실로 판명난다면 혁명적인 일이 된다”고 말했다.







▲ 달이 태양을 삼키는 일식이 일어날 때 지구에는 거대한 달의 그림자가 생긴다. 이번 개기일식에 생겨난 달의 그림자는 지름이 286 킬로미터 정도였다. 
중국 과학아카데미의 지구물리학자 탕 케윤은 “우리의 관측기기가 올바르게 작동만 한다면 우리는 의심의 여지없이 중력 이상이 존재하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개기일식은 이미 끝났지만 중국 과학자들의 연구결과는 아직 기다려야 한다. 실험결과를 분석하려면 앞으로도 몇 달이 걸리기 때문이다. 만약 이번에도 결과가 애매하게 나온다면 과학자들은 앞으로도 100년 이상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한편 우리나라에서의 다음번 일식은 2010년 1월 15일이다. 하지만 해가 진 뒤에 일어나기 때문에 실제로 관찰은 어렵다. 한반도에서의 개기일식은 2035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남한이 아니라 북한지역이 해당된다. 남한지역에서는 2095년의 금환식이 가장 가까운 개기일식이다.






박미용 기자 | pmiyong@gmail.com


저작권자 2009.07.2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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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지미 2009.07.23 22:32
    지난 7월 22일 오전 11시10분경 일식현상..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초생해(日)를 가슴에 찍었습니다.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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