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를 법정에 세운다면..

by 전승철 posted Oct 2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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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죽였다고 선포한 사람.. 이 웃기는 인간 니체를 법정에 세워보는 것은 어떨까?
자기의 작품에 대해 "나는 왜 이렇게 좋은 책을 쓰는가"라는 자화자찬을 하며, 평생 지독한 편두통과 조울증에 시달렸음에도 자신은 "위대한 건강"을 소유한 자라고 주장한 사람 니체. 
자신의 글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독자에게 아무나 자기의 독자가 될수는 없으며, 자신의 독자는 자기가 선택한다면서, 자신은 "미래의 조숙아로 너무 일찍 온 사람"이라고 한다. 자신의 글이 이해되려면 적어도 300년은 기다려야 한다나.. 이런!
과대망상증의 환자, 허풍쟁이, 신성모독, 독자에 대한 거만함.. 등등 완전 구제불능이다.  
그런데 이런 사람을 그동안 철학자들이 아무도 정신병자로 취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를 통해 가치의 전복과 새로운 철학을 얘기한다. 

무엇보다도 니체는 신을 죽였다. 짜라투스투라를 통해 신이라는 부류의 존재는 모조리 죽여버렸다. 그래서 나는 이사람을 법정에 세워보고 싶은 것이다.
신을 죽였음에도 반성은 커녕 "인간이 한일 중에 가장 위대한 일" 이라고 자축한다. 구제불능!
그가 신을 죽인 방식도 신의 입장에서는 가장 치욕적이었으며 또한 포복절도의 방법이었다.

<더없이 추악한 자>로 불리는 자가 있었다. 얼마나 추악하던지 누구든 그자를 보는 사람은 동정심으로 쓰러지고 만다. 그래서 이자는 모든 사람들에게 자기의 추악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공격하는데, 신은 그의 외면적인 추악함과 함께 내면적인 추악함까지 보고 말았다.
신은 자신의 피조물이 그토록 추악하다는 사실에 큰 충격과 슬픔에 빠지고 마침내는 그 연민 때문에 죽고 말았다. 오마이갓!

인간이 자신의 창조주에게 한없이 못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신을 죽였다면, 다른 신들의 처리방식은 더더욱 가관이다. 유일신의 살해범은 <더없이 추악한 자>이지만, 다른 신들의 살해범은 <유일신>이다. 유일신은 인간이 가한 연민 공격때문에 죽었지만, 다른 신들은 <유일신>이 가한 웃음공격 때문에 죽었던것이다.

"옛 신들은 오래 전에 최후를 마쳤다. 진정 그들은 나무랄 데 없고 즐거운 신들의 종말을 맞이했다. 그들은 황혼속으로 "서서히 사라져 버린 것" 이 아니었다. 그것은 거짓말이다. 그들은 오히려 너무 웃다가 죽고 만 것이다. 이 일은 한 신이 이렇게 말했을 때 일어났다. "신은 유일하다! 너는 나 이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

니체는 신을 죽인 후에도 종교가 사라지지 않는 것을 두고 문제는 신앙이라고 말한다. 인간은 무엇이던 믿게끔 설계됬다는 것이다. 그래서 신은 죽어도 신앙은 죽지 않는다고 한다. 신의 사후에도 3000년은 신앙이 존속할 것이라나.. 숭배의 대상이 무엇이 됬던간에.. 
그런예를 나귀숭배를 통해 보여준다. 신의 사후.. 인간들이 나귀를 숭배하자 한사람씩 돌아가며 그 이유를 물어본다.
교황이나 되는 사람이 어떻게 나귀를 숭배하냐고 짜라투스투라가 묻자 교황은 이렇게 대답한다. "이 지상에 아직도 경배할 것이 있다는 사실에 나의 늙은 마음은 기뻐 날뛴다. 오 짜라투스투라여, 늙고 경건한 교황의 심정을 용서하라!"
과학자는 과학자대로.. "눈으로 관찰할 수 있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실증적인 사실에 대한 신앙심" 때문에 새로운 신은 실험으로 증명될 수 있을지 모른다며 나귀를 신으로 숭배한다. 이럴수가!

도덕의 계보학, 짜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 이 두권의 책에서 니체는 과학이 진리를 그토록 중요하게 집착하는 한.. 낡은 신학에서 벗어날수는 있지만, 그것 역시 새로운 신앙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것은 플라톤주의 형이상학에 대한 근본적인 망치질이다.

신을 조롱하면서 죽이고 과학자를 모욕한 니체에게 내가 배심원 이라면 유죄를 선고해야 할 것인가?  유죄라면 어떤 형벌이 타당할까?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