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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고전 읽기 제1기 마지막 모임 안내

by 김원기 posted Apr 03,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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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쩌다보니 부족한 제가 인문 모임의 조교 노릇을 하며 불편을 끼쳐 드렸습니다. 일단 사과 드리구요 ^^;

인문고전읽기 모임 제1기가 얼마나 성공적이었는지는 참석하신 여러분들이 판단해주실 문제겠지요. 회비도, 출석부도, 과제도 없이 "혼자서 안 읽는 책, 모여서라도 읽자"는 모토만 가지고 시작한 모임이어서 여러 모로 아쉬움이 많으셨을 듯 싶습니다.

2.
제1기의 주제는 "읽는 법"을 배우자 라는 것이었습니다. "반성적으로 사고한다는 것, 인문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화이트헤드의 글을 통해서 맛을 보자고 첫번째 모임이 시작되었고, 뚜웨이밍을 통해서 "고전을 현대적으로 읽는 법"에 대해 고민해보고, 브루노 스넬의 글을 오해서 "언어를 통해 생각을 읽는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마샬 버만을 통해서 "사회적 맥락에서 읽어낸다는 것"의 사례를 살펴 보았구요.

마지막으로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내 관점에서 읽어보기"를 합니다. 이번 모임은 이전의 모임들과는 달리 "읽어오지 않으면" 얻을 게 없을 듯 싶습니다. 각자 돌아가며 자신이 가장 흥미롭게 읽은, 그래서 남들과 나누고 싶은 부분을 지적하고 같이 읽고 그 주제에 대해 토론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3
이번 모임이 끝나면 저는 조교 자리를 그만 두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공부도 있고 부족한 제가 계속 이 모임을 이끌 자격도 되지 않는 것 같구요. 누군가 다른 분이 새롭게 모임을 시작하신다면, 저 역시 흥미가 가는 책이라면 참여할 수도 있겠지만, 모임을 이끄는 건 과한 일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 모임에서 계속 이렇게 읽기를 계속 하실 분들이 나오신다면 이 게시판을 통해서 모임을 이어나가시는 게 가장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현실적으로 누군가 깃발을 들고 나서서 사람들을 모으는 게 불가피하다고 할 지라도, 역시 공부는 자발적인 필요를 느끼지 않으면 계속 하기 힘드니까요.

"인문서를 좀 읽어야 하는데"라는 소박한 필요성을 느낀 분들의 자발적인 모임, "어떤 주제를 좀 깊이 파고 들고 싶다"고 생각하는 분들의 모임, "그냥 고전 읽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분들의 모임, 이런 게 분화되고 자꾸 커져야 발전이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저는 그런 다양한 욕구와 필요성을 잘 수렴해서 이끄는 자질이 부족해서요, 이제 누를 끼치지 않으려구요 ^^;


4.
책 읽는 건 참 즐거운 일인데, 같이 읽기, 함께 읽기란 그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제가 잘 몰랐던 것 같아요. 모임에 참석하신 분들께 제대로 된 즐거움을 드리지도 못하고 쉽고 재미있게 읽도록 도와드리지도 못했구요.

전 개인적으로 매 일요일마다 (사정상 중단했던) 칸트와 헤겔을 읽는 모임을 계속 하게 되었습니다. 몇 달 동안 토요일마다 강좌를 듣게 되었구요. 이미 부족한 능력으로 이것저것 많이 일을 벌이다보니 백북스 모임에 충실히 참석하지도 못했고, 종종 회사 일도 금요일이나 주말에 해야 하는 일이 생기는가 하면, 새로 하고 싶은 일들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상황이구요. 과학 교과서 공부랑 외국어 공부도 진도를 제대로 뽑지 못하고 있어서 아주 괴롭습니다.

욕심만 많고 열정이 부족해서 백북스 활동에도 제대로 기여하지 못하는 것 같고, 그래서 좀 민망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이제부터는 평범한 회원으로 좋아하는 책 강연에 홀가분한 마음으로 참석하는, 그런 즐거움을 누리도록 하겠습니다. 더 많은 열정과 책임을 지닌 분이 인문 고전 모임을 이끌어 주셨으면 합니다.

5.
그래도 제1기 마지막 모임에는 많이들 오셨으면 좋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