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탁환 쉐이크 - 영혼을 흔드는 스토리텔링

by 강신철 posted Aug 10,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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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 220
저자 김탁환
출판사 다산북스
발표자 김탁환 소설가
일자 2011-08-30
장소 유성도서관 3층 강당
시간 오후7시


이야기에 매혹된 영혼, 김탁환이 안내하는 24코스 스토리텔링 여행


김탁환은 이야기에 매혹된 영혼이다. 1996년 첫 장편 『열두 마리 고래의 사랑이야기』를 시작으로, 이야기를 길어 올리기 위한 그의 여정은 쉼 없이 이어졌고, 그간 40편 이상의 장편소설을 쏟아냈다. 소설가로서 그가 천착해온 화두는 늘 ‘살아있는 이야기’, 곧 이야기로 영혼을 흔드는 일이다. 그가 만들어내는 이야기 세계는 영화와 방송계도 주목하게 했다.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황진이>(원작:『나, 황진이』), 그리고 올 상반기 큰 인기를 끌며 47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조선명탐정 : 각시투구꽃의 비밀>(원작:『열녀문의 비밀』)은 모두 그가 만들어낸 이야기에서 탄생했다. 또 다른 작품인 『노서아 가비』도 영화로 제작되는 중이며, 『리심, 파리의 조선 궁녀』 『방각본 살인사건』 『부여현감 귀신 체포기』 등도 판권 계약이 완료된 상태다. 현재 그는 우리나라에서 원작소설이 가장 많이 드라마․영화화 되는 독보적인 작가로 꼽힌다.


그런 그는 한 편의 이야기를 어떻게 만들어낼까? 어떤 마음으로 이야기를 생각하고, 어떤 방법으로 이야기를 구상하고, 어떤 자세로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어떤 각오로 이야기를 완성시킬까? 『김탁환의 쉐이크』는 그 물음에 답할 수 있는 그의 이야기 창작 세계가 오롯이 담겨 있는 책이다.


 “이야기꾼이 된다는 것은 나만의 벽을 허물고 세상을 만나는 것”


지금까지 창작 및 작법, 글쓰기에 관한 많은 책들이 출간됐지만, 『김탁환의 쉐이크』처럼 작가가 독자와 일대일로 마주 앉아 직접 하나하나 상세하게 안내하듯 이끌어주는 책은 없었다. “이야기를 쓰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애틋한 정(情)을 느낍니다.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나날에 격려의 말이라도 얹고 싶었습니다”라는 그의 말처럼, 『김탁환의 쉐이크』는 이야기 만들기의 기본적인 태도에서부터 이야기 구상, 준비, 돌입, 완성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익혀야 할 자세를 친절하게 살펴주고 이끌어준다. 김탁환이라는 이야기꾼이 15년 동안 이야기와 함께 살아온 역사가, 그 현장감 넘치는 이야기들이 책에는 가득하다.


또한 『김탁환의 쉐이크』는 단순히 ‘글쓰기’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텔링 전 과정을 아우르며 ‘나무가 아닌 숲’의 관점으로 ‘이야기’ 대하는 자세를 되돌아보게 하고,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단계 하나하나를 되짚어보게 해준다. 그리고 그것은 소설, 영화, 드라마, 게임 등 어떤 이야기를 써내려가든 본질적으로 통한다. “이야기꾼이 된다는 것은 나만의 벽을 허물고 세상을 만나는 것”이라는 그의 말처럼, 결국 이야기를 만드는 일은 자기 자신을 흔들고, 또한 다른 누군가의 영혼을 흔들기 위함이다. 그것이 이야기의 목적이며, 이 책에서 닿고자 하는 목적지이기도 하다. 결국, 이 책에서 이야기꾼 김탁환이 이야기하는 모든 것은 하나의 주제로 모아진다. ‘쉐이크! 영혼을 흔드는 이야기, 어떻게 만들 것인가?’


이야기로 영혼을 흔드는 당신만의 방법이 있습니까?


  이야기꾼이 되겠다고, 스토리텔링을 배워보겠다고 찾아오는 분들을 더러 만납니다. 그때마다 저는 똑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이야기로 영혼을 흔드는 당신만의 방법이 있습니까?”


이때 이야기꾼이 흔드는 영혼은 독자의 영혼만이 아닙니다. 독자들을 흔들기 위해서는 이야기꾼 자신의 영혼이 먼저 흔들려야 합니다. 이야기꾼은 바위처럼 꿈쩍도 하지 않는데 독자들만 흔들리기를 기대해선 안 되겠지요. 자신의 삶을 떠받치고 있는 상식이라는 것, 진리라는 것, 제도라는 것, 믿음이라는 것들을 흔든 후, 그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야 하겠지요. SHAKE. 이 책은 ‘영혼을 흔드는 이야기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문제를 다룹니다. 그 궁극의 흔들림을 향하여, 저는 여러분과 함께 긴 이야기 만들기 여행을 떠나고 싶습니다.



그는 자신이 걸어왔고 또 걸어가는 ‘이야기 만들기’의 길을 반추하며, 새로 이야기 만들기의 길로 들어서는 이들을 위한 이정표가 되기를 자처한다. “이야기를 찾아가는 것 또한 여행”이라고 믿기에, 그는 이 책을 읽는 이들과 함께 이야기 만들기의 여정을 떠나듯 하나하나 코스를 밟아가며 ‘이야기 안내자’가 되어준다. 아직 이야기 만들기가 낯선 초보자라도 선뜻 따라나설 수 있을 만큼 친절한 여행길이 이 책에는 하나의 지도처럼 그려진다. 그리고 여기에는 그가 15년 동안 이야기를 구상하고 짓고 고치며 살아오면서 하나씩 다듬고 완성시켜온 방법들-이야기를 만들려면 꼭 해야 하는 것들과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하는 것들-이 그대로 들어 있다. 작가로서 자부하는 자신만의 노하우는 물론이거니와, 뼈아프게 실패한 경험도 모두 진솔하게 담았다. 그것은 곧 독자의 경험을 위한 생생한 조언이자 충고가 된다. 빛나는 성공보다 쓰라린 실패를 통해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법이기 때문이다.


 


장편소설을 습작하는 동안 참 힘들었습니다. 망망대해 태평양을 건너는 것처럼, 써도 써도 목적지는 보이지 않고 이러다가 어디서 빠져죽는 것은 아닐까 두려워지고…… 그때 길잡이 등대나 북극성이 될 만한 글쓰기 관련 책들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찾았더랬지요. 그러나 빛을 뿜어주는 책은 쉽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무수히 실패했습니다. 실패하고 좌절하고 실패하고 절망하고 실패하고 화내고 실패하고 울고 실패하고 자책하였지요.


『김탁환의 쉐이크』는 초보자들도 손쉽게 이야기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책이었으면 합니다. 여행을 떠나듯 책을 펼치고 코스를 하나하나 지나면서 이야기꾼에게 꼭 필요한 자세를 익히는 것이죠. ‘자세’는 이야기 구상에서 완성까지, 이야기꾼이 가지고 있어야 하는 일관된 마음가짐과 그로부터 만들어지는 구체적인 행동의 합일입니다. 테크닉 몇 개로 완성할 수 있는 이야기는 이 세상에 없습니다. 이야기를 만드는 자기만의 자세가 없다면 아직 이야기꾼이 아닌 것이지요.


저자 소개


 


이야기에 매혹된 영혼. 고대부터 미래, 신화부터 소설 영화 게임까지 온갖 이야기를 즐기는 이야기 중독자. 이야기가 또 하나의 여행이라고 믿는 이야기 여행자. 새로 이야기꾼이 되려는 이들을 돕고 싶은 애틋함을 지닌 이야기 안내자. 자신을 닮은 영혼을, 흔들리는 모든 것을 아끼고 사랑하는 따듯한 이야기꾼. 현재 이야기창작 공동체 ‘원탁’과 ‘쉐이크연구소’(www.THELABshake.com)를 이끌고 있다.


 


“이야기꾼이 된다는 것은 나만의 벽을 허물고 세상을 만나는 것이고, 그 만남을 이야기하면서 또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가는 겁니다.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것은 내가 당신을 아낀다는 뜻이죠.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은 내가 당신의 목소리로 빚는 세상을 바라본다는 뜻이죠. 이야기를 쓴다는 것은 내가 당신에게 아직 띄울 편지가 남았다는 뜻이죠. 이야기를 읽는다는 것은 나를 위해 당신이 준비한 시간으로 기꺼이 돌아간다는 뜻이죠. 저는 그 이야기 나라의 행복을 믿습니다.”


 


책 속에서


 


1993년 습작을 시작할 때, 제가 겪은 가장 큰 문제는 ‘눈과 손의 괴리’였습니다. 10대 시절부터 대학교와 대학원을 거치며 내내 소설을 읽고 영화와 드라마를 보며 지내왔기 때문에 나름대로 어떤 작품이 좋은가에 대한 감식안은 있었습니다. 특히 제 마음을 흔든 소설이라면 밤하늘의 별자리를 설명하듯 신나게 그 탁월함을 논할 수 있었지요. 도스토예프스키, 톨스토이, 헤밍웨이, 카프카, 토마스 만, 발자크, 졸라, 노신 등과 같은 세계문학 전집에 꼭 들어가는 작가들이나 존 그리샴, 무라카미 하루키, 스티븐 킹, 아니 에르노, 밀란 쿤데라처럼 현대인에게 각광받는 작가들의 수작들이 눈에 선하네요. 여러분도 좋아하는 소설이나 영화나 드라마가 있겠지요. 그 작품들의 탁월함을 지적하며 시시비비를 가리다보면 나도 금방 그와 같은 작품을 쓸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큰 착각이지요. 눈이 높을수록 손의 서투름은 견디기 힘든 것인지도 모릅니다. 무엇이 뛰어난지는 알지만 그와 같은 작품을 쓰지는 못하는 순간에 닥치는 절망과 슬픔인 것이지요. 저는 성공하면 여기까지 오를 수 있다는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보다 적어도 이런 실패를 하지 말라는 충고를 드리고 싶습니다. 최소한 이 부분들은 미리 검토해야 치명적인 약점을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 프롤로그에서(p.30)


 


낯선 사람과 하룻밤을 보내야 한다면? 특히 그 사람이 흉악범이고, 그 방에 나를 죽일 흉기가 있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 방을 나와서 차라리 길거리에서 밤을 보내시겠다고요? 이렇게 상황을 바꿔볼까요. 그 방에서 피곤하여 잠이 들었는데, 문득 깨어보니 흉악범이 방에 들어온 겁니다. 흉악범은 흉기를 침대 밑에 두고 겉옷을 벗은 뒤 여러분이 잠든 침대로 파고듭니다. 여러분은 편히 흉악범과 함께 잠들 수 있겠습니까? 만약 이 흉악범이 식인종이라면 어떠시겠습니까?


- 제3코스 식인종과 한 이불을 덮고도 편히 잠드는 법(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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