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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25 09:00

사랑을 위한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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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 61
저자 토머스 루이스,패리 애미니 등저
출판사 사이언스 북스
발표자 오대곤
일자 2005-01-11
토론자

오대곤 박사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원


책 소개

시와 노래와 같은 예술 작품 속에서만 다루어지던 '사랑'이 과학 속으로 들어왔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사랑은 왜 상처를 주는가? 외로움이란 무엇인가? 왜 어떤 사람들은 사랑을 발견하지 못하는가? 타인과의 관계란 무엇이고, 그것은 어떻게 작용하는가?

이 책에서 세 명의 정신과 의사들은 최신 뇌과학의 성과를 바탕으로, 7년간의 임상 연구를 통해 알아낸 현실적이고 실재적인 사랑을 설명하고 있다. 이들은 오랫동안 환상적이고 모호한 범주에 머물던 사랑을 실체가 분명한 물리적, 생리적 범주로 이끈다.

하지만 골치 아픈 신경해부학적 그림이나 어려운 의학 용어가 난무하는 책은 아니다. 이들은 그저 '인간의 정신에 숨어 있는 다양한 풍경을 민첩하게 정찰하고자' 할 뿐이다.

그래서 이 책은 길 잃은 강아지의 울음소리와 남태평양 주민들의 얼굴 표정에 관해 이야기한다. 또한 사람들이 극장에서 왜 손을 잡는지, 시각장애 아기들이 어떻게 미소를 짓는지를 설명한다. 사랑에 관한 새로운 이해는 생리학과 인간의 실제 경험이 마주치는 곳에서 더욱 수월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각 장에는 자식의 삶의 형태를 결정하는 부모의 사랑, 연애의 생물학적인 실체, 진실한 상호 결합이 가지는 치유력 등 사랑에 관한 흥미진진한 주제들이 펼쳐진다. 이 책은 인간에게 있어 가장 예측하기 힘들 뿐 아니라 때로는 난폭하고 혼란스럽기까지 한 사랑이라는 감정을 이해하고, 치유하고자 하는 고된 연구의 결과물이다.


책 속에서

"가속도와 운동의 법칙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뼈가 부러진다. 사랑의 법칙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인생을 허비하고 마음을 다친다."

"사랑의 비밀은 가장 육중한 보물상자에 굳게 갇혀 있었다. 그리고 그 속에 담긴 것은 무수한 전류와 화학적 신호들에 의해 결집되어 살아 있는, 인간의 두뇌를 형성하는 100억 개의 세포였다."


저자 및 역자 소개

리처드 래넌 (Richard Rannon) - 시카고 대학교에서 생화학을 전공하고, UCSF 의과대학에서 정신의학 레지던트 과정을 수료했다. UCSF 의과대학에서 <정서 장애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운영자를 역임했으며, UCSF 의과대학의 정신의학 임상 교수로 있다가 정년퇴임했다. 현재 개인 병원에서 의료 활동에 전념하면서, UCSF 의과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있다.

토머스 루이스 - 콜로라도 대학교에서 심리학과 영문학을 전공하고, 캘리포니아 대학교(UCSF) 의과대학에서 정신의학을 공부했다. UCSF 의과대학에서 <정서 장애 프로그램>을 공동 운영했으며, 현재 UCSF 의과대학의 정신의학 임상 교수로 있다.

패리 애미니 (Fari Amini) - 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UCSF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미시간 대학교에서 성인정신의학을, 캘리포니아 대학교(UCLA)에서 아동정신의학을 연구했다. 샌프란시스코 정신분석학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UCSF 의과대학의 정신의학 교수로 있다.

김한영 - 1962년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미학과와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2004년 현재는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빈 서판: 인간은 본성을 타고 나는가>, <지금 당장 시작하라>, <최고가 되려면 생각의 틀을 깨라>, <프리젠테이션으로 말하라>, <장자의 코큰 제자>, <아기돼지, 늑대를 잡아 먹다>, <사랑을 위한 과학>, <변화의 과학>등이 있다.


저자의 말

기원전 450년에 서구 최초의 의사인 히포크라테스는 감정은 뇌에서 방출되는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옳았다. 그러나 그 후 2,100년 동안 의학은 감정과 관련된 세부적 진실을 규명하는 데 한 걸음도 더 나아가지 못했다. 마음의 문제들은 단지 예술의 문제였고, 지금까지도 마음은 문학, 노래, 시, 그림, 조각, 무용 등에 의해 둘러싸여 있다.

지난 10년 동안 뇌에 관한 과학적 발견이 폭발적으로 이루어졌다. 그것은 우리가 우리 자신과의 관계나, 우리의 자녀들, 그리고 우리 사회를 생각하는 사고 방식을 결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혁명의 도화선이었다. 과학은 마침내 인류의 해묵은 문제를 꿰뚫어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되었다. 과학이 발견한 진실은 사랑의 내면적 작용에 대한 현대의 이론들을 깊이 있게 해명할 수 있을 만큼 그 빛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 - 토머스 루이스 외(지은이)



미디어 리뷰


경향신문 : "당신이 파충류가 아니라면 사랑하라" 악어는 사랑을 잃었다고 해서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방울뱀은 부모와 이별했다고 해서 병들거나 죽지 않는다. 그런데 포유류는 감정과 애정이라는 빛나는 능력을 지닌 동물. 그 영웅적 힘에는 마치 아킬레스건 같은 비극적 결함이 있다.

포유류는 사랑을 잃으면 폐인·미치광이가 되는 등 고통과 파괴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토머스 루이스 등 미국 정신의학자 3명이 쓴 <사랑을 위한 과학>은 최신 뇌과학의 성과와 7년간의 공동연구를 통해 '사랑 만병통치론'을 설파하는 과학책이다.

"미친 사람은 열 사람, 사랑에 빠진 사람은 백 사람 몫의 일을 한다"(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에서)는 등 문인이나 철학자들이 물리도록 말했던 '직관의 진리'를 과학적으로 규명한다. 저자들이 사랑의 본질을 생리학적으로 해부한 수술용 칼은 '변연계'(limbic system)이다.

변연계는 파충류에는 없고 포유류의 뇌에는 있는 바 사랑을 먹고 크는 뇌조직. DNA에 콕콕 박힌 유전자가 테이블 위에 떨어진 카드처럼 유전적 운에 해당한다면 변연계는 그 패를 관리하는 경험 또는 사람에 비유된다. 곧 '인생은 변연계를 키우기 나름'이며 '변연계를 키우는 건 8할이 사랑'이라는 전언이다. 그간 포유류 중에서도 인간 뇌에만 있는 '신피질'의 이성·언어적 기능을 중요시한 그간 과학계의 흐름에 반기를 든 형국이다.

포유류의 뇌를 구성하는 하부조직이 변연계의 조절작용에 의해 규정된다는 증거는 여럿이다. 예컨대 아기에게 먹고 입히고 재워도 정서적 접촉을 단절시키면 죽을 것이다. 새끼 원숭이를 실험해보니 그랬다. 혹 살아나더라도 새끼원숭이의 신경계는 영구적으로 불구가 된다. 사랑의 결핍은 어린 뇌를 영구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초보 부모들은 아기와 한 방에서 자야 한다. 유아 돌연사율은 어머니와 아기가 함께 자는 사회일수록 현저히 떨어진다. 미국의 경우 유아 돌연사율은 신생아 1,000명당 2명. 이는 일본의 10배이자 홍콩의 100배이다. 이처럼 변연계는 인간과 인간을 이어주는 거의 유일한 끈이다. 어린아이 납치사건이 일어나면 온 국민이 분노하는데 이처럼 포유동물 사이의 결속이 깨질 때 치솟는 분노와 눈물이 바로 변연계의 작품이다.

저자들은 변연계가 연출하는 이런 기적과도 같은 결속이야말로 인간을 사회적 동물로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이는 곧 인간이 우울해지면 항우울제의 대명사인 '프로작'을 먹일 게 아니라 사랑을 주입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지므로 신피질을 중시한 기존 과학계의 성과와는 차별된다.

이 책은 이런 방식으로 부모를 향한 어린아이의 격렬한 갈망, 젊은 연인들의 열정, 흔들리지 않는 모성애 등을 분석한다. 연인들의 사랑을 과학언어로 번역하자면 "'변연계 교정'(limbic revision)에 의해 서로의 마음이 서로의 마음을 교정시키는 것"쯤 된다. 따라서 미래의 우리는 우리가 지금 누구를 사랑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결론이다. - 김중식 기자 ( 2001-04-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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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 최근에 들어서야 인간 두뇌의 신비가 조금씩 밝혀지고 있다.1000억개의 뉴런으로 구성된 인간의 두뇌에 대한 완전한 이해는 먼 미래의 일이다.어쩌면 불가능할 지도 모른다.하지만 꾸준한 임상실험과 현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인간 두뇌의 정체에 조금씩 다가가는 중이다.

<사랑을 위한 과학>(사이언스 북스)은 그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사랑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공동저자인 토머스 루이스,패리 애미니, 리처드 래넌은 모두 캘리포니아 의과대학 정신과 의사다.이들은 ‘현대인의 정신적 문제를 치료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7년 간의 연구 끝에 책을 집필했다.

이들은 먼저 인간의 뇌가 세부분으로 구성됐음을 설명한다.호흡, 반사작용 등 생명 활동을 담당하는 ‘파충류의 뇌’와 양육, 놀이, 감정 등을 담당하는 ‘대뇌 변연계’, 그리고 언어나 의지, 사고를 관장하는 ‘신피질’이다.

저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대뇌 변연계다.감정을 담당하는 변연계는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철저히 무시돼 왔다는 것이 저자들의 생각이다.이성과 합리성을 유달리 강조하는 서구문화의 전통이 감정이나 사랑, 직관 등과 같은 단어를 무시해왔다.“현대 미국 사회는 이성의 결실을 수확하는 과정에서 감성을 갈아엎고 있다”그러나 연구를 거듭할수록 사랑 혹은 감정을 관장하는 변연계의 역할은 증대했다.

아기는 촉각, 시각, 체온, 눈빛 등을 통해 어머니와 공감대를 형성해 나간다.이를 ‘변연계 공명’이라고 한다.두 생물이 서로에게 반응하는 것이다.주인과 애완견이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변연계 공명이다.그리고 아기는 어머니와의 공명을 통해 생리작용을 ‘조절’할 수 있으며, 이를 교정까지 하게 된다.

저자들은 변연계에 대한 연구와 치료법 개발을 통해 수많은 현대인의 병리적 현상을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물론 변연계 공명, 조절, 교정은 긴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뇌에 대한 연구는 현재 크게 두가지로 나눠져 있다고 한다.인간의 두뇌작용을 복잡한 뉴런과 화학적 작용으로만 설명하는 ‘생물학적 그룹’과 정서적 혼란이 과거의 행동양식과 감정, 기억들로부터 나온다는 ‘심리학적 그룹’이다.저자들은 두 그룹은 ‘휴전’해야 한다고 말한다.인간의 두뇌는 복잡한 화학 및 뉴런의 조합으로 작용되지만, 그 작용은 ‘사랑’을 통해 변화 발전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사람의 두뇌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사랑과 사람간의 관계에 의해 변화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현재의 우리와 미래의 우리는, 우리가 누구를 사랑하는가에 의해 어느 정도 좌우되는 것이다” - 남도영 기자 ( 2001-04-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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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 동그란 이마를 앞으로 쑤욱 밀어낼 정도로 유난히 발달한 대뇌신피질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인간들. ‘이성적 동물’이라는 이들도 사랑 없이는 살 수가 없다. 하지만 지금은 이성적 사고를 기반으로 하는 과학이 국경과 민족을 넘어 하나의 지배적 종교가 된 시대. 과학적 검증을 요구하는 데 너무 익숙해져 버린 인간들에게는 사랑마저도 과학의 지원을 필요로 한다.

이런 ‘과학적’ 인간들을 위해 뇌 연구에 관한 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미국 캘리포니아대(UCSF) 의과대학의 정신의학 교수들이 나섰다. 이들은 이성적 판단의 기능을 담당하는 대뇌신피질이 발달한 덕택에 ‘만물의 영장’이 됐다고 믿는 인간들에게, 인간의 정신을 지배하는 것은 대뇌신피질의 이성이 아니라 대뇌변연계가 담당하는 감성이라고 설득한다.

조절 가능한 이성적 판단과 달리 사랑, 분노, 기쁨, 슬픔 등 통제할 수 없는 감성 때문에 이성을 잃곤 하는 인간의 모습을 떠올려 본다면 이들의 주장에 설득당하지 않을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대뇌변연계의 감성이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이고, 이 ‘관계’에서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 바로 ‘사랑’이다.

대뇌변연계가 발달하지 않은 파충류가 아닌 한, 사람들은 사랑을 통해 서로의 대뇌변연계에 영향을 미치며 함께 변화한다. 우리의 정체성은 이렇게 필연적으로 타인과의 사랑을 통해 결정된다. 저자들은 이렇게 우리의 미래가 현재 어떻게 사랑하고 사랑받는가에 의해 좌우됨을 과학의 성과를 빌어 일깨워준다.

끊임없이 사랑에 목말라하면서도 습관처럼 사랑에 인색해져버린 세태를 안타까워하며, ‘책의 향기’팀은 “인문학과 예술이 힘겹게 지탱하고 있는 ‘사랑’에 대해 ‘이성’적 지원을 하고 나선 정신의학의 절묘한 반주”에 높은 점수를 줬다. - 김형찬 기자 ( 2001-06-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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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 “사랑은 신경계의 활동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사랑은 물리적 세계의 일부이기 때문에 분명히 법칙적이다. 이 세계의 수많은 현상들처럼 사랑도 불변의 원리에 의해 지배되기 때문에, 그 원리를 발견한다면 사랑을 설명할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UCSF) 의과대학의 정신의학 담당 전 현직 교수인 세 명의 저자들은 신경발달이론, 진화이론, 정신약리학, 신생아학, 실험심리학, 컴퓨터과학 등 최신 과학의 성과를 이용해 사랑의 정체를 밝히려 한다. 이들은 “과학이 사랑의 내면적 작용들을 깊이 있게 해명할 수 있다”고 말할 만큼 과학에 확신을 갖고 사랑의 문제에 접근한다.

저자들은 특히 파충류와 달리 포유류의 뇌에만 있는 ‘대뇌 변연계(大腦 邊緣系·limbic brain)’에 주목한다. 인간에게 특히 발달한 대뇌의 ‘신피질’이 이성적 능력을 담당하는 데 비해, 포유류에 공통적인 대뇌 변연계는 타자를 사랑하고 배려하는 감성을 담당한다.

인간은 스스로를 ‘이성적 동물’이라고 자부하지만, 저자에 따르면 두뇌의 구조상 인간의 감성 활동은 이성을 능가하도록 돼 있다. 이성적 판단에 의해 자신의 사고와 행동을 어느 정도 통제할 수는 있지만, 이유 없이 어떤 상대에게 사랑이나 친밀감 또는 막연한 이질감을 느끼는 등의 감성 활동은 통제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대뇌 변연계는 항상 타자와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어떤 상대와 만나는가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다. 특히 어린 시절에 어떤 성품의 어머니와 만나는가는 성격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여기서 사랑의 중요성이 드러난다.

신체적 생리 구조상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사랑은 우리의 기분을 결정하고, 신체 리듬에 영향을 주고, 뇌의 구조를 변화시킨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상호간에 대뇌 변연계의 교정을 통해 서로를 변화시킨다. 우리의 정체성은 이렇게 필연적으로 타인과의 관계에 의해 결정된다. 저자들은 결국 우리의 미래가 현재 누구를 사랑하고 있는가에 의해 좌우됨을 과학의 성과를 빌어 재확인시켜 준다. - 김형찬 기자 ( 2001-04-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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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 '사랑'이란 이름의 열병이 있다. 이 병에 걸리면 이성이 마비되고 감성의 포로가 된다. 계산과 판단이 흐려져서 손해를 보고도 흐뭇해 하고 때로는 생명마저 아낌없이 내던진다. 이제까지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고 이미 보아온 것도 새롭게 보인다. 사랑하는 두 사람은 말 안 해도 서로의 마음을 읽고, 떨어져 있어도 함께 있는 것처럼 공명한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플라톤이 "사랑은 아주 심각한 정신병"이라고 말한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러나 지난 2000년간 사랑에 대한 연구는 전적으로 예술가의 몫이었다. 철학자, 과학자들은 이성과 지성을 연구하느라 바빠서 시인과 음악가들이 사랑에 대해 무어라 말하든 괘념하지 않았다.

더구나 정신분석의 창시자 프로이트는 사랑을 음습한 성적 욕망으로 폄하해서 과학적 연구대상으로서의 사랑의 매력과 가치를 결정적으로 훼손시켰다. 공격성, 광기, 우울과 불안이 철학과 정신의학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동안에도 사랑은 여전히 관심의 대상에서 소외되어 있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의과대학(UCSF)출신의 정신과 의사 세 명이 사랑의 본질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자 나섰다. 『사랑을 위한 과학(A General Thery of Love)』은 그들의 7년간에 걸친 임상 경험과 연구의 결과이다.

냉혈 파충류와 달리 포유동물에게 감정이 있는 것은 대뇌 변연계가 있기 때문이고 사랑 역시 이 곳에서 일어나는 감정이다. 감정의 공유, 즉 공감이란 포유동물의 변연계가 서로 공명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아기는 주변 사람, 특히 어머니와의 변연계 조절 작용을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얻고 사회성을 키워 나간다.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변연계 교정이 일어나서 서로의 마음을 변화시킨다. 이성을 담당하는 신피질의 기능이 지나치게 강해지면 변연계가 위축되어 감정이 메마르고, 이를 보상하기 위해 마약에 빠지기 쉽다.

저자들은 뇌 과학, 인지심리학, 생태학 등 현대 과학의 최신 연구 결과를 동원하여 사랑의 신비를 한 겹씩 벗겨낸다. 저자들은 이성과 지성으로 감성을 통제해야 한다는 인간 사회의 오래 된 신화에 이의를 제기한다. 오히려 현대 사회의 여러 문제와 고통은 비대해진 신피질 및 상대적인 변연계 위축 때문이라고 진단하며, 변연계의 요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권한다.

그러나 이 책은 딱딱하고 지루한 자연과학 서적도, 어설픈 입문서도 아니다. 수많은 시와 소설, 철학적 저술이 인용되고 있으며 증례도 풍부하게 소개되어 있다. "환상 없이는 과학이 없고 사실 없이는 예술이 없다"는 블라디미르 마보코프의 충고를 따라 미신적 인상주의와 과학적 환원주의의 함정에 빠지지 않았다.

그들의 설명은 그래서 더욱 설득력 있고, 신비의 베일을 벗은 사랑은 여전히 우아하고 경이롭다. 이 책을 통해 올 봄에는 좀더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과 부끄럼없이 사랑의 열병을 앓았으면 좋겠다. - 임기영(아주대 의대 정신과 교수) ( 2001-04-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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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 로미오와 줄리엣, 이몽룡과 성춘향이 둘만의 사랑을 키워가는 동안 그들의 뇌에선 어떤 반응과 변화가 일어났을까?

토머스 루이스 등 미국 정신의학자 3명이 공동저술한 <사랑을 위한 과학>은 21세기의 마지막 미개척 분야로 꼽히는 뇌과학이 그동안 이룬 연구성과를 총정리하며 신비로운 뇌와 감정의 관계를 들춰낸다.

지은이들은 먼저 `사람의 뇌는 일원적이며 조화롭다'는 일반의 그릇된 상식을 지적한다. 일반인에겐 좌뇌와 우뇌의 구분법이 익숙하지만, 사실 1950년대 이래 뇌과학은 사람의 뇌는 동질하지 않으며 3개의 하부 뇌로 이뤄져 각각 기능과 성질 심지어 화학작용까지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밝혀왔다.

△ ◇ 기억의 형성과 재생 과정 ◇ 사방으로 퍼져 있는 뉴론들(㉠)에 감각정보가 도달하면 특정한 뉴론들이 깜빡이며 연결망을 갖는다(㉡). 이후 이 연결망이 살아남아 있다가(㉢), 다시 점화하게 되면(㉣) 기억은 재생된다.

먼저 인류의 진화 초기에 파충류와 같은 수준의 `파충류의 뇌(렙틸리언)'가 형성됐고, 그 위에 포유류 공통의 `대뇌 변연계'라는 더욱 성숙한 뇌, 마지막으로 이성과 논리에 관여하는 다량의 신피질 뇌가 덧씌워져 형성됐다. 이 가운데 파충류의 뇌는 호흡·심장박동 등 원초적 생명활동을, 변연계는 사랑·기쁨·분노 등 감정을, 신피질은 말하기·쓰기·계획·추론 등의 기능을 주로 맡고 있다. 아주대 의대 허균 교수(신경학)는 “이 세개의 뇌는 인간의 진화과정을 보여주는 `뇌의 삼위일체'로 불리는데, 사람의 뇌가 대단히 복잡·복합적 물질임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변연계가 감정 조절에 관여한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실험에서 입증돼왔다. 책은 여러 실험결과를 제시하고 있는데, 한 예로 어미 햄스터의 신피질을 모두 없애도 그 어미는 계속 새끼를 돌보지만, 변연계에 작은 손상이라도 입히면 햄스터의 모성본능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또 변연계가 제대로 성숙하지 못한 사람은, 사람 사이에 오가는 감정의 신호를 제대로 읽고 표현하지 못하는 것으로 정신의학자들은 보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과정은 대단히 복합적으로 일어난다. 장미꽃이 아름답다고 느끼려면 먼저 신피질이 정밀한 영상정보를 변연계에 전달해야 한다. 또 아름다움의 감정을 느낀 변연계는 그 신호를 파충류의 뇌에 전달해 가슴이 뛰게 만든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으며 한꺼번에 작동한다. 알츠하이머 환자의 경우 신피질의 신경세포부터 괴사가 일어나지만 감정에 변화가 일어나는 것도 이러한 상호연결성 때문이다.”(허균 교수)

어머니와 아이, 연인들 사이에 오가는 사랑의 감정은 `변연계의 공명'에 의해 일어난다고 한다. 다른 이의 감정 신호가 신피질을 통해 상대방의 변연계를 자극하고, 변연계는 상대편의 마음을 읽어 표정과 몸짓, 말 등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도록 한다. 서로 `같은 울림'을 확인하게 되면 두 사람의 변연계는 상호 조절의 과정을 거치고, 마침내 상대방의 마음으로 접근하는 교정의 과정에 이른다. 이는 변연계의 공명, 조절, 교정 과정으로 불린다.

책은 `감정'과 더불어 뇌의 신비로 꼽히는 `기억'의 과정에 대해서도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기억은 종이에 글을 적어넣듯이 뇌 세포에 기록되는 것이 아니라 외부자극에 대해 뉴론(신경세포와 신경섬유)들이 특정한 순서로 점화하고 그 연결망이 강화되는 것으로, 사후에 그 기억은 연결망의 뉴론들이 그대로 다시 점화하는 과정을 거쳐 재생된다. 즉 뇌의 기억은 `정보의 기록'이 아니라 `뉴론의 네트워크' 자체라는 것이다.

감성을 경시하는 현대문화를 `신피질과 굳게 결탁한 문화'라고 지적하는 지은이들은 “이는 행복을 가로막고 삶의 본질과 의미를 왜곡시키는 치명적인 실수”라고 꼬집고 있다. - 오철우 기자 ( 2001-04-24



줄거리

1. 과학이 사랑을 만나다

과거 인문학적인 정신분석학은 단지 이론만으로 사랑을 이야기해 왔다. 그러나 20세기 중반 이후 자연과학이 문학 작품이나 예술에서나 추구되던 사랑을 찾기 위해 나섰다. 인간의 신경과학이 뇌의 본질을 밝힘으로써 사람들은 이제 사랑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2. 뇌에 숨겨진 사랑의 수수께끼

인간의 뇌는 파충류의 뇌(R-복합체), 변연계, 신피질로 이루어져 있다. 이것들은 먼 과거로부터 각각 다른 진화의 과정을 거치며 발달해 왔다. 최초로 생겨난 뇌는 모든 동물에게 있는 것으로 심장 박동과 호흡 등을 조절하는 <파충류의 뇌>이다. 그 다음에 발달한 것이 포유동물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변연계이다. 변연계에 의해 양육, 사교 활동, 의사 소통, 놀이 등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변연계가 없는 파충류나 그 외의 생물들은 자식을 낳기만 할 뿐 기르지는 않는다.

제일 마지막으로 발전한 것은 신피질로, 이곳에서 추상화의 작용이 일어나 말과 이성이 생기게 되었다. 우리는 자주 사랑이란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수수께끼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사실 옳은 말이다. 감정의 뇌는 불분명하고 비합리적...

차례

서문

1 과학이 사랑을 만나다

2 뇌에 숨겨진 사랑의 수수께끼

3 사랑의 아르키메데스 원리

4 사랑과 관계의 조절

5 기억의 정원에 피는 사랑

6 사랑의 신경 네트워크

7 사랑을 통한 정서의 형성

8 진정한 심리 치료에 이르는 길

9 사랑을 가로막는 사회적 요인들

10 미래로 열린 사랑의 문

저자후기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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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7 239 현대예술 (형이상학적 해명) 7 file 한빛찬 2012.05.29 24439 조중걸 지혜정원 조중걸 2012-06-12 대전 유성도서관 3층 강당 저녁7시
476 211 길들은 다 일가 친척이다 5 file 박문호 2011.03.26 13781 함민복 현대문학 함민복 시인 2011-04-12 한국전자통신연구원 1동 소강당 저녁 7시
475 207 위대한 설계 file 박문호 2011.01.27 13045 스티븐 호킹 까치 국가 핵융합연구소 이경수 소장 2011-02-08 대전 유성구 가정동 한국전자통신연구원 1동 117호 소강당 저녁 7시
474 210 소립자를 찾아서 file 박문호 2011.03.17 11284 네이만 미래사 박문호 박사 2011-03-22 한국전자통신연구원 1동 117호 소강당 저녁 7시
473 209 허허당 - 비고 빈 집 6 file 강신철 2011.02.23 11255 허허당 스님 고인돌 허허당 스님 2011-03-08 한국전자통신연구원 1동 117호 소강당 오후 7시
472 204 정의란 무엇인가? 4 file 강신철 2010.12.15 10900 마이클 샌델 김영사 강신철 교수 2010-12-28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1동 117호 소강당 오후 7시
471 205 소셜 네트워크 e혁명 1 file 강신철 2010.12.29 10853 매튜 프레이저, 수미트라 두타 공저/최경은 역 행간 유창선 평론가 2011-01-11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1동 117호 소강당 오후7시
470 208 마리 퀴리의 위대한 유산 - 방사선과 현대생활 file 박문호 2011.02.17 10182 앨런 월터 미래의 창 김계령 박사(한국원자력연구원) 2011-02-22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1동 117호 소강당 저녁 7시
469 206 녹색융합비즈니스 file 박문호 2011.01.15 9625 차원용 아스펙 차원용 박사 2011-01-25 전자통신연구원 1동 소강당 오후 7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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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7 184 마인드 인 소사이어티 7 file 박문호 2010.02.12 9476 비고츠키 학이시습 박문호 박사 2010-02-23 저녁7시 | 한국전자통신 연구원 1동 117호 소강당
466 179 한국사 그들이 숨긴 진실 5 file 강신철 2009.11.25 9146 이덕일 역사의 아침 이덕일 2009-12-08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1동 117호 오후7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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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4 196 플라톤에서 비트겐슈타인까지 8 file 강신철 2010.08.13 8867 조중걸 베아르피 조중걸 박사 2010-08-24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1동 117호 소강당 오후 7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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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2 185 아이투아이(itoi) 1 file 강신철 2010.03.03 8715 켄 윌버 저/김철수 역 대원출판 권선필 교수 2010-03-09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1동 117호 소강당 오후7시
461 193 프레시지옹 6 file 박문호 2010.06.30 8462 르 코르뷔지에 동녘 김억중 교수 2010-07-13 한국전자통신연구원 1연구동 117호 소강당 저녁 7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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