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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28 10:16

시각과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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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 309
저자 마거릿 리빙스턴 저/정호경 역
출판사 두성북스
발표자 신동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일자 2015-06-23
장소 백북스홀 (대전 탄방역 박성일한의원 6층)
시간 저녁 7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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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있으라
눈은 광수용기


인간의 눈은 파장으로 된 빛을 받아들이고 신호로 바꾸어 뇌에 전달한다. 우리 눈에는 370나노미터와 730나노미터 사이의 파장 영역에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수용체가 있기 때문에 전자기 방사선의 거대한 연속 스펙트럼 중에 그 영역의 파장대를 볼 수 있으며, 가시광선이라고 부른다. 640나노미터의 빛은 적색으로, 540나노미터는 녹색으로 보인다. 세상의 모든 사물은 각기 다른 파장을 흡수, 반사하기 때문에 색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 우리는 나노미터 단위의 수많은 파장의 결합을 어떻게 색으로 분리해서 인식할 수 있을까? 인간은 간상체와 추상체라는 두 종류의 광수용기를 갖고 있다. 흔히 간상체는 휘도를, 추상체는 색채를 구별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이분법으로 나뉠 수는 없다. 간상체는 휘도 정보를 전달하지만 매우 어두운 빛에서만 수행하고, 낮의 밝은 빛 아래서는 휘도는 통합된 추상체 신호에 의해 전달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휘도 정보를 낮과 밤 모두 볼 수 있다. 아주 어두운 불빛이나 달빛 아래에서 형태는 알아볼 수 있어도 색은 전혀 보지 못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우리의 시각이 야간에는 색맹인 것은 인간은 한 종류의 간상체를 갖고 있기 때문이며, 간상체는 빛의 양이라는 한 종류의 정보만을 신호로 나타낸다. 즉 뇌가 간상체 신호에서 파장의 변화에 따른 여러 변화를 알 수는 없다. 이것이 색과 휘도의 인상을 혼동하는 결과를 초래할까? 그렇지는 않다.

시각 체계 중 얼굴을 인식하는 ‘무엇 체계’는 좀 더 진화된 세포에서 담당한다

인간 시각체계에는 두 가지 경로가 있다. 시각 경로의 분리는 망막에서 시작되며, 두 가지 경로로 분리되어 입력된 정보는 계속해서 뇌에서도 분리되어 처리된다.
인간은 다른 포유류처럼 진화론적으로 좀 더 오래되고 큰 세포를 갖고 있는데 이 세포는 운동, 공간, 위치, 깊이, 배경?형상 구분 그리고 시각적으로 인지한 장면의 전체적인 구성을 담당한다. 이를 ‘어디 체계’라고 부른다. 작은 세포의 영역은 영장류에서만 잘 발달되었고, 이는 얼굴을 포함해서 사물을 알아보고 색채와 복잡한 세부 사항을 구별하는 능력을 담당하는데 이가 ‘무엇 체계’이다.
어디 체계는 색맹인 반면, 무엇 체계는 색에 대한 정보를 전송하고 활용하며, 어디 체계는 조그만 밝기의 차이에도 매우 높은 민감도를 갖는 반면, 무엇 체계는 밝기에서 큰 차이를 필요로 한다. 어디 체계는 무엇 체계에 비해 빠르고 순간적이며 반응이 지속되는 시간이 더 짧아 움직임을 인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무엇 체계는 그 자체로 형태체계로 세분화되며, 형태체계는 사물의 형태를 규정하기 위해 색채와 휘도를 모두 사용한다.

시각은 이미지를 전송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이다

인간의 시각체계는 전체적인 이미지를 약호화하기보다는 변화나 불연속성을 띠는 이미지의 영역만 약호화한다. 그것이 시각정보를 처리하고 약호화하는 데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시각 정보 처리과정의 첫 단계가 중심?주변 구성이다. 중심?주변 구성은 세포들이 빛의 절대적인 수준에 따라 반응하기보다는 망막에 떨어진 빛 패턴의 불연속성에 반응하게 한다. 시각체계는 이런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보통 생물학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휘도의 전체적인 수준과 빛의 점진적인 변화는 무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휘도나 색채, 운동, 깊이감 같은 많은 시각적 인지는 점진적인 변화보다는 급작스런 변화에 더 많은 반응을 보이는데, 각각의 양상에서 선택은 그 기저를 이루는 중심?주변 구성에 의해 이루어진다.

깜빡이는 격자 착시에서 교차 부분에 있는 점들이 깜박거리는 이유는 이 부분을 신호화하는 데 중심부와 주변부 반응 사이에 시간 차이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콘스위트 착시는 시각체계에서 세포들의 중심?주변 구성으로 점진적인 변화보다는 갑작스런 변화에 좀 더 민감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왼쪽 끝과 오른쪽 끝은 동일한 밝기인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운데를 중심으로 왼쪽 절반을 오른쪽 절반보다 밝게 인지한다.
예술가들이 불연속적인 것에 대한 인간의 선택적인 반응을 이용한 방식의 하나가 바로 선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실제 현실에 선은 거의 없지만 선으로 그려진 그림은 현실을 훌륭하게 재현해낼 수 있다.

알 듯 모를 듯한 모나리자의 미소는 중심 시각과 주변 시각의 착시 현상?

우리의 시각은 시선의 중심에서 최고의 정확성을 갖기 때문에 중심시는 정교한 세부를, 주변시는 좀더 거친 정보를 처리하는 데 활용된다. 주변시는 중심시보다 거친 정보에 맞춰지기 때문에 중심 시야가 실제로 볼 수 없는 부분을 볼 수 있다. 모나리자의 미소가 바로 그 예다. 〈모나리자〉를 마치 전에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 것처럼 바라보라. 먼저 입을 보고 배경을 보라. 그꺸고 다시 한번 입을 보고 눈을 본 뒤, 그녀의 입과 그림의 다른 부분 사이를 왔다갔다하면서 보면, 멀리서 볼 때 그녀의 미소가 더 명확하게 보이고, 가까이서 직접 볼 때는 덜 명확해 보인다는 점을 발견할 것이다. 바라보는 시선의 중심에서 얼마나 멀어지는가에 따라 모나리자의 표정은 체계적으로 변하며 그녀의 입 때문에 그렇다. 이는 응시의 중심이 배경이나 그녀의 손, 입 부분에 떨어진 다음에 저해상도의 주변시를 통해 보게 되면, 그림을 직접 볼 때보다 좀더 생동감 있게 보게 된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정교한 세부를 보는 시각 영역은 너무 작아서 그것만으로는 그림의 전체 면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설명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모나리자의 표정을 모호하게 만들기 위해서 스푸마토를 이용해 입가를 흐릿하게 만들었다는, 대중적으로 알려진 생각을 넘어선다. 그녀의 미소가 거친 시각적 정보로 구성된 이미지에서 더 명확하게 보이므로, 중심 시야보다는 주변시에서 더욱 뚜렷하게 보인다는 것이다. 여러분이 직접 그녀의 입을 바라보는 매 순간마다 중심 시야는 거친 이미지 정보를 잘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모나리자의 미소는 사라지게 된다. 모나리자는 여러분이 그녀의 입을 볼 때까지 미소 짓고, 잠시 후 미소를 직접 보는 순간 희미하게 반짝이는 별처럼 미소는 사라진다.

인상주의에서 입체파로 가는 다리: 주변 시야의 모호함

우리 주변 시야의 공간적 모호함이 인상주의 작품을 보는 데 재미있는 사실을 알려준다. 클로드 모네의 〈파리 몽토르고이 거리, 1878년 6월 30일의 축체〉는 세부가 공간적으로 마구 뒤섞여 있다. 이러한 공간적 불명확함은 이전의 사실적인 스타일의 고도로 정교한 작품들과는 다르게 의미 있는 출발을 했다.
우리의 시각체계는 한 대상의 색채를 인접한 대상의 형태에 배치할 수도 있는데 이러한 현상을 ‘착시 결합’이라고 한다. 몽토르고이 거리를 따라 걸려 있는 깃발들은 처음에 언뜻 봤을 때는 명확하게 보였을 것이다. 여러분이 그 깃발을 직접 보지 않았거나 그 부분만을 집중적으로 보고 난 후에도 말이다. 인간에게 공간적 불명확함은 착시 결합을 허용하여 대상을 완전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사실은 그림에 등장하는 많은 깃발들이 단지 붓으로 물감을 한 번 칠한 것임에도, 우리가 왜 모네의 그림에서 완벽한 깃발을 보게 되는지를 설명해준다. 이렇게 낮은 공간적 명확성은 오히려 그림에 생생함을 줄 수도 있는데, 이는 우리가 그림을 볼 때마다 시각체계가 매번 다르게 그림을 완전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간적 불명확함이 그림에 순간적인 느낌까지 부여한다.
회화에서 이런 기법은 어디 체계에 의존하기보다는 좀더 최근에 발전된 무엇 체계에 상당 부분을 의존하는 것으로, 우리의 기억을 모방하기도 한다. 이처럼 인상주의자들의 공간적 불명확성은 아주 짧은 순간에 한 번 흘깃 보는 시선을 반영하는 동시에, 그 사건을 기억하는 것이다.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은 공간적 불명확함의 극단을 보여주었던 입체파가 발전하는 데 자극을 주었다.

3D에서 2D로
색을 제거해도 입체감은 살아 있다: 깊이감은 어디 체계가 담당하기 때문


우리는 3차원의 세계를 ‘본다’고 할 수 있는가? 뇌가 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모든 것은 양쪽 눈으로부터 얻은 두 개의 평편한 이미지이다. 뇌는 어떻게 해서든지 두 개의 평편한 이미지를 3차원 공간으로 해석해야 한다. 예술가들은 2차원적인 망막으로 3차원적인 장면을 바라봐야 하고, 2차원의 망막을 지닌 관람자에게 3차원적으로 보이도록 2차원의 평면 그림을 그려야 했다.
시각체계는 기본적으로 빛은 위에서 온다고 가정하며, 깊이감은 색을 구별하지 못하는 어디 체계에 의해 진행되기 때문에 휘도 대비만으로 3차원적 지각 인식을 만들어낸다. 색의 기울기는 깊이에 대한 감각을 불러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명암 보는 법을 배우는 것은 정말 까다로운 일이다.

모든 색에 명암을 사용한 천재 레오나르도 다 빈치

예술가들은 명암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두 가지 도전 과제를 극복해야 한다. 먼저, 색과는 별도로 휘도를 평가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어떤 장면이나 그림에서 의식적으로 휘도만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설사 예술가가 휘도의 변화를 관찰할 때 자기 마음을 속일 수 있고 색과는 무관하게 휘도를 평가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하더라도, 더 큰 도전 과제는 최상의 물감에서조차 반사율의 범위가 제한되었기 때문에 휘도 영역을 배가시켜 표현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이다.
이 문제는 수세기 동안 예술가들을 괴롭혔다. 르네상스 이전의 예술가들은 일반적으로 색조의 순도 여부에 변화를 줌으로써, 대상의 밝은 부분에 하얀색을 첨가하고 그늘진 부분은 색의 채도를 높여서 그림자를 표현했다. 전통적으로 성모 마리아는 붉은색 선이 들어간 어두운 파란색 외투를 입은 모습룀로 묘사되었는데, 예술가들은 이 어두운 색의 외투에서 명암이 있는 부분을 보여주기 위해 충분한 휘도 범위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13세기에 이르러 치마부에는 〈성모자〉를 그리면서 어두운 색으로 휘도 대비를 이용해 윤곽선을 그리기가 쉽지 않자, 금빛 하이라이트를 이용해 직물의 주름을 보여주는 메커니즘으로 사용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모든 색을 아울러 일관되게 명암을 사용했던 최초의 예술가였다. 다 빈치는 실제 3차원적 장면이 반사된 빛에서 변형을 일으킬 때, 보이는 색의 채도를 변화시키지 않으면서 색채 사용에 있어 휘도를 다양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이처럼 3차원적인 형태를 구성하고자 빛과 어둠을 능숙하게 사용하는 솜씨는 이른바, 키아로스쿠로라고 알려져 있다.

색과 형태의 분리

색채 대비를 거의 이용하지 않고 매우 낮은 휘도 대비만을 이용했던 모네의 몇몇 실험적인 그림에서 매우 낮은 휘도 대비만이 어디 체계를 자극했다. 하지만 무엇 체계는 자극하지 않았다. 〈안개 낀 베퇴유 풍경〉과 〈유빙 풍경〉은 휘도에서 아주 조금씩 차이를 보이는 물감으로 그려져 있어, 이 그림들은 어디 체계는 자극하지만 무엇 체계는 자극하지 않는다. 그래서 대부분의 관람자들은 이미지에서 대상을 명확하게 즉각적으로 알아낼 수는 없어도(무엇 체계의 기능), 전체적인 형태와 그림의 공간적 구성(어디 체계의 기능)에 대해서는 알게 된다.
색이 아닌 휘도 대비는 깊이를 인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러한 사실은 원하는 어떤 단서도 사용할 수 있고 명암에서 3차원 형태를 묘사할 수 있다는 결론을 이끌어내었으며, 야수파들의 작품에서 명백하게 드러난다.
마티스는 자신이 어떠한 색도 사용할 수 있고, 빛의 밝기가 적합하기만 하면 원하는 3차원적 형태를 여전히 묘사할 수 있다는 놀라운 발견을 했던 것이다. 앙드레 드랭의 마티스의 초상에도 이기법은 현저하게 드러난다. 깊이감은 색을 구분하지 못하는 색맹체계에서 수행된다는 사실은 그림자로부터 색과 형태를 분리해낼 수 있게 만들었다.

나는 공기를 그리고 싶다

클로드 모네는 “나는 불가능한 것을 추구한다. 나는 공기를 그리고 싶다.”고 말했다. 〈봄날의 나뭇가지 사이로〉(1878)에서 나뭇잎의 반복되는 패턴은 3차원적인 부피감에서 착시 감각을 준다.
인상주의와 후기 인상주의의 몇몇 그림은 ‘공기’나 ‘대기’에 대한 감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는 반복적인 패턴이 깊이에서 착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모네의 작품이나 클림트의 〈공원〉 같은 작품에서 우리 눈에 비친 이미지와 물감의 붓질이 일치하지 않도록 칠해졌기 때문에 먼지나 꽃가루, 나뭇잎과 같은 조그만 요소로 이루어진 3차원의 부피감이 공기에 대한 인상을 만들어내는 게 아닐까.
브리짓 라일리의 〈폭포〉 같은 몇몇 현대 작품들은 정교하게 반복되면서 강렬하게 대비되는 선을 통해, 같은 이유로 강력한 착시를 일으켜 입체적 공간감을 느끼게 한다.

그림이 움진인다고?

우리는 움직이면서 보기도 하고 눈 또한 쉴 새 없이 움직이지만 우리가 보는 세상은 움직이지 않는데, 이는 뇌가 눈이 움직이면서 포착한 망막의 이미지를 재조정하고 보완하기 때문이다. 이는 어디 체계의 또 다른 기능인데, 이 때문에 단순히 동일한 밝기의 색이 칠해진 그림 표면 위로 눈을 그저 움직이기만 해도 운동감에 대한 착시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 우리가 눈을 움직여 휘도 변화가 없는 장면을 훑어보면, 연속해서 눈을 고정할 때 얻어지는 정보는 잘못 기록된다. 즉 이전에 고정된 정보와 어긋나서 흡사 각기 다른 카메라 위치에서 찍힌 영화 장면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것과 같다. 모네의 작품 〈아르장퇴유 교외의 양귀비 밭〉을 보면 응시한 눈을 움직일 때마다 그림 속의 꽃이 움직이는 듯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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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확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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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방동 백북스홀?(박성일 한의원 건물 6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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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에 커피빈(카페), 2층에 리챠드프로헤어(미용실)가 있는 건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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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료 ^^?

일반인 : 일만원
학 ? 생 : 오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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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및 기타 문의 연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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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북스 대전지역간사 이근완 : 010 4538 7435
  • ?
    마음의의사 2015.06.23 22:10

    [시각과 예술] 옮긴이 정호경 선생님으로부터의 답장
    ___________________________
    마음의 의사 선생님, 안녕하세요.
    정호경입니다.

    본의 아니게, 시간되는대로, 생각나는대로 답장을 생각하다 보니, 늦어졌네요. 추측하신대로 제가 요즘 정말 바쁘답니다. 게다가 이 번역서는 정말 예~전에 읽었던 것이라, 조금 생각을 정리해야 겠다며 미뤄놨더니 이 사단이 났습니다. 죄송합니다.

    일단, 우선 질문하신 항목별로 두서없이 적어보겠습니다.

    1. 이 책이 현재 미술을 포함한 시각/이미지 예술 분야에서 얼마나 활용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특히 대학에 강좌가 개설 된 곳이 있는지요? 서구를 포함한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활발하게 신경과학의 연구결과들을 예술 분야에서 활용 혹은 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어느 정도 활용되고 있는지 선생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강좌가 개설되어 있는 대학들 포함해서요.

    대학에서 특별히 이런 부류의 과목이 개설된 곳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대학원 과정에서 interdisciplinary method 를 적용하는 수업에서는 미술과 과학분야를 접목시키는 책을 독해하기도 할 것 같네요. 아시다시피, 대학원 과정은 교재없이 담당교수가 선집한 것을 갖고 1-2주마다 아티클을 바꾸는 것이 비일비재이니, 정확히 파악하기는 힘듭니다. 저도 대학원 과정에서 미술과 과학이라든지, 미술과 기호학 등에 대한 책을 갖고 공부했었습니다. 물론, 제가 공부할 당시에는 이 책이 발간된 때가 아니어서, 교재로 사용되지는 않았습니다.

    시각예술 분야에서 시각문화를 본격적으로 전공한 사례도 한국에서는 아직도 희귀 케이스라, 사실 이런 분야의 강의 개설은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만일 강의 디자인이 된다면, 저같은 시각예술전문가, 선생님같은 신경생리학쪽 전문가 그룹이 팀티칭 정도로 파일럿 강의 개발이 된 후에 정규 개설과목으로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2. 책의 내용을 중-고등학교에서 앞으로 예술분야의 꿈나무로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널리 읽히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중고등교육 분야에서 이 책이 활용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1번 항목이 이런 상황이다 보니, 중,고등학교에서 이런 종류의 수업이 이루어지기는 조금 힘들지 않을까, 합니다. 사실, 우리나라 중고생들이 많이 바쁘게 사는데, 전적으로 입시와 영어에 몰입되어 있는 상황이라, 이런 부류의 공부방식에 관심갖기는 정말 천연기념물 수준일 것 같습니다.

    3. 번역하시면서 가장 도움이 되었던 내용이 어떤 건지 궁금합니다. 물론 이 책을 번역하시게 된 동기를 알려 주시면 리뷰에 도움이 되겠습니다. 또한 예술분야 전문가로서 이 책을 통해 저자 리빙스턴 교수를 포함해, 신경과학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도 좀 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 책이 우선 어렵지 않고 자연스럽게 상당히 전문적인 내용을 포괄하고 있어서 좋았습니다. 특히, '비전'이라는 문제에 대한 접근방식이 좋았다고 할까요. 예컨대, 시각예술 분야에서 역사적으로 증명된 사실을, 눈을 중심으로 한 신경생리적 메카니즘으로 좀 더 전문화 시킨다던지, 신경생리학계에서 이미 통상적으로 알려진 사항을 유명한 그림들에 적용시켜 독자로 하여금 수긍케 하는 방식이 탁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한정적인 사례를 중심으로 시각예술쪽과 신경생리학의 전문가들 입장에서는 당연한 사항을 별스럽게 기술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이 책은 두 분야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기술한 책은 아닌지라, 그 정도의 한계는 저 같은 경우에는 너그럽게 넘어간 편이었습니다.

    신경과학자 분들에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인간의 '비전'은 타고난 것만도 아니고, 많은 문화적, 교육적, 역사적 과정에서 구성되기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상인의 시선이든, 뭔가 신경적 결점이나, 심리적 결함에 의한 disorder된 시점이나 관점을 비정상으로만 혹은 결점의 병적 증후로만 판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런 요소까지도 어떻게 인간의 '비전'이란 큰 스펙트럼에서 위치시킬 수 있는 사례가 될 수 있을지 혹은 이런 사례는 어떻게 인간의 어떤 자질을 좀 더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이런 다양한 이야기와 사례들이 축적되어 결국 사람들이 알고 싶어 하는 '비전'과 세상을 보는 '눈'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이야기를 상대적으로 접할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런 것들이 바로 우리가 이해하는 세상과 인간에 대한 문제, 즉 인문학의 토양이 될 것 같네요.

    4. 최근 이 책의 신판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선생님 책도 판올림 계힉이 있으신지요? 리빙스턴의 책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너무 미술 분야, 그것도 인상파의 그림에만 국한해서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온라인 상에서의 이 책에 대한 평가도 대부분 이런 점을 지적하고 있더군요. 제가 아직 신판을 보지 못해서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많이 보완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물론 신경과학 분야의 연구들도 신경핵이나 신경망 중심에서 커넥톰 등 새로운 기술의 발전에 따른 엄청난 진보가 있기도 하구요.

    출판사 측에서는 재고물량이라든지, 자본에 의해 움직이는 곳이라, 판올림 계획은 자체적으로 하지 않는것 같습니다. 이럴 경우, 역자가 얼마나 애정을 갖고 이 책에 대해 제안을 하느냐가 관건인데, 현재로선 저도 뭔가 여의치 않네요.

    신경과학 쪽에서의 탁월한 연구성과가 있다고 언급해 주셨는데, 혹시 '비전'과 관련해서 제가 참조할 만한 책이 있으면 추천 부탁드리겠습니다.

    5. 선생님의 예술계 현장에서 느끼시는 생생한 느낌과 향후 전망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

    현재 우리나라 미술현장에서는 시각문화에 대한 관심은 조금 미비한 상황이고요, 요즘 열풍이 부는 것이 전시, 작품, 작가 등등에 대한 아카이브 작업이 핫이슈가 되는 추세입니다. 이렇다보니, 신경생리학 분야 등, 여타 학문간 통섭의 사례는 당분간은 조금 힘들지 않을까 싶네요. 그렇다 하더라도, 관심 있는 분들은 시류와 상관없이 묵묵히 재미있어 하고, 관심 있는 분야를 연구해 나가면 되지 않을까요.

    요즘은 이미지를 포함해 워낙 다양한 데이타가 생산, 유포, 소비되는 추세라, 이러한 문화 상황을 향후 진단하는 틀로서 빅데이타 시대에서 시각문화가 발전하는 방향에 대한 논의가 선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저는 우리나라가 근대기에,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보는 법'(대표적으로 서구식 재현방식, 사진 등)에 대해 수용하면서 이 문제가 어떻게 우리의 근대 시각문화를 형성하는지에 대한 관심이 많답니다. 이 지점이 현재 우리나라 시각문화의 토대를 규명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현재는 아카이브 자료에 좀 집중되어 있는 편이고요, 근대기 제작된 사진자료, 엽서, 외국인들이 기술한 초기 한국학자료들을 보고 있는 편입니다. 일제에 의해 생성된 어마어마한 규모의 사진자료가 있긴 합니다만, 그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정말 그 규모에서부터 사람을 압도하는 아카이브라... 엄두가 안나네요.^^;

    어마어마한 규모의 아카이브가 축적되고 이것이 지식이자, 진리로서 자리하게 되면서 근대기 한국에 대한 상식과, 정체성이 우리 내부가 아니라, 외부의 시선에서 규정짓게 되는 것이겠죠.

    뭔가 답변이 길어졌습니다만, 선생님께서 궁금해 하셨던 것들이 어느 정도 제대로 답변이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아뭏든 출판사와 역자조차도 조금은 미뤄두었던 이 책을 열심히 읽어주시고 리뷰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멀리서나마 많은 응원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정호경 드림
    _________________________
    * 이 편지는 옮긴이 정호경 선생님의 허락을 받아?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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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ymflow.com 설문 답변 결과입니다. *^-^*
    성실히 응해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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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고 다시 오겠습니다"...
    빵~ 터졌네요!?

    "네! 꼭 다시 오세요."
    그런데 어디로 오실라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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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 245 뻔뻔한 시대, 한 줌의 정치 6 file 김형렬 2012.09.01 4829 이진경 문학동네 이진경 교수 2012-09-11 유성도서관 19시
155 334 인문사회 파격의 고전 file 이근완 2016.07.06 544 이진경 문학동네 이진경 2016-07-12 대전 백북스홀 (탄방역 박성일한의원 6층) 오후 7시 15분
154 436 문학예술 [백북스시즌2 책밤1주년] 쫌 이상한 사람들 file 조수윤 2021.11.16 478 미겔 탕코 문학동네 한빛찬, 임석희, 박정애, 조수윤, 이정원, 이주영, 백정민, 박순필, 김홍섭, 태병권 2021-11-23 대전 신성동 책방 이도저도 오후 7:15
153 158 사라진 손바닥 file 박문호 2009.01.14 5111 나희덕 문학과지성사 나희덕 시인 2009-01-30
152 92 꽃의 고요 file 관리자 2006.04.12 3693 황동규 문학과지성사 황동규 2006-04-25
151 236 피로사회 12 file 관리자 2012.04.12 5962 한병철 문학과지성사 박성일 원장 (장소: 백북스홀) 2012-04-24 백북스홀 (대전 탄방동 박성일한의원 6층) 저녁 7시
150 420 인문사회 [백북스시즌2 책밤7] 사람, 장소, 환대 file 조수윤 2021.02.10 304 김현경 문학과지성사 책밤지기 : 김겨울 2021-02-23 이도저도 오후 7:15
149 41 처음 만나던 때 file 관리자 2004.02.26 3903 김광규 문학과 지성사 최종후 2004-03-09
148 143 문학예술 가재미 3 file 박문호 2008.05.28 5279 문태준 문학과 지성 문태준 시인 2008-06-10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147 152 광휘의 속삭임 file 박문호 2008.10.15 4940 정현종 문학과 지성 정현종 2008-10-28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146 186 물속의 발자국 5 file 강신철 2010.03.15 7394 이강산 문학과 경계 이강산 시인 2010-03-23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오후7시
145 163 선학동 나그네 file 강신철 2009.03.25 4789 이청준 문이당 김병욱 명예교수 2009-04-14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1동 1층 소강당
144 38 2막 file 관리자 2004.01.15 3790 스테판 M. 폴란,마크 레빈 명진출판 정유현 2004-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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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304 인문사회 거창고 아이들의 직업을 찾는 위대한 질문 2 file 김홍섭 2015.03.20 1069 강현정,전성은 공저 메디치미디어 강현정(교육전문기자) 2015-03-24 백북스홀 (탄방동 박성일한의원 6층) 저녁 7시
141 317 인문사회 대통령의 글쓰기 1 file 이근완 2015.10.19 1535 강원국 메디치미디어 강원국(前 대통령비서실 연설비서관) 2015-10-27 대전 백북스 홀(박성일 한의원 6층) 저녁 7시 15분
140 150 신의 입자를 찾아서 file 박문호 2008.09.10 5576 이종필 마티 이종필 박사 2008-09-23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139 182 저항의 인문학 file 강신철 2010.01.13 8761 Edward W. Said 마티 신명식 공동대표 2010-01-26 한국전자통신연구원 1동 117호 소강당 19:00
138 467 문학예술 만지고 싶은 기분 2 file 조수윤 2023.03.29 444 요조 가수/작가 마음산책 요조 가수/작가 2023-04-25 대전 백북스홀(탄방동 로데오타운 맞은편 박성일한의원 6층) 저녁 7:15
137 326 문학예술 단순한 기쁨 file 이근완 2016.02.26 1587 아베 피에르(신부) 마음산책 이충무(건양대 디지털콘텐츠학과 교수) 2016-03-08 대전 백북스 홀(박성일 한의원 6층) 저녁 7시 15분
136 344 자연과학 35억 년 전 세상 그대로 file 이근완 2016.12.20 290 문경수 마음산책 문경수(과학탐험가) 2016-12-27 대전 백북스홀 (탄방역 박성일한의원 6층) 오후 7시 15분
135 377 문학예술 휠체어는 나의 날개 file 이근완 2018.05.11 231 차인홍 (오하이오 라이트 주립대학교 음악원 교수) 마음과생각 차인홍(오하이오 라이트 주립대학교 음악원 교수) 2018-05-23 대전 백북스홀 (탄방역 박성일한의원 6층) 수요일 오후 7시 15분
134 462 자연과학 [백북스시즌2 책밤49] 생명이란 무엇인가 file 조수윤 2022.12.16 279 린 마굴리스, 도리언 세이건 공저 리수 책밤지기 : 하리하라 이은희 작가 2022-12-27 이도저도 오후 7:15
133 235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7 file 관리자 2012.03.28 6681 박경철 리더스북 박경철 2012-04-10 대전 유성도서관 3층 오후 7시
132 153 착한인생 file 박문호 2008.10.29 5467 박경철 리더스 박경철 2008-11-11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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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103 인문사회 고수기행 file 관리자 2006.09.27 4933 조용헌 랜덤하우스중앙 조용헌 2006-10-10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129 178 기억을 찾아서 2 file 박문호 2009.11.13 7992 에릭 캔델 랜덤하우스 김갑중 원장 2009-11-24 저녁7시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1동 117호 소강당
128 429 문학예술 [백북스시즌2 책밤16] 길 위의 독서 file 조수윤 2021.06.23 39464 전성원 뜨란 책밤지기 : 전성원 (황해문화 편집장) 2021-07-13 이도저도 오후 7:15
127 253 우린 마을에서 논다 3 file 관리자 2013.01.11 7301 유창복 또하나의문화 저자 유창복 2013-01-22 대전 백북스홀 (탄방동 박성일한의원 6층) 저녁 7시
126 254 누구와 함께 살 것인가 file 관리자 2013.02.05 5310 또 하나의 문화 또 하나의 문화 김억중 교수 2013-02-12 대전 유성도서관 3층 강당 저녁 7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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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333 문학예술 반 룬의 예술사 1 file 이근완 2016.06.18 683 헨드릭 빌렘 반 룬 들녘 오병권 (대전문화예술의전당 관장) 2016-06-28 대전 백북스홀 (탄방역 박성일한의원 6층) 오후 7시 15분
» 309 문학예술 시각과 예술 2 file 이근완 2015.05.28 1875 마거릿 리빙스턴 저/정호경 역 두성북스 신동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015-06-23 백북스홀 (대전 탄방역 박성일한의원 6층) 저녁 7시 15분
122 231 문학예술 테마 현대미술 노트 5 file 송윤호 2012.02.03 6106 진 로버트슨, 크레이그 맥다니엘 공저 두성북스 미술비평가 김준기 (대전문화예술의전당 학예실장) 2012-02-14 유성도서관 시청각실 저녁 7시
121 77 돈, 섹스, 권력 file 관리자 2005.08.24 4407 리차드 포스터 두란노 이재흥 2005-09-13
120 195 새로 쓰는 한일 고대사 6 file 강신철 2010.07.28 8354 김운회 동아일보사 김운회 교수 2010-08-10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1동 117호 소강당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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