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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의 계속입니다..-

4) 우리의 F4 양 인준..


우리 조 양인준님은 29살에 제대 1달을 남겨놓은 한의학 전공의 공중보건의다..
다가 키도 180정도에 얼굴도 진짜 잘생긴, 그래서 당당히 F4 의 반열에 오른 멋쟁이다..
그래서 아직 결혼하지 않은 처녀 회원들 몇몇은 우리차 앞에서 일부러 얼쩡거리기도 하고,
자기 사진을 찍는 척하며 몰래 인준씨의 사진을 찍기도 하고,
조별 배급을 나눠줄라치면 우리 조에게는 유독 언제나 후하다..
그 인기 덕분에 우리는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고, 받아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런 인준씨와 얽힌 에피소드 둘..
하나/ .
처음으로 별을 보러 나간 날 밤..별똥 별이 떨어졌다..
침 인준씨가 내옆에 있었는데, 그 순간 "부와 명예"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오다 또하나의 별똥별 떨어지는 순간을 만나자 또 어김없이 "부와 명예"라고 외친다..
간 의아한 생각이 들었지만 그날은 나도 처음 별똥별 떨어지는 것을 본 터이라
냥 아랑곳 하지않고 나의 소원을 열심히 빌고 또 빌었다..
그런데 며칠 후,
우리조 시진이가 "저 오빠는 별똥별 떨어질 때 마다 부와 명예를 빌어요." 하는 것이었다..
그제서야 정식으로 물었다..
"아니 왜, 부와 명예만 빌어?  건강과 행복도  중요한거 아냐?"
그러자 우리의 인준씨, 수줍게 웃으며...
"아유, 저도 알죠..
그런데 지금은 부와 명예가 더 중요해요.."
"그러니까 왜냐고?" 다들 한마음으로 물어댄다.
"아..실은요..아..말해야 하나..  제가 꿈이 김연아 하고 결혼하는거거든요.."
순간 아줌마 부대의 폭소가 터지고
기저기서 꿈깨.. 어떻게 김연아를..차라리 다른 연예인이라면 몰라도..
김연아는 안돼.. 포기해.. 지금 부터 아무리 날고 기어도 안돼..하는 소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사방 팔방에서 아우성침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인준씨 꾿꾿하게
"그래도 김연아하고 할거예요.. 
그러니까 열심히 노력해서 부와 명예를 얻어 김연아하고 결혼한다니까요..
왜들 그러세요..  김연아하고 결혼하면 초대장 보낼려고 했는데.."
 초대?
갑자기 그 단어에 나의 귀가 쫑긋하고 나의 상상이 나래를 펴기 시작한다..
'김연아와 인준씨의 결혼식 그리고 초대받은 나..
 올림픽 경기장쯤에서 하려나..
 수없이 많은 기자들이 몰리겠지..'
그런 생각까지 이르자 갑자기 정색을 하고,  눈까지  반짝거리며 비장한 목소리로 내가 말한다..
"아냐.. 인준씨..난 믿어..믿을테야..꿈은 이루어진다잖아... 
 인준씨가 노력하면 김연아하고 결혼할 수 있을거야..
 
 그래서 나도 꼭 초대받아 결혼식에 갈테야..
 그리고 레드카펫 위에서 인터뷰를 하겠어..
 다른 사람들이 모두 안된다고 비웃을 때 나 혼자만이 인준씨를 믿었노라고.."


 사람들 포복절도....


 하지만  나도 지금은 꿈꾸고 있다.. 
그렇게 필사적으로(?) 부와 명예를 외쳤던  우리 귀여운 인준씨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둘/
어느 날 아침 얇은 침낭때문에 밤새 추위에 떨고 뜨끈한 컵라면의 국물에 감동하며 인준씨가 하는 말..
"아..이젠 다시 신병 훈련소로 가서  훈련받으라고 해도 잘 할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상황에 얼마나 적절하고 충분한 표현인가,, 
그말에 사람들이 모두 배를 잡는다..
물조차 없어 세수도 못하고 부시시한 머리에 ,계속되는 텐트 야영으로 퉁퉁 부은 얼굴을 하고,
며칠 동안 계속 입어 꼬질꼬질한 소매끝으로 얼굴을 가리면서 그렇게 다들 웃어댄다..
그러다, 또 그 몹쓸 나의 상상이 또 나래를 편다..
 '진짜  헌병들이 나타나서 인준씨를 다시 훈련소로 끌고 간다고 하면 인준씨 표정이 어쩌려나.."
그 잔인한(?) 상상에 나혼자 또 뒤늦게 배를 잡는다..


이참에 우리 5조 조원들 모두에게 감사한다고 말해야겠다..
아마도 우리 조만큼 웃을거리들이 맣았던 조도 없을 듯 싶다..
매일 매일에 배를 잡고 웃을거리들이 항상 있었으니까.. 
언제나 가장 열심히 웃어대던  영민이와 은근히 뒷바람 잡는 진광자님.
대놓고 명랑한 홍종연님.. 본의 아니게 악역담당하신  고원용 박사님..
얘기거리가 언제나 무궁무진한 시진이..
생각하니 더없이 소중하고 애틋하기만 하다..


5)어머니의 젖가슴, 비밀의 화원.. 


우리가 머무는 곳은 언제나 붉은 땅이었다...
수분기라고는 하나 없이 제각각 날뛰는 붉은 먼지에 나뭇 가지조차 붉은 빛으로 물들고,.
사람이든 자동차든 무언가가 한번 움직일 때 마다
시야를 가릴 정도로 붉은 먼지 구름들이 무섭게 피어 오른다.
때때론 숨마저 가빠온다..
목 언저리가 텁텁해오는게 배속 저 깊은 곳에서 끌어 올리는 깊은 기침을 해서라도
내안의 붉은 먼지를 토해내고 싶을 정도다..
또다시 그런 곳에서의 하룻밤을 보내고 맞이한 어느 새벽,
우리는 캠핑장 주변으로 산책을 간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게 사막에서 보기 어려운
제법 큰 무리의 나무와 꽃들이 있는
비밀의 화원을 만난다..
그 초입에서의 새소리.
다섯 음계의 음을 반복하며 아름다운 소리로 우리를 맞는다..
사람들을 겁내야 할 이유가 없는 양, 우리가 가까이에 이르도록 새의 지저귐은 계속된다..
마치 새소리에 이끌려 비밀의 화원의 열쇠를 찾아낸 동화속 아이들처럼,
우리도 그렇게 사막의 한 복판에서 기적처럼 작은 정원을 만난다..
사람의 발자욱이 어디에도 없는걸 보니 사람의 발길이 처음으로 닿는 곳 인듯 싶다..
꽃들이 놀라는 소리가 들린다....
풀들의 움츠림..
발을 제대로 뗄 수가 없다.
이 메마른 사막의 한 복판에서 밤새 내린 이슬을 모으고 모아
겨우 움튀워 피어낸 꽃들을 차마 밟을 수가 없다..
자갈돌만을 부러 밟고 간다..
밤이슬이 채 마르지 않은 촉촉한 촉감의 땅..
날뛰던 붉은 먼지를 생각하니 새벽의 이 땅이 더욱 정겨웁다 .
이렇게 제법 큰 정원을 만들 정도니 이곳의 땅 밑으론 물이 흐르나보다 생각하는데,
누군가가 이곳 부근에 지도상 오스틴 호수가 있다고 말한다..
이 사막의 신비를 만들어낸 수원을 보고 싶었지만
차창 밖으로 우리는 겨우 몇 개의 초라한 물웅덩이로만 남아있는 호수의 실체를 확인하고야 만다..
순간, 마치 몇 명의 아이들에게 물리고 또 물려서
축 늘어지고 말라빠진 어머니의 젖가슴을 보는 기분이다,
그래도 저 젖가슴에서 사막에 꽃을 피우고 나무들이 무리를 이룬다
내어머니의 젖가슴이고, 우리 어머니들의 젖가슴이다..


오랜만에 사막에서  맛보는 달콤한 휴식이다....


6)어린 왕자와 노을


확트인 지평선에서 해가 떨어지는 순간을 만나다..
그 낙조의 장엄한 아름다움이여..
멋진 일몰.
.
광활한 대지의 거칠 것 없는 일몰의 펼침..
눈을 뗄 수조차 없다..
아프리카의 석양과 닮았다..
"Out of Africa!"
메릴 스트립과 로버트 레드포드의 등뒤로 펼쳐지던 영화 속 아프리카의 저녁을 닮은 땅..
옛 판게아의 동질적 어울림이다..
노을을 보려 몇 번이고 의자를 옮겨 앉아야 했던 소행성의 어린왕자에게
이 장엄한 일몰을 보여준다면 아주 오래도록 그의 수고로움을 덜어줄지도 모른다..
거칠 것 없는 땅의 일몰은 아주 오래도록 지속되니까.
평선 아래로 태양이 사라지는 순간 순간을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지켜볼 수 있으니까..
매우 슬픈 날이면 해지는 풍경이 보고 싶어
어느 날은 마흔 세번이나 의자를 옮겨 앉았다는 우리의 어린 왕자..
지금의 이 장엄한  일몰을 보게 된다면  단 한번의 일몰만으로도 편히 잠들 수 있으리라..


바오밥 나무와 멋진 일몰이 있는 이곳으로
너의 하나뿐인 장미꽃을 안고 오렴..


7)애보리진을 만나다..


그렇게 만나 보고 싶었던 애보리진을 로드 하우스에서  처음 보았다..
그리고 그순간 난 나도 모르게 몸이 얼어붙는 것을 느꼈다..
그들은 내가 생각한 애보리진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하와이의 원주민들과는 모든게 대조적이다.
인간의 희노애락이 모두 사라져버린 얼굴들이다..
무표정한 얼굴들, 섬찟하기까지 하다..
젊거나 어리거나 늙었거나 표정들이 한결 같다..
영혼이 빠져나간 얼굴이 저런 얼굴일까.
함께 사진 찍자는 진광자님의 말에 나는 순간 망설이고 있었다..
마치 그들 옆에 다가서기라도 한다면 내 영혼마저도 빼앗겨 버릴것 만 같은 두려움이다..
무엇이 저들에게 저런 표정을 짓게끔 만든 것일까..
이 땅에 처음으로 발을 디딘 소위 문명인을 만날 때의 애보리진은
분명 소박하지만 환한 웃음을 지으며 그들을 맞이했으리라..
그들이 빼앗아간 것은 정작 땅뿐이 아니었다..
불균형적으로 앙상한 다리..
그들이 짊어져야 하는 삶의 무게가 얼마나 버거운 것인가를 말해주는 듯 하다.

그래도 함께 찰칵..

그들을 내 사진 속에 담는다..

  • ?
    홍종연 2009.09.24 21:19
    "믿을테야" 그 특유의 목소리가 귓전에 쟁쟁 울리네요..
    그리워라~~
    가슴속에 품고 있는 감성이 남달랐던 분.
    그것을 열어 기꺼이 나눠주셨던 나날들..
    그 시간안에서 함께 했던 얘기들을 다시 꺼내보는 이 순간.
    행복합니다!!
    그래서, 감사합니다...
  • ?
    윤보미 2009.09.24 21:19
    신현숙 님께서 이렇게 적어주시지 않았다면
    전혀 알 길 없었을 에피소드.
    전혀 상상할 수 없었을 오스틴 호수.

    ----글 읽는 동안 윤보미의 상태 변화 -----

    글을 읽다가 뻥! 웃음 한방 터졌습니다.

    광활한 대지, 메마른 호수를 상상합니다.

    그러다 천+뇌 모임에서 처음 보았던 양인준 님을 떠올리고
    '참 생긴 것과 다른 면이 있네' 씩 웃습니다. ㅋ

    김연아와의 결혼식, 저도 초대 부탁드립니다. ^-^
  • ?
    임석희 2009.09.24 21:19
    신현숙님이 말하시는게 아니라, 자연이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듯한 느낌이네요.
    자연과 하나 될 수 있다는 그 느낌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이 글을 읽고 다시금 생각해봅니다.
  • ?
    서지미 2009.09.24 21:19
    저도 예쁜 것이면 다 좋습니다,,
    사람도, 풍경도, 커피숍도..
    특히,
    신현숙님처럼 예쁜마음 가지신 분.
    백북스가 풍요로운 것은 이렇게 예쁜마음으로
    예쁘게 글을 쓸수 있는 분이 계시기 때문이지요.
    좀 이과적인 사실성과 정확성속에 숨을 쉬면서.
    살며시 잠들어 있는 감성을 깨워주는 글.
    "감사합니다"
  • ?
    오창석 2009.09.24 21:19
    양인준..이 자슥..^_^ 동갑인 전...
    F4가 아니여서..ㅋㅋ

    신현숙님 글 보면서 호주에서 붉은 노을을 보면서 운전하던 기억이 나네요.
    우리나라도 정말 좋지만..
    호주의 광할한..다시 느끼고 싶네요.
    서호주..다시 가야겠습니다.
    적금통장 하나 만들어야겠어요.
    서호주 탐사 준비용 적금..^_^
  • ?
    양인준 2009.09.24 21:19
    호주탐사정리모임에 안보이셔서 섭섭했는데 글로 뵙네요.ㅎㅎ
    제 이야기가 길게 쓰여있어서 놀랐어요ㅋ 영이가 재미있으라고 일부러 그러는 건데^^;;
    처음 어울리는 자리라 어색했는데, 총무님들과 우리 조원들이 다 잘 챙겨줘서 고마웠습니다. 앞으로 백북스 모임 계속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네요.
  • ?
    신현숙 2009.09.24 21:19
    드디어 우리의 주인공 인준씨가 댓글을 달았네..
    다음엔 뭘 지켜줘야 .또다시 Hero, 나의 Hero를 외치며 안아주려나..
  • ?
    김진의 2009.09.24 21:19
    가보진 않았지만 호주의 풍경이 그려집니다.. 오래전 그랜드캐년을 가기위해 끝도 보이지 않는 사막 길을 달려가며 보았던 그 하늘이 생각나 읽으면서 마음이 더 쿵당거렸습니다...
    좋은 분들과 함께한 여행 참 부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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