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조회 수 1805 추천 수 0 댓글 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독서狂' 과학자 삼총사…"책이 인생을 풍요롭게"
생명 유충민· 기초 정영호· ETRI 이정원 연구원
"독서는 직관 넓힐 수 있는 가장 좋은 방편"

◆ 성경책 일주일만에 '독파'…유충민 생명연 책임연구원







▲유충민 생명연 책임연구원
ⓒ2008 HelloDD.com
"잘못 알고 오신 거 아니예요? 책 잘 안 읽는데, 누가 또 말했지? 누구예요?"

유충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의 첫 마디에 정말 잘못 찾아온 줄 알고 걱정이 머리 속에서 맴돌았다. 그러나 잠시후. '최근 읽은 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뜸 '성경책'이라고 답했다. 연구하면서 일주일만에 정독했단다. 걱정이 사라졌다.

"퇴근 후 오후 7시부터 새벽 2시까지 성경책을 읽었어요. 주말에는 하루종일 읽었고요. 그렇게 읽으니까 다른 차원의 감동이 오던데요. 아마 교회 다니면서 성경책 다 읽은 사람이 별로 없을 걸요. 정말 색다른 경험이죠. 성경책이 일종의 역사책이라 재미있어요. 한 번 도전해보세요."

일주일에 1권 읽기도 벅차다는 여느 연구원들과는 달리 유 박사의 1년 독서 계획은 거창하다. 올해 독서 목표 권수만 100권. 그는 "목표 권수에 도달하지는 못할 것 같지만 그래도 재미있고 유익한 책들을 충실히 읽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에게 책은 '과학이 무엇이냐'라는 원초적 질문에 답을 찾아가도록 이끌어준 귀중한 보물이다. "대학 다닐 때 충격적인 일이 하나 있었어요. 과학자들한테 과학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대답을 못하는 거예요. 예술과 문학이 무엇이냐고 소설가들이나 전공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다양하게 대답을 하거든요."

그래서 물어봤다. 그에게 과학이란 무엇일까?
유 박사는 "틀릴 가능성이 있는 것이 과학"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느 사람이나 어떤 집단에 통하는 것은 과학이 아니다"라며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그게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틀릴 가능성이 많은 것이 과학"이라고 답했다.

유 박사에 따르면 과학은 직관에서 시작된다. 직관이란 그 사람이 살아왔던 많은 경험들이나 교육, 또는 책에서 들었던 모든 말들과 지식이 합쳐져 나오는 것. 그는 "소설이나 신문기사, 시 등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지식이 직관을 넓힐 수 있게 만들어 주는 하나의 방편이 된다"면서 "직관이 넓으면 멋진 가설을 만들 수 있고, 그 가설이 넓은 과학으로 연결된다"며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의 경우, 자신의 전공 분야와 관련된 책들만 읽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는 "전공과 별개인 책들을 읽어야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다"며 "책을 읽는 것 자체에서 재미를 찾고, 재미를 위해 읽는 다면 책을 손 쉽게 접할 수 있고, 연구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처음부터 그가 책을 좋아했던 것은 아니었다. 대학 1학년 시절 그는 학생운동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즈음, 혼란스러운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물론 내면의 답을 구하기 위해서만은 아니었다. 환경이 끼친 영향도 컸다.

"아버지가 책을 많이 좋아하세요. 아버지 평생에 하고 싶으신 일 중 하나가 평생 읽은 책 중 가장 좋은 책 1000권을 골라서 아들에게 물려주는 것이죠. 1년에 200권 정도 읽으시는데요. 늘 책읽는 모습을 보고 자랐기 때문에 제가 읽는 것도 자연스러워졌어요."

부전자전이다. 유 박사와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유 박사의 아들도 책을 읽을 때면 옆에 앉아서 함께 독서를 한단다. "읽으라고 한 적 없는데 독서를 하고 있더라고요. 분위기가 형성되니까 아이들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인식을 하는 것 같아요. 뭐, 독서야 습관 되면 좋은 것 아니겠어요? 허허허."

그는 책을 다른 세계와 통하는 창구로 표현했다. 유 박사는 "책 하나는 전혀 다른 세계에요. 책장을 연다는 것은 다른 세계로 들어간다는 의미거든요. 그래서 거기에 맛을 들인 사람들은 계속 책을 보게 되는거죠. 억지가 아닌 자기한테 맞는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우직한 마음가짐을 가졌으면 좋겠어요"라고 덧붙였다.

◆ 주말에는 아이들과 도서관行…정영호 기초연 책임연구원







▲정영호 기초연 책임연구원
ⓒ2008 HelloDD.com
"얘들아, 도서관 가자."

정영호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박사가 주말이면 가족들에게 하는 말이다.

기초연의 책 읽는 박사로 소문난 정 박사는 주말마다 가족들과 함께 집 근처 유성 도서관으로 나들이를 간다. 주중에 독서할 시간이 부족해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다. 잡지부터 만화책, 시집, 소설책 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섭렵한다. 연구소에서 박학다식 박사로 통한다.

"제가 책을 많이 보려고 하는 이유는, 기억력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이거든요. 비워지면 또 채워놓고, 채워지면 비워지지 않게 또 채워넣는 거죠. 껄껄껄."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의 특징은 자신이 책을 많이 읽는 사실을 부인하는 것. 정 박사 첫 반응도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이내 독서 이야기가 즐거운 듯 인터뷰 내내 흐트러짐 없이 몰입했다.

정 박사의 한달 독서량은 8∼9권 정도. 거의 주말에 2권 이상 책을 읽는 셈이다.
"주말에 도서관에서 한 권을 잡고 끝까지 읽는 편이예요. 하는 일이 연구인데 주말까지 도서관에서 연구를 할 수는 없잖아요. 주말엔 충전하는 식이죠. 책으로 푸는 셈이예요."

그가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엉뚱하다.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는 전혀 보지 않았어요. 제가 운동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책에는 관심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어느날 체육 시간에 운동하다가 팔이 부러진 거예요. 굉장히 활동적인 아이가 팔이 부러져 아무것도 못했으니 그런 상황이 답답하지 않겠어요?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책이었죠."

다소 엉뚱한 계기로 책을 접한 정 박사는 그 이후로 책을 가까이 하기 시작했다. 그는 "친 형들이 책을 굉장히 좋아한다"면서 "문학전집 300권짜리와 추리문학전집 100여권 등 당시 집에 있었던 책들을 중학교 1∼2학년때까지 거의 다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때부터 정 박사는 책을 읽는 것에 대한 재미를 알고 빠져들었다.
"책을 읽으면 포용력이 넓어지는 것 같아요. 상대방의 의견을 받아들이는데 있어서 말이죠. 지식을 습득하는 것 보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는게 책인 것 같아요." 그래서일까. 그의 포용력은 주위에서 인정할 정도다.

'아이들이 도서관에 가는 걸 싫어하진 않나요?'라는 질문에 그는 "주중엔 공부 하는 것을 봐주지 못하니까 함께 도서관에 가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아이들을 위하는 마음이 말투에서 묻어나는 대답이었다.

정 박사가 한국에 들어온 2007년 2월. 미국에서 공부를 했던 그는 그곳에서도 주말마다 시립 도서관을 다녔다. 도서관을 다니면 지식을 많이 얻을 수 있다며, 그는 유익한 정보도 공개했다.

"유성 도서관에 가보면 신간이 2주 간격으로 새로 구입돼요. 생각지도 못했던 분야의 책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한 번 가서 읽어 보세요. 많은 정보 얻을 수 있을 거예요."

◆ 책과 함께 하면 여행이 즐겁다…이정원 ETRI 연구원







▲이정원 ETRI 연구원
ⓒ2008 HelloDD.com
대덕특구 내 소문난 독서 모임 '1백권 독서클럽'. 책을 좋아하는 대덕인들은 물론 소문을 듣고 찾아온 외부인들이 함께 공존하는 독서 공동체다.

책을 많이 읽는 집단 내에서도 단연 손 꼽히는 독서가인 이정원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원. 그가 책을 읽게 된 계기는 2002년 연구원에서 만난 지금의 아내 덕분이다.
"제 아내가 책을 무척 좋아해요. 그 모습이 참 보기 좋더라고요. 책 읽는 모습이 이뻐 보였죠. 그래서 함께 읽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함께 만나면서 책을 읽었던 보기 좋았던 커플. 이 연구원은 아내의 책 읽는 모습을 부러워 했고, 아내는 그의 감성적인 면을 좋아했다. 서로에게 향한 부러움이 둘의 발전에 힘이 된 것이다.
그는 "더 잘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서로 발전에 디딤돌이 되는 그런 역할을 하면서 지금도 살고 있다"고 전했다.

아내를 따라 책을 읽었던 그는 처음엔 자신에게 쓰일 수 있는 정보만을 습득하기 위해서 책을 읽었다. 그런 그에게 전환점이 됐던 것은 바로 백북스 클럽이었다. 그는 "원래 소설과 시 종류는 읽지 않았었다"면서 "백북스를 만나고서 종교나 사회, 인간 진화론 등에 대한 모든 것들에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때부터 그가 느꼈던 것은 '책에 모든 것이 다 있다. 내가 모르는 것이 많고, 내가 모르는 책이 많구나'라는 것. 시간이 유한한데 비해 책은 무한한 것 같아 안타깝다는 이 연구원은 "인생을 살면서 가장 아까워해야 할 것은 시간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남들이 한평생 걸쳐 책 한권 쓴 것을 우리는 하루 동안 읽을 수 있으니 시간을 절약하는데 책이 가장 탁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여행을 좋아한다. 얼마 전, 그는 출장 겸 갔던 스페인 여행을 준비하기 위해 관련 분야의 책 20권을 읽고 여행을 갔다. 미술·건축·역사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섭렵한 후에 하는 여행은 그의 말로 '맛이 다르다'.

"책을 잘 고르기만 한다면, 정보는 물론이고 인생이 바뀌는데 가장 많은 것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 책입니다. 여행 좋아하시는 분들 많죠. 그냥 여행이 아닌 책 읽은 후의 여행은 여행을 체계적으로, 자신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수 있어요."

그가 여행 하기 전 책을 고르는 법은 남들과 다르다. 다양하게 고르되 테마를 정해 여행 계획을 세운다. "예를 든다면, 일본에 답사를 하러 갔었거든요. 그때엔 유명한 절들과 정원들만 보고 다녔어요. 일종의 절과 정원 테마여행이었죠."

그렇게 테마를 정해 여행을 하면 공부를 안할 수 없었다. 지식이 동반된 여행은 더 깊은 지식을 선물하며 뜻깊은 여행의 맛을 알게 한다. 그는 "파리에는 루브르 박물관 말고도 다른 박물관들이 많다"면서 "박물관을 테마로 잡고 공부를 하고 가면 곳곳에 발견되지 않은 이색 박물관들이 많아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의 독서 문화에 대해서 그는 "과학자들이 일종의 매니아들과 비슷해서 전공 분야가 좁다"며 "낯선 것을 피하는 것 보다 다양한 책을 통해 다채로운 지식을 습득한다면 폭 넓은 연구 영역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원은 "책을 읽을 수 있는 문화적인 토양이 있어야 잘 전파가 된다"면서 "사회전반적으로 퍼져나갈 수 있도록 독서 모임과 같은 활동이 활성화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덕넷 임은희 기자> redant645@hellodd.com
2008년 10월 30일
  • ?
    김영이 2008.10.31 19:23
    오호호~~ 이정원 총무님~~완전 공부꾼~~~!! 자랑스러워요~
    박사님 책내시고, 대령님 장군 되시고, 이정원님 기사나고~ 경사만 있네요~
  • ?
    류우정 2008.10.31 19:23
    이정원 총무님~.공부꾼이죠!
    책이면 책, 음악이면 음악, 여행이면 여행, 마이티면 마이티!
    (한 가지 더 과학적 사고로 하는 마피아 게임까지!! ^^)
    이정원 회원의 즐기는 모습은 잠깐만 이야기 나눠도 알 수 있죠.
    이야기가 많다는 것은 매력적인 사람이라는 거!
  • ?
    윤진희 2008.10.31 19:23
    어머나, 이게 왠일~~ 진심으로 멋지십니다.^^
    사실..이정원 총무님덕에 인생의 새로운 지표가 세워졌습니다..
    ...이 기사를 통해 북스의 완전한 기둥임을 이해하고!!
    유부이심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는..ㅋ
  • ?
    오영택 2008.10.31 19:23
    역시 백북스의 지성 이정원 총무로군요
    백북스의 보물이지요^^
    이정원총무 화이팅~~!!
  • ?
    윤보미 2008.10.31 19:23
    기사 나오신 분 중에 제일 잘생겼다! ! ^-^ ㅋ
  • ?
    임석희 2008.10.31 19:23
    역쉬이~~~ 멋쟁이, 백북스 화이링!!
    이정원 총무, 축하해용!!!
  • ?
    김경희 2008.10.31 19:23
    아- 사진이 실물을 못따라오네- ^^
  • ?
    이혜영 2008.10.31 19:23
    "인생을 살면서 가장 아까워해야 할 것은 시간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정말 멋진 말이네요..^^
  • ?
    정영옥 2008.10.31 19:23
    사진이 실물을 못따라오네 -> 동감입니다. ㅎㅎ
    많은 모임과 이야기를 함께한 것 같은데..
    아직도 배울게 많고 배우고 싶은것도 많은...친구입니다.
    이렇게 기사로 얼굴보니 더욱 반갑네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84 공지 [기사]엔트로피는 증가한다...곽영직교수님 1 서지미 2009.02.10 1797
983 공지 [기사]알쏭달쏭 무한의 세계:0.999...는 1인가? 4 서지미 2009.01.16 1916
982 공지 [기사]아킬레스와 거북이..수학관련 1 서지미 2009.02.17 2109
981 공지 [기사]수학으로 상상하기:4차원 세계의 모습 2 서지미 2009.01.16 1816
980 공지 [기사]소수가 뭐길래?...수학관련 4 서지미 2009.02.10 2210
979 공지 [기사]별의 탄생...천문학관련 4 서지미 2009.02.11 1917
978 [기사]별들의 도시,은하 서지미 2009.05.06 2048
977 공지 [기사]변화의 원동력,변이...생물학관련 1 서지미 2009.03.06 1730
976 공지 [기사]번호이동성과 노마디즘 1 문경수 2004.07.22 1936
975 공지 [기사]물리학의 표준모형..이종필박사 1 서지미 2009.02.17 2064
974 공지 [기사]독서클럽이 뇌과학과 정신의학의 만남 주선한다 1 선완규 2009.01.29 2310
973 공지 [기사]뇌의 신비와 미래 7 서지미 2009.01.05 1727
972 [기사]개구리의 울음,개골개골 서지미 2009.05.06 2475
971 공지 [기사]‘세상의 끝’ 남극을 가다-17박 18일..세종기지탐사 서지미 2009.01.28 1752
970 공지 [기사]<영국 뉴로 사이언스 행사>관련 팀 블리스교수 인터뷰 서지미 2008.11.28 1683
969 공지 [기사]'철학과 과학은 동반 관계다' 장회익 서울대교수 서지미 2008.12.10 1575
968 공지 [기사]'물질과 의식의 양면성' 강연, 장회익 서울대교수 서지미 2008.12.10 1509
» 공지 [기사]'독서왕' 과학자 삼총사...이정원총무 9 서지미 2008.10.31 1805
966 공지 [기사]"필기 꼭 하고, 의문을 많이 가져라"...창의성관련 3 서지미 2009.01.23 1688
965 공지 [기사]"커다란 밑그림을 그릴 줄 알아야”...창의성관련 3 서지미 2009.01.28 194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62 163 164 165 166 167 168 169 170 171 ... 216 Next
/ 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