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공지
2008.02.22 04:59

타인에게 말걸기

조회 수 1506 추천 수 0 댓글 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오늘 거리를 걷는데, 나는 어느새 봄바람이 났다.
 언제 이렇게 날이 풀렸는지, 따스한 햇살과 살랑살랑 바람에 어느새 기분은 붕붕붕~ 들떴다. ^-^

봄소풍이라도 가야 할 것 같은 기분.

그럼 가야지, 봄소풍. ^-^

 

 아침부터 읽기 시작한 책인 <과학의 새로운 언어, 정보>를 초록색 가방 안에 넣고 집을 나섰다.

이런 봄날씨에 소풍이라 함은 웬지 초록 잔디밭 위에서 샌드위치를 베어물면 "딱!"일것만 같아  빵집에 들려 샌드위치 하나 골라 사들고 111번 버스에 몸을 실은 채 충대로 고고씽.

 

원래는 충대 잔디밭의 벤치에 앉아서

분위기있게 독서도 하고 샌드위치도 한입 베어물까 하는 마음에 갔었는데,

 도착하자 마자 마음이 바뀌었다.

 

 왜냐하면...

 잔디밭까지는 정문에서 너무 멀다. +_+

 

궁동의 번화한 골목으로 향했다.

이어폰을 통해 흘러나오는 뉴에이지 음악과 함께 가볍게 발걸음을 옮기다가

눈에 들어온 커피숍.

 

 대충 이런 글이 앞에 써 있었다.

 <맛을 위해 이런 저런 어쩌구가 들어간 커피는 드시지 마세요.>

 (기억이 잘 안난다.)

 

 암튼 "핸드드립"을 전문적으로 하는 커피숍임을 강조한 곳.

 어제 오픈해서, 행사로 아메리카노를 천원에 판다고 한다.

 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키고 창가의 자리에 앉아서 책을 읽었다.

 

 책을 읽다가 눈도 쉴 겸 커피숍을 찬찬히 둘러보던 중에

궁금함이 생겨 카운터에 가서 물어본다.

 

"여기서 원두를 갈아요? "

"원두는 뭘로 갈아요?"

"아. 볶는것도 여기서 해요?"

"구경하고 싶어서요. ^-^"

 

 참 염치가 없는 나는 낯선 바리스타에게 이것 저것 물어보았고

 바리스타 언니는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다.

 

 궁금증이 풀린 후 다시 자리에 앉아 책을 읽다가...

 마침 가방 속에 있던 샌드위치가 생각났다.

 그런데 혼자 다 먹기엔 내가 군것질을 이미 한 터라,

 샌드위치를 들고 카운터로 갔다.

 

 "실례가 아니면... 제가 이걸 사갖고 왔는데,

  나눠먹지 않으실래요?"

 

 거기에서 일하는 바리스타언니와 또 서빙하는 언니(실은 나보다 어리지만) 들과 샌드위치를 나눠먹고.

 바리스타 언니는 나에게 3천원짜리 핸드드립 커피를 주셨다.

 

 아싸뵹.

 

 이틀전에 볶았다는 콜롬비아는 참 맛이... 깔끔했다.

 앞으로 이 곳에 자주 올 것 같다.

 

 

여러 성향의 사람들 중 누군가는 타인에게 말걸기를 어려워한다.

나는 어쩌다 이렇게 생겨먹게 되었는지는 몰라도,

타인에게 말걸기를 별로 어려워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이렇게 타인에게 말을 걸다보면

 공짜 커피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일도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그러나? ^-^

 

 타인에게 말걸기는 참 재미있다.

 예상치 못한 소소한 행복이 뒤따라온다.

 

(단. 사람 봐가면서 말걸기. ^-^)


  • ?
    송나리 2008.02.22 04:59
    ㅎㅎㅎ 오늘 이런 일이 있었구만..
    날씨가 좋다더니
    소풍나왔네

    왠지 덕분에 나도 소풍나온 기분~
  • ?
    이정원 2008.02.22 04:59
    타인에게 말걸기, 손해볼 것 없는 즐거운 일입니다. ^^
  • ?
    이주연 2008.02.22 04:59
    글에서 보미씨의 느낌이 풍겨요. 참 기분좋은 느낌이에요^-^ 봄과 잘 어울리는듯.
    지난번 모임갔을땐 얘기를 나눠보지 못했지만,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꼭 얘기를 나눠보고 싶네요.^-^ 오늘 정말 날씨가 따뜻하네요.
  • ?
    윤보미 2008.02.22 04:59
    저한테 꼭 말걸어주세요. ^-^

    나 요즘 사는게 왜 이리 재밌죠. 아. 백북스. 너무 빠져들어. +_+ 무서워.. +_+
  • ?
    최선애 2008.02.22 04:59
    커피한잔과 독서~ 그리고 소소한 대화 ^___^ 즐거운 날이었네요~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064 공지 탄 생 2 전재영 2008.04.08 1223
» 공지 타인에게 말걸기 5 윤보미 2008.02.22 1506
4062 공지 타이밍 법칙 4 박문호 2007.06.19 1804
4061 타는 목마름으로 한정규 2010.11.14 1862
4060 공지 클림트 전이 열립니다.(2/2일부터, 서울 예술의 전당) 이혜영 2009.02.04 1684
4059 공지 클럽소개?? 구용본 2002.12.06 2997
4058 공지 클럽 홈페이지 개편을 축하드립니다. 서윤경 2007.04.03 1599
4057 크리스토퍼 코흐의 <의식> 책이 번역되어 나와 있군여~ 3 미선 2014.09.06 1949
4056 공지 크기의 상대성 이선영 2003.05.21 2337
4055 큐리오시티 + 우주생물학자 2 문경수 2012.08.07 1565
4054 퀴즈 프로그램 이중훈 2009.04.24 1772
4053 퀴즈 (깊이 심심한 분만) 23 육형빈 2012.04.26 2799
4052 공지 코스모스 강신철 2005.02.28 2231
4051 공지 코끼리와 벼룩 - 찰스 핸디 2 오중탁 2003.07.07 2422
4050 켈러, 하딩과 해러웨이의 시선으로 과학기술과 젠더 들여다보기, 강좌 안내입니다 양승원 2010.03.26 1830
4049 공지 컬러화보가 있는 최신과학이야기책들... 1 임성혁 2007.09.10 1476
4048 공지 캠브리아기 동물 animation 2 엄준호 2007.08.23 2399
4047 공지 칼세이건의 "contact" 2 박문호 2005.01.26 2330
4046 가입인사 칼세이건 코스모스를 구입한지 3년쯤 1 양떼구름 2015.07.06 1546
4045 공지 칸토르의 농담 3 이기두 2009.03.29 240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216 Next
/ 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