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공지
2007.04.10 01:55

벚꽃과 약속

조회 수 1679 추천 수 0 댓글 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긴급사항이라고 팀장 지시를 받아 주말에 잠 안자며 일했더니만, 출근하니 일정이 연기된 것도 몰랐다는 이유로 깨졌습니다. 저야 억울한 심정이지만 어디 억울한 일이 한두 번이고 한두 사람인가요.


월요일 아니랄까봐 사무실에선 사방에서 전투가 벌어졌습니다. 저도 가세해서 욕하고 싸웁니다만, 심장이 반쪽이 되서 무서워하는 건 똑같아요. 후후...





점심시간에 잠깐 외출했습니다. 연구단지 곳곳마다 벚꽃이 가득해서 세상이 환할 정도입니다. 전투를 치룬 병사의 심정으로 벚꽃을 바라보면서, 내 시간을 다시 짜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정된 시간, 끝이 없을 것 같은 일들... 그것을 계속 따라가다가는 제 자신이 닳아 없어져버릴 것 같아서요. 일이란 게 미친 듯이 해댄다고 해서 줄어들지 않는 법인데 말이죠.





결심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책 읽는 시간을 반드시 확보한다.


청소를 하느라, 애들을 돌보느라, 회사일을 하느라 시간이 없어서...? 야, 누군 회사 안다니고 애 안키우냐? 대충 무시하자!





2. 이유를 따지지 말자. 회의하지 말자.


왜 책을 읽어야 하나? 이거 한다고 뭐 바뀔까? 똑똑한 사람도 많은데 난 어느 세월에... 머리가 딸려서... 이따위 생각은 "전부 삭제"! 무식하게 그냥 읽고 써!





3. 최대한 집중한다.


책 읽는 시간을 벌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최대한 집중해서 소요시간을 줄여야 한다. 그리고 최고의 책만을 골라 읽는다.





4.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지치지 않는 체력을 만든다.


웃으실지 모르지만... 그 비법으로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보약입니다. 하하.. 분명 웃으셨군요. 하지만 전 심각합니다.





얼마나 잘 안되면 여기에다 대고 약속을 할까 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문경수씨를 보면서 대단한 용기를 가진 사람만이 약속을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전 감히 입밖에 못내는 일이었으니까요.





무식하게, 저도 약속합니다.


"매달 2권씩 리뷰를 올린다"





'어허.. 그게 가능할까? 쉽지 않을 텐데.. 단숨에 읽어버리는 책도 아니고... 못하면 어쩔거냐? 창피하게... 계속 어길걸, 아마?'


에잇, 사악한 생각! 이유를 따지지 말고 회의하지 말라고 했겠다!





‘겨우 2권씩 올릴 거면서 그렇게 굉장하게 운을 떼냐?‘


좀 부끄럽지만 제게는 결심해야 가능할 것 같습니다.





전투 속에서도, 꾸벅꾸벅 졸면서 이런 글을 쓰게 된 건 순전히 벚꽃 때문입니다. 정신이 맑아지면 당장에 후회할지 모르지만, 그건 두 번째 결심에 위배되는 것이니 지킬 수밖에요. ㅎㅎ..


제가 얼마나 버텨낼지 지켜봐주세요. 지켜보시는 분들이 이 약속을 다 잊어버릴 때까지 지켜 나가겠습니다.

  • ?
    문경수 2007.04.10 01:55
    저는 1번과 4번때문에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확실한건 2번과 3번은 분명 효과를 봤습니다. 어려운 단어들이 즐비하지만 무조건 읽었고, 다른 달보다 회사업무를 집중해서 빨리 끝내는 효과를 봤습니다. 더불어 생각한 것 보다 체력이 많이 소진됐음을 알아 챘습니다. 요즘 아침에 달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 ?
    정영옥 2007.04.10 01:55
    경수씨와의 대화중 독서클럽의 활동과 독서를 위해서 회사일을 집중해서 끝내는 노하우를 익혔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요즘 불안전한 미래?!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을 생각하며 마음이 공중을 둥둥 떠다니는 시기인것 같습니다. 이럴수록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냉철해져야하는데..! 저도 벚꽃을 보면서 흐린정신을 맑아지게 해야겠어요~ ㅎ
  • ?
    조동환 2007.04.10 01:55
    대단한 결심을 하셨군요. 그 결심이 계속 지켜지길 바라면서 멀리서나마 응원하겠습니다.
  • ?
    이재우 2007.04.10 01:55
    매달 리뷰 2권 저도 동참하겠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444 백북스 뇌-인지과학 심포지움 기사 링크 - 대덕넷 송윤호 2010.03.30 1955
3443 뇌-인지과학 심포지움을 다녀와서 - 1 조장희 박사님의 강연 1 지석연 2010.03.29 2030
3442 천문우주 + 뇌과학 계속 하나요? 1 정혜연 2010.03.28 1647
3441 4월, <카메라로 펼친 천 개의 눈, 천 개의 이미지> 안내 임민수 2010.03.28 1898
3440 3워27일 뇌, 인지과학 심포지움, 이정모 발표 ppt 파일 자료 10 file 이정모 2010.03.28 2358
3439 [기사] '아시안 게놈 로드' 프로젝트-조선일보 전재영 2010.03.27 1822
3438 [현장스케치] 박문호 박사의 '특별한 뇌과학 강연' 네번째시간 - 비고츠키 4 윤보미 2010.03.26 2514
3437 켈러, 하딩과 해러웨이의 시선으로 과학기술과 젠더 들여다보기, 강좌 안내입니다 양승원 2010.03.26 1830
3436 [참여연대]아카데미 4월 개강강좌에 초대합니다. 느티나무지기 2010.03.26 1741
3435 백북스를 알게 되어 행복합니다^^ 허향선 2010.03.26 1667
3434 [가입인사]반갑습니다~ 1 문지현 2010.03.26 1664
3433 당대의 스승을 찾아가는 '청년 교사 및 활동가 백일학교'에 모십니다. file 백일학교 2010.03.26 1766
3432 전국의 100북스회원님들은 서강대로 1 박용태 2010.03.26 1986
3431 [공지]제2회 백북스 뇌인지과학 심포지움 안내사항 홍경화 2010.03.26 1853
3430 지구를 위한 시간 - 27일 저녁 8시 30분 부터 9시 30분 1 김완태 2010.03.25 1723
3429 [공지]박문호 박사의 <제2회 137억년 우주의 진화>강의 등록 안내 홍경화 2010.03.25 1884
3428 시민문화강좌 안내 file 황인칠 2010.03.25 1771
3427 [기사] 동아일보 기사, 백북스의 '독서 빅뱅' 8 이정원 2010.03.24 2003
3426 파브르 평전 이중훈 2010.03.24 1774
3425 우리나라 과학계에 매우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는 듯합니다. 4 이병찬 2010.03.23 197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 216 Next
/ 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