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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08 05:32

5월의 산행

조회 수 1985 추천 수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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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회원들분보다 조금 늦게 후기를 올립니다.

앞에서 후기들을 너무 잘 써주셔서 저는 약간은 개인적인 느낌 위주로 쓰겠습니다.


올들어 독서클럽에서만 세번째 산행입니다.

처음 장군봉 코스를 따라서 올라갈때는 전날 무리한 탓도 있고 밥도 못먹고 올라가서 '후~아, 후~아' 힘들어서 가다 쉬다 가다 쉬다를 반복하고 가장 늦게 관음봉에 올랐습니다. 내려오는 길에는 배가 고파서 벤치 아래 있던 과자를 주어 먹고 싶을 정도였지요. 그리곤 다음날 온몸이 쑤셔서 계단 오르기가 참 힘들었습니다.

지난 달, 두번째 산행에서는 그나마 나았습니다. 첫번째 산행때 박문호 박사님께서 너무 빠르셔서 이번엔 좀 따라가보자 했는데, 결국 장군봉 반도 못올라가서 박사님은 저 멀리 사라지셨습니다. 그래도 두번째는 첫번째 산행때 절실히도 깨달았던 '밥을 꼭 먹고 오르자!'라는 경험을 떠올려 배고픈 건 좀 덜했습니다. 그렇게 두번째도 무사히 마쳤었습니다.


이번 세번째 산행. 이번 산행은 아침에서야 잠이 들어 오후 1시에서야 일어나서 부랴부랴 박정자 삼거리에 도착. 가는길에 '아.. 오늘은 B코스를 타야겠다.'라고 생각을 하고 갔는데, 도착해서 보니 거의 다 A코스로 가는 분위기라서 가는길에 잠깐 했던 생각들을 바로 접고 병사골 입구로 몸을 움직였습니다. 날씨가 습해서 그런지 땀이 주르륵 주르륵 비오듯이 쏟아졌습니다. 그래도 첨 가졌던 생각을 떠올리며 쉬지 않고 계속 올랐습니다. 페이스 조절을 잘 해서 올라가서 그런지 주저앉을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얼마 안가서 박문호 박사님이 보이셨고 또 얼마 안가서 문경수회원님이 앞에 보였습니다. 갑자기 문경수회원님께서 달리듯이 멀어져갔고 저도 나름데로 페이스조절을 해가며 부지런히 따라갔습니다. 저 산위에 보였다 말았다를 반복하다가 어느 덧 아주 안보이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제 페이스 조절하면서 남매탑까지 오르니 문경수회원님께서 약수물을 드시고 올라오시며 다시 인사를 나눴습니다. 제게 물한잔 하라고 말씀하시길래 시원한 약수물을 먹고 올라오니 이미 저 멀리 올라가고 계셨습니다. '앗!' 하며 바로 따라 올라갔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거리를 좁혀가며 어느 덧 삼불봉에서 같이 1분간 쉬었다가 바로 출발했습니다. 앞에 B코스 회원분들이 있으실 것 같아서 부지런히 갔더니 얼마 안 가서 B코스 출발한 회원분들이 보였고 잠시 얘기를 나누며 가다보니 문경수회원님은 벌써 출발 하셨더라고요. 저도 뒤질세라 부지런히 따라 갔습니다. 관음봉 마지막 한 계단까지 바로 따라가서 결국엔 거의 쉬지 않고 관음봉을 평소때보다 훨씬 빠르게 올라갔습니다.


2시간 15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처음 목표는 그저 쉬지 않고 가는게 목표라서, 땀이 비오듯이 쏟아져도 꾹꾹 참고 올랐는데 가다보니 절로 신이 나서 힘든 것도 모르며 바람처럼 산봉우리를 넘어다녔습니다. 


산은 오를때마다 제게 많을 것을 느끼게 해줍니다.

우선은 산은 자신이 발을 디딘만큼 보여줍니다. 산은 늘 그자리에 있습니다. 남매탑까지 올라가면 남매탑까지의 풍경을 보여주고 관음봉까지 올라가면 관음봉까지의 풍경을 보여줍니다. 산은 책을 읽는 것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산을 오르기 전에 박문호 박사님께서 산길을 알려주시고 이끌어 주시듯이 방향을 잡아주시고 책 역시 좋은 양서를 알려주시고 조언을 해주시며 방향을 잡아주십니다. 그렇게 산을 타기 시작하면 개인 차에 따라서 조금씩 거리가 멀어지곤 하지만 일찍 도착하던 늦게 도착하던 약속한 장소에서 모입니다. 그리고 가다보면 '아.. 그만 내려가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다가도 같은 일행을 만나서 힘을 얻고 또 다시 오르고 그렇게 서로 힘이 되어 산을 오릅니다. 책을 읽을때나 공부를 할 때도 저는 산을 오르는 것과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책장을 넘긴만큼 책은 제가 무언가를 전해주고 그만큼 제게 느끼게 해줍니다. 참 단순한 얘기같지만 저는 무척이나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산은 늘 그자리에 있습니다. 책도 늘 책꽂이에 놓여 있습니다. 오르고 읽는 것은 우리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산이 천년만년 늘 그자리에 있겠지만 사람은 그렇지 않습니다.

개인차에 따라 산을 오르는 시간이 다르지만 해가 지기 전에는 산행을 마쳐야 합니다.

좀 더 부지런해야 겠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산에서 한번 쉬게되면 앞 사람을 따라잡는데 엄청난 힘이 들어갑니다. 책도 꾸준히 읽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약간은 비유가 어색했는지 모르겠지만 서로가 서로의 힘이 되어 발전하는 우리 독서클럽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모임 나올때마다 삶에의 의욕이 더해만 갑니다.

그리고 산행을 갔다오면 온몸이 맑아지는 느낌이 듭니다.


황사가 흩날려도 비가 와도 눈이 와도, 이렇게 날씨가 결정하는게 아니라 오르는 것은 자신이 결정하고 자신이 가는 것이라고.. 저는 이 말들이 참 가슴에 와 닿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산행을 계속 갈 생각입니다. 이렇게 좋은 기회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음 산행에는 카메라를 들고 조금 여유있게 사진도 찍어가며 올라봐야 겠습니다.


아직도 개인적 방황이 있어 가끔은 힘이 들지만 이렇게 산을 다녀오면 방전 되어가던 의욕의 베터리가 충전이 되어 다시금 힘을 내어 봅니다.


마지막으로 좋은 생각 떠올리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산은 일단 오르고 보자, 책도 일단 사고 보자.'


내일 토론회에서 뵙겠습니다. :)
  • ?
    이재우 2007.05.08 05:32
    문경목회원님 말대로 산도 책도 디딘만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저는 어제 드디어 평소 사고 싶었던 모든 책들을 다~ 샀습니다.^^ 제대로 소화해내야 될 건데 벌써부터 걱정이 앞섭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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