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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4월에 출간되었기에), 종의 기원을 제대로 읽자고 920페이지에 달하는 책이 나왔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이번 주에 박성관님이 하신 출간기념특강에 다녀왔는데요, 느끼는 바가 많아서 전파를 할 겸 글을 올립니다. 혹은 모임에서 같이 읽어도 좋을 것 같고요. 물론 900페이지 좀 격합니다만.

부족하지만, 제가 쓴  강연 후기를 올리고요(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책 소개 글도 올려봅니다. (저...모종의 관계는 없습니다.)

((제가 감히 쓴 강연 후기))

홍대입구 근처 그린비 출판사에서 진행된 자그마한 강연회

현장을 보고하자면, 둥근 테이블과 다른 한쪽으로는 책걸상. 한쪽은 회의하는 곳이고 다른 한쪽은 공부하는 곳 같았다는...


본론은, 새로운 과학을 하자는 것. 과학이라는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 하는가. 정규적인 교육과정을 거친 그리고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들은, 과학은 지속적인 의문을 품는게 기본이라는 사실을 초중고 때 배운다. 그러나, 대학을 거치고 나면 과학은 배워야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게 문제이다. 지식으로서 축적이다. 그래서 과학이 중세시대의 신학처럼 변해 버렸다. 전문가가 한 소리 찍하면 찍싸는. 신부가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말하면 찍했던 중세처럼. 그러면서 저자는 이러한 과학의 진정한 의미를 알기 위해서 과학의 고전을 왜곡한 해설서를 읽을 것이 아니라 원전을 통해 제대로 읽어야만 한다고 말한다. (저자의 책 또한 해설서라고 나는 생각되지만) 물론 중간중간 의문이 들기는 했다. 여기서 말하는 과학이 물리학부터 생물학까지 모두를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종의 기원이 타이틀이니까 생물학에 국한된 것인지. 다윈이 상대했던 당대의 과학자들은 고생물학자나, 화석을 연구하는 지질학자이기 때문에 물리학이나 화학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 지가 궁금했다.


과학에 대한 정의는 초입으로만 하기로 하고, 다윈에 대해서 아니 다윈이 주장한 개념인 '자연선택'이 얼마나 근대과학을 거치면서 잘못 이해가 되어왔고 오용 혹은 남용(약이랑 다를바가 없다는 생각이 한편으로 들면서)되었는지를 재밌는? 일화로 저자는 말해주었다. 요새 '경쟁에 반대한다'라는 책을 읽고 있던 탓일까 저자와 교감이 조금 되었다. 한마디로 말하면 '적자생존' '생존경쟁' '자연도태' 다 뻥이다. 좀 허무한가 아니면 충격적인가.


혁명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소중하게 배웠다. 원체 필기를 안하는 성격인지라 저자와 눈을 맞추고(강연자들은 대개 눈싸움하는 걸 싫어하시던데, 이 습관은 좀 버려야겠다.) 듣지만, 그 와중에 잠시 직접 펜을 손가락으로 잡고 정리했다. 성공한 혁명이란, 한 시대에 사는 사람의 세상에 대한 상식이 이전 세상에서 통용되던 상식에 대해 지루함을 느낄 정도의 바뀜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렇게 저자가 말은 하지 않았지만, 나름의 해석문이다. 다윈이 6판까지 고쳐쓴 종의 기원은 성공한 혁명이기 때문에 읽고자 도전한다면, 졸음과 싸워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요지이다.


종의 기원은 당시 생명의 기원에 대한 가장 성공적인 이론인 창조론을 주장한 과학자들과의 대결에서 나온 산물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기독교의 창조론자들과 과학의 진화론자들이 대결하는 것으로 알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저자의 말이다. 문헌상으로 사실이니까 이건 정말 사실이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읽어봐야겠지만...) 그래서 앞서 말한 '적자생존''생존경쟁''자연도태'와 같은 말은 부르주아들이 혁명적인 '자연선택'이 맘에 안 들어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해를 못한 범인들이어서...) 자기들 입맛대로 개념을 유용한 것이다. 그래서 앞서 질문한 것에 충격이 좀 와야 이 시대를 사는 사람로서는 정상이라고 판정을 받을 수 있지 않은가 생각이 든다. 워낙 잘못된 개념의 세계에 빠져 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종의 기원에서 생명에 대해 설명하는 방식에서 의문이 생겼다. 일반적으로 생물, 생명에 대한 담론에서는 이들의 작동은 (1)물리적 조건 (2)습성, 의지로서 된다고 생각을 해왔다. 근대에 와서 습성이나 의지는 아니라고 판명이 났고, 지금 우리가 자연과학이라고 해서 매달리는 부분이 물리적 조건이다. 그런데 저자의 말에 의하면, 다윈은 이 두가지 모두가 아니라고 책에 썼다고 한다.(확인을 꼭 해보리라. 무슨 근거인지.) 이 점이 다윈에 대한 관심을 가장 고취시켜준 것 같다. 두 가지를 다 부정했다라. 과연 무엇일까.


졸리더라도 종의 기원 소화해보겠다는 밑도 끝도 없는 욕심을 부려본다.


p.s. 현재 한국어 번역서는 그리 좋지 못하다고 한다. 차선을 택한다면, 한 장을 읽고 이해가 되면 괜찮다고 한다. (영문으로 읽으면 더 졸릴지도...)

((책소개))



책소개







  • 『종의 기원: 생명의 다양성과 인간 소멸의 자연학』은 근대적인 생명관과 인간중심주의를 해체하는 불온성을 현재에 다시 재구성한다. 당대의 창조론을 비판함과 동시에 창조적 섭리와 목적론에 얽매여 있던 당대의 박물학까지도 비판하며 등장한 다윈의 진화론은, 인간중심주의가 과학의 이름을 정당화되고 있는 현재에도 여전히 불온하게 읽힐 수 있다. 이 책은 <종의 기원>을 꼼꼼히 따라가면서 그 내용뿐만 아니라 다윈을 둘러싼 당대와 현재의 쟁점들까지도 쉽게 풀어내어 불온한 현재적 고전으로 되살린다.




저자소개



  • 저자 박성관
    1967년 충남 예산 출생이며 서울대학교 종교학과를 졸업했다. 찰스 다윈과는 10여 년 전 <연구공간 수유+너머>에서 공부하던 중 처음 만나 지금껏 사귀고 있다. 청소년들을 위해 『종의 기원 : 쥐와 소나무와 돌의 혈통에 관한 이야기』를 지었다. 그리고 ‘『종의 기원』을 읽는다’, ‘다윈과의 산책’, ‘생명, 생물학, 여성’, ‘굴드 대 도킨스’ 등의 강의와 세미나를 열었다. 요즘은 갈릴레이에 빠져 들고 있는데, 상을 보아하니 당분간은 수학과 물리의 세계에서 노닐 것 같다. 옮긴 책으로는 『굿바이, 다윈?』, 『지식의 단련법』, 『피가 되고 살이 되는 500권, 피도 살도 안 되는 100권』, 『시간과 공간의 문화사』, 『표상 공간의 근대』 등이 있다.




목차



  • 프롤로그 _ “『종의 기원』을 읽자!”

    0장 _ ‘신비 중의 신비’를 풀었다
    간주곡 _ 『종의 기원』 직전의 세계

    1장 _ 감금, 변이, 기형, 선(善)
    습성의 작용 | 상관 변이 | 비둘기 마니아 다윈 | 예로부터 행해진 선택의 원리 | 방법적 선택과 무의식적 선택

    2장 _ 차이와 변이들로 들끓는 도가니
    개체적 차이 | 라마르크와 퀴비에 | 다윈의 라마르크 비판 | 퀴비에 | 창조론, 퀴비에, 라마르크 | 파리 아카데미 논쟁 | 의심스러운 종 | 다윈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 보편적인 종이 가장 많이 변이한다 | 큰 속의 종이 작은 속의 종보다 많이 변이한다

    3장 _ 식구는 나의 적!
    식구가 나의 적이다 | 맬서스 이전에 페일리를 읽다 | 광의의 생존투쟁 | 부모와 다를수록 유리하다 | 자연계 모든 동식물의 복잡한 관계

    4장 _ 인식의 나무 = 생명의 나무
    당연해 보이는 이야기 | 두 가지 과제와 한 가지 난점 | ‘자연선택’의 깊이와 풍요로움 | 상식을 거부했던 적자생존론 | 다윈의 언어 | 새로운 자연의 이미지 | 성선택 | 자연선택 작용의 상상적인 예 | 다윈의 급소 | 교배와 혼교 | 가시밭길을 자처한 다윈 | 식물계에서 보편적으로 행해지는 교배 | 동물계에서 보편적으로 행해지는 교배 | 교잡 : 지극히 어렵고도 중요한 문제 | 대륙이냐 섬이냐? | 멸종이 중요한 결정적인 이유 | 형질 분기 | 생명의 나무, 진화의 나무 | 생명의 나무, 거대한 동물 | 신들의 세상 | 과정과 패턴의 과학 | 동시에 발견된 상이한 역사 | 다윈의 이상한 가족 | 보론 : 다다익선(多多益善)의 사상 - 맬서스 비틀기

    5장 _ 과학, 변화의 패턴을 읽는 것
    ‘본성 대 양육’ 논쟁의 불모성 | 당대의 통념 ‘혼합유전설’ | 변이와 유전 그리고 자연선택 | 변이는 왜 발생하는가? | 원인과 불확정성 | 동일한 사실과 상반된 결론 | 용불용 혹은 획득형질의 유전 | 어떤 형질이 더 잘 변할까?

    6장 _ 사실 진화론의 약점은 ……
    다윈의 메모술 | 다윈 진화론의 난점들 | 날개는 처음에 어떻게 생겨났을까? | 박쥐는 어떻게 날게 되었을까? | 변신 이야기 | 곰이 고래가 되었다고? | 절반의 눈이라고? 그런 걸 뭐에 써? | 이거 설계한 놈이 대체 누구야? | 다윈의 방법 : 이행 | 하찮아 보이는 기관들 | 공리주의를 비판하는 다윈 | 월리스와 다윈의 대결 | 인간중심주의의 거처 | 세상은 왜 아름다운가?

    7장 _ 세상에나, 본능이 진화한다고?
    본능을 별도로 다루다 | 자연신학, 라마르크, 다윈 | 다윈이 문제를 설정한 방식 | “라마르크, 꼼짝마랏!” | 다시 인위선택에 기대는 다윈 | 가축의 본능, 그 기원과 상실 | 아주 특별한 네 가지 사례 | 자연신학의 취약점 | 뻐꾸기의 본능 | 노예를 만드는 본능 | 누가 주인이고 누가 노예인가? | 걸식과 자선, 근면-자조-협동 | 개체가 아니라 무리이며, 사랑이 아니라 연대다 | 꿀벌이 벌집을 짓는 본능 | 다윈의 무서운 생각 | 일생일대의 난제 | 해결의 열쇠 | 차이의 심오함

    8장 _ 불륜은 힘이 세다
    불임과 잉태 | 변화의 과학 | 남은 문제 1. 자연선택과 불임성 | 남은 문제 2. 종 간 장벽은 실재하는가? | 다윈의 식물 연구 『식물의 수정』

    9 & 10장 _ 멸종과 진화의 전지구적 드라마
    고생물학자들과 지질학자들에 맞서는 다윈 | 자연의 불연속성 | 종의 불연속성 | 퇴적과 침식, 광대한 시간 |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문제” | 캄브리아기 지층을 더 파보니…… | 반전 | 새로운 반전과 진검 승부 | 연속성 대 단속성 | 굴드가 옳았을까 : 마이어의 경우 | 도킨스의 강력한 카운터 펀치

    11장 _ 신들의 자취
    점점이 떨어져 있는 고산성 생물들 | 빙하기의 추억 | 『종의 기원』 집필 직전의 변경

    12장 _ 알과 씨앗들의 방랑 이야기
    방랑자들을 주목하라! | 비슷하지만 다른 | 여기가 아메리카 대륙인감?

    13장 _ 박물학의 끝, 자연학의 탄생
    분류 | 자연의 체계란 무엇인가? | 중요한 기관이 중요하다? | 너무너무 하찮은 특징들 | 분류의 실태 | 성체보다 배가 중요하다? | 너무너무 복잡하고 방사적인 | 분류학의 새출발 | 13장이 쓰여진 사정 | 형태학 | 다윈 시대의 한계를 넘어서: 호메오 유전자 | 발생학 | 새로운 내용이 추가되다 | 흔적기관, 위축기관, 미발육기관 | 현대 생물학이 그린 자연의 체계 | 진화의 주된 동력과 메커니즘 | 다윈의 망설임 | 보론 : 박테리아는 언제나 나를 흥분시킨다

    14장 _ 최후의 불안과 고뇌, 그리고 환희
    세상에서 가장 긴 논의 | 다윈의 모순? | 최후의 문제 | 난제이자 꼭 풀고 싶었던 문제

    부록
    『종의 기원』의 원목차 | 이 책을 쓰면서 만난 책들 | 찾아보기
  • ?
    조명주 2010.05.28 10:16
    독서중에도 시사관련 신문기사에서도 논평을 통해서도 여러 매체를 통해 고전에 대한 인용,해설을 보는 경우가 있죠. 근데 제가 읽어 소화시킨 경우 글쓴이의 의도에 맞게 고전의 왜곡을 발견하게 됩니다. 물론 제가 명성만을 아는 책인 경우 글쓴이의 설명으로 이해하게 되는 우를 범하지요. 그래서 저도 되도록 원저를 읽으려고 합니다. 다윈의 <종의 기원>도 읽어보고 싶었지만, 정말 왠만한 은근과 끈기로도 힘들다는 얘기를 들어서 망설이고 있는데요. 박성관님의 이 책의 출간소식을 보고 읽어보고 싶어졌답니다. 900페이지든 1000페이지든 내용을 비교적 객관적 틀에서 이해하기 쉽도록 씌어졌다면 도전해보고 싶은데요.. 백북스 선정도서 저도 원합니다. 그래야 자극이 되어 읽는데 덜 힘들것 같아요.
  • ?
    박용태 2010.05.28 10:16
    제가 알기로 지금 장대익교수님팀이 '종의기원' 번역을 다시하고 있다고 들엇습니다.
    조금 더 기다렸다가 원전이 제대로 번역되어 나오면 원전의 해석과 그 후의 굴드와 도킨스로 대표되는 다윈이후의 여러 이론들을 같이 공부해 보는 방법을 고민해보고 있습니다.
    좋은 의견 있으시면 연락주시구요
    저도 제대로 된 '종의기원'번역을 학수고대하고 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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