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2010.01.26 13:23

나의 뇌과학 공부 1

조회 수 2013 추천 수 0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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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백북스의 박용태 PD님은 이번 뇌과학 강연의 내용을 한번 정리해 보라고 하셨지만


제가 박문호 박사님의 뇌과학 강연을 들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작년에 137억년 우주의 진화 강의에서 시작하여 천안에서의 뇌과학대학원 강의와 대전 온지당에서의 천문우주+뇌과학 모임 발표로 쭉 이어지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백북스와의 만남과 나의 뇌과학 공부를 전체적으로 되돌아보는 정리를 해보려고 합니다.






인생을 바꾸자, 백북스하자,


이 슬로건은 내 가슴에 깊이 다가온다.


백북스에 나온지 반년이 넘어가는 시점,  내 인생이 이제 바뀌어가기 시작했음을 느낀다.




1.백북스를 만나기 전




  나는 자연과 접하기 좋은 곳에서 자랐고 꽃과 나무 동물에 관심이 많았기에  중고등학교때 과학 과목 중에서는 생물을 좋아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면서부터는 생명이나 생물과 관련된 주제의 책은 읽어본 적이 거의 없었다. 고시공부를 하면서는 과학은 나와 관계없는 세계의 일처럼 멀어지고 말았다. 자연과 생명에 대해 이해하고 싶다는 갈증자체를 잊고 살았다고 할까.




  사법시험 합격발표가 나고 나는 안도했다. 긴 터널을 지나온 느낌이었다.  여러 해 고배를 마셨던 탓인지 와, 합격이다! 라는 기쁨보다는 드디어 끝났구나 라는 안도감에 가까웠다. 고시공부가 끝나갈 무렵 결혼을 했고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피할 수 없었던 생각은 ‘나는 어떤 엄마가 될 것인가’라는 질문이었다. 아이가 자라면서 이것저것 물어올 때 내가 자신 있게 대답해 줄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연계와 인문계를 나누어 놓고 어느 한 분야의 지식만을 따라가게 하는 교육제도, 그 문제점을 잘 보여주는 인간이 바로 나구나! 어디 과학 뿐이랴. 인문 쪽에서도 법률 말고는 아는 게 없었다.




  시험에는 다행히도 합격했지만 한 가지에만 집중해야만 좋은 결과를 볼 수 있는 고시공부의 특성상 다양한 분야에 관한 폭넓은 독서라는 것은 꿈도 꿀 수 없었다.  그렇게 여러 해를 보낸 탓에 나는 속이 빈 것처럼 허전했다. 이런 내가 과연 제대로 된 법조인이 될 수 있을까?




  법조인의 소양 이전에 내 생활 자체가 불편했다. 신문에서 최신의료장비에 관한 기사를 읽어도 용어가 생소해 깊이 있게 이해하지 못하고, 사회문제 예컨대 인간복제 허용여부가 이슈가 될 때도 내 머리로 판단할 수가 없었다. 심리학책을 읽어도 신경전달물질이나 뇌 구조 등을 모르고서는 영 답답했다. 아이가 커가는 과정에서 하루에도 수십 번씩 ‘싫어요’를 연발한다든지 이유 없이 떼를 쓰는 시기가 있게 마련인데 이럴 때도 나는 고민했다. 발달단계상 독립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반항기가 온다더니 그게 이때쯤인가? 아니면 혼을 내서 버릇을 잡아야 하나? 아이들의 뇌는 언제쯤이면 논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을 만큼 발달하지?  궁금한 것들은 점점 많아졌다.




  하지만 알고 싶은 것들은 많아지는데 반해 내게 책을 뒤적일 시간은 별로 없었다.


아직 먹고 자고 싸고 노는 것 어느 하나 혼자 할 수 없는 어린 아들들. 출산 후 아직 다 회복되지 않은 몸으로 두 아이를 돌보는 것은 내가 예상했던 것 보다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이 드는 일이었다. 아침에 눈뜨면 아이들 먹을 것 만들고, 먹이고 나면 똥 씻기고, 깔깔거리며 도망 다니는 놈들 잡아다 기저귀 채우고, 낮잠 재우고, 그림책 읽어주고, 몸 부비며 놀아주고, 아이들 잘 노는 틈에는 빨래 돌리고 집안정리로 하루가 갔다. 젖먹이 아기는 수면리듬이 아직 안정되지 않아 밤에 여러 번 깨어 울고 매번 다시 업어 재워야 했다.




 (세상의 사랑에는 말로 할 수 있는 사랑과 몸으로만 할 수 있는 사랑이 있음을 이때 알았다. 연애시절의 사랑이 말로 할 수 있는 사랑이라면  아이를 키우는 것은 자기 몸을 수고롭게 하지 않고는 줄 수 없는 사랑이다. 나는 그 이후로 세상의 어머니들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바라본다.)




 만성적인 피로와 수면부족 상태였기에 두 아이를 다 재워놓고 이제 드디어 내 시간이구나 하고 책상 앞에 앉으면 곧 눈꺼풀이 내려앉았다. 그럴 때면 억울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 나에 대해서도 아니고 다른 누군가에 대해서도 아니었다. 너무나 간절히 책이 보고 싶은데 그럴 수 없는 상황에 화가 났다.  고시공부하는 동안은 비인간적으로 공부만 해야했다면 이제는 비인간적으로 공부로부터 차단된 생활이 시작된 것이었다. 태어나서 이런 상황은 처음이었다. 기가 막혔다. 하루에 20페이지 읽으면 성공이었다.




  아기는 기가 막히게 예쁘지만 한편으로는 내 체력과 정신력을 쏘옥 빨아들여 버리는 독특한 존재였다. 


원래 아기들만 보면 눈이 커지고 아이들과 놀아주기 좋아하는 성격의 나였지만, 정작 내 아이들을 키우느라 자신을 위한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 지속되자 스트레스가 쌓여갔다. 나의 존재감을 찾지 못하는 생활이 이어지면서 기분이 쉽게 가라앉고 우울해지기도 했다.




  마음이 맞는 누군가와 얘기라도 좀 하면 풀리련만, 남편은 직장일로 바빠 매일 늦게 들어오고 아이들은 내 얘기 들어주기엔 너무 어리고. 모유수유 하느라 한 두 시간씩의 외출도 자유롭지 않았다. 사회적인 관계가 차단된 상태에서 느끼는 고립감은 육체적인 피로와는 또 다른 복병이었다. 주부 우울증이라는 것이 이렇게 시작되는 건가보다 하고 마음으로 이해했다.




 전에는 나 스스로를 긍정적인 사고방식의 소유자라고 자부해왔는데 어쩌면 나는 운이 좋아 건강하게 태어나고 훌륭한 부모님 만나고 좋은 환경속에서 자라왔기에 진짜 어려움을 느껴보지 못했기 때문은 아닐까. 인간의 정신이라는 것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부서지기 쉽고 상하기 쉬운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인간의 정신을 온전하게 지탱해주는 것은 무엇일까 궁금했다.




  아기가 혼자 서툰 숟가락질을 하기 시작하면서는 하루에도 몇 번 씩 부엌바닥에 엎드려 무릎으로 기어 다니며 여기저기 떨어진 젖은 밥풀들을 주워야했다. 이상하게도 그 자세를 취하고 있으면 내가 왜 이러고 있지 하고 울컥해졌다.




  알고 싶은 것도 많고 배우고 싶은 것도 많은 ‘내안의 나’는 화를 냈다. 이게 뭐야 ! 나도 내 삶의 의미를 찾고 싶단 말이야 ! 책 좀 보고 싶어! 내 안을 좀 채우고 싶다고! 




  그 즈음에는 남편을 포함하여 ‘아침이면 직장에 출근하는 사람들’이 한없이 부러웠다. 약오를 정도로 부러웠다. 저 사람들은 엘리베이터에서도 책 볼 수 있고 버스 기다리면서도 책 볼 수 있고 점심시간에도 밥만 먹고 나면 자유시간 아닌가! 그런 생각을 했다. 




  나름대로 꾀를 내어 아기 낮잠재울 때는 아기를 업고 한손에는 책을 들고 한손으로는 아기엉덩이를 도닥이며 아파트 복도를 왔다갔다 하며 책을 읽었다. 짧은 순간들이지만 그 때 읽은 내용들은 신기하게도 오래도록 남았다.




2. <뇌, 생각의 출현>을 접하고 137억년 우주의 진화 강의를 듣기 시작




 둘째 아이가 생후 1년쯤 되어 밤잠도 잘 자고 젖을 뗄 즈음이 되자 나에게도 시간여유가 조금씩 생겼다.  서점에 다니며 책을 고르고 읽기 시작했다. 로마역사, 독서지도, 심리학, 가정의학, 생물학, 우주탐사에 관한 책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읽었다. 도움이 되겠다 싶으면 어린이용 책도 읽었다. 그러다 보니 역시 내게 가장 부족한 부분이 과학이구나 싶었다. 고등학교 이후로 과학책은 안 보았는데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쉬운 접근을 해보려고 과학에세이나 과학자의 전기 같은 쉬운 책부터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읽어가는 과학 책의 권수가 늘어도 뭔가 채워지지 않았다. 책의 페이지 수나 가격에 비해 ‘함량미달’이라는 느낌.  한 권을 다 읽었을 때 새로 얻는 지식의 양이나 질이 낮았다.




  그러던 어느 날 서점에 갔다가 과학서적 코너에서 딱 눈에 띈 책이 <뇌, 생각의 출현>이었다. 책날개에 적힌 저자소개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인문과학 30%, 자연과학 70%의 책읽기? 이런 독서를 수십 년간 해온 사람이 있단 말이지. 놀랍군. 이 사람이 쓴 책은 도대체 어떤 책일까 더욱 궁금해졌다.  책의 여기저기를 뒤적거리며 읽어보았는데 다 이해되진 않지만 왠지 재미가 있었다.




 집에 와서 처음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곧 막히고 말았다. 뇌에 대한 책이라더니, 우주배경복사, 허블상수, 초신성, 적색거성 얘기가 나오는데 당시의 나로서는 다 생소하여 페이지가 잘 넘어가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왜 뇌과학 책에 우주얘기가 나오는가를 몰라 이상하게 생각했다. 겨우 넘어가니 이번엔 세포얘기가 나오는데 그나마 학교에서 배웠던 지식으로는 다 이해되지 않았다.




  이 책을 꼭 이해하고 말리라. 일단은 뭐가 중요한지 그리고 핵심단어는 무언지 정도라도 알아보자는 심정으로 조금씩 더 읽었다. 한편으론 ‘부교재’로 쓰려고 생물학 교과서 한 권을 샀다. 대학교재라서 어려울 거라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설명이 친절했다. 복잡한 내용도 그림과 사진 등으로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낸 과학 잡지도 보게 되었다. 과학에 쉽게 접근해 보겠다고 ‘쉬운’ 책들을 기웃거리는 것보다는 의욕적으로 교과서와 한 판 붙는게 더 빠른 길임을 알았다.




그러다 <뇌 ,생각의 출현>의 저자 박문호 박사님의 ‘137억년 우주의 진화’ 강의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벌써 절반 이상 지나가 버렸음이 안타까웠지만 한편 설레는 마음으로 강의를 듣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137억년 우주의 진화 강의를 들으러 가던 날의 기억은 잊을 수 없다.


경복궁 부근의 강연장소로 가기 위해 지하철 3호선을 탔다. 지하철이 한강을 넘어 갈때쯤 창밖으로 어둠속에 반짝이며 흘러가는 강물과 서울의 야경이 보였다. ‘아... 얼마만의 저녁외출인가. 4년이라는 기간동안 나의 삶을 채운 임신, 출산, 육아.. 그렇게 책과 공부에 목말라 했던 내가 드디어 공부를 하러, 강의를 들으러 가는구나. 꿈만 같다... ’ 흔들리는 지하철 속에서 나 혼자 그런 생각에 잠겨 있다가 주르르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3. 본격적인 뇌과학 공부의 시작




백북스를 알게 되고  같이 책읽고 공부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났을 때 내가 얼마나 기뻤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으리라. 그러다 박문호 박사님의 뇌과학대학원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매주 3시간씩 14회의 수업을 듣게 되었다.


이것은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교재는 이원택 교수님의 <의학신경해부학>이었는데 박사님께서는 이 책은 세계적인 수준의 교과서이니 학기 끝날 때까지 5번 읽으라고 주문하셨다. 고시공부 시절 이후로 이렇게 두꺼운 책은 본적이 없었는데 오랜만에 이런 책을 공부한다는 것이 신선해서 나는 고시공부 할 때처럼 책에 자로 줄을 긋고 핵심용어나 암기할 문장에는 형광펜을 치며 읽었다 (자로 줄을 긋는 것은 반복해서 보는 책의 가독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고 빨리 줄을 그어도 글씨부분을 가리지 않는 장점이 있다. )




 뇌에는 대뇌와 소뇌가 있고, 소뇌는 우리 몸에서 균형감각을 담당하고, 좌반구와 우반구가 있고.. 하는 정도의 지식밖에 가지고 있지 못하던 나에게 뇌와 신경의 구조를 공부하는 것은 하나의 도전이었다.




  박문호 박사님의 수업 중 암기사항으로 강조되는 부분은 반복해서 외웠고 교과서에 나온 그림을 투명한 종이를 대고 그리는 연습도 했다. 특히  ‘스무번 그리면서 외우라’고 하신 그림들은 집에서는 이면지에 반복해서 그리고 외출할 일이 생기면 작은 수첩을 갖고 다니면서 그렸다.    한번 씩 그려본 후 틀린 부분은 빨간 펜으로 고쳐서 눈에 띄도록 했다. 말하자면 반복해서 자가시험을 보고 채점하는 방식이었다.




  어느 날 수강생 중 한 분이 <의학신경해부학> 책의 앞부분을 뜯어내서 수업 중에 가져온 일이 있었는데 박사님께서 그걸 보고 “이렇게 책을 찢어가지고 다니는 것도 아주 좋습니다. 여유 있으시면 한 권 더 사서 이렇게 찢어가지고 다니면서 수시로 보세요.” 하셨다.  8만원이나 하는 비싼 책이지만 이번 학기 수업을 좀더 충실히 내것으로 만들 수 있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여 한권을 더 구입하고 책을 장별로 분철했다. 이해가 잘 안되거나 관심이 가는 간뇌, 변연계 부분은 들고 다니면서 수시로 보고 특히 3장 뇌의 외형 부분은 닳도록 보았다. 어떤 뇌 부위의 이름을 들었을 때 그 공간적인 배치나 모양을 떠올릴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러지 않으면 텍스트를 읽는 것이 진도가 너무 더디게 나갈 뿐 아니라 뇌 구조를 공부하는 의미도 없기 때문이다. 




  한동안은 시상, 기저핵, 해마, 편도체 등 각 뇌구조간의 위치관계가 파악되지 않아서 너무나 답답했고 내 머릿속을 쪼개보고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계속 고민하는 한편 신경과학 교과서와 관련 교재를 몇 권 더 사서 참조했다. 하나씩 하나씩 궁금증을 해결해나가고 뇌의 각 부위와 나의 생각, 운동이 기능적으로 어떻게 관련되는지 알아가면서 큰 재미를 느꼈다.




 법학 공부는 상당히 추상적인 개념을 다뤄야하는데다, 아직 사회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 문제가 왜 중요한지 몸으로 느껴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민사소송이나 형사소송으로 골치썩어 보지 않은 대학 초년생이 민법과 민사소송법, 형법과 형사소송법에 어찌 처음부터 흥미를 느낄 것이며, 어음을 본 일도 없는데 어떻게 어음수수의 법률관계를 따질 것인가.  해당 법률조항이 문제되는 상황을 이해하는 것 자체에 노력이 든다.   비유하자면 단맛을 느끼기 위해 나무토막 씹는 과정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할까. 




그에 비하면 뇌과학 공부는, 뇌의 구조는 생긴 그대로 파악하여 외우면 되고 , 잠자고 깨어나고 생각하고 말하고 움직이지 않는 사람은 없으니 누구나 자신의 생활 속에서 이해할 수 있다. 나무에 올라가는 노력만 하면 주렁주렁 열린 과일을 따먹을 수 있다.  아이의 뇌 발달단계를 이해하고, 감정변화와 꿈과 수면에 대해 이해하며, 시각의 불완전성에 놀라고, 인간의 뇌의 특성에 따른 효율적인 학습방법을 알게 되는 등, 내가 단 4개월 동안 뇌과학을 공부하며 맛본 과즙의 다양한 맛은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4. 천문우주+뇌과학 모임에서의 발표



 뇌과학 대학원에서의 공부는 대전 온지당에서 천문우주+뇌과학 모임에서의 ‘뇌 구조와 기능’ 발표로 이어졌다. 뇌과학 공부에 올인하고 있으니 주제를 하나 맡아서 발표해보라고 박문호 박사님께서 독려해 주셨다.




세 번을 발표했는데 11월 모임에서는 시상하부, 12월에는 도파민과 세로토닌, 1월에는 글루탐산과 GABA를 맡아서 발표했다.  발표준비과정에서 신경전달물질과 수용체가 우리의 자아형성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깨달았고,  우울증이나 정신분열증, 중독에 관련된 약물의  작용기전에 대해 이해하게 된 것이 큰 수확이었다. 그 외에도 파워포인트 다루는 것이 늘었고, 강의하는 것 자체에 관심을 갖게 되어 말하고 듣고 전달하는 것과 관련된 책들을 재미있게 읽었다.




 20분간의 짧은 발표지만 정확한 지식을 전달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관련 분야의 교과서들을 구입하고 참조했는데, 내가 신경심리학, 인지심리학, 해부학, 생리학, 그리고 부분적이나마 생화학과 약리학 분야의  교과서들을 보고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도 신기하고 즐거웠다.


      


일단 전문적인 교과서를 접하기 시작하자 뇌과학, 심리학, 생물학과 관련된 일반적인 2-300 페이지 짜리 단행본은 ‘읽어제끼는 느낌’으로 읽어내게 되었음은 물론이다. 꼭 읽으려고 구입해 놓고 아직 손대지 못한 책들은 일단책장의 아래칸에 꽂아 놓고 다 읽으면 맨 위칸으로 올려 정리하는데 요즘 맨 위칸의 책들이 점점 늘어가는 것을 보는 기쁨을 누리고 있다.




(*** 글쓰는 것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네요, 
다음 글에서는 지난주 토요일에 시작되어 진행중인 뇌과학 강연에 좀더 초점을 맞추어서 쓰겠습니다***)
    


  • ?
    고동록 2010.01.26 13:23
    매우 잘 정리했습니다. 백북스에서 뇌과학에 대해서는 지난 1월 23일 처음으로 직접 박문호 박사님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진짜로 열정에 감탄했습니다. 그래서 일요일날 서점에가서 분자 생물학 입문서 2권을 사서 읽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문 건민님께서 정리하신 내용이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지난 토요일 강연 내용 정리도 저 같은 초심자를 위해서 잘 정리해 주세요. 보다 열심히 잘 해보고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 ?
    김미선 2010.01.26 13:23
    바닥에 엎드려 젖은 밥풀 줍는 광경^^, 눈에 선합니다. 뇌과학 강연 얘기에서 샛길로 빠져 죄송하지만, 아줌마들 얘기 하나 할게요. 저는 23개월 차이 나는 아들과 딸이 있는데, 둘째가 뒤뚱뒤뚱 걸어다닐 때쯤 풀 그림을 그리라고 풀을 쑤어서 빨간 물감을 풀어 커다란 양푼에 담아준 적이 있습니다. 거실 바닥에 온통 신문지를 깔아놓고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길 기다렸죠. 웬걸, 아이들은 양손을 양푼에 푹 담갔다 꺼내더니 신문지에 뚝뚝 떨어뜨려보다가, 급기야는 손을 털어 사방에 뿌리기 시작했습니다. 그걸로 끝이 아니었죠. 앉아있다 일어서던 딸아이가 떨어진 풀을 밟고는 뒤로 벌렁 자빠졌습니다. 뒤통수를 그대로 양푼에 처박으면서... ㅎㅎ

    문건민 님의 열정에 거의 숙연해집니다. 다음 글 기대하겠습니다.
  • ?
    이정원 2010.01.26 13:23
    처지는 약간! 다르지만 많이 공감하게 됩니다. ^^
  • ?
    문건민 2010.01.26 13:23
    사실 아이 엄마만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요.

    제 남편의 경우에도 주중에는 직장일로 너무 바쁘고
    주말에는 아이들 책 읽어주고 놀아주고 밖에 나가 바람쐬어주고 하다보면
    자기 책 보는 시간은 거의 나지 않죠. 안스러울 정도입니다.

    어린 아이들 둘을 키우며 책을 맘껏 읽겠다는 생각 자체가 욕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건강하게 자라주는 것만도 고마운 일인데요.^^
  • ?
    지석연 2010.01.26 13:23
    ㅎㅎㅎ, 아이들을 키우면서 어른의 상상과 예상을 벗어나는 사건 사고, 행동들 때문에 엄마, 아빠들이 약간의 좌절감이나 '내가 뭘 하고 있지'라는 생각도 많이 드는 게 사실인 듯 해요. 하지만... 그렇게 자라나는 아이들을 보면서 신경의 발달을 알아가는 재미도 큰 것 같아요. 아이를 길러가면서 발달에 관한 책을 함께 보는 것이, 제겐 개인적으로 육아의 스트레스를 의미있는 것으로 바꿔주는 탈출구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선생님의 글을 보며, 치열한 열정을 느낍니다.
  • ?
    윤보미 2010.01.26 13:23
    공부하러 가는 길, 한강을 바라보며 눈물이 흐른 두 아들의 어머니...
    글을 읽으면서 저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됩니다...
    딸린 식구 없는 솔로일 때 열공해둬야하는데, ;

    문건민 님의 열정에 응원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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