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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게라는 생물이 있다. 멍게 유충은 바다를 헤엄쳐 다닌다. 그런데 이 멍게 유충이 바위에 붙어 자라기 시작해 성체가 되면서 척색과 척수를 삼켜 소화시켜 버린다. 움직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박문호는 『뇌, 생각의 출현』에서 움직일 필요가 없는 동물은 뇌가 필요 없다고 말한다. 동물에게 뇌는 운동의 출력기관이기 때문이다.




(위) 감각세포, 운동세포, 신경세포 그리고 생각(26쪽)
(아래) 관측된 100만 개의 근적외선 은하들
(34쪽)

요즘은 뇌에 관한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온다. 따라서 뇌의 각 부위 명칭과 기능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하더라도 뇌의 대략적인 지도 정도는 그릴 수 있을 것이다. 뇌 공부에 있어서는, 세부에서 전체 구성으로 올라가는 보텀-업(bottom-up) 방식보다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톱-다운(top-down) 방식이 훨씬 효율적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매우 효과적이다. 어려울 것 같은 뇌의 진면목을 쉽게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생각을 진화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 흥미롭다. 저자는 이니스의 '생각은 진화적으로 내면화된 움직임입니다.'라는 주장을 통해 생각의 실체를 파고든다. 요약하자면 생명의 기본 단위는 세포이고, 이 생명은 단세포에서 다세포 생명체로 진화하면서 다세포 동물들이 출현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좌우대칭 생명체가 나타나는 것이다. 좌우대칭이란 방향성이 있음을 의미하는데, 이 운동성이 신경활동과 통합되면서 의식의 출현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러한 의식에는 1차 의식과 고차의식으로 나뉜다. 1차 의식이란 시각, 청각, 체 감각이 우리의 욕망에 규격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애덜먼은 '지각의 범주화'라고 이른다. 더 나아가 지각이 범주화되는 과정을 다시 한 번 범주화하는 '개념의 범주화'가 진행되는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1차 의식이 언어 이전에 이미 형성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뇌의 활동에서 의식의 영역은 5%에 불과하다. 의식의 지평으로 올라오지 않은 무의식이 나머지 95%를 차지한다. 이 95%의 무의식은 자동적, 항상적 시스템과 관련이 있는데 즉, '느낌 이전까지'를 말한다. 느낌이란 바로 비자동적인 항상성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즉 감정(무의식)이 아닌 느낌(의식)일 때 강력한 뇌의 능력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불확실성에 대처하기 위해서이다. 이때 칙센트 미하이가 <창의성의 즐거움>에서 '창의성 이야말로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이야기한 창의성이 표출되게 된다.


저자는 창의성을 생각의 대칭 붕괴라고 설명하고 있다. 생각이라는 것은 대칭과 대칭 분리를 일으키며 계속 움직인다는 것이다. 창의적인 사람은 감정이 풍부해야 한다. 그래야 번뜩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 보다는 충분한 학습량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창의성의 전제조건이다. 충분한 학습량을 통해 일단 정보량이 임계치를 넘어서야, 그 정보가 질(質)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창의성은 정보의 질이 아니라 양(量)의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끝으로 저자는 뇌가 복잡계인지 복합계인지 비교 분석하고 있다. 복잡계는 다양한 하위 시스템이 섞여 있는데 이것들이 무작위로 상호작용한다. 반면에 복합계는 시스템은 복잡계로 되어 있지만 목적 지향적 시스템이다. 결론적으로 뇌는 복합계라고 할 수 있다. 도킨스의 표현에 따르면 '생명은 하나의 주제에 대한 다양한 변주곡'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오우아`님은 다독보다는 정독을 좋아하고 버스보다 전철을 좋아하고 집보다 도서관을 좋아하는 독서광. http://blog.naver.com/ineverland



책 속 밑줄 긋기진화적으로 내면화된 움직임이란 움직임으로 인해 다른 차원의 운동이 출현한 것입니다

세계는 물질과 사건, 즉 thing과 event의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지금까지는 세계를 물질 중심으로 보아왔죠.
그런데 상대성이론은 우주에 존재하는, 어쩌면 유일한 것은 물질이 아니라 사건이라고 합니다. (46쪽)


생각은 진화적으로 내면화된 움직임이다. (64쪽)


동물은 운동한다. 인간은 '잘' 운동한다. (103쪽)


통증은 어떤 것입니까? 생물학적으로 근본적인 임펄스적 현상입니다. 충격적으로 오는 것이죠.
통증의 대부분은 준비 없이 갑자기 찾아옵니다. 우리 몸에 어떤 항상성이 있는데 조절할 수 없는 입력이 들어가면 통증으로 느끼는 것입니다.
통증은 즉각적 반응이라는 점에서 대뇌피질에서 오랫동안 지속되는 고통과 다르죠. (315쪽)


창의성이야말로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기 때문이다.
창의성이란 문화에서 어떤 상징 영역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의미한다. (3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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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천문, 우주, 뇌 과학 분야의 전문가인 박문호 박사



  • 경북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텍사스 에이앤엠(Texas A&M)대학교에서 전자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 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연구원이다. 대전 대덕 연구단지의 독서가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균형, 학습독서로 천문, 우주, 뇌 과학 분야의 전문가가 되었다. 그는 "자연과 인간은 총제적으로 이해하려면 다양한 분야에 대한 학습독서가 필수적입니다. 특히 자연과학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자연과학을 아는 오피니언 리더가 많아야 경쟁력 있는 나라를 만들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 ?
    이병은 2009.11.05 18:06
    24회 천문우주+뇌과학 발표준비로 <뇌, 생각의 출현>을 읽고 있습니다.
    마직막 장에 쓰신 박사님의 말씀이 마음에 '팍'...

    결국 생각의 출현으로 가는 길에는 융통성과 판단력, 비전이 탁월한
    학습 주도형의 인간이 서 있습니다. 스스로 대칭을 깨뜨리고 다시
    대칭으로 향하는 것이죠. 우주 초기의 대칭이 깨어져서 나타난 것이 뇌,
    의식의 출현이 아니었습니까.

    뇌를 이해한다는 것은
    하나의 풍경화를 그리는 것.

    일생 동안 한순간도
    우리를 떠나 있지 않은 느낌과 감정과 생각들
    의식의 다층적이고 복잡 미묘함이
    투명한 가을 하늘처럼
    스스로 환해질 수는 없을까.

    감정과 운동을 살펴본다는 것은
    선조들의 35억 년간
    당혹과 좌절과 한숨을 헤아려보는 것.

    생각의 구조와 작용을 이해한다는 것은
    사회와 문화라는 틀 속에서
    전체와 부분을 반복적으로 살펴보는 것.

    언젠가는
    흐릿한 윤곽들이 스스로
    뚜렷한 색감과 전체의 울림으로 드러나는
    풍경화가 될 때까지

    뇌가 그리는 생각의 풍경화를
    감상할 수 있을 때까지

    생각을, 생각하기를 멈추지 말 것.




    정말로,
    스스로 환해지고 싶은 요즘입니다.
  • ?
    진영수 2009.11.05 18:06
    아직 읽고 있는 중입니다만 이책으로 여기 사이트를 알게 되었습니다. ^^

    한번 읽고는 아직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 너무 많지만 정말 정말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

    는 책입니다. 이렇게 여기 가입하고 이렇게 글을 남길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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