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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2.04 09:00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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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달라이라마 등저/ 류시화 역 | 김영사 | 2001년 11월

- 시인으로도 유명한 류시화씨가 번역하신 책입니다..


현대인의`불안과 갈증` 대해 번역

14대 달라이 라마, 텐진 가초의 삶과 강연을 다룬 책은 국내에도 20여종이 나와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반면 ‘달라이 라마의 말씀’을 담은 책은 대부분 지고지순하고도 지당하신 말씀을 적고 있어서 특별한 영성을 느끼지 않는 한 ‘좋은 말씀’ 정도의 감흥을 주는 데 그치고 있다.

최근 출간된 미국의 정신과 의사 하워드 커틀러가 달라이 라마와 대담한 내용을 풀어쓴 책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은 이런 달라이 라마의 뜻을 현대적 어법으로 푸는데 성공하고 있는 책이다. 달라이 라마의 사유와 지침을 현대인이 가려워하는 부분에 맞춰놓고 있어 현대인들이 삶에서 느끼는 불안을 잘 치유해주고 있다. 여기다 책의 번역을 명상서적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시인 류시화씨가 맡았으니, 가히 황금멤버가 이 책에 모였다. 책은 여느 달라이 라마 책과는 달리 ‘내가 아파하는 부분, 내가 괴로워하는 지점, 내가 닿고 싶은 위치’가 어딘지 정확하게 짚어낸다.

눈길을 확 붙잡는 부분은 ‘자기 스스로 만든 고통’이란 장이다. 만인에게 만가지 고통이 있듯이, 이 장에서 갈파하고 있는, ‘고통은 내가 만든 것이며, 나를 존재케하는 것’이란 인식은 확실히 기존의 개념을 뛰어넘는 시원함을 준다.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내가 처한 상황, 나의 대상으로부터 고통이 온다고 믿고 있으며 내 삶에서 고통을 떼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달라이 라마는 고통이야 말로 “네 스스로가 만들었다”고 조언한다. 즉 고통은 “우리에게 경고를 보내고 우리 몸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하나의 유기체임을 느끼게 만드는 신호”란 것이다.

나아가 “육체의 통증이 우리가 하나의 몸으로 통합되어 있다는 느낌을 주듯이, 고통에 대한 경험은 다른 사람들과 우리를 연결시켜주는 힘을 가진다”고까지 말하는 데 이르면, 고통이야말로 우리 삶에서 비켜갈 수 없는, 때론 나와 너를 이어주는 통로가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적어도 “고통이여 오라”라고 말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고통 또한 내 삶의 일부분이며 영원히 나와 함께 살아가야할 동반자란 사실을 인식하고 나면 어차피 벗어날 수 없는 이 삶의 고통으로부터 좀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이런 삶, 지금 여기서 벌어지고 있는 내 삶을 잘 받아들이고, 있는 대로 영위하는데에 행복이 있다고 달라이 라마는 말하고 있다.

--- 문화일보 북리뷰 배문성 기자 (2001년 11월 16일 금요일)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귀가 어두운 아버지와 나는 서로 말없이도 산골 생활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어젯밤에는 내방 윗목에 감이 한 개 놓여 있었다. 아버지가 산에서 따와 먹으라고 놓아둔 작은 감이었다. 먹지 않고 눈으로만 맛있게 음미했다.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을 앉아 읽으면서 행복이란 바로 이런 것도 아닐까 깨닫는다.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은 하워드 커틀러라는 미국의 저명한 정신과 의사가 달라이 라마에게 질문하면서 그의 따뜻하고 유쾌하고 현실적인 태도에 동화되는 과정을 기술한 책인데, 류시화 시인의 시적 감수성과 명상적 이해력에 의한 번역은 공감의 물길을 잘 터주고 있다.

자칭 문명인들은 행복해지기를 소망하지만 외롭고 힘들고 불안하고 고통스러운 삶 위에 놓여 있다. 커틀러 박사는 처음에 달라이 라마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첫 대면에서 그는 도발적으로 묻는다.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달라이 라마는 망설임 없이 말했다. “물론입니다.”

차츰 커틀러는 달라이 라마를 통하여 어떤 순간에 행복이나 불행을 느끼는 것은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며 자신이 가진 것에 얼마나 만족하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마음의 문제임을 알게 된다.

달라이 라마는 자비심의 가치를 깨닫고 그것을 키우고 실천하는 일이 마침내는 마음의 평온과 안식을 주는 영원한 행복의 열쇠라고 말한다. 타인도 나와 똑같이 고통받고 행복해지기를 원하는 존재라는 것을 자비심으로써 이해해야만 진정한 인간관계가 맺어지며 외로움에서 극복될 수 있다는 것도 일깨워준다.

고통이나 죽음의 상황도 회피하지 말라고 달라이 라마는 얘기한다. 그래야만 그러한 상황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고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어머니와 형의 죽음을 예로 들면서 자신도 큰 슬픔을 느꼈지만 그들을 사랑하기에 차분한 마음으로 그들의 소망을 대신 이루어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서도 오래도록 잔상으로 남는 것은 달라이 라마의 초월적 위의보다는 그의 인간적인 모습이다. 엘리베이터 옆에 서 있는 호텔 여직원과 다정한 대화를 나누거나, 티베트 시절 궁전의 청소부에게도 중국 침략 등 걱정되는 나랏일을 털어놓거나, 강연회에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정신병자에게 다가가 그의 두 손을 잡고 미소짓는 그가 잊혀지지 않는다.

커틀러가 “당신도 외로움을 느낄 때가 있습니까?”하고 묻자 달라이라마는 “없습니다” 하고 대답했다. 그의 마음이 이미 타인과 세상을 향해 열려 있기 때문이었다. 내 작은 책꽂이도 지금 구조조정 중이다. 한정된 공간 때문에 불가피하게 정리하고 있다. ‘달라이 라마 행복론’이라면 안심해도 좋다. 충분히 한 자리 차지할 수 있을 것 같다.

--- 조선일보 책마을 정찬주 (소설가) (2001년 11월 17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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