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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전 미토는 아레나에게 말했다.
 

"우리 각자의 상태에서는 우리는 그저 존재할 뿐이야. 같은 것들만 득실대는 세상이

 

될 거라고. 너의 복제할 수 있는 능력에 나의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합치면 세상의

 

앞날은 훨씬 다체롭고 흥미로울 거야."

 

아레나가 대답했다.

 

"좋은 생각이야. 나도 그저 같은 것만 복사하는 일에 질리던 참이거든.

 

하지만 이것만은 변함없이 이루어져야 해. 우리는 계속해서 번식하고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 말야."

 

"그야 당연하지." 미토는 호기롭게 웃으며 답했다.

 

 

 

그러부터 22억년 후, 이들의 계획은 실로 커다란 성과를 이루었다.

 

지구상에는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종류의 생물이 번식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어느정도 움직인다고 하는 생물들 속에서는 항상 존재하게 된 것이다.

 

그들은 계획이 아무 탈 없이 진행되는 동안 대화하지 않고 있다가 이제 몇 가지

 

흥미로운 일들 때문에 22억년 만에 다시 대화한다.

 

 

미토가 흥미로운 세상을 둘러보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아레나, 정말 오랜만이야. 우리가 협력하기로 한 그 시간부터 세상에 움직이는 

 

것들이 이 정도로 다양하고 많아질 줄 알고 있었어?"

 

아레나가 담담하게 대답한다.

 

"그럼, 우리의 능력은 생각보다 훨씬 더 대단하다고. 우리가 협력한 것처럼 여러

 

세포들이 합쳐져서 하나의 생물을 이룰 것이란 것은 애초부터 예상했잖아."

 

"그래도 이 정도로 재미난 생물이 나타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 우리들은

 

다양할수록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고 살아남을 수 있는 종들이 많아져서 우리들은

 

언제나 존재할 것이라고 장담했었는데, 인간이란 종이 처음 생겨났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

 

"그래, 미토야,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그들은 우리들이 애초에 원하던 대로 다양한

 

종의 번식에 기여하지만은 아닌것 같아. 그들이 기계라는 것을 만들었을 땐 그들에게

 

부여된 운동능력을 싫어하는 줄 알았어. 운동능력 대신에 그들은 계속해서 두뇌를

 

키워왔잖아. 그리고 그 두뇌로 만든 그들 종족의 번식지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물질들은 다른 생물들을 많이도 죽였어."

 

"맞아, 아레나 . 심지어 그들은 어마어마한 수의 같은 종족을 죽여왔어.

 

하나의 개체에 얼마나 많은 우리들이 존재했었는데......"

 

"하지만 그렇게 한꺼번에 죽어 없어지는 개체들은 그렇게 개성있는 것들이 아닌 것

 

같아. 그들은 모든 유전자들의 선조인 너의 능력에서 별로 벗어나지 못한

 

존재들인거야. 다양성으로 가지 못한 낙오된 것들이라구. 정말 문제인 것은 이제

 

그들이 우리들이 설계한 세상의 본래 목적인 번식에 관심이 없어져 간다는 거야."

 

아래나가 묻는다.

 

"그건 정말 문제이기도 하고 신기한 일이기도 해. 그들이 우리들이 설계한 틀 밖으로

 

나가는 것이 정말로 가능할까?"

 

미토는 조금 뜸을 들이다 대답한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들의 협력관계 사이에서 선택을 하는 것일수도 있어.

 

그들은 번식을 포기하고 존재만을 즐기는 것을, 그래서 살아있음을 느끼고,

 

애초의 나의 능력인 운동과 그들이 부수적으로 얻은 감각을 최대한으로 추구하는

 

것일 수도 있어."

 

아레나가 여지껏 보지못한 모습을 호탕하게 웃으며 말한다.

 

"그런 생물은 있을 수가 없어! 그들은 살아 있음을 즐기다가도 우리가 설계한 세상과

 

그들 자신이 설계했다고 믿는 그들의 세상에서 어떠한 방법으로든 번식할거야.

 

그들은 그런 존재라고!

 

봐! 얼마나 많은 인간들이 자신들의 삶이 아닌 그들 다음 세대들은 위하여 그들

 

세상에서 귀하다고 여기고 생존에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돈이라는 것을

 

모아놓고 있는지를 보라고! 그것이 그들이 번식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증거야!"

 

미토는 심각하게 대꾸한다.

 

"아레나, 난 점점 더 불확실해져. 애초에 너와 내가 존재한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어.

 

인간들은 생각하는 능력이 자신들에게 밖에 없다고 말하잖아. 그러면 22억년 전부터

 

존재한 우리들은 정말 생각없이 존재해왔고 번식해왔던 존재들이란 거야?

 

우리들은 도대체 왜 존재히 온 것이냔 말야?!"
  • ?
    김영이 2009.01.12 05:01
    읽다보니 재미있고 심오하네요 ^^ 직접쓰신글인가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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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섭 2009.01.12 05:01
    베르나르 베르베르 '신' 이라는 책을 읽어 보면 답이 나오지요. ㅠㅠ
  • ?
    신동찬 2009.01.12 05:01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은 이제 2권째 출판되고 완결이 안되었더군요. 게다가 그것은 소설이구요. '개미'의 애독자였던 저는 소설가로서 그 작가를 좋아할 따름입니다. 읽지는 않았지만 신에 대한 리뷰들은 호평과 악평이 상존합니다. 호평도 소설가적 상상력 때문인 경우가 많아요. 하나의 책, 그것도 소설책에서 답을 찾는 고집이 제게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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