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조회 수 1786 추천 수 0 댓글 1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최근에 하게 된 저의 짧은 생각을 올립니다.

붙이기가 되질 않아 파일로 올립니다.

 
  • ?
    이상수 2008.11.24 22:56
    어느 책에선가 읽은 글귀가 생각나네요. 정확한 표현은 아닌데요.
    다음과 같은 내용이었죠.

    "우리가 아는 지식을 섬에 비유하고 무지를 바다에 비유하면 섬(앎)이 커질 수록 무지(바다)와 접하고 있는 해안가도 커지므로 무지도 늘어난다."

    자신과 자신이 속해 있는 세계를 인식할 수 있는 어쩌면 유일한 존재가 알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 ?
    이중훈 2008.11.24 22:56
    좋은 글 감사합니다..저도 과학 이외의 무언가가 있을것도 같습니다.
  • ?
    임석희 2008.11.24 22:56
    이번 달에 "왜 사람들은..."을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 아인쉬타인이 과학혁명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저자가 지적한 구절이 나옵니다. 그 중 하나가 "개방성"이었습니다 열린 귀로 나 자신이 틀렸을 수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까지 회의하라... 라는 구절요...
    엄준호 박사님의 글은 마치 이 책을 다시 읽는 듯한 느낌도 듭니다.
    학자가 가져야 할 덕목으로서의 열린자세 인 동시에 경계해야 할 덕목 또한 무작위적 열린자세라는 것...
    아직까지 저는 약간 혼란스럽습니다만... 조만간 정리할 수 있겠죠. 그래야 발표를 할 수 있을터이니... ^^*
  • ?
    윤성중 2008.11.24 22:56
    ^^ 공감합니다. 특히 과학의 개방성과 개방적 사고에 대한 말씀들....언젠가 저도 네모난 말이란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 개방성에 대한 이야기였거든요. 앞으로도 많이 가르쳐 주세요~^^
  • ?
    고원용 2008.11.24 22:56
    관찰과 경험을 최소한의 가정과 개념들로 설명하기 위해 과학은 환원주의라는 태도를 취합니다 ('오캄의 면도날'). 과학의 각 분야마다 주로 다루는 관찰 대상을 설명하기 위한 바탕 개념들이 있습니다. 과학을 '자연에 대한 설명'이라고 정의한 사람도 있습니다. 한 벌의 바탕 개념들은 그 분야가 주로 다루는 관찰 대상을 잘 설명할 수 있지만 다른 분야로-다른 계층으로- 가면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줄어듭니다.
    물리학이 화학의 바탕을 이루고 화학이 생물학의 바탕을 이룹니다. 화학에서 물리학 법칙에 어긋나는 바탕개념을 사용해서는 안되고, 생물학에서 화학의 법칙에 어긋나는 바탕개념을 사용해서는 안됩니다. 그렇다고 생물학이 화학으로, 화학이 물리학으로 환원되는 것은 아닙니다.
    픽셀마다의 빨강-녹색-파랑 값들로 디카로 찍은 모든 사진을 정의할 수 있기 때문에 "사진은 결국 빨강-녹색-파랑의 값일뿐"이라고 말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빨강-녹색-파랑의 값 자체를 주로 다루는 과학 분야와 인물 사진을 주로 다루는 과학 분야가 어우러져 과학의 전체 풍경을 이룹니다. 어느 과학 분야도 고립되어 존재하지는 않고 어느 과학 분야가 다른 과학 분야보다 우월하지도 않습니다.
  • ?
    고원용 2008.11.24 22:56
    그리고 적절한 도구가 등장하여 경험이 확장되어야 그 분야의 과학이 발전합니다. 맨눈으로 하늘을 쳐다보아서 할 수 있는 천문학에는 한계가 있었고, 허블 망원경, 전파망원경, 마이크로웨이브, 적외선, X선, 감마선 망원경이 등장함에 따라 천문학과 우주론도 그에 따라 발전했습니다. 분자 생물학 연구 장비들의 눈부신 발달과 함께 생물 현상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있습니다.
  • ?
    김원기 2008.11.24 22:56
    흥미로운 주제여서 몇 가지 부언을 합니다. 약간 불친절한 글이 될 수도 있을 듯합니다만.

    1. 개방성은 미결정성이나 결정불가능성과 동등한 것은 아니며, 개방적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원론적인 주장이 특정한 주제에 대해서 유보적이 되어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틀릴 수 있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우리는 "최선의 추측"에 입각해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으며 때로는 그래야 합니다. 사실 개방성이라는 논제는 원론적인 반성적 태도(과학은 늘 오류일 수 있다, 모델은 늘 근사치일 뿐이다)에서는 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늘 개방성이라는 이름으로 특정한 모델(주로 환원적 모델이죠)이나 이론을 거부하거나 유보하면서 대안적 모델의 가능성을 지키려고 할 때 생겨납니다. 과학의 오만함을 경계해야 한다라는 주장에는 전적으로 동의하며, 그러나 그것이 현실에서 지니는 함의에 대해서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점성술에 관한 책에서조차도 "과학은 완벽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점성술의 원리를 입증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것이 거짓이라고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는 식의 구절을 찾아 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군요. 설사 점성술이 진리일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현재 가지고 있는 과학적 지식의 '최선의 추측'에 의거해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더 합리적이지 않겠습니까. 단지 사례일 뿐이지만, 과학의 개방성을 주장하는 것은 종종 "주류 과학의 어떤 주장이나 입장, 태도"에 대해 경계하거나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고 싶을 때 사용됩니다. 무엇을 위한 개방성인가, 를 함께 물어야 더 현명한 태도겠지요.

    2. 환원적 모델에 대한 이야기는, 매우 논란이 될만한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논쟁을 벌이고 싶지는 않지만 개념적인 환원과 존재론적인 환원은 다른 문제라는 것만 지적하겠습니다. 존재론적인 환원이란, 물리적이지 않은 현상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즉, 데카르트적인 이원론이 말하는 것처럼 물리적인 것과 독립된 실재과 그 현상이 존재한다고 진지하게 주장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죠. 존재론적인 환원이라는 견지에서 볼 때, 모든 생명현상은 물리적인 현상 맞습니다. 그걸 부정한다면 물리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며, 창발이라는 이름 아래 이원론을 끌어들이는 것입니다. 개념적 환원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주관적인 심적 현상을 가리키는 술어들이 물리적 술어들로 대체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색채 경험과 같은 감각질(qualia)의 문제가 바로 그런 문제입니다. 그러나 개념적 환원의 난제가 존재론적 환원의 부정으로 이어지는 것은 범주적 오류이며, 그것은 비과학적인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창발'을 이야기하는 것이 혹시라도 존재론적 환원의 문제와 혼동을 일으킬까봐 덧붙이는 이야기입니다.

    3. 환원에 대한 부연 하나 더. 환원에 대한 막연한 거부는 오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칸트 순수 이성 비판 A판의 서문 첫 단락을 볼 때마다 감동을 느낍니다. 하지만 제가 감동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 (존재론적으로 환원시켜) 종이 위의 잉크 얼룩들일 뿐이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 전 아무런 거부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제가 그 글을 읽고 감동을 느끼는 모든 과정이 전자와 광자 사이의 상호작용이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서도 별 거부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러한 (존재론적 환원의) 설명은 내 이해/감동이라는 심적인 경험과 신경세포의 fibering, 칸트의 사상이 적힌 글과 잉크 얼룩이 (개념적으로) 등가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존재론적 환원은, 주관적 경험의 가치를 전혀 손상시키지 않습니다. <이기적 유전자>를 읽고 나서 여자친구에게 "내가 널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특정한 종류의 탄소화합물, 즉 유전자의 자기 복제를 위한 메커니즘의 일부일 뿐이야. 사랑이란 없는 거야!!!"라고 말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잖아요? ^^;;
  • ?
    엄준호 2008.11.24 22:56
    우선 제 글을 읽어주시고 좋은 조언을 해주신 것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1. 과학의 개방성과 관련한 저의 글은 당연히 과학의 오만함을 경계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주장임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처음에 글의 제목을 '인간의 오만함에 대한 단상'이라고 할까 생각했습니다. 그러니 개방성이란 미명하에 점성술과 같은 사이비과학마저 포용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2. 3. 감각질을 포함하여 믿음, 욕구, 느낌, 의지 등을 우리는 의식 상태에서 늘 경험하며 이러한 심적 현상들은 물론 뇌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신경세포들의 활동에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다만 제가 알고 싶은 것은 그와 같은 신경세포의 활동으로부터 어떻게 주관적인 의식 경험이 발생하는가와 왜 우리가 그와 같은 의식 경험을 가질 필요가 있는가하는 것입니다.
  • ?
    김갑중 2008.11.24 22:56
    엄준호 박사님 반갑습니다.
    한동안 뵙지 못해 궁금했지요.
    큰 의심을 품고 집요하게 사유하시는 모습이 如一하시고 좋아보입니다.

    언젠가 비슷한 내용을 뇌과학 사이트에서 잠깐 고민한 적이 있었는데 기억나시는지요.
    Qualia 의 문제로 오죽하면 철학자 Chalmers는 " 어려운 문제"로 아예 규정했으며 그에 관한 질문은 비단 엄박사님만의 의문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때 저는 조심스럽게 철학에서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일을 과학이 풀어넨 적이 드물다는 이유로 어려울 것이다,그러기에 마크 솜즈의 입장인 兩面的 一元論이면 어떻겠냐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으나 그도 역시 시원한 대답은 못되는 같습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요로 다케시의 心身관계론이 재미있습니다.
    해부학자답게 비교적 친숙한 경험인 주검을 가지고 얘기를 풀고 있지요.
    그는 주검을 생물학적인 문맥으로 말하면 구조와 기능의 분리로 봅니다.
    그러니 실제로는 두가지의 분리가 살아있는 대상에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다만 인간의 뇌에서만 분리되는 것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뇌가 假像을 만들어내는 특별한 재주가 있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일이지요.
    해부학과 생리학이 구조와 기능을 공부하는 방식이고, 전자는 뇌를 시각계 쪽에 좀더 치우쳐 다루는 방식이라면 후자는 뇌를 청각계와 운동계 쪽에 치우쳐 다루는 방식으로 뇌의 구조에서 생기는 피상적인 문제일 뿐이라는 것이지요.
    구조와 기능의 문제는 마치,아무도 심장과 순환이 같다고 말하지 않지만 실제로는
    뗄 수없는 관계라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는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정신의학계에서도 같은 문제로 치열한 갈등과 화해가 큰 흥미거리가 되고 있지요.
    주관적인 경험을 주로 다루는 정신분석과 신경세포들의 전기생리학적인 변화를 다루는 뇌과학의 입장들이 그와 비슷한 것입니다.
    내년 일월의 심포지움이 그러한 문제를 고민하는 자리가 되지 싶습니다.

    그러나 크릭의 말대로 뭔가 우리의 질문이 잘 못 되어서 답이 어려워지는 것은 아닌지요.
    해답은 질문에 따라 얼마든지 쉬워질수도 어려워 질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아직은 적절한 질문을 찾을 수 없어 생기는 문제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인가요?.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不可知論은 안되겠는지요.
  • ?
    김원기 2008.11.24 22:56
    계속 재미있는 이야기여서 덧붙입니다.

    <<다만 제가 알고 싶은 것은 그와 같은 신경세포의 활동으로부터 어떻게 주관적인 의식 경험이 발생하는가와 왜 우리가 그와 같은 의식 경험을 가질 필요가 있는가하는 것입니다.>>

    먼저 (1) 신경 세포의 활동으로부터 어떻게 주관적인 의식경험이 발생하는가, 라는 문제는 김갑중 선생님 말씀대로 "어려운 문제"일 수밖에 없고 거기에 대해서는 위의 내용에 덧붙일 이야기가 없습니다. 하지만 (2) 우리가 그런 의식 경험을 <왜> 가질 필요가 있는가라는 질문은 제게 아주 흥미로운 생각거리를 던져줍니다. 우리는 <왜>라는 단어를 통해 묻는 것이 어떤 종류의 <왜 why>인지 우선 따져볼 수 있는데, 가장 손쉬운 구분이 근인과 원인의 구별이겠죠. 근인에 대한 질문이라면 메커니즘을 묻는 것이므로 (1)의 내용에 포함되어 버릴 테니 이 질문은 원인에 대한 질문이라고 봐야할 테고 말입니다죠. 그런데 철학적으로 보면 원인이라는 개념은 종종 목적론을 끌어들이는 입구입니다. 그래서 생명과학에서 원인을 따진다는 건 목적론을 배제한, 기계론적인 <진화>의 매트릭스를 전제로 해야 하는 것이고, 거기에는 어떤 신비주의도 (혹은 초월적인 목적도) 필요하지 않지요. 양자역학의 인간 원리처럼, 종종 목적론적 개념의 도입은, 불필요한 오해를 낳습니다. <우주는 왜 이 모양으로 존재하는가. 우리가 관찰하고 있다는 사실은 당연히 우리같은 의식적 존재가 출현할 수 있던 세계를 전제로 한다. 다른 물리법칙이 지배하는 우주였다면 우리가 거기에 없었겠지.>라는 당연한 이야기를 <우주는 자신의 관찰자를 전제로 만들어졌다>라거나 <우주의 목적은 우주를 인식할 수 있는 의식적 존재의 출현을 위한 것이다>라는 식으로 논리적 비약을 하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엄준호님의 이야기에 어떤 시비를 거는 것이라기보다는, <왜 우리가 의식 경험을 가지게 되었는가>라는 질문이 목적론적인 레벨의 답을 필요로 하는 질문이 아닐 것이라는 이야기를 부연하려고 한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설명의 편의를 위해서 종종 <~하기 위해서>라는 식의 설명 방법을 사용하긴 하지만, 진화에는 어떤 목적이나 방향성이 없습니다 (단 슈뢰딩거의 아이디어대로, 단백질 분자의 자기 실현이라는 기본적인 방향성을 제외한다면 말이죠).
  • ?
    엄준호 2008.11.24 22:56
    김갑중 원장님 반갑습니다. 그러고 보니 뵌지 꽤 된 것 같습니다.
    qualia와 관련하여 양면론은 뇌과학연구모임에서 말씀하신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양면론은 심적 현상에 대한 인과적 효력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어서 과연 그렇다면 마음이라는 것이 왜 우리에게 생겼을까하는 물음을 다시 하게 합니다.

    김원기 선생님, ‘시비’라니요. 전 전혀 그런 생각하지 않으니 마음 놓으시길 바랍니다. 오히려 제 글과 궁금증에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시니 더없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사실 내심 저희 독서모임에서 제가 바라는 것은 이와 같은 토론입니다.

    저의 질문이 사실 누구도 쉽게 답하기 어려운 문제라는 것을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생각하기를 멈출 수는 없고 이렇게 이야기하다보면 나름대로 실마리라도 얻거나 앞으로 공부할 방향이라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저 혼자 끙끙거리는 것보다는 백배 낫지 않겠습니까?

    제 질문을 정확히 이해하시고 계시겠지만 논의를 좀 풍부하게 하기 위해 제 머리 속에 떠나질 않는 의문을 좀 풀어 말씀드리겠습니다.
    만약 마음(애매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전문적인 학술토론은 아니니 편하게 표현하도록 하겠습니다. 양해해 주시길...)이 몸에 인과적 효력을 미치는 것이라면, 마음은 물리계 안에 포함되어야 하며 물리적으로 환원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마음이 물리계의 어떤 성분으로 되어있다고 할 수 있을까요?
    또 한편으로 김재권 박사님의 생각처럼 마음이 뇌의 작용에 수반하여 발생하고 바로 이 뇌의 작용을 통해 몸에 인과력을 발휘한다는 것도 외람되지만 제겐 말장난처럼 들립니다.

    다음으로 만약 마음이 신경생물학적 과정의 부산물에 불과하여 몸에 대해 인과적으로 무능하다면, 문제는 더욱 암담합니다. 우선 왜 어떤 신경생물학적 과정은 마음을 발생시키고 다른 것은 그렇지 않을까요? 왜 우리는 좀비와 같은 존재가 아닐까요? 마음이 군더더기에 불과하다면 우리의 자유의지는 환상에 불과하고 우리는 착각에 빠진 로봇에 불과합니다. 이것은 막연한 거부감이 드는 것이 아니라, 진정 머리와 가슴에 와 닿질 않습니다.

    제가 마음에 대해 ‘왜’라는 의문을 던지는 것은 그것이 생물학적인 과정이고 그렇게 복잡한 신경생물학적 과정과 관련된 것이라면 분명 진화적 관점에서 볼 때 어떤 기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마음의 발생 기작, 마음의 기능 등이 정말 이해되지 않습니다. 제가 이원론의 오해에도 불구하고 마음에 대해 창발성을 이야기한 것은 바로 이와 같은 배경에서 우리가 어떤 새로운 물질관이나 생각 차원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입니다. 아니면 김갑중 원장님의 말씀처럼 우리가 질문을 잘못 던진 것일까요?

    (추신) 저도 진화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진행되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진화에는 분명 방향성이 있으며 그것은 복잡해지고 다양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
    장종훈 2008.11.24 22:56
    마음과 몸의 관계에 대해서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제 생각도 조금 덧붙여 볼까 합니다. 그림을 그려서 설명하고 싶은데 방법이 없군요. 글과 화살표로 나타내볼까 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일반적으로는
    마음 -> 뇌 -> 몸 혹은 마음 = 뇌 -> 몸
    과 같은 도식을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기계적으로 보자면 다음과 같은 방식도 가능합니다.
    뇌 -> 마음, 뇌 -> 몸
    AI의 완성을 믿고 연구하는 사람들은 이런 식의 도식을 믿는다고 생각합니다.

    연결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두 요소가 링크되는 방식은 직접적인 인과관계일수도 있지만 같은 곳에서 출발한 오누이 관계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얼굴의 심리학』이라는 책에 보면 재밌는 연구결과가 하나 있습니다. 사람이 표정을 짓는 것이 감정의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지만, 얼굴 근육에 전기자극을 가해서 표정을 '만들면' 감정이 생겨난다는 연구결과입니다.

    저는 문제를 이렇게 바꿔놓고 싶네요. 뇌가 마음을 만드는가, 마음이 뇌를 작동시키는가 (저는 이것의 논증가능성에 대해서는 좀 부정적입니다만..) 하는 것 입니다. 물리학에서 투명인간을 부정하는 논리인, "상호작용하지않는 것은 물리법칙의 적용을 받지 않는, 인식 불가능한 것인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다." 볼 수도 없고, 느낄 수도 없고, 현상을 나타내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제가 기계적인 시각에서는 '마음'을 도입하는 것이 사실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마음이 뇌에 작용한다는 것은 '일방적인 작용'이거나 '상호작용하는 실체'가 있거나 둘 중 하나를 만족해야 합니다. 그래서 물질적이고 과학적으로 지금 설명이 가능한 도식이라면 뇌가 마음과 행동 둘 다를 만들어낸다고 보는 것이 '그럴싸 한' 설명으로 생각된다고 봅니다. (물론 마음이 '존재'하고 뇌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치고 그것이 몸으로 나타난다는 것이 우리 믿음에는 부합하겠지만, 과학적인 설명은 될 수 없겠지요)

    과학이 관념을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정의하지 않은 것을 다룰 수는 없으니까요. (과학적 정의는 현상이나 실체를 바탕으로 하지요. 철학과 같은 체계에서는 다른 관념을 기반으로 정의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모든 논의에 앞서서 '마음'과 '감정'을 명확하게 하고 위의 도식처럼 기본적인 관계도를 만든 다음 검증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실 '과학'이 '마음'을 다룰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원기님이 쓰신대로 과학적인 해석에 기반한 설명과 관념론적인 설명은 다른 거니까요. '마음'은 과학에서 정의하지도, 할 수도 없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디까지나 제 입장이라는 것을 말씀드려야겠습니다. '마음'을 과학에서 정의하고 다룰 수 있다는 것을 누군가 보여준다면 기꺼이 바꿀 수 있는 '과학적인' 입장입니다.)
  • ?
    엄준호 2008.11.24 22:56
    뇌가 마음을 만드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뇌가 어떻게, 왜 마음을 만드는가?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마음 상태에서 이루면서 그것을 과학적 논의에서 배제하는 것을 저는 용납할 수 없습니다. 더구나 누구의 말처럼 "이만하면 됐다"는 식으로 논의를 접을 수는 더더욱 없다고 생각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04 공지 장회익 교수의 '온생명' 논란 3 고원용 2008.11.22 1543
1903 공지 가입인사.. 4 서애경 2008.11.23 1511
1902 공지 우리에게 필요한 단 한권의 책을 만들자면? 4 전재영 2008.11.23 1649
1901 공지 [re] 장회익 교수의 '온생명' 논란에 부쳐 - 과학과 철학의 경계 장종훈 2008.11.23 2134
1900 공지 [공지] 154회 독서토론회 안내(11월 25일 19시) 2 김홍섭 2008.11.23 1772
1899 공지 25일날 그냥 가면 되나요? 7 김학성 2008.11.23 1572
1898 공지 5000번째 회원 이벤트!! 2 김영이 2008.11.24 1530
1897 공지 [기사] '책만사' 올해의 책 - 출판사 뿌리와이파리 5 이정원 2008.11.24 1856
1896 공지 독서토론회 너무 가고싶어요~!^^ 1 이매 2008.11.24 1639
» 공지 과학 지식 그리고 과학적 방법론에 대한 단상 13 file 엄준호 2008.11.24 1786
1894 공지 처음 인사 드립니다. 3 구미화 2008.11.25 1368
1893 공지 엄준호님의 의견에 붙여 2 장종훈 2008.11.25 1680
1892 공지 과학과 새로운 인문학의 최전선에서 벌어지는 토론들 3 장종훈 2008.11.25 1574
1891 공지 가입인사드립니다. 3 정지원 2008.11.25 1343
1890 공지 매튜 아저씨는 어디에? 1 장종훈 2008.11.25 1486
1889 공지 모임을 다녀와서 5 안수영 2008.11.26 1449
1888 공지 ㅠㅠ 9 장종훈 2008.11.26 1468
1887 공지 신입 신고 합니다^^ 7 김선이 2008.11.26 1496
1886 공지 게시물 정리에 대해서.. 5 장종훈 2008.11.26 1523
1885 공지 좋은 모임에 좋은 인연이.. 5 오창석 2008.11.26 162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16 117 118 119 120 121 122 123 124 125 ... 216 Next
/ 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