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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생각의 출현에 대한 글이 월간 과학과 기술 12월호에 실렸습니다.

관리자님, 이쁘게 올려주세욤ㅁㅁㅁ

 











뇌, 생각의 출현
[뉴스등록시간 : 2008년 12월 30일(화) 10시 34분 ]







인류의 역사에서 지난 한 세기만큼 역동적이었던 시기는 없었다. 지난 한 세기 동안 정말 많은 것이 변했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으로도 그런 사실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기껏해야 말이나 우마차를 타고 다니던 사람들이 이제는 비행기로 지구촌 전체를 바쁘게 돌아다닌다. 

심지어 우주 공간에 만들어둔 우주 정거장을 제 집 드나들 듯이 오가기도 한다. 역사상 처음으로 우리 인간이 달에 다녀오기도 했다.

지구상에 살고 있는 사람의 수도 6배 이상 늘어나서 지구촌 전체가 온통 사람으로 가득 채워질 지경이다. 단순히 숫자만 늘어난 것도 아니다. 평균 수명도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불로장생을 꿈꾸던 진시황이 깜짝 놀랄 일이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삶의 질은 한 세기 전에는 감히 꿈에서도 상상하지 못했던 수준이다. 

먹을 것이 넘쳐 나서 비만을 비롯한 생활습관병을 걱정하고 있다. 먹는 것만 그런 것도 아니다. 우리가 소비하는 에너지와 물질의 양도 놀라운 수준으로 늘어났다. 오랜 세월 동안 인류 사회를 어둡게 만들었던 사회적 차별도 대부분 사라졌다. 오늘날 우리는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으로 민주화된 풍요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 충분히 놀랄만한 변화이고 성과이다.

모두에게 과학정신이 요구된다

그러나 정말 깜짝 놀랄 변화는 따로 있다. 우리가 과학을 통해 확보한 자연과 우리 스스로에 대한 정보와 지식이다. 이제 우리에게 자연은 더 이상 두려움과 숭배의 대상이 아니다.

우리 자신도 무작정 신에 의해 수동적으로 창조된 존재가 아니다. 우리 스스로가 자연과 우리 자신의 정체와 작동 메커니즘을 분명하고 확실하게 밝혀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그야말로 ‘초자연적’이고 ‘초월적’인 존재로 우뚝 서게 되었다. 







▷ 뇌, 생각의 출현, 박문호지음, 휴머니스트, 2008
모두가 지난 한 세기 동안 우리 스스로 많은 노력과 투자를 통해 밝혀낸 과학 지식 덕분이다. 우리는 과학을 통해서 우리의 감각을 무한히 확장함으로써 우리 자신과 우주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그런데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절대 가볍게 볼 부작용이 아니다. 우리의 이해력과 상상력을 획기적으로 확장시켜준 과학이 이제는 우리에게서 빠른 속도로 멀어져 가고 있다. 간단히 말해서 현대의 과학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괴물’이 되어가고 있다.

어느 누구도 현재의 과학을 충분히 이해해서 자유롭게 활용하기 어려운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는 뜻이다. 정말 엄청난 피와 땀으로 이룩한 과학 지식이 자칫하면 우리 모두에게 무용지물이 되어버릴 수도 있는 위기 상황이다.

그렇다고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만들 수는 없다. 과학 지식은 우리가 원한다고 아무렇게나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과학이 어렵고 재미없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지난 137억 년 동안 끊임없이 복잡하고 정교한 진화를 거듭해온 우주 만물이 살아 움직이는 원리가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고 명쾌할 수는 없다.

과학이 쉽고 재미있어야 한다는 주장은 자연의 장엄함을 무시한 너무나도 순박한 희망일 뿐이다. 결국 우리에게 주어진 길은 하나 뿐이다. 더욱 더 열심히 노력할 수밖에 다른 길이 있을 수가 없다. 과학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냉혹한 현실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인정해야만 한다.

우리 모두가 그렇게 노력해야만 하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과학은 오늘날 우리가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민주사회를 가능하게 만들어주고, 긍정적이고 발전적으로 진화할 수 있도록 해주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과학적 합리주의에 확실하게 뿌리를 내린 ‘과학정신’을 외면해서는 개인의 권리와 자유와 평등을 기반으로 하는 민주 사회는 불가능하다. 이제 ‘과학적 사고와 논의’가 사회의 ‘주류 문화’가 되어야 한다.

독서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

물론 우리 모두가 새로운 과학 지식을 밝혀내는 창의적이고 유능한 과학자가 될 수는 없다. 그런 일은 가능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바람직한 것도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충분한 과학 상식을 기반으로 하는 과학정신이다. 독서가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대안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과학 교양서를 읽기만 한다고 과학정신이 갖춰지는 것은 아니다. 지나칠 정도로 복잡하고 난해하게 변해버린 과학의 단편적 상식을 실에 꿰듯이 엮어서 방향을 제시해주는 지침서가 필요하다. 자연 현상을 제대로 관찰하기 위해 필요한 ‘통합적 사고’를 위해서는 그런 도움이 반드시 요구된다는 뜻이다.

전자공학도이면서 오랫동안 독서 운동가로 활동하고 있고 이제는 훌륭한 과학 전도사로 자리잡은 박문호 박사의 ‘뇌: 생각의 출현’이 바로 그런 책이다. 이 책은 단순히 최근에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뇌 과학’을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우주의 생성에서 출발해서 신비로운 생명의 탄생과 복잡한 진화의 과정을 통해 존재하게 된 ‘나’에 대해 지금까지 인류가 밝혀낸 그야말로 과학의 모든 지식을 총망라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책은 과학을 통해서 ‘나’의 존재 이유를 밝혀보려는 저자의 끈질긴 노력의 산물이다. 그런 뜻에서 이 책은 1년 전에 출판되었던 교통공학자 임성빈 교수의 ‘빛의 환타지아’(환타지아, 2007)와 비교된다. 다만 박문호 박사는 우리 자신을 무대의 중앙에 세우려고 애를 썼을 뿐이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역시 우리의 ‘뇌’에 대한 부분이다. 우리의 모든 행동과 생각은 ‘뇌’에서 비롯된다. 뇌를 이해하지 못하면 우리 스스로를 이해할 수 없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그래서 제3부 ‘뇌와 감각, 생각이 인간을 움직인다’가 이 책의 핵심이다.

우리는 환경을 떠나서 존재할 수가 없다. 우리의 생존에 필요한 모든 것이 환경에 있다. 결국 우리가 환경에서 적응하면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환경에서 일어나는 모든 변화를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감각하고, 적절한 행동을 만들어내고, 그 내용을 정확하게 기억해야만 한다. 따라서 뇌의 본질적 기능은 우리가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에 능동적으로 적응하기 위해서 필요한 고도의 생각과 행동을 만들어내고 기억하는 것이다.

그런 뇌가 만들어내는 생각과 의식에는 세 가지 속성이 있다. 우선 감각의 개별화 된 모듈에서 인식하는 모든 것을 순간적으로 통합해서 하나의 현상으로 지각해야 한다. 그런 지각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행동은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했던 모든 것에 대한 기억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역사성을 가져야만 한다. 그리고 우리의 모든 생각과 행동은 결과적으로 우리의 생존을 추구하는 목적에 부합되어야만 한다.

지금까지 뇌의 활동은 지극히 추론적인 방법으로 짐작을 했을 뿐이다. 심지어 극도의 신비화가 이루어지는 경우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모든 것이 달라지고 있다. 환경의 변화에 대한 뇌의 대응이 모두 현대 과학의 엄밀함을 만족하는 수준으로 분석되고 있다.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뇌과학의 발전 방향에 대한 이해는 현대 과학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 duckhwan@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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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진화란 무엇인가」 에른스트 마이어 지음, 임지원 옮김, 사이언스북스, 2008
3. 「초끈이론의 진실」 피터 보이트 지음, 박병철 옮김, 승산, 2008
4. 「낙동강 하구」 강병국 글, 최종수 사진, 지성사, 2008
5. 「최초의 인류」 앤 기번스 지음, 오숙은 옮김, 뿌리와이파리, 2008

* 이글은 월간 과학과 기술 12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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