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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02 08:43

인문과학과 자연과학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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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009년 1월 31일(토)에
뇌과학 + 동서정신의학 통섭 심포지움 있는 거 아시죠?

예습 차원으루다 글 한 개 올려요.
(제네바 정신과의사 겸 정신분석가, 장-미셸 키노도즈가 쓴 글을 번역한 것임)
여러분도 이미 아는 것을 다른 언어로 썼다고 보시면 됩니다.
정신분석가의 별명= 지식의 제국주의자, 다국어능통자.
꼭 100북스인들 같죠! 


<< 프로이트 이후 >>

                           현대의 과학적 모델들과 정신분석학


프로이트가 ‘과학적 심리학을 위한 프로젝트’를 쓴지 100년이 지난 지금, 정신분석가들이 20세기 말의 과학적 모델들을 차용하면서 동시에, 1895년의 프로이트식 방법론을 써야 한다면 어떻게 될까? 현대 정신분석가들의 일부는 바로 이런 것을 시도해왔다. 

마크 솜즈는 신경심리학과 정신분석, 두 분야 모두에서 훈련받았다. 그래서 그는 정신분석과 신경과학 사이의 상관관계를 누구보다 잘 검토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의 연구는 신경해부학적 손상을 입은 환자에게, 탐구 방법으로서 정신분석을 사용하는 것을 바탕으로 한다. 그는 정신 현상은 뇌 안에 있는 해부학적 구조들의 망 속에 위치한 기능적 체계들과 관련이 있다고 본다. 솜즈의 연구는 대단한 관심을 불러왔는데, 그는 신경해부학적 모델을 심리학적 모델의 우위에 두지 않는다. 이것은, 정신분석학을 신경과학에 근접시키려는 현대의 많은 시도들(이 방법은 두 분야의 특수성을 모두 잃게 할 위험이 있음)과 매우 대조적이다. 
 
솜즈의 연구들은, 장 루아프(1995)가 지적하듯이, 정신의 작용들을 그것의 단순한 기능들로 환원시키지 않는다는 점에서, 정신을 “물화reifying"시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솜즈에게 있어서, 뉴런들은 사고 또는 감정들만큼이나 실재한다. 따라서, 무의식의 개념은 정신과 신체를 나누는 데카르트적 양분법을 뛰어넘는다. 예를 들어, 솜즈와 프로이트 둘 다에게, 의식은 두 개의 지각적 표피를 지닌 감각기관이다. 하나는 내적 세계를 향해있고, 다른 하나는 외부 세계를 향해 있다. 우리가 프로이트식 모델을 출발점으로 삼는다면, 우리의 주관적 의식은, 외부 세계의 대상들에 대한 지각에서 귀결되는 과정과 유사한 방식으로, 무의식적인 정신에 의해 생성된다. 무의식은 또한 “외부적 지각들에서 기원하는 경험들의 영향을 받는다”(프로이트 1915). 솜즈는 이 두 개의 지각적 표피가, 의식적 지각이라는 수면 아래에 있는 알 수 없는 실재를 ‘위계적으로는 동등하지만, 질적으로 상이한 두 가지 방식으로’ 등록한다고 본다. 달리 말하자면, 우리가 주관적인 정신적 현실(즉, 의식)로 지각하는 것은 우리가 우리의 신체를 마치 그것이 외부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지각하는 방식과 관련이 깊다. 그러므로 의식에 도달하는 두 가지 지각이 있다: 타인들의 신체를 포함한, 구체적 외부 대상들에 대한 지각들(이것들은 외부 현실에 대한 지각들임)과, 정신적 현실에 대한 지각들이다. 솜즈의 혁신적 연구는 신체와 정신에 대한 일원론적인 정신분석적 개념을 지향함으로써, 새롭고 흥미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Pragier & Faure-Pragier(1990)는 다른 접근방법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고전 물리학에서 파생된 모델들은 차치하고, 자신들의 접근법을 보다 최신 물리학과 생물학 연구에 토대를 두고 있다. 이들은 정신분석을 통해 관찰할 수 있는 정신의 작용 방식을 적절하게 묘사해줄 "새로운 비유들"을 제안한다. 예를 들어, 이들은 "새로운" 어떤 것의 부상과 관련된 현상들 사이에 존재하는 강한 유비들을 제안했다. 즉, 순차적 단계로 일어나는 자율가변 구조 (self-structured)의 진화와, 정신분석치료 중에 일어나는 자유연상 간에 강한 유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들은 복합 체계 내에서 관찰되는 현상들의 예측불가능성과, 정신적 현상들의 예측불가능성이 수렴하는 흥미로운 지점들을 제시했다. 복합 체계 안에는, 엄청난 변수들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이것은 인간의 정신 안에서도 마찬가지-, 고전적인 단선적 인과론은 적절한 모델이 아니다. 카오스 이론은, 소위 복합 체계에서는 사소한 사건들이 불가피하게 일어나므로, 어떠한 예측도 즉시 오류임이 입증됨을 보여준다.

우리가 이런 새로운 이론들을 심리적 외상에 의해 생겨난 상황에 적용해보면, 주어진 외상이 정신에 대해 장기적 또는 사소한 영향을 미칠지, 아니면 아무 영향도 미치지 않을지의 여부를 예측하는 것이 왜 불가능한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서만(a posteriori) 이것을 알 수 있다. Pragier & Faure-Pragier는 자신들이 하는 비교는 "비유들"로 간주되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신중을 기한다. 하지만 내 생각에, 이런 태도는 이 비유들이 지닌 가치를 제한시키는 경향이 있다. 나는 그것들이 "유추적 모델들analogical models"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정신의 작용들이 생물생리학적 기능들에 토대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이 모델들이 설명하기 바란다면, 우리는 여기에 프로이트가 1905년에 도입한 anaclisis(의존적 자기애)의 개념을 포함시키면 된다. 이러한 관점은, 솜즈가 최근에 개진하는 바와 같은, 정신(psyche)과 신체(soma)에 대한 일원론적 개념과도 합치한다.                 
  

               

                 신경학이 정신분석학을 대체하고 말았는가?

   
생애 내내, 프로이트는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생물학과 신경학에서의 발전이 정신분석이 바라보는 정신 작용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밝혀줌으로써, 자신이 "과학적 심리학을 위한 프로젝트"에서 미처 이루지 못한 것을 성취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의 언젠가 진정한 '생명-분석bio-analysis'이 나타날 것이다."(1933) 그는 심지어, 향정신성 약물을 예견하기도 했다: "미래에 우리는 특정한 화학물질의 도움으로, 정신 장치에 존재하는 에너지의 양과 그것의 배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방법도 알게 될 것이다."(1940/1938)

'프로젝트'가 씌어지고 100년이 지난 오늘날의 입장은 어떠한가? 1950년대의 향정신성 약물의 발견과, 생물학과 신경학에서의 연구 발전에 동반된 열정들이 현대 세계에서 정신분석이 쇠퇴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특히 미국에서 정신치료법들과 대학 강의들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 이후, 정신분석학은 계속해서 압력을 받아왔다. 사고방식에 변화(보다 빠르게 먹히는 치료방법과, 계량 가능한 결과를 토대로 치료결과를 평가할 것을 요구)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압력들까지 가세해 다양한 정신치료 요법들보다 약물치료에 의한 치료를 강요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요인들 외에도 과학계가, 아직 임상 실천에 적용할만한 것들을 제안하기에는 요원하나, 뇌기능과 기억에 대한 현재의 연구가 심리치료적 관계를 기초로 한 방법들을 잊게 만들 것이라고 장담한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1998년, 세계적으로 알려진 낸시 안드레아센이라는 과학자는 미국에 심리치료사가 심각하게 부족한 상황에 대해 경보를 울렸다. 그 당시 일반 대중들은 약물치료를 근간으로 한 치료법 역시 한계를 지니고 있음을 알아가는 중이었다.

그러므로 우리는 과학과 정신병리의 기술과 관련된, 진정한 차세대 전문가들의 양성에 상당한 투자를 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 하이테크 과학자들은 10년 후에 깨어나, 침묵의 봄(Silent Spring 레이첼 칼슨이 1962년에 쓴 소설. 어느 봄날 아침, 인류가 깨어난다. 새가 노래하는 소리에 깨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지구상에서 사라졌기 때문에 깨어난다)을 맞아야 할지도 모른다. 정신병리에 전문성을 가진 현명한 임상가와 협력하지 않고서 과학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외롭고 빈약하고 어쩌면 무익한 도전일 것이다.
(Andreassen 1998: 1659)     


Jean-Michel Quinodoz / Reading Freud, 2004, Puf 중에서
  • ?
    전주호 2009.01.02 08:43
    인문과학과 자연과학의 만남!!!!!!
    2009년 1월 31일(토)에 있을 뇌과학 + 동서정신의학 통섭 심포지움이 기대됩니다.
    가능한 참석하여 사고의 폭을 넓히도록 하겠습니다.
    예습 차원에서 글을 더 올려 주시기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임 말희 회원님
  • ?
    김갑중 2009.01.02 08:43
    이번 통섭 심포지움은 ' 뇌. 생각의 출현' 출간을 기리기 위해 마련합니다.
    공부꾼들은 공부로 축하를 하는 것이 도리이기도 할 것 같아서 마련했습니다.
    특히 이번 정신치료 부분을 발표해주시는 김성호 박사께서는 미국에서 활동하시는 동양인으로는 최초로 뉴욕주 공인 정신분석가 자격을 받으신 실력과 경륜을 인정받고 계시는 대단한 분입니다. 특별히 임말희 선생님께서 초청하셨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성일 원장님의 발표내용도 세계학회에서 발표한 내용으로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여러가지로 부족한 제가 귀한 심포지움의 격을 떨어뜨리지 않을까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약간은 생소한 부분이라서 예습얘기가 나오는 것 같아 참고할 만한 책을 소개합니다.
    < 뇌와 내부세계- 이제는 가슴이 아니라 머리다>, 마크 솜즈-올리버 턴블 지음. 김종주 옳김. 하나의학사.
    신경정신과 전문의인 김종주 박사께서 번역을 했는데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손쉽게 구하실 수 있습니다.
    한번쯤 보시고 오시면 심포지움이 훨씬 재미있을 것 같아 감히 소개 올립니다.
    저는 3번 보았고 이제 다시 행사 전에 한번 더 보려고 합니다.

    깊이 파려면 넓게 파야한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우리가 통섭이라는 말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이기도 하겠지요
  • ?
    김영이 2009.01.02 08:43
    진짜 뇌와 내부세계 엄청난 책입니다.
  • ?
    서지미 2009.01.02 08:43
    각자의 분야에서 일각을 이루며
    사회에서 존경받는 분들의 자리.
    그 귀하고 소중한 자리에
    함께 할수 있는 기회.
    감사하며....
    <뇌와 내부세계>필독서로 읽으며
    준비운동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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