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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해할 수 없는 수











매미는 한 여름에만 맴~맴~하고 우니까 짧게 사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매미는 상당히 오래 사는 곤충이다. 매미는 식물의 조직 속에 알을 낳는데, 우리나라에서 서식하고 있는 유지매미참매미는 산란한 후 7년이 지나야 성충이 된다. 또 늦털매미는 5년이 되어야 성충이 된다. 매미탑이라는 북아메리카에 사는 매미는 산란한 후 13년이 지나야 성충이 되는 것과 17년이 지나야 성충이 되는 것, 두 종이 있다. 이처럼 대부분의 매미는 산란에서 성충이 되기까지 삶의 주기가 보통 5년, 7년, 13년, 17년인데, 이것은 모두 소수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 이유를 설명하는 두 가지 학설이 있다. 첫 번째는 소수를 생의 주기로 삼으면 천적을 피하기 쉽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매미의 삶의 주기가 6년이고 천적의 삶의 주기가 2년 또는 3년이라면 매미와 천적은 6년마다 만나게 된다. 또한 삶의 주기가 4년인 천적과는 12년마다 만나게 된다. 그렇지만 매미의 삶의 주기가 7년이라면, 삶의 주기가 2년인 천적과는 매 14년마다 만나게 되고, 삶의 주기가 3년인 천적과는 21년마다 만나게 되며, 4년인 천적과는 28년마다 만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매미는 종족번식을 위한 보다 많은 시간과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또 다른 학설은 동종간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스스로 삶의 주기를 조정한다는 것이다. 모든 매미들의 삶의 주기가 같아서 겹치게 되면 그만큼 먹이를 둘러싼 생존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다. 따라서 많은 종의 매미가 많은 자손을 퍼뜨리려면 동시에 출현하지 않는 것이 서로에게 유리하다. 결국 주기를 소수로 하면 그 만큼 서로 만나서 경쟁하는 횟수가 줄어들게 된다. 예를 들어, 5년 주기인 매미와 7년 주기인 매미는 35년마다 만나게 되고, 13년 주기인 매미와 17년 주기인 매미는 221년마다 만나게 되므로 서로에게 그만큼 종족번식의 기회가 많아진다. 이와 같이 매미는 천적으로부터 종족을 보존하기 위하여 또 먹이를 둘러싼 동종간의 경쟁을 피하기 위하여 소수를 삶의 주기로 진화해왔다.







 


 

 











어떤 물질을 이루는 기본 단위인 ‘원자(atom)’는 ‘더 이상 나누거나 분해할 수 없는 물질’이라는 뜻이다(요즘은 원자보다 더 작은 입자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물질에서 원자와 같은 개념을 수학에 적용한 것이 소수이다. 즉, 어떤 수를 분해할 때 ‘더 이상 분해할 수 없는 수’를 소수라고 생각하면 된다. 소수(prime number)의 수학적 정의는 1과 자기 자신 이외의 다른 양의 정수로 나누어지지 않는 1보다 큰 정수(p)이다. 한편 1보다 큰 정수 a가 소수가 아닐 때, a를 합성수(composite number)라고 한다. 이와 같이 소수가 모든 정수의 기본이 되는 수라는 것을 설명해 주는 것이 ‘정수론의 기본정리’이다.

 

 


 










위와 같이 1보다 큰 양의 정수 n을 유한개의 소수의 곱으로 쓸 수 있는데, p1, p2, p3,…,pk를 n의 소인수, n = p1p2p3…pk를 n의 소인수분해라고 한다. 수학에서 소수는 ‘구성의 기본 단위’이다. 따라서 어떤 수의 성질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그 수의 소인수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이것은 마치 어떤 화합물을 적당한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그 물질에 어떤 원자가 얼마만큼의 비율로 들어 있고, 그들의 결합 상태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를 알아내는 것과 같다.

 

 

 











소수는 특히 첨단 정보화 사회가 된 오늘날에는 정보를 보호하는 암호에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 사용되는 암호는 대부분 소수를 이용한 공개 열쇠 암호 방식으로 만들어져 있다. 공개 열쇠 암호 방식은 암호를 만드는 방식은 공개되지만 그 암호를 원래의 문장으로 돌려놓는(이 과정을 복호라고 한다) 열쇠를 알아내기가 거의 불가능한 방식이다. 이런 방식이 가능한 이유는 큰 정수를 소인수 분해 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떤 두 소수를 곱한 수 4067351을 이용하여 암호를 만들었다는 것을 공개한다. 그런데 암호를 원래의 문장으로 돌려놓기 위해서는 이 수가 어떤 두 소수의 곱으로 되어 있는지 알아야 한다. 사실 이 수는 두 소수 1733과 2347의 곱이다. 그런데 두 소수 1733과 2347을 주고 이들의 곱 4067351을 계산하는 문제는 아주 쉽지만, 거꾸로 4067351이 어떤 두 소수의 곱으로 되어 있는지를 찾는 소인수분해 문제는 매우 어렵다. 실제로 사용되는 공개 열쇠 암호 방식은 예를 든 방법보다 훨씬 복잡하고 정교하지만, 소인수분해가 어렵다는 암호의 근본 원리는 같다.


1977년에 공개열쇠 암호 방식이 처음 발표될 당시, 예로 들었던 두 소수를 곱한 수(수가 너무 크기 때문에 여기서는 생략한다)를 인수분해 하는데 약 40,000,000,000,000,00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다가 1994년에 인수분해 알고리즘이 개발되며 인수분해를 좀 더 빨리 할 수 있게 되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인수분해 알고리즘을 이용해도 100년 이상 걸린다. 그래서 공개열쇠 암호방식은 오늘날 은행의 저금통장의 비밀번호에서부터 인터넷에서 사용되는 ID와 암호 등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인수분해 알고리즘이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응하여 더 큰 소수가 필요하게 되었다. 그래서 소수를 연구하는 수학자들은 더 큰 소수를 찾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소수는 무한히 많다는 것이 증명되었지만 소수가 어떤 특별한 형태를 갖는지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따라서 큰 소수를 구하기 위해 우리는 특별한 경우를 살펴보아야 한다. 수학에는 특별한 이름이 붙은 수가 많이 있다. 그 중에는 2의 거듭제곱에서 1이 모자라는 메르센 수(Mersenne number)라는 것이 있다. 즉, 지수 n에 대한 메르센 수는 Mn=2n-1로 나타내는데, 다음은 몇 개의 메르센 수이다. 1, 3, 7, 15, 31, 63, 127, 255, 511, 1023, 2047, ...

 












 






메르센은 프랑스 수학자 메르센(Marin Mersenne, 1588~1648)의 이름을 딴 것이다. 메르센 수에서 3, 7, 31 등과 같이 특히 소수인 것을 메르센 소수라고 하는데, 메르센 수가 메르센 소수가 되기 위해서는 2의 지수인 n이 소수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메르센 소수는 몇 년에 하나씩 발견되다가 최근에는 거의 매년 하나씩 새로 발견되고 있다.

 

2003년 10월에 발견된 40번째 메르센 소수 M20996011=220996011-1는 2GHz의 펜티엄 4 컴퓨터를 19일 동안 가동하여 찾았다. 

2004년 6월에 발견된 41번째 메르센 소수 M24036583=224036583-1 는 무려 723만 5733 자리의 수로 손으로 쓰는데 6주가 걸리며 수를 쓴 길이는 25km에 달한다고 한다.

2005년 2월에 발견된 42번째 메르센 소수 M25964951=225964951-1는 2.4GHz의 펜티엄 4 컴퓨터를 50일 동안 가동하여 찾았다.

2005년 12월에 쿠퍼(Cooper, Curtis) 교수팀에 의해 발견된 43번째 메르센 소수 M30402457=230402457-1 는 915만 2052자리의 수이다. 쿠퍼 교수는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2006년 9월에 44번째 메르센 소수 M32582657=232582657-1 을 또 찾았다. 사실 1000만 자리가 넘는 메르센 소수를 찾는 사람에게는 10만 달러의 상금이 걸려 있었는데, 아쉽게도 44번째 메르센 소수도 1000만 자리를 넘지는 않았다. 12457...로 시작하여 ...967871로 끝나는 이 소수는 손으로 쓰는데 꼬박 9주가 걸리고 수의 길이는 34km 정도가 된다고 한다.

 









최근에 찾아진 메르센 소수는 2008년 8월 23일 미국의 한 대학 연구원인 한스(Hans)와 마이클(Michael)에 의해서였다. 그들이 찾은 소수는 약 1300만 자리의 수인 M43112609=243112609-1로 이 수는 손으로 쓰려면 약 12주가 걸리고 그 길이만 해도 약 44km 정도가 된다고 하니 정말 어마어마하게 큰 소수이다. 어쨌든 그들은 이 소수가 45번째 메르센 소수라고 생각했지만 같은 해 9월 6일 45번제 메르센 소수 M37156667=237156667-1이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의 연구팀에 의하여 발견되어 한스와 마이클이 발견한 소수는 46번째 메르센 소수로 기록되었다. 45번째 메르센 소수도 1000만 자리가 넘었는데 불과 며칠 사이로 10만 달러의 상금을 못 타게 되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그런데 39번째 메르센 소수인 M13466917과 46번째 메르센 소수인 M43112609 사이에 다른 메르센 소수가 더 있는지도 아직까지 확실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그래서 만일 그 사이에 다른 메르센 소수가 발견된다면 번호가 바뀔 수도 있다.

 

 













수학이 항상 응용을 염두에 두고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 수학은 수학 자체의 즐거움을 만끽하기 위해 발전하기도 한다. 메르센 소수는 수학의 응용뿐만 아니라 수학 자체의 즐거움에도 한몫하고 있다. 수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그 중에서 완전수라는 것이 있다. 완전수는 자신을 제외한 약수의 합이 자신과 같아지는 수이다. 옛날부터 매우 신성시 되었던 수들이다. 완전수의 예로는 6(=1+2+3), 28(=1+2+4+7+14) 등이 있다. 기원전 4세기에 유클리드는 MP가 메르센 소수이면 다음과 같은 수가 짝수 완전수임을 보였다.

 

 

 

이후 18세기에 이르러 오일러는 모든 짝수 완전수는 이와 같은 형태를 갖는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리고 홀수 완전수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으며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지만 확실하지 않다. 이처럼 수학은 우리의 생활을 위해 발전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의 지적 유희의 도구로도 사용되고 있다. 여러분도 수학으로 지적 유희를 즐겨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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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록 2009.02.10 22:03
    매미의 삶이 수학적 연관이 있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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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석연 2009.02.10 22:03
    좀 별다른 이야기이지만요...
    제가 굉장히 존경하는 어떤 선생님의 아드님이, 좀 유별나요. 어릴 때부터 특이해서, 유치원을 마치고 집에 와서 어머니가 "오늘 유치원에서 어떤 즐거운 일이 있었니?"라고 물으면, "응..엄마. 오늘 너무 신나. 지구랑 달의 거리가 얼마냐 하면..." 이런식으로 답을 하더라고 해요. 그날 유치원에서 배운 달과 지구의 거리가, 아이에게는 가장 신나는 일인 것이고, 물어보는 엄마는 그런 답을 생각하고 물어본 것은 아니고... 여하튼 그 특이한 아이가 자라서 미국의 대학을 갔더랍니다. 컴퓨터 공학관련 전공을 했는데, 어느날 전화가 와서는
    "엄마!! 내 평생에 처음으로 나와 마음이 통하는 친구를 만났어요."
    라고 했답니다. 그래서, 어머니는
    "그래? 참 잘 됐구나. 어떤 친구인데?"
    "네! 저와 너무나 생각이 비슷하고 마음이 맞는 친구였어요. 우리는 너무 마음이 잘 맞아서, 밤새 이야기를 했어요. 정말 신나요!! 이런 기분은 처음이어요~!!"
    어머니께서는 다시 물었죠.
    "그래. 그 친구와는 밤새 어떤 이야기를 했니?"

    그러자 아드님이 이렇게 이야기 했답니다.
    "우린, 밤새~ '소수'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했어요. 정말 멋지지 않아요?!"

    간간~히 전해듣는 지인 선생님의 아드님 이야기가.. 이 기사를 읽고 생각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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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형빈 2009.02.10 22:03
    으음... 윗분 댓글을 읽다보니 수~년전 원룸에서 자취할 때 윗층에 사는 같은 과 형네 집에가서, 수학토론(?)하며 새벽을 지새운 기억이 새록새록+_+... 실수의 농도가 유리수의 농도보다 크다는 걸 화이트보드에 끄적 거리던 옛 추억이 떠오르네요 ㅎㅎ 그런데 지금도 그런 짓을 하고 있다는...

    수학이 재밌는 이유 중 하나는 직접 원리를 따져볼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보통 다른 학문은 실험이 이렇다고 하면 그런가보다 해야되고, 저렇다면 저런가보다 해야하고... 직접 실험해서 확인하기도 어렵고... 실험결과가 점점 개선되기는 하겠지만 실험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볼 수도 없고,,, 실험을 해석하는 과정도 제각각인 경우도 있고, 그런 부분은 좀 재미가 없죠. 왠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같아서 말 잘하는 사람이 정말 잘아는 사람으로 보이게 되고... 아무튼 수학이 좋아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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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혜인 2009.02.10 22:03
    소수는 정말 흥미로운 것 같아요.
    소수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으신 분은 마르크스 듀 소토이의 '소수의 음악'이란 책을 읽어보세요~
    리만가설과 소수, 소수를 연구한 수학자들에 대한 이야기들로 구성된 책인데 어렵거나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어요!
    소수와 암호의 연관성으로 슬쩍 덧붙이자면 소수에 관한 책은 아니지만 암호에 흥미를 느끼신다면 사이먼 싱의 '코드북'도 추천, 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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