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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기초











뉴턴이 위대한 과학자로 추앙 받는 이유는 그가 보편적인 중력법칙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중력법칙에는 만유인력의 법칙(universal law of gravitation)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질량이 있는 두 물체 사이에는 만유인력이 있는데, 이는 각 질량의 곱에 비례하고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는 만유인력의 내용을 다들 한번씩은 들어봤을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뭐가 그리 대단할까 싶기도 하지만 ‘과학’이라는 단어 자체가 없었던 17세기에는 사정이 달랐다. 지구와 태양 사이에 작용하는 것과 똑같은 힘이 지상의 모든 물체에도 작용하며 더 나아가 우주의 삼라만상이 모두 같은 힘의 지배를 받는다니, 보통 사람으로서는 쉽게 생각하기 어렵다.

 


 


 













과학자들은 비교적 단순하다. 자연현상은 복잡해도 그 내면의 근본원리는 그다지 복잡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러자면 두루두루 적용되는 보편성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이렇듯 과학자들은 한두 가지의 보편적인 원리로 수많은 자연현상을 설명하는 것을 좋아한다. 어쩌면 그것이 과학을 하는 최고의 보람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관찰하는 모든 현상들마다 제각각 적용되는 작동원리를 과학자들이 보편법칙이라고 내놓는다면 무척 실망스러울 것이다. 보편성을 추구하는 과학자들의 열망은 일종의 본능이다. 아인슈타인 역시 이 본능에 가장 충실했던 사람 중 한 명이었다. 말년의 그는 통합이론(대통일이론)에 관심이 많았다. 당시까지 알려져 있던 중력과 전자기력을 하나의 이론으로 설명하고자 했다. 안타깝게도 아인슈타인의 노력은 실패했지만 보편적 진리를 추구했던 그의 열정과 노력은 후대의 과학자들에게 면면히 이어졌다.

 

 


지금까지 인간이 알고 있는 자연계의 힘은 네 가지이다. 중력, 전자기력, 약력, 강력이 그들이다. 현대적인 이론에서는 이 네 가지 힘에는 각각의 힘을 매개하는 입자가 있다고 이해하고 있다. 중력자(중력), 광자(전자기력), W 및 Z(약력), 접착자(강력)가 그들이다. 한편 자연계에는 힘을 매개하는 입자 외에 물질을 구성하는 구성입자들이 있다. 전자나 양성자 등이 이에 속한다. 중력은 질량이 있는 두 물체 사이에 작용하는 힘이다. 즉, 물체가 지구로 떨어지게 만드는 가장 친숙한 힘이다. 뉴턴이 중력을 만유인력의 법칙으로 정식화했고 아인슈타인은 일반상대성이론으로 현대화했다. 전자기력은 전기력과 자기력을 함께 일컫는다. 전자기력은 고대부터 알려져 있었다. 전기력과 자기력이 하나의 힘이라는 사실은 패러데이(Michael Faraday, 1791~1867)가 전자기유도현상을 발견함으로써 확실해졌다. 전자기력은 맥스웰(James Clerk Maxwell, 1831~1879)에 이르러 그의 유명한 방정식으로 총정리 되었다. 약력과 강력은 원자핵을 발견한 뒤 그 성질들을 연구하면서 알게 된 힘이다.






 


 












약력(약한 핵력, 혹은 약한 상호작용)을 발견하게 된 계기는 베타붕괴라는 현상 덕분이었다. 베타붕괴는 중성자가 전자를 방출하면서 양성자로 바뀌는 현상이다. 이 과정에서 무엇인가 전에는 알지 못하던 힘이 작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 이 힘을 연구해보니 이 힘은 중력보다는 강하지만, 전자기력보다는 약했다. 그래서 약력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중성자가 붕괴할 때는 아주 이상한 현상이 생긴다. 원래 중성자가 가졌던 에너지와 베타 붕괴 이후에 전자와 양성자가 가지는 에너지가 서로 다르다. 즉, 가장 기본적인 에너지 보존법칙이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인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한 사람은 볼프강 파울리이다. 볼프강 파울리는 질량이 거의 없고 전기적으로 중성인 입자가 이 반응에 참가하여 에너지를 가지고 달아난다면 에너지 보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전기적으로 중성이면서 매우 가벼운 이 입자를 중성미자(neutrino)라고 한다. 중성미자는 약력에만 관여하는 입자이다.

 

 












강력(강한 핵력, 혹은 강한 상호작용)을 발견하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수소 이외의 원자핵은 두 개 이상의 양성자로 구성되어 있다. 양성자는 모두 전기적으로 양성이라 양성자가 여럿 모여 있으면 전기적인 반발력이 대단할 것으로 쉽게 예상된다. 따라서 전자기력보다는 훨씬 강한 힘으로 원자핵을 구성하는 양성자와 중성자를 묶어줄 힘이 필요하다. 전자기력은 약력이나 중력 보다 센 힘이니, 전자기력 보다 강한 힘이 필요하다. 그래서 강력이라는 개념이 생겨났다. 일본인 최초로 노벨상을 수상한 유카와 히데키(湯川秀樹, 1907~1981)는 양성자나 중성자들이 중간자(meson)라는 새로운 입자들을 교환하면서 강력을 형성한다고 생각했다. 그의 예언대로 파이온(pion)이라는 중간자가 1947년 발견되었다. 즉, 강력은 새로운 힘이고, 전자기력 보다 강한 힘이며, 중간자가 관여하는 힘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중성자와 양성자는 더 이상 쪼갤 수 없다는 의미에서의 기본 소립자는 아니다. 이후 양성자나 중성자가 쿼크(quark)라는 더 작은 입자들로 이루어졌다는 증거들이 발견되었다. 쿼크는 머리 겔만(Murray Gell-Mann)과 츠바이히(George Zweig)가 1963년 독립적으로 제시한 개념이다. 쿼크 셋이 적당히 잘 모이면 양성자나 중성자가 된다. 또한 강력에 관여하는 중간자도 쿼크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양성자나 중성자, 중간자는 모두 강력과 관계가 있다.

 

더 연구를 진행해 본 결과 쿼크는 강력을 느끼는 최소 입자 단위이고, 쿼크와 쿼크는 접착자(gluon)라고 불리는 강력의 매개체를 주고받으며 강하게 결합해서 양성자나 중간자를 만든다는 것이 알려졌다. 쿼크는 총 6종이 있다고 밝혀졌다. 6종류의 쿼크는 2가지씩 짝을 이룬다. 그 이름은 업(Up)/다운(Down), 참(Charm)/스트레인지(Strange), 톱(Top)/보텀(Bottom)이다.

 

 











양성자, 중성자가 강력으로 뭉쳐져서 원자핵을 만든다는 것은 앞에서 설명하였다. 그러면 전자들도 뭉쳐질 수 있을까? 강력은 전자기력보다 강하므로 전자들 사이에도 강력이 작용할 수 있다면 전자들도 여러 개 뭉쳐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일은 생기지 않는다. 전자는 강력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자와 중성미자는 약력에는 반응을 하는데, 강력은 느끼지 못한다. 이런 입자들을 경입자라고 한다. 경입자는 강력을 느끼는 쿼크와는 전혀 종류가 다른 입자인 셈이다. 경입자도 총 6종이 발견되었다. 처음에 발견된 중성미자는 약력과 반응할 때 전자와 관련되기 때문에 전자형 중성미자라고 한다. 이와 비슷하게 뮤온(muon)이라는 경입자에는 뮤온형 중성미자가 있고, 타우온(tauon)이라는 경입자에는 타우온형 중성미자라는 것이 있다. 전자와 뮤온 혹은 타우온은 질량만 다를 뿐 그 외 모든 물리적 성질은 똑같다. 말하자면 전자의 형제뻘 되는 입자들이다. 그 각각의 짝을 이루는 중성미자들도 서로 형제뻘이다. 약력은 W, Z로 불리는 입자들이 매개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요약하자면 이렇다. 자연계의 소립자는 크게 힘을 매개하는 입자와 물질을 구성하는 구성입자로 나뉜다. 구성입자는 다시 강력을 느끼는 쿼크와 강력을 느끼지 못하는 경입자로 구분된다.

 

 












자연에는 왜 네 개나 되는 힘이 존재하는 것일까? 초등학생이 던질 법한 이 질문에 아직 우리는 만족할만한 답이 없다. 아마 이 질문은 21세기에도 과학의 최대 난제 중 하나로 남을 것 같다. 자연의 근본이치를 묻는 사람들이라면 응당 네 개의 힘이 별개로 존재한다기보다 하나의 통합된 힘이 네 개로 갈라졌다는 스토리를 더 좋아할 것이다. 그것은 곧 과학자들의 마음이기도 하다. 통합을 향한 큰 진전이 이뤄진 것은 1960년대였다. 미국의 셸던 글래쇼(Sheldon Glashow)와 파키스탄의 압두스 살람(Abdus Salam), 미국의 스티븐 와인버그(Steven Weinberg)가 그 주역들이었다. 이들의 이름을 딴 GSW 모형은 약한 핵력과 전자기력을 성공적으로 통합했다. 그리고 이와 유사한 이론이 강력을 설명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미국 듀크 대학 교수인 한무영 박사가 지난 2008년 노벨상 수상자인 난부 요이치로와 함께 이 과정에서 크게 기여했다.






 

 











약력과 전자기력, 그리고 강력에 대한 이런 이론들을 한데 모아 사람들은 표준모형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표준모형은 강력을 느끼지 못하는 세 쌍의 경입자들과 강력도 함께 느끼는 세 쌍의 쿼크들, 그리고 세 가지 힘을 매개하는 입자들에 관한 이론이다. 지난 40여 년 동안 표준모형은 다양한 실험적 검증을 통해 가장 믿을 만한 이론적 체계로서 아직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세상은 무엇으로 만들어졌을까?”라는 인류 태고의 질문에 대한 모범답안이 바로 표준모형이다. 그러나 표준모형에서 가장 중요한 입자가 아직 실험적으로 발견되지 않고 있어 많은 과학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그것은 바로 힉스(Higgs) 입자이다. 힉스는 표준모형의 가장 핵심적인 연결고리이기 때문에 힉스가 없으면 표준모형은 한마디로 ‘대략 난감’의 상태에 빠진다. 그 난감한 상황이란 무엇일까? 왜 힉스가 꼭 있어야만 하는 것일까? 거기에는 자연의 뒷면에 감춰진 놀라운 비밀과 경이로운 아름다움이 숨어 있다.

 


 지식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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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학우 2009.02.17 19:57
    브라이언 그린의 '엘러건트유니버스'와 '우주의 구조'가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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