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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 브레인'이 되어가는 아이들



컴퓨터 사용으로 회백질 줄어 무감각한 뇌...책 읽는 습관들여 사고력 길러야



한병선 교육평론가 | webmaster@idomin.com



최근 '팝콘브레인(popcorn brain)'이란 말이 등장했다. 미국의 공공과학도서관 온라인 학술지(PloS One)에서다. 팝콘처럼 튀어 오르는 것에는 쉽게 반응하지만 느리게 반응하는 현실에서는 무감각해져 버린 뇌를 말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에 익숙해지면서 뇌의 생각 중추인 회백질이 줄어 그렇게 변한다는 것.



이런 우려에 대한 반응일 것이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컴퓨터 활용을 자제하는 학교들이 등장하고 있다. 보도에 의하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 앨토스에 있는 발도르프 초등학교 5학년인 앤디 이글은 요즘 뜨개질에 한창 빠져있다. 앤디가 다니는 이 학교는 실리콘밸리 한복판에 있으며 학부모 4분의 3이 구글, 애플, 야후, 이베이, 휼렛패커드 등 정보통신(IT) 기업에 다니고 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학교에는 컴퓨터가 한 대도 없다. 스크린보드, 빔 프로젝트 등 디지털 기기도 없다.



이 학교는 연간 수업료가 초·중학교는 1만 7750달러(2015만 원), 고등학교는 2만 4400달러(2770만 원)에 이른다. 그래도 컴퓨터 구입에는 전혀 돈을 쓰지 않는다. 학교에는 책, 연필, 분필, 브리태니커 백과사전과 같은 아날로그 교육 기자재만 비치하고 있다. 창의적 사고, 인간 교류, 주의력 등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컴퓨터를 구비하지 않는다. 대부분 미국 학교들이 컴퓨터를 한 대라도 더 구입해 교실을 디지털화하려는 기조와는 정반대다.



시사점이 있다. 우리도 인터넷 이용강국이란 점에서다. 현재 우리나라 유치원생들의 컴퓨터 사용률은 이미 50%를 넘었다. 교육목적상 이용 연령층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 하루종일 장난감 삼아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많다. 2015년까지는 모든 초등학교의 교과서를 태블릿PC로 교체하겠다는 계획도 있다.



중고등학교도 예외는 아니다. 최첨단 정보화 기기들이 교육환경을 구성하고 있다. 뿐이랴, 청소년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도 하루가 다르게 급증하는 추세다. 중독문제도 심각하다. 청소년들을 보호하고자 '셧다운(shut down)'제까지 시행했다.



사고력의 확장기에 있는 아이들에게 컴퓨터가 만능은 아니다. 오히려 책을 가까이 하는 것이 더욱 긍정적이다. 정서발달에도 크게 도움을 준다. 책은 사고를 깊게 하는 작용을 하지만 인터넷과 컴퓨터는 자극적, 감각적인 면만을 활발하게 한다. 중독성도 큰 문제다.



다시 일간지의 내용이다. 앤디의 아버지 앨런은 구글 직원이다. 그는 "아이패드가 산수, 읽기 등을 더 잘 가르치리라고 생각지 않는다"며 "테크놀로지는 그 시간과 장소가 따로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사용하지만, 앤디는 요즘 아이답지 않게 컴퓨터에서 구글 검색도 할 줄 모른다. 이 학교는 이런 교육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는 시각들이 있지만 발도르프 고등학교 졸업자의 94%가 UC버클리 등 명문대학에 진학했다는 점을 내세워 반박한다.



그렇다. 아무리 컴퓨터가 중요하다고 한들 어린 시절의 읽고, 쓰고, 그리기와 같은 정서 함양보다 더 중요하겠는가. "내 아이에게 컴퓨터를 사줄 것이지만 그보다 먼저 책을 사줄 것"이란 컴퓨터 계의 대부 빌 게이츠의 말도 같은 맥락이다. 자신의 아이를 팝콘브레인으로 만들지 않겠다는 부모의 배려다.



컴퓨터는 재능을 펼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 그것이 목적이 될 수는 없다. 책을 읽는 과정을 통해 깊이 있는 사고력이 길러지게 된다. 이런 점에서 우리도 한번 쯤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내 아이가, 우리의 아이들이 모두 '팝콘브레인'이 되어가는 것을 진정 원치 않는다면.


경남도민일보 2011.12.14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366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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