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조회 수 19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에린 헨슨은 <아닌 것>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읊었다. '당신은 당신이 읽은 모든 책이고 당신이 하는 모든 말이다.' 책밤지기의 추천책을 읽고, 내 안의 어떤 나를 꺼내보이는 시간인 그야말로 책과 대화가 쏟아지는 밤, 책밤데이.

?

이번 책밤지기로 모신 분은 김초엽 작가다. 다양한 삶과 세계, 어쩌면 낯설게 느껴질수도 있는 '타인의 삶'을 경험하게 하는 책 4권을 추천해주셨다. 대부분 여성이며 성소수자인 이들이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살아내기 위해 힘껏 노력한 인물들의 혁명적이고 시적인 전기인, <진리의 발견>. 장애인의 신체를 멸시하거나 낭만화하지 않으면서도 그 몸만이 갖는 '압도적인 고유성'을 섬세한 시선으로 써내려간 12명의 심층 인터뷰집 <기억하는 몸>. 내면화된 억압에 맞서 자기혐오를 자긍심으로 바꾸는 근본적인 저항은 다양한 운동 간의 연대에 기반한 교차성 정치를 통해서 가능하다고 말하는 퀴어 장애 정치학 <망명과 자긍심>. 무녀, 만신, 소녀연예인단까지 한국의 근현대사의 '대'를 잇는 성소수자들의 존재를 생생히 되살려낸, 경계와 규정 그것을 넘어서는 사랑에 관한 서사 <소녀 연예인 이보나>. 책들을 한자리에 놓고 보니 몇 개의 키워드가 잡혔다. 퀴어, 소수자, 장애인의 삶. 누군가에게 한 권의 책이 아닌 4권의 책을 한번에 추천받는건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작게는 현재 그분의 관심사부터 크게는 가치관에 조금쯤 다가가게 해준달까. 그 책들에서 흐르는 서사를 찾아 이야기를 나눌 때 우리는 책밤지기와 마음을 나눈 듯한 느낌을 받는다.

?

어느 것 하나를 뺄 수 없이 모두 좋은 책들이지만, 이번 백북스 책밤 선정도서로 결정된 책은 이토 아사의 <기억하는 몸>이다. 우리의 몸은 매일 달라지고 있고, 살아오면서 각자의 몸에 흔적을 남겨왔다. 한사람의 역사가 몸에 데이터처럼 새겨져 있고, 그 몸과 함께 지내온 시간이야말로 그 사람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것일 수 있다. 조금 다른 몸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의 특별한 체험담 <기억하는 몸>을 읽으면서 한사람 한사람의 고유성을 발견하고 나와 다른 몸을 가진 타인을 이해하게 되는 신선하고 흥미로운 시간을 마주하게 되기를.

?

덧. 소수자의 삶을 다룬 책들을 다루다 보니, 문득 떠오른 책이 있다. 책밤지기 2호 요조님의 추천책 중 선정도서에 이름을 올린 김소영의 <어린이라는 세계>다. 독서 수업 중 책의 주제를 찾는 힌트로 "서로 몸이 달라도 __________ 자"라고 쓰면서 내심 '존중하자'라는 말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는 선생님. 선뜻 답을 못하고 있던 어린이는 "알았다!" 하더니, "서로 몸이 달라도 같이 놀자." "반겨주자."고 썼다고 한다. 어린이의 상냥한 마음씨가 그대로 전해져서 내 마음도 말랑해진다. 맞다. 존중이라는 단어에 갇혀 어떻게 대할까 고민하지 말고, 반겨주고 같이 놀자!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244 가입인사 가입인사입니다. lyn 2017.10.10 73
4243 홍보 청(소)년 고전학교 - 마키아벨리 X 노자 :: ‘권력과 인간’에 대한 사유 온지곤지 2017.09.02 93
4242 공지 [안내] 고양시 인권교육활동가 역량강화교육 박근덕 2017.08.30 114
4241 공지 대전 보건학 독서모임 앤드 신영전교수 초청특강 안내 file 어당 2017.08.12 149
4240 홍보 청소년 인문강좌 - 우리 현대사 다시 읽기 (7월 2일 시작) 온지곤지 2017.06.16 63
4239 홍보 [모집] 초등 토요서당 3학기 (5월 13일 시작) 온지곤지 2017.05.06 63
4238 홍보 [저자 강연] 양생과 치유의 인문의학 동의보감 file 작은길 2017.04.17 97
4237 가입인사 안녕하세요ㅎㅎ 1 고은진 2017.03.23 116
4236 가입인사 새내기 입니다. 주바라기 2017.03.20 87
4235 가입인사 가입인사 엔피아 2017.03.10 73
4234 가입인사 안녕하세요. 하늘옷 2017.03.01 64
4233 가입인사 안녕하세요 3 수은 2017.02.26 97
4232 가입인사 안녕하세요. 인사드립니다. 윈터스 2017.02.01 53
4231 가입인사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2 독수리아줌마 2017.01.04 105
4230 공지 서울 백북스 강연장소는 앞으로 <한국 인성개발원>에서 진행합니다. 박용태 2017.01.04 131
4229 공지 11월 25일 (금요일) 서울 백북스 김희준 교수님 강연 안내 박용태 2016.11.23 195
4228 현장스케치 백 권의 책이 강화도를 물들이다 file 강화백북스 2016.11.02 347
4227 공지 <수학의 힘> 장우석 선생님 강연 안내 박용태 2016.10.26 764
4226 가입인사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다크시바 2016.10.22 59
4225 공지 9월 30일 <인간 존재의 의미> 강연 안내 박용태 2016.09.29 24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8 9 10 ... 216 Next
/ 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