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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시절 학교가라고 깨우시는 어머님의 잔소리가 그립습니다.
과학적인 구조중심의 house 와 인문 예술 철학적인 기능중심의 home 이 분리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성장배경과 학습경험에 따라 마음 속에 건축물로써의 집과 관계와 사랑과 배려를 기반으로하는
가정의 우선순위는 차이가 있을 겁니다. 저는 며칠 전 호주 시드니에 있는 친구 집을 방문하고서는,



최근 백북스광장이 과학과 인문학의 논쟁이 가득한 것을 보며,


소프트한 글로 잠시나마 회원님들의 마음의 휴식이 될까 하여, 시드니를 다녀온 후의 개인 서신을
올립니다. 몇 년전 백북스 팀들의 호주 천문우주과학탐사와는 비교되는 개인적인 인문탐사시간이
되었습니다.


 


 


설명: 지난 5월7일부터 5일간 호주 시드니를 다녀왔지요.


중학교1학년친구인 호주 uniting church (호주인교회)에서 목회를 하는 이영대를


15년만에 만나러갔읍니다. 서로가 더 늙기 전에 만나야겠다는 생각에.


그는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대덕연구단지 표준연구소에 연구원으로 있었지요.


20년전 호주로 이민간 후, 늘 좋아하던 음악재능으로 한인교회에서 음악전도사 역할을 하다,
호주인들의 (교파를 초월하여 연합한 약간 진보적인 교회) uniting church 신학대학원을 졸업후
10년째 호주인들의 교회 목사일을 합니다.


 


많은 백색피부의 호주인들이 유색인인 한국인 목사의 예배와 설교에 참여하는 것을 보고,
호주인들의 열린 마음에 감동이 있었습니다.


 


이목사는 늦게 아이들이 태어나기 시작하더니, 현재 16살, 14살,12살, 10살을 2남2녀입니다.(사진참조)
그는 몇 년전 석가탄신일에 호주의 불교 절을 방문했다는 연고로 호주한인교회 목사들로부터 호된
공격을 받았습니다.


 


<개인서신>


 


1. 호주로 보낸 메일


 


Lee's Castle in East Killara


  3일간의 시드니여행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대한항공 KE112 비행기 속,


  나는 잠시 비행기 머리를 돌려 East Killara의 Wentworth Av 23번지 위를 날아본다.


  숲속을 가득 매운 나무들과 그 잎들이 작은 교회를 지키는 병정들이 되어있고,


  수많은 새들이 새벽부터 저녁 내내 출격과 이륙을 반복하며 지키는 곳.


  아름다운 castle. 그 곳에서 3일 밤을 묵었다.


 



  나는 내 자신을 위하여도 그렇게 많이 준비해 본 적이 없다.


  ‘ 한 친구가 오는 것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함께 오기 때문이다’


  라는 정현종의 시를 곱삶아낸 듯,


  수많은 LP 판의 먼지를 닦아내고,


  피아노와 첼로, 바이올린과 트럼펫, 드럼과 기타까지 도열하여


  숲속의 공기들을 흔들어 놓고,


  오래된 침실은 리츠칼튼 호텔의 손님을 처음 맡는 디럭스 방으로 둔갑시켜 놓았다.


  잊을 수 없는 여행이었다는 표현은 너무 부족하다.


  내 영혼 속에 각인된 킬라라의 소리들과 표정들.


 



  우정만으로는 15년의 기다림이 억울했을 털보아저씨 이목사.


  수많은 세월에도 마음에 얼룩이라고는 없는 하얀 새 같은 그의 아내와


 



  침묵만으로도 모든 것을 표현해내는 4남매의 지휘자 큰딸 Christine.


  자신의 위대한 미래를 망설임 없이 미리 가져다, 지금 바로 사용할 줄 아는


  아름다운 청년 큰아들 Stephen.


  생명의 지혜와 영혼의 총명함이 그 눈에 고스란히 담겨있는 작은 딸 Rachel.


  아픈 침을 맞으면서도 웃을 줄 아는, 미소 가득한 천사조차 그에게 기쁨을 배워야하는, 천


  재들의 의무를 소년 때부터 익혀나가는 놀라운 어린이 막내아들 Josua,  



 


이들을 만난 사건은


  출발 전에 예언한 것처럼


  나의 인생을 East Killara를 다녀오기 전의 시대와 다녀 온 후의 시대로


  확연히 구별되게 한다.


  2011.5.11. 대전에서 Uncle Sung-il Park


  (ps: 아이들에게 친구가 잘 번역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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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호주로부터 받은 메일


 


Dear Uncle !!



I really enjoyed your visit to Australia and I am glad you and your wife stayed with us.
Your presence was greatly uplifting to our castle. You and your wife have been very generous,
bringing many gifts. I hope you had a memorable and worthwhile time in Australia.
Your visit will never be forgotten and I hope you keep the memories forever. I hope you will return
very soon to visit again.


From Christine



Thank you for your kind and inspirational words in the e-mail. I had a great time with your company
here in Sydney. I can't wait for you to come back. Thank you for your amazing gifts for everyone,
I especially love the watch. I appreciate your compliments of my drumming during the first night.
I will always think of you as a real uncle. I hope to see you soon,


-Stephen



Thank you for sharing your kind words with me. When you came, you brought your wife and you
also lightened up our castle. Thank you for the jeans, T-shirt and jumper, they fit me perfectly!
Also, thank you for the stationary set from Smiggle. I appreciate everything that you have done for us in an unprolonged amount of time. I hope we see you soon because i have thoroughly enjoyed our
time together.


-Rachel



Thank you for complimenting me with kind words. Thanks for doing the acupunture for me, for giving me the Smiggle sets+ $100 note and for the jumper, jeans and the toy which has a blanket.
I really liked them. I really appreciate what you did for our mum and dad. I hope you can come back to Australia some time again and visit our castle again.


From Joshua



친구에게


오랜 헤어짐 후의 짧은 만남의 시간은 살 같이 지나고


그대 부부가 쓰던 우리 침실이 마치 그대들의 방을 우리가 쓰는 것처럼 느낄만큼


옛 친구와 함께 했던 3일의 시간은 깊고 오랜 정을 되새기는 감동이었다네



지나간 많은 이야기들과 추억들을 남김 없이 들추어보고 싶었는데


호주에서 우리들의 삶의 모습들을 빠짐 없이 보여주고 싶었는데


막상 떠나고나니 별로 한 일 없이 시간만 지나가 버렸구나



우리들이 함께 했던 기간보다도 몇 배의 긴 세월들을


부족한 친구의 어머니와 형제자매들을 사랑과 치료의 손길로 도와주고 있음에도


아무런 고마움의 표시도 하지 못한 이 무심한 친구를 용서하시게



하지만 무엇보다도 감사한 것은 아무런 신앙의 모습이 없이 만났던 우리들이


같은 신앙과 목회의 길을 가며 그 안에서도 거의 동일한 방향을 추구하고 있으니


참으로 마음 든든하고 큰 위로가 아닐 수 없지



바르고 정직하고 신실하고 허세 없이 가족들을 돌보고 학문과 진료와 봉사의 삶을 사니


거룩한 말과 행동을 보이려고 애쓰지 않아도 그것이 바로 신앙이고 믿음이며 남자의 길을 가는 것이니


친구여 그대는 복 짓는 자 그리고 복 나누는 자임을 확신하는 바이네



 



이스트 킬라라에서 2011.5. 12



오랜 벗 영대


 



 


 


사진1. 일요일 아침, 교회에서 설교하는 친구.
사진2.
성가대를 대신하여 피아노,첼로, 바이올린, 트렘펫으로 연주하는 4명의 자녀들
사진3. 저녁에 맥주를 마시며, 멀리서온 친구부부를 위해 밤늦도록 흘러간 팝송,가요등
          2시간동안이나 환영음악회를 열어줌(차고에서)
사진4. 킬라라 숲속 ,친구집에서





  • ?
    강신철 2011.05.16 23:13
    옛 친구의 어깨를 잡은 모습이 참으로 다정하고 보기 좋습니다. 차가운 이성보다 따뜻한 마음이 넘치는 순간입니다.
  • ?
    현영석 2011.05.16 23:13
    마지막 사진을 보니 갑자기 쎄시봉의 윤형주와 송창식 생각이... 이 목사님이 마스크가 송창식도 훨낫이자만 (훨씬 낫지만). 사람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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