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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방 안에 가만히 앉아 있는데 벽으로 기어 내려오는 거미가 눈에 띄었어요. 거미를 잡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한참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아주 작은 거미. 내가 손가락 하나만 구부려도 이 거미는 죽을 수밖에 없는 너무나도 힘이 없고 보잘 것 없는 아주 작은 미물이었습니다. 내가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죽을 수도 있는 이 거미는 아무 것도 모르고  움지락 움지락 계속 꾸물대는 거미. 바로 그 순간 '거미도 하나의 생명이다' 라는 자각이 생겼습니다. 내 손바닥 안에 있는 거미와 이 교도소 감방 안에 갇혀 있는 나는 생명에 있어서 하나도 다를 게 없는똑같은 존재다. 거미가 내 손안에 있다면 나도 또한 부처님 손바닥에 있는 보잘 것 없는 미물에 불과할 존재. 부처님 혹은 하느님의 손바닥에 있는 나. 언제 어느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것은 거미나 나나 마찬가지다. 거미도 하나의 생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내 주변에 있는 모든 존재들, 윙윙 날아다니는 파리들도 나와 똑같은 생명 있는 존재이고, 밤에 나타나 내 주변을 끊임없이 돌아다니는 바퀴벌레도 마찬가지로 생명이 있고, 화장실에 살고 있는 구더기들도 생명이 있고, 감방 내에 살고 있는 미처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미생물들. 생명 가진 온갖 존재들이 내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회로부터 분리되어 나 혼자서만 감옥에 갇혀 혼자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내 주변에는 거미를 비롯해서 많은 생명체들로 둘러 싸여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 때부터 외로움과 억울함이 내 마음에서 사라지는 것이었다. 하느님께 6개월간 정말 죽을 힘을 다해 진실하게 기도를 했지만 하느님은 나의 기도를 하나도 들어주지 않았다.  그동안 남을 억울하게 하거나 못된 짓을 하여 남을 괴롭힌 적도 없고 그런데 어떻게 나에게 이런 형벌이 있을 수 있느냐고. 내가 간첩이라니. 너무 억울하다. 등등..하느님께서는 전혀 알아주지 않는 것이었다. 이 감옥에서 나가게 해달라고 기도를 하고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 나갈려고 애썼지만 내 뜻대로 되지 않더라. 체념한 상태에 있을 때 거미에게서 생명을 발견하고는 마음이 편안해 졌다. 그때부터는 감방이 감방이 아닌 것이 되었다. 자유로와진 것이다. 감방에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 지면서 생명에 관심을 갖게 되고 그때부터는 '장자' 책을 보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공부하기 시작해서 야생초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오늘 오후 4시에 은행동에 있는 계룡문고에서 '저자와의 만남'의 행사가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야생초 편지'를 쓰신 황대권 님의 감동어린 이야기을 들었지요. 긴 이야기 중에 제일로 기억에 남는 이야기만 정리해 보았습니다.

저는 북클럽에 딱 한번 나갔기 때문에 회원분들을 잘 모릅니다.
그런데 오는 그곳에서 조근희 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연히 앉게 된 옆자리에 계셨지요.
저는 조근희 님이 남자분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여자분이었고
정말 우연히 우리 회원분을 만나게 되었다는 사실이 참 신기했습니다.
서로바 본적이 없으니 우리 회원인줄 알 수가 없는 일인데 한마디 묻는 대답에 서로를 알아보게 된 것이지요.
우연은 없고 필연만 있다는데..
정말 신기한 만남이었습니다.
  • ?
    이선영 2003.03.22 09:00
    오후4시에 은행동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답니다. 저도 우연한 만남에 동참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안타깝고 아까운 생각이 드네요. 석련님 반가워요.
  • ?
    김미영 2003.03.22 09:00
    정말 인연이라는 것은 참으로 신기하죠..월요일 아침에 읽은 이 글은 참..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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