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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28 22:03

사랑스런 둘째

조회 수 1927 추천 수 0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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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둘째 지현이는 억울한(12월 23일에 태어남) 4살짜리 여자아이다. 그러나 지현이를 여자아이로 보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대부분 사내아이 둘이라 힘들겠다는 반응이다. 그래서 그런지 지현이는 분홍색 원피스나 치마, 머리띠 등은 내가 보아도 잘 어울리지 않는다. 오히려 맬빵바지, 군복무늬 옷같은 것이 훨씬 잘 어울린다.


지현이는 아빠를 닮아서 그런지 책을 무척 좋아한다. 특히 동물책을... 가장 좋아하는 책은 도킨즈의 ‘조상이야기’이다. 참고로 책 표지에 벌써 그렇게 동물 그림이 많은 나오는 책은 흔치 않다. 이 책은 거의 책장에 꽂혀 있는 법이 없다. 언제나 지현이가 보다가 아무렇게나 팽겨쳐져 있다. 그리고 지현이는 생화학도 좋아한다. 얼마나 좋아하면 나도 그렇게까지는 보지 못했는데 지현이가 본 후 쥬베이의 그 두꺼운 ‘Biochemistry' 원서의 책 표지가 너덜너덜 해졌다.


책을 좋아해서 그런지 지현이는 단어 공부도 열심히 한다. 퇴근하고 집에 들어서면 벌써 지현이가 얼마나 열심히 단어공부를 했는지 단방에 알 수 있다. 거실 전체가 낱말카드로 덮혀있으니까. 이것도 역시 아빠를 닮았다. 공부는 역시 짜-악 펼쳐놓고 해야 제맛이다.


이제는 물리학이나 천문학에도 관심이 있는 모양이다. 오늘 아침 일어나보니 브라이언 그린의 ‘우주의 구조’가 제자리에 없었다. 역시 지현이가 본 모양이다. 책을 제자리에 돌려 놓으려고 집어들어 무심코 책을 펼쳤다. 까-악! 지현이가 흥미있는 부분에 표시를 한 모양이다. 나는 보통 흥미있는 부분에 밑줄을 긋는데 지현이는 지그재그, 실타래 모양, 이상한 동그라미 등으로 표시한다. 그것도 아주 진하게...




아침 9시경에 회사에 일이 있어 집을 나서면서 지현이를 보았다. 밤늦도록 책을 봐서 그런지 아니면 독한 감기약 때문인지 아직도 코를 골며 자고 있다.


귀여운 녀석, 볼에 살짝 뽀뽀를 해주고 집을 나섰다.

지현이가 아직 뇌과학에는 관심을 갖지 말아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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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수 2007.04.28 22:03
    박사님의 일상이 흐뭇하게 느껴지네요. :)
    운동이나 하러 가야 겠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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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경화 2007.04.28 22:03
    아, 이쁘다.. 아빠 닮은 딸을 엄박사님이 얼마나 이뻐하시는지 사랑이 글에 넘실넘실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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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우 2007.04.28 22:03
    나도 모르게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번집니다. 행복이 넘쳐 제게까지 전달되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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