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김억중 건축학과 교수님의 ‘나는 문학에서 건축을 배웠다.’ 강연을 듣고.





‘집을 만드는 직업을 가진 사람의 집은 어떨까?’ 라는 누구나 하게 될 궁금증을 어떻게 아셨는지 교수님의 집 소개로 강연은 시작되었다. 단무지 공장을 개조해서 만들었다는 그 집엔 교수님께서 말씀한 갈등의 치유 공간, 본인에게 힘을 주는 정적인 공간 그리고 그 공간이 주는 힘이 있었다.





사실 어릴 적 집에 대한 나의 생각은 그랬다. 굳이 집이 있을 필요가 있을까. 캠핑카를 몰고 다니며 별을 보면서 유랑하리라. 그러다 초신성이라도 발견하면 훗날 이름은 남기겠지. 웃기지도 않은 방랑 생활을 꿈꿨었다. 조금은 성장(?)을 하고 정착 생활로 돌아오면서 꿈꾸던 나의 집은 이층 천장이 유리로 되어 있어 밤새 별을 볼 수 있는 공간이 있는 집이었다. 그래서 건축학과를 갈거라는 친구들을 볼 때마다 내 집을 지어달라고 했었다. 항상 자랑스러운 듯 말했던 미래의 내 집은 누군가로부터의 '청소는 어떻게 할 거냐'는 둥 '비가 오면 어떻게 할 거냐'는 둥의 현실적인 참견에 점차 잊혀져 갔었다. 돔이라도 있으면 어떨까?! 너무 어린 시절 이야기다.


 


지금 나를 기쁘게 하는 공간은? 최근 내가 살고 싶다고 느꼈던 집...


정발산. 그 동네는 오스트리아 여행 중에 느꼈던 그 느낌 그대로가 밀려오던 곳이었다. 자전거를 타고 산책하고 싶은 길도 있었고 앞마당 정원에 물을 뿌려주면서 놀러온 친구들을 맞이하게 되는 나의 모습도 저절로 그려졌다. 이 방 저 방에서 각자의 취향대로 놀기에 바쁜 친구들을 위해, 한쪽에선 파이를 굽고 다른 한쪽에선 얼큰한 찌개를 끓이는 나는 참 행복할거 같다.



 



집이 어렵다고 말하는 건축가.


집에 대한 교수님의 철학이 보였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창문으로 보이는 가족의 모습을 그린 시구를 보고서 창문을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어찌 했을까. 단지 빛이 잘 드는 창문이 아니라 나를 기다리는 가족의 마음이 전달되는 창문을 어떻게 만들까를 생각하는 그 마음이란. 강의 내내 살짝 짓는 교수님의 미소와 더불어 교수님의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따뜻함에 나도 살포시 웃을 수 있었다.



 



드디어(?) 100BooksClub 독서 토론에 처음 가고선 늦은 후기 올립니다. 100BooksClub 모임에 갈 때마다 매번 머릿속이 풍성해 지는 느낌입니다.


집 이야기를 쓰다보니 문득 박문호 박사님의 집이 떠오르네요. 처음 가던 날, 문은 열려있었고 사람들은 각자 책을 보고 글을 짓고 있었죠. 맛있는 음식이 나오자 한 곳에 모여 밤 12시가 넘도록 함께 할 수 있던 집이었습니다. 


다음 토론 모임의 현대음악사도 기대됩니다. 음악에 대한 책도 읽고 그 이야기를 나누고서 17일 백건우 선생님의 공연을 보러 가면 딱~! 일 것 같습니다. ^^

Prev [공지] 4월 1일 (화) 프로젝트 써! 모임 공지 [공지] 4월 1일 (화) 프로젝트 써! 모임 공지 2008.03.31by 이정원 몸의 철학 Next 몸의 철학 2008.03.31by 박문호
  • ?
    이정원 2008.03.31 21:22
    저는 교수님 눈빛에서 모든 걸 느꼈습니다. 집에 대한 애정과 열정!
  • ?
    임석희 2008.03.31 21:22
    흠... 그 눈 빛!! 상상이 되면서도 동시에 궁금합니다. 직접 뵙지 못한 이 아쉬움~!!!
  • ?
    송윤호 2008.03.31 21:22
    자원봉사가 아닌 본격적인 클럽 회원으로서의 활동을 시작하셨군요 ^^
    좋은 후기 고마워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24 공지 가입했어요. 2 지에스더 2008.04.05 1196
1623 공지 사이토 다카시 3 박문호 2008.04.05 1533
1622 공지 책읽기를 즐겁게 하는 말 1 이동선 2008.04.04 1253
1621 공지 도서 할인 안내 엄준호 2008.04.04 1338
1620 공지 [공지] 2008년 4월 모임 일정 12 이정원 2008.04.04 1883
1619 공지 [프로젝트 써] 3차 모임 후기 이정원 2008.04.03 1278
1618 공지 네모난 말 2 윤성중 2008.04.03 1300
1617 공지 [공지] 4월 5일 모임 전체 안내 4 문경목 2008.04.02 1337
1616 공지 안녕하세요 처음 글 남겨봅니다. 5 조두연 2008.04.02 1252
1615 공지 시인 문태준 2 박문호 2008.04.01 1615
1614 공지 4/4 임재춘 교수님 강연 <글의 구조와 원리> 청강 기회 2 이정원 2008.04.01 1510
1613 공지 [알림] 4/17대전시향 콘서트(백건우 협연) 가실부운???? 20 임석희 2008.04.01 1516
1612 공지 [독서산행] 4월 5일 13시 "수통골" (온지당 앞에서 출발) 2 이진석 2008.04.01 1499
1611 공지 [공지] 4월 1일 (화) 프로젝트 써! 모임 공지 7 이정원 2008.03.31 1198
» 공지 집이 어렵다고 말하는 건축가와 함께한 독서토론모임 후기(3월25일) 3 이해선 2008.03.31 1532
1609 공지 몸의 철학 3 박문호 2008.03.31 1478
1608 공지 내 삶에 가장 긴 휴가 4 박성일 2008.03.31 1264
1607 공지 아버지의 마음 6 강신철 2008.03.30 1294
1606 공지 문태준-가재미, 낮잠 3 박문호 2008.03.30 1513
1605 공지 가입인사드립니다^^ 4 안설아 2008.03.29 110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30 131 132 133 134 135 136 137 138 139 ... 216 Next
/ 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