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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간척과 핵폐기장 건설


지금 전북, 아니 우리 사회에서 기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전북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거나 진행 예정인 새만금 간척과 핵폐기물 처분장 건설에 대한 사람들의 다양한 반응이 그것인데, 모순으로 가득 차 있어 도무지 합리적인 설명이 안 될 것 같다. 새만금 간척은 그 지역 주민 상당수가 반대하지만, 거기서 조금 떨어진 전북 사람들은 대부분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멀리 전북 밖으로 나가면 찬반이 역전되어 대다수의 국민이 반대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반면에 위도에 건설 예정인 핵 처분장에 대해서는 섬 주민은 대부분 찬성하지만, 섬에서 조금 떨어진 부안 주민 대다수는 반대한다. 그런데 전북 밖으로 나가면 다시 찬반이 바뀌어 처분장 건설에 찬성하는 여론이 우세하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경제논리로 조금은 설명이 될 것도 같다. 새만금 주민은 갯벌이라는 생계터전이 없어지기 때문에 반대하겠지만, 전북 사람들은 간척사업으로 생길 이득을 기대하고 찬성한다. 위도 주민은 상당한 규모의 보상금이 돌아올 것을 바라고 찬성하지만, 부안군 주민은 어업이나 관광업에 타격이 올 것을 우려해서 반대한다.

그렇지만 새만금 간척에는 반대하면서 핵폐기장 건설은 필요하다고 보는 전북 밖 사람들의 모순된 태도, 그리고 새만금 간척에 대해서는 비판적으로 보도하면서 핵폐기장이나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에 대해서는 종종 집단이기주의라고 비판하는 언론의 태도는 경제논리로는 설명이 안 된다.

전북 밖의 많은 사람들이 새만금 간척을 반대하는 이유는 그 사업이 귀중한 갯벌을 파괴하고 어쩌면 거대한 황무지만 남길지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핵폐기장에 묻힐 방사성물질도 환경을 파괴하고 황무지를 만들어낼지 모를 터인데, 이에 대해서는 관대한 이유가 무엇일까 오히려 핵폐기물이 간척보다 인간과 생태계에 훨씬 더 위험한데, 새만금 간척은 반대하면서 핵폐기장은 필요하다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일까 진정으로 환경과 생명을 생각한다면 핵폐기물의 근원인 원자력발전 반대운동도 대대적으로 벌여야 하는 것 아닐까 설명이 반드시 필요한 대목인데, 좀처럼 설명이 안 된다.

고작해야 새만금 간척은 자기 이해가 걸린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반대할 수 있지만, 핵폐기물이나 원자력발전은 자기가 쓰는 전기와 관련이 있으니 반대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좀 궁색한 이유가 떠오를 뿐이다.

새만금 간척은 시민단체, 학계, 노동계, 종교계, 문인, 정치인 등 각계 인사들을 모처럼 하나로 묶어 반대 목소리를 내게 만든 희귀한 사업이다. 한국에서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뿐만 아니라 보수적인 한나라당 의원들까지 반대에 가세한 일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원자력발전으로 넘어오면 상황이 크게 달라진다. 새만금 간척에 반대했던 각계 인사들이 슬슬 뒷걸음질치며 자기 의견을 유보하거나 건설이 불가피하다거나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돌아서는 것이다.

새만금 간척은 사실 크게 위험하지는 않다. 가치있는 갯벌을 파괴하고 언제 사용하게 될지도 모를 농지 조성에 수조원을 쏟아 붇겠다는 무모함이 문제다. 그러나 원자력발전은 우리에게 필요한 전기를 생산한다고는 하지만 위험하다. 위험도는 원자력발전을 확대할수록,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높아진다. 게다가 원자력발전을 더 많이 할수록 우리는 기후변화와 석유 고갈이라는 전지구적 문제에 대해 둔감해진다. 원자력 가지고 해결할 수 있는데, 하면서 문제를 피해가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서 원자력발전과 핵폐기장은 지역 주민만의 문제로 취급되고 있다. 그러나 원자력발전이야말로 새만금보다 더 전국적이고 지구적인 문제이며, 새만금보다 더 미래세대의 삶과 연관된 문제이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나서서 새만금 간척의 대안을 찾고 있지만, 이것보다 더 시급한 것은 원자력의 대안을 실천하는 일이다. 만일 새만금을 걱정하는 사람들까지 나서서 원자력발전을 거부하고 대안을 실천하는 일-대안은 이미 존재한다-에 적극 동참하면, 기후변화와 석유고갈의 해결은 물론이고 새만금 문제의 해결까지도 쉬워질 것이다.


이필렬/방송대 교수·과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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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신지요 ?
한 여름이 닥아 왔습니다.

국가적으로 보면 여러 문제가 복잡하게 엉켜 있습니다.
올해 참여정부 출범에 따른 기대와 현실이 엉켜져 있기도 한 것 같습니다.

위 글은 전북을 중심으로 우리 국가가 두 가지 당면하고 있는 새만금과 위도 핵페기물처리장 문제에 대해 매우 치열한 논리에 근거한 좋은 글인것 같습니다.

우리가 독후감 등 글 쓸 때 참고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같이 볼 수 있도록 여기에 전재합니다

더위에 더욱 건강하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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