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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7 06:29

때늦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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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수요일 사랑방 모임에 예의 맛있는 음식을 즐기고 이야기를 듣고 왔다.
난 보통 여러 사람이 모이면 모인 사람 수와 몇시까지 이야기할 것을 감안하여
내가 이야기할 시간을 계산하곤 한다. 나름대로 대화의 1/n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오!수정이란 영화 속에서 남자와 여자의 기억이
같은 상황에 대해 다르게 각인되는 표현을 흥미롭게 본 적이 있다.
기억은 일종의 창작 혹은 조작 과정임에 틀림없다.
꿈의 연출자가 자신인 것처럼...

내가 기억하는 그날의 화두는
"사람은 얼마나 다른가?"란 부분이었다.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인지
혹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자는 것인지
혹은 다르다는 것을 극복하자는 것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그리고 그것을 풀어가기 위한 또하나의 질문은
 "본인의 현안은 무엇인가?"란 것이었다.
현재 처해있는 일상의 일말고 당신의 정신세계를 장악하고 있는 무언가는 무언가란 질문...
각자가 돌아가면서 말하고 몇가지 걸리는 부분에서 대화가 오가고...
그 상황은 앞서 사진과 후기에 잘 그려진 것 같다.

돌아보니 정작 "사람은 얼마나 다른가"란 화두에 대해서는
1/n의 발언권을 행사하지 못했던 것 같다.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다룬 마굴리스의 책을 읽으면서
사람(혹은 생명체)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공간을 차지하고,
그로 인해 그만큼 무엇인가를 배제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한다.
생명체란 "막(마굴리스란 이름에서 연상되기도 하는)"의 다름 아니다란
저자의 말도 기억난다.

그것을 보면서 당시 인간의 다름은 이러한 생명체로서 다른 존재에 대한
배제성의 다양한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표현이 거침을 용서하세요...
결국 다르다는 것은 자신의 존재를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의 표현임을...

그리고 그런 생명집단이 만들어내는 조직체라는 것도 그러한
이기성을 집단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것이고,
당연히 그러한 조직체의 내적원리는
생명체들의 이기심에 근거한다는 것을 생각했던 것 같다.
결국 어떤 조직체가 진화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이기심에 뿌리를 내려야 하지 않는가 생각한다.

그날 또다른 중요한 화두였던 조직체의 진화라는 주제에 대해
그러나 1/n의 발언권을 행사하기에는
내가 그 역사적 경험, 노력, 헌신에 너무 부족한 탓에 가만히 있었지만....
질량이란 무엇인가와 생명이란 무엇인가란 책의 내용을 떠올렸다.

나와 같이 일천한 문과생이 과학을 이야기하다 보면
프랑스 포스트모더니즘을 신랄하게 조롱한
지적사기의 사례가 생각나지만, 어쨋든 이러한 계기를 통해
열심히 과학을 공부해서 제대로 말할 수 있게 되었으면 한다.

나아가 한국사회의 과학 지적운동이 시민권을 얻는 데 작은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사랑방 모임의 음식과 대화에 진실로 감사드립니다.

p.s. 그날 고등학생 1학년님의 천재성을 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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