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로운 주말, 뒤적거린 책들..

by 이정원 posted Dec 14,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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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여유있는 주말이었다.


 


지난 2주간 정신없이 보냈다.


일이 한꺼번에 겹쳤다고 투덜대어 보기도 했지만,


벌여놓은 일이 많으니 겹칠 수밖에 없다 싶다.


 


일요일 오후, 일주일 동안 밀린 신문들을 넘겨보다가 새삼 기분이 좋아졌다.


'역시 신문은 너무 재밌어.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신문은 넘겨봐야해.'


신문을 넘겨볼 여유조차 없이 바빴던 한 주를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정말이지 신문은 너무 재밌다.


보고나서 바로 버릴 신문인데도 형광펜을 죽죽 그어가면서 봤다.


 


리처드 도킨스의 신간 소식은 이미 알고 있었는데도


북리뷰 코너에서 기사를 보자마자 감탄사가 나왔다.


리처드 도킨스라는 이름만으로도 설렌다.


게다가 번역자는 고등학교 2년 선배.


책 제목도 참 그럴싸하다.


<지상 최대의 쇼>


 


*


저녁은 진성아구찜에서 2단계 아구찜을 먹었다.


주헌이를 목욕시킨 후 방에 재우러 들여보내고 나는 거실 책상에 앉아 책을 뒤적거리고 있었다.


10시 쯤 자러 들어간 주헌이가 잠들지 못하고 거실로 나오려는 기척이 보이길래 재빨리 거실 불을 껐다.


나는 주헌이한테 들키지 않게 재빨리 침대로 몸을 숨기고 위장취침에 들어갔다.


주헌이가 문을 열어 집안이 깜깜한 것을 확인하더니 다시 제 방으로 들어갔다.


 


아무리 위장취침이라지만 누워있으면 잠이 오게 마련인데,


낮잠도 자 두었겠다, 밤 11시쯤까지 침대에 누워 뒹굴거리는데도 잠이 안 왔다.


나는 침대에서 거의 한 시간 동안 iPod touch에 담긴 podcast도 이리저리 들어보고 TED 동영상도 2 개나 봤다.


 


그러다가 거실로 나와서 책상에 앉았다.


본격적으로 밀렸던 책을 읽어보기로 마음먹고 책장을 살폈다.


12월 중순이 되면 읽으려고 계획했던 유러피언 드림을 꺼내어 50 페이지까지 읽었다.


오버할 것 없이 하루에 50 페이지 씩만 읽으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집중해서 읽느라 음악은 듣지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밤을 음악 없이 보낼 수는 없겠다 싶어,


iPod으로 Nirvana [Unplugged in New York]을 들으며 읽을만한 책을 찾기 시작했다.


책장을 훑다가 노란 옆표지의 책이 눈에 들어왔다.


계룡문고 이동선 대표님께 선물받은 '장난감을 버려라. 아이의 인생이 달라진다'였다.


주헌이 돌 선물로 받은 책 중 한 권이다.


그때 이동선 대표님께 다섯 권 정도 선물받았던 것 같다.


이동선 대표님은 책을 선물할 때 정성들여 펜글씨를 써서 주신다.


글씨도 명필이거니와 그에 들이는 정성을 많이 봐온 터라 저절로 감사하는 마음이 생긴다.


 


너바나의 음반이 한 바퀴 돌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지막 장을 덮을 수 있었다.


아이에게 가장 좋은 장난감은 사람이라는 것이 메시지이다.


아이들은 플라스틱 장난감이 없어도 얼마든지 장난감을 만들어 가지고 놀 수 있는 놀이의 천재다,


같이 놀 사람만 있으면 아이들은 기성장난감이 필요하지 않다,


아이들을 장난감으로부터 해방시키자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지난 금요일 저녁부터 주헌이와 많이 놀아준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러지 않았으면 꽤나 반성하면서 읽어야 했을 책이었다.


어쨌거나 나는 반성도 필요하고 다짐도 필요하다.


주헌이를 (웬만하면) 혼자 놀게 두지 않아야 겠다.


 


여유있게 보낸 긴 주말을 접고 이제 자러 가야겠다.


 


2009.12.14. 3:35 AM


 



<장난감을 버려라 아이의 인생이 달라진다>


계룡문고 이동선 대표님이 정성들여 써 주신 선물메시지.


이동선 사장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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