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조회 수 300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과학동아 2009년 7월호 120-123쪽에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계시는 이상헌박사님의 "꽃가루 화석에서 피어난 한반도 과거"라는 글이 실렸습니다.

"밭농사는 아메리카와 서남아시아에서 시작됐는데, 해상과 육상 교역으로 중국에 먼저 들어온 뒤 우리나라에 전파되었다. 그 예로 옥수수는 멕시코에만 있었으나 약 1500년 전 당나라 때 중국으로 들어온 뒤 한반도로 전파됐다. 이를 토대로 밭농사가 우리나라에 언제 들어왔는지 추정한 시기는 꽃가루 화석으로 알아낸 시기와 비슷하다."

라고 쓰인 부분을 읽다가 의문이 들었습니다. 옥수수는 분명히 아메리카 대륙의 작물인데 당나라 때 중국으로 들어왔다고?

검색을 해보니 저 말고도 의문을 가진 분이 있었더군요. 다음 지식에 "옥수수가 한국에 전래된 시기는?"이라는 질문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http://k.daum.net/qna/view.html?qid=2cfAA
"옥수수의 원산지와 한국에 전래된 시기를 알기 위해 엠파스 백과사전을 보던 중,
이상한 내용을 발견했습니다.
... 백과사전에 따르면, 몽고는 13-14세기 사이에 아메리카에만 있던 옥수수를
한국에 전래해 주었다고 합니다. 콜럼부스의 아메리카대륙 발견보다 200년 가까이 먼저
아메리카와 농산물 교류가 있었던 것일까요?
...
혹시 옥수수가 한국에 전래된 시기와 경로를 아시는 분은 답변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백과사전의 내용이 맞는지 틀리는지도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답은 올라와 있지 았았습니다.

"1421 중국, 세계를 발견하다"(개빈 멘지스 지음, 조행복 옮김, 사계절출판사, 2004)에서 글쓴이는 명나라 정화함대가 콜롬버스보다 71년 먼저 중국을 발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그보다 1000년 전에 아메리카에서 당나라로 옥수수를 가져온 사람이 있었단 말인가?

위키피디아에서 이와 관련된 항목을 찾았습니다. 한국어판에서는 단순히 중국 신화 속의 지명이라고만 설명되어 있습니다.

http://ko.wikipedia.org/wiki/부상_(지명)
부상 (扶桑, 푸상)은 중국 스님 혜심(慧深,휘셴,케이신)에 의해 499년 기록되었다. 동중국해 너머로 이만리 떨어진 곳이다. 휘셴은 부상으로 배를 타고 갔다 돌아와서 중국 황제에게 보고하였다. 그것이 7세기의 야오 실리안의 양서에 기록되었다.

영어판 위키피디아에는 프랑스 사람이 만든 1753년과 1792년의 지도에 아메리카대륙 서해안의 지명이 '중국의 푸상"("Fou-sang des Chinois", "Fusang of the Chinese")이라고 적혀있다는 내용이 실려있습니다.

http://en.wikipedia.org/wiki/Fusang
Fusang or Fousang (扶桑, Mandarin Pīnyīn: fúsāng)

컬럼버스 이전에 구세계(유라시아,아프리카)와 신세계(아메리카)의 교류를 다룬 항목에도 푸상이 언급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13세기의 지층에서 신세계 작물인 고추를 1995년에 발견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http://en.wikipedia.org/wiki/Pre-Columbian_trans-oceanic_contact

당나라 때부터 옥수수를 재배했다면 다른 지역의 퇴적층에서도 옥수수 꽃가루 화석들이 나올 것이고 여러 지역에서 나온 꽃가루의 DNA를 분석해서 옥수수 품종이 어디서 어디로 전래되었는지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퇴적층에 있는 꽃가루 화석 기록과 역사책의 내용이 일치하지 않으면 어느 것을 수정해야 하겠습니까? 과학에서는 항상 증거를 설명하는 이론이 살아남고 증거를 설명하지 못하는 이론은 퇴장당합니다.

학교다닐 때 배우는 것들이 모두 진실은 아닙니다. 학교에서는 그 당시에 진실이라고 믿은 것들을 가르칩니다. 증거들이 쌓이면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이 달라집니다. 공부를 계속하지 않으면 학교에서 더 이상 가르치지 않는 과거의 편견을 여전히 진실이라고 믿고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퇴적층의 꽃가루 화석을 더 신뢰하고 싶지만 다른 지역의 퇴적층에서 다른 사람들이 옥수수 꽃가루 화석을 더 발견했다는 소식을 듣기 전까지는 100% 확신을 미루겠습니다.

고원용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304 공지 梨花에 月白하고... 배꽃에 취했는가, 달빛에 취했는가 온지당 행사 후기 9 류우정 2008.04.20 2338
4303 공지 힘없는 사람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3 강신철 2009.01.25 3840
4302 공지 힘내세요 조근희 2002.12.20 3722
4301 공지 히딩크 리더십 이야기 관리자 2002.07.04 5073
4300 공지 희망의 인문강좌에 초대합니다 아카데미 2008.04.22 2015
4299 공지 흥미로운 랑데뷰 2 엄준호 2007.12.31 2108
4298 흔들리며 피는 꽃---도종환 김학성 2009.08.20 2134
4297 공지 휴보 5 문경수 2007.12.11 2689
4296 공지 휴가사진 1 문경수 2005.08.12 2851
4295 공지 훌륭한 독서법 이중연 2002.08.22 4136
4294 훈련병 부모님이 쓴 편지를 게시판에 올립니다. 3 이병록 2010.02.13 2580
4293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국내 방사선 영향..긴급토론회 자료 2 file 서지미 2011.04.07 2128
4292 공지 후기사진을보면 캠코더로 찍던데... 2 이동욱 2008.11.11 2079
4291 회원탈퇴 어떻게 하나요?? 1 박정화 2009.04.27 2236
4290 공지 회원탈퇴 어떻게 하나요?? - 2005.10.25 3055
4289 회원탈퇴 1 김가은 2010.04.28 2381
4288 공지 회원이 되고 싶습니다.. 4 신현숙 2008.03.02 1729
4287 공지 회원여러분의 소중한 '항우와 유방1.2.3' 독서리뷰를 기다립니다. 6 김주현 2007.05.01 3510
4286 공지 회원님의 소중한 10줄의 '부의 미래' 독서리뷰를 기다립니다. 1 김주현 2007.04.24 2649
4285 공지 회원님들 새해 복 많이 빋으세요 강신철 2003.01.04 358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16 Next
/ 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