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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언스 포럼이 개막된 당일, 신경과학 분야의 두 거장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프레스 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시간 관계 상 두분이 자유롭게 이야기 하는 형식으로 진행 됐습니다. 대담 형식으로 구성해 봤습니다.






 

에델만: 스크립트 연구소(http://www.nsi.edu)는 일종의 수도원 같은 곳이다. 수도원과 교회의 차이는 잘 알 것이다. 수도원은 소수가 모여 집중하는 곳이고 교회는 대규모다. 이곳에서 나의 주된 역할은 젊은 과학자들로 하여금 연구비 신청에서 자유롭게 해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일이다. 스크립트 연구소장직을 맡으며 다른 연구소의 소장직도 겸하고 있다. 이곳엔 40명의 젊은 과학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현재 연구 중인 분야는 음악이 두뇌에 미치는 영향, 파리의 수면방법,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두뇌 모델링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더불어 뇌과학을 바탕으로 한 이론 정립과 뇌와 관련된 여러 장치도 개발한다. 나는 채용할 때 재능뿐 아니라 창의력, 즉 얼마나 황당한 생각을 갖고 있는지 물어본다. 뇌과학 분야야 말로 독특한 사고와 상상력이 필요한 분야인 이유에서다.




 

오래전 코펜하겐 학파로 유명한 닐스보어를 영입했었다. 이런 과학자가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는 게 스크립트 연구소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 역시 늘 황당하고 독특한 것을 기대하는 사람이었다. 한번은 닐스보어와 함께 프린스턴 대학(아인슈타인이 교수로 재직하던)에 가서 강연회를 열었다. 강연이 끝나고 한 학생이 닐스보어에게 황당한 아이디어가 있다며 그에게 제시한 적이 있다. 얘기를 다 들은 닐스보어가 말했다. "그 정도 아이디어는 전혀 황당하지 않다. 더 황당해야 한다."



 

이처럼 엉뚱한 아이디어가 모두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나는 이를 계속 장려한다. 스크립트 연구소는 현지 활동 뿐 아니라 국제적인 활동을 한다. 1,000명이 넘는 각 나라 객원 연구자와 협업을 한다. 다양한 분야의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 일종의 정신분열증 적인 활동이다(웃음). 내가 속한 다른 연구소는 연구원이 3,000천명이 넘는다. 여기도 똑똑한 인재가 많지만 지원금 신청에 시간을 다 보낸다.




 

어제 한국에 와서 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를 둘러봤다. 연구비의 경우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지만, 민간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본다. 정부와 민간의 지원이 공존해야 한다. 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는 민간지원이 더해져 12년이 걸릴 연구소를 3년 만에 만들어 낸 것이다. 이런 연구소가 있다는 것 한국에게 좋은 기회라고 본다. 젊은 과학도들이 뇌연구에 뛰어들 수 좋은 기회다. 뇌과학 분야는 연구에 폭 자체가 넓을 뿐만아니라 다양하다. 의학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이 가능하다. 이미 한국은 기술적으로 첨단을 걷고 있다.




 

더불어 기술은 기초과학이 뒷받침 돼야 한다. 한국의 젊은 과학도들뿐만 아니라 의과대학생들도 기초 과학 연구 활동을 병행하기 바란다. 그래야만 질병에 대한 이해와 진단을 더 정확하게 할 수 있다. 질병을 치료하는 데 있어서 특성만 보고 진단하고 처방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생물학적 원인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니 기초과학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이번 사이언스 포럼의 주제인 두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간은 너무나 많은 것을 모른다. 바로 이점이 흥미를 일으킨다. 그런 의미에서 뇌과학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노벨상을 받고 연구주제를 바꿨다. 계기는 무엇인가?

에델만: 과학자는 두 가지 부류가 있다. 헤모글로빈을 밝힌 과학자의 경우 한 분야만 지속적으로 파고들었다. 헤모글로빈을 연구하며 세부적인 분야까지 연구했다. 또 다른 부류는 낭만주의적인 관점을 가졌다. 나는 항체 분자구조에 대해 밝혀낸 후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다. 물론 모든 것을 밝혀내지는 않았지만, 내 기준으로 이정도면 면역체계에 대해서는 알만하다고 판단했다. 이제 암흑으로 남은 분야를 밝혀내고 싶었다. 다시 노벨상을 받기위한 것은 아니다. 노벨상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




 

뇌과학 연구를 통해 의식을 규명하면 영혼이 설 자리가 없어질 것 같은데?


에델만: 유물론적인 질문이다. 여러 이론이 있다. 과거에는 뇌는 철학자만 하는 분야로 여겨져, 철학자들 사이에서 많은 이론이 정립됐다. 나중에 과학을 통해서 단지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다. 새뮤얼 존슨이 이런 말을 했다. "철학을 하고 싶은데 자꾸 즐거운 생각이 들어 힘들다." 철학을 한다는 것이 반드시 어려운 것만 하는 걸 의미하지는 않는다. 영혼을 정의하는 문제도 비슷하다. 영혼을 여러 복잡한 생각의 결집체로 볼 수도 있고, 다양한 생각을 영혼으로 볼 수도 있다.

 

영혼이라는 것은 본인의 의식이 갖고 있는 자체적인 비전과 시각이라고 본다. 붉은색과 빨간색의 차이를 설명할 수는 있지만 개개인한테 어떤 느낌인지는 설명할 수 없다. 종교적인 의미는 말하지 않겠다. 우리에게는 정체성이 있다. 몸과 두뇌가 결함해서 탄생한 인류는 언어를 통해 서로 교류하고 의식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영혼을 정의하긴 힘들지만 우리가 죽은 다음에 하늘에 올라 갈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조장희 : 학생 때, 며 칠 간은 국수만 먹다가, 또 며 칠 간은 밥만 먹었던 적이 있다. 이런 습관이 지금까지 계속 이어졌다. 과학을 하다가 CT영상, 신경과학까지 왔다. 지루해서 계속 변했다. 과학이 빠른 속도로 변했기 때문에 발맞춰 왔다고 할 수도 있다. 중요한건 새로운 것을 배우고 계속 다른 분야로 진입함으로써 평생 학생으로서 남는 게 행복하다. 신경과학, 화학 같은 분야는 생소하고 새로운 분야다.

 

요즘 나는 화장실까지 신경과학 책을 갖고 들어간다. 에델만 박사님이 말씀하셨듯이 붉은색에 대한 과학적인 설명은 가능하다. 하지만 붉은색에 대한 개개인의 인식은 별개의 문제다. 한국에 와서 늘 노벨상 후보라는 형용사를 달고 살았다. 노벨상을 받기 위한 공식은 어디에도 없다. 한국에서 늘 그런 질문을 하는데 이는 배경을 모르고 질문하는 것 같다. 하버드나 유수의 연구소에서도 노벨상에 근접한 과학자가 수천/수만 명이 있다. 여기서 수상할 확률은 5~6명이다. 0.01%다. 나는 그런 확률을 노리지는 않는다.





에델만 : 과학이란 집은 여러 개의 방으로 구성돼 있다. 누구는 자기 방에만 머무르고, 또 다른 누군가는 여러 분야를 둘러보길 원한다. 결국 과학의 원동력은 자연에 대한 호기심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호기심을 통해서 인간의 본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탐구하는 것이다. 언젠가 내 동료가 이런 말을 했다. "우리가 이렇게 연구하는 건 스스로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것이다." 이런 다양한 호기심 과학을 만들었다.


 

도브잔스키란 과학자가 말하길 '생물학 분야에 있어서 논리적으로 말이 되는 것은 별로 없다'고 한다. 진화를 빼고는 논리적으로 설명되는 게 없다. 진화라는 것도 지능적으로 이뤄진 건 아니다. 오랜 시간동안 다양한 현상을 통해 이뤄진 우연일 수도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오늘날 언어까지 구현하게 됐다. 공상과학에서 말하는 인공지능에 있어서 논리력, 수학만 갖추면 된다는 것은 착각이다.

 

인간의 두뇌는 논리로만 되지 않는다. 상상력이 있어야 한다. 이는 예측불허 한 것이다. 스크립트 연구소에서는 인공지능을 사용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사람이 학습하는 방법은 실수를 통해 배운다. 반면, 컴퓨터는 실수하면 다운된다. 이것이 사고와 인공지능의 차이다. 향후에 두뇌기반 장치를 통해서 컴퓨터란 접목시켜 시행착오를 시뮬레이션해서 학습까지 가능한 장치를 만들지도 모르지만 궁극적으로 따라 잡을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예술교육은 근육의 작용도 필요하다. 자기의 운동능력을 조절하면서 신체와 두뇌가 조율을 이뤄야 약기 연주가 가능하다. 논리만 가지고 불가능하다. 인공지능이 이런 능력까지 겸비할거라는 생각은 어리석다. 예찬론자도 있지만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초월한다는 것 자체가 어리석다. 인공지능은 어린아이가 패턴을 인식하는 수준도 모방하지 못한다. 체스챔피언이 컴퓨터에게 진 건 어떻게 해석할 수 있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나도 6살짜리 여자 아이한테 체스에서 질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작용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는 누구도 말하기 힘들다. 기계가 체스를 하는 것은 체스를 한 게 아니라 체스의 역사를 되풀이 한 것이다.




 

유전자가 인간을 지배한다고 말한다. 내가 보기엔 그렇지 않다고 본다. 인간 유전자 배열을 다 파악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질병 완치에 대한 수준은 아니다. 유전자 하나가 바뀌면 다른 것도 바뀐다. 유전자가 어떻게 발현되는 지가 중요하다. 생물체 마다 유전자가 동일해도 환경에 따라 다르다고 본다. 일란성 쌍둥이조차 모습이 다르다. 박테리아의 경우 4천개의 유전자다. 서로 갈라지며 살아간다. 유전자가 같아도 달리 반응한다. 유전자가 모든 걸 결정하지는 않는다.


 

다음은 렌즈로 본 회원들의 모습입니다.

 



카메라 촬영기사 분과 함께 오신 박용태 PD님, 이날 현장 분위기를 구석구석 촬영해 주셨습니다. 강연 내용을 열심히 기록중인 정영옥 회원.







에델만 박사님의 강연에 몰입중인 박문호 박사님, 박성일 원장님, 이정원 총무






에델만 박사님과 박성일 원장님.!






영교수 수업에 직접 에델만 박사님 사인을 받고 보여주시는 박성일 원장님
  • ?
    이정원 2008.05.19 01:40
    문경수 총무님이 월드사이언스포럼의 한 장면을 잘 정리해주셨네요. ^^
  • ?
    이상수 2008.05.19 01:40
    재미있고 생동감 있게 잘 읽었습니다.
  • ?
    sarambomi 2008.05.19 01:40
    프린트해서 읽어보았습니다.
    들어본 적 없는 뇌과학 박사님들 이름을 백북스에서 들으며 익히다가,
    직접 그 분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백북스 회원분들 사진을 보니.
    재미있고 멋진 일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 ?
    정영옥 2008.05.19 01:40
    문경수 기자님!
    좋은자료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벅차고 행복한 이틀이었습니다.
    내년에 방문할 "제레드 다이아몬드"를 만나지 못한다는게 계속 아쉬움으로 남아있네요.
    그래도 "에델만"박사님을 만나서 가슴이 많이 두근거렸었죠. ^^"
  • ?
    전지숙 2008.05.19 01:40
    새삼 또 기분이 좋아지내요.
    그곳에 내가있었다..ㅋㅋ
    가지못한 사람은 느낄수 없는 이 기쁨..
  • ?
    전재영 2008.05.19 01:40
    이 글을 수차례 계속 반복해서 보고있는데 보면 볼 수록 못간게 얼마나 애통한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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