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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북스 분들이 한 번 읽어 보실 내용이 아닌가 합니다.

한 번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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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재개 문제를 놓고 나라가 들끓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듣기만 해도 끔찍한 광우병 괴담들이 돌고 있고,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는 학생들을 비롯해 수천 이상이 모이고 있다. 정치권은 하루에도 번씩 성명을 내면서 공방전을 펴는 한편 오늘은 국회에서 청문회도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사태가 확대된 원인으로 야당 측에서는 정부 여당의 무신경과 무대책을 비난하고 있고, 반면 집권 측에서는 국민의 불안감을 자극하는 일부 언론의 선정적 보도와 진보 정치세력의 편승을 탓하고 있다. 그러나 이슈가 이처럼 정치화되면서 합리적인 토론은 찾아보기 어렵고 가르기가 기승을 부려서 오히려 문제 해결은 점점 멀어지는 듯하다.

문제의 본질을 따져보면 결국 미국산 쇠고기를 우리 국민들이 먹어도 안전한지 여부인데, 이러한 문제는 과학적으로 접근하면 충분히 합리적인 합의점이 도출될 있을 것인데도 말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최근의 논란에서 과학자들은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데에는 과학의 성격에 대한 일반인들의 오해와 과학자들의 현실 회피적인 성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우선 수입재개 반대론자들은 광우병 발병 확률 제로인 완벽한 방역시스템을 요구하고 있는데, 과학의 성격상 원칙적으로 확률 제로라는 것을 담보할 수는 없는 것이다.

과학은 경험법칙을 집대성해 놓은 것이라서, 오늘까지 옳다고 믿었던 사실이 내일 틀린다고 밝혀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생명현상이 관련된 경우에는 원인과 결과가 매우 복합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학자들 간에도 의견 차이가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기에 모든 학자가 동의하는 확률 제로인 방역시스템을 만들라는 요구는 무리인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자가 동의하는 감당할 만한 위험 수준 이하인 제도를 만들 수는 있다. 사실 쇠고기 수입의 타당성에 대한 논의는 부분에 집중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아쉬운 점이다. 논의가 활성화되려면 분야의 전문가들이 활발히 의견을 개진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과학자들은 가능하면 사회적 논쟁에서 빠지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 중요한 걸림돌이다. 아마도 과학기술은가치중립적인 도구 뿐이고 기술의 효용과 가치는 사용하는 사람들에 의해 결정된다는 생각이 너무 깊게 박혀 있어서 우리나라 과학자들이 사회적 이슈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듯하다.

그러나 과학기술이 발달해 사회적 영향력이 커지고 연구실의 성과와 실제 제품의 간격이 좁아짐에 따라, 이러한소극적 책임회피태도는 점점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이제는 과학기술자들이 광우병 검역같이 과학적 지식이 중요한 이슈들에 대해 일반인들이 합리적으로 판단할 있도록 객관적인 사실들을 충분히 설명해줄 의무가 있다.

아마도 이러한 우리나라 과학자들의 소극적인 태도는 고등학교 때부터 이과와 문과로 분리돼 배우는 것이 원인이라고 생각된다. 제도 때문에 이과학생들은 어려서부터 사회적인 문제에 의식적으로 무관심하게 되고, 문과학생들은 반대로 자연과학적 지식과 탐구 방법에 무지한 상태로 교육을 마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 문제가 점점 복잡해지고 문과와 이과의 영역을 넘나드는 문제를 모든 사람이 같이 고민해야 하는 시대에, 이러한 교육제도는 넓고 깊게 보는 인재보다 편협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을 주로 길러내는 폐단이 크다.

일반인들은 과학적 지식이 부족하고 과학자들은 사회적인 이슈에 무관심한 동안 젊은 학생들은 비과학적인 주장에 쉽게 현혹되고 사회가 혼란에 빠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광우병 검역 문제만이 아니라 앞으로 유전자 조작 식품, 핵폐기물 저장시설 과학적 지식이 중요한 사회적 이슈들이 계속해서 제기될 것이다. 그때마다 지금처럼 나라가 비이성적인 논란에 휩쓸려서는 된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먼저 과학기술자들이 일반인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워야 것이다.

사회가 과학기술자들을 도구로만 취급한다고 불평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도구임을 자처하는 의식부터 고쳐서 자신들의 전문성을 이용해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사회로부터 전문가로서 정당한 대접을 받으며 영향력을 행사할 있게 것이다.


세정 서울대 자연대학장·물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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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태 2008.05.08 01:45
    늘 궁금했던 부분을 잘 지적한 칼럼입니다. 아는것과 행동하는것...지식인이라면 늘 갈등하는 부분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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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준호 2008.05.08 01:45
    매우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글 감사합니다.
  • ?
    임성혁 2008.05.08 01:45
    공대를 졸업한 저로써는 늘 마음 한편에 사금파리로 박혀 있던 내용입니다.좋은 글 보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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