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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07 07:19

65권의 자연과학 서적

조회 수 1744 추천 수 0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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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설가이기 때문에 소설보다 논문을 많이 본다.’ 고 이야기하던 김탁환 소설가.


사과의 맛은 사과를 보는 눈과 그것을 잡는 손 그리고 냄새 맡는 코의 활동이 있은 후 최종적으로 혀에 의해 맛을 느끼게 된다. 이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맛을 느끼기 위해 필요한 시각, 촉각, 후각은 무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 도출된 결론을 자신이 생각해낸 것인 양 상사에게 보고하는 사람처럼 사과의 맛을 느끼는 데에 미각이 그 공을 독차지하는 것이다.


사소하다고 혹은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많은 것들의 각각은 우리의 생각과 행동 하나하나를 이루는 소중한 동기 혹은 이유가 된다. 이는 시계태엽장치의 톱니처럼 어느 것 하나만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아도 전체가 쓸모 없는 것이 되는 것과 비슷하다. 10개나 있는 발가락 중 가장 쓸모 없을 것 같은 새끼발가락 하나만 다쳐도 제대로 걸을 수 없는 상황을 생각하면 될 것이다. 이는 많은 것들에 쉬이 적용되는 일반적인 원리이다.


 


무엇을 안다는 것은 무엇을 정의 내릴 수 있다는 것이고, 무엇을 정의 내릴 수 있다는 것은 그러했으면 하는 개개의 욕망과 실재가 혼합된 주관적인 정보이다. 이런 주관적인 정보는 모여서 하나의 객관적인 정보가 되고, 그 객관적인 정보는 또다시 누군가에게 주관이 되어 사람들에게 전파되고, 그 어디에선가 모여 다시 객관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고리를 만든다. 달리 말하면 안다는 것은 받아들일 준비가 된 상태, 즉 진리의 고리를 인식하고 오감으로 흡수되는 수많은 정보를 자신이라는 통로를 통해 소통시킬 수 있는 연결을 이어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딱 한권의 책을 읽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로 기억되는데 형이 사다가 책장에 꽂아둔 걸 심심해서 봤던 것 같다. 그 뒤 형은 책을 사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나는 심심함을 다른 것들로 채워갔다. 그렇게 20살을 넘긴 어느날 나는 신문을 두개 구독하고 집 근처에 있던 대봉도서관의 소설들을 작가별로 한번에 5권씩 빌려 집에서 읽기 시작했다. 왜 그랬는지는 기억할 순 없지만, 아마도 나는 글 속에서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보고, 미래에 만들어 질 나를 그려보는 것이 마냥 좋았던 것 같다.

 

 

무언가는 자연발생적인 일이 일어나야만 한다. 그렇지 않다면 결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침대에서 내 다리를 주웠다 145페이지)

 

 

익숙한 이름의 작가나 책 중 그 도서관에 있는 것들을 하나 둘 읽기 시작했다. 이문열,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류, 오에 겐자부로, 썸머셋 모옴, 토스토예프스키, 알베르 까뮈 등등 주로 소설을 읽었는데 그들의 책은 눈에 잘 띄는 곳에 있어 헤매고 다닐 필요도 없었다. 그렇게 책과 친하게 되니 친구들을 만날 때면 자연스레 서점을 약속 장소로 정하게 되었고, 약속을 잡으면 항상 한두시간 일찍 도착해 많이 팔린 책들이 진열된 곳을 서성이며 헌책이 아님을 기뻐하며 새 책의 감촉을 마음껏 즐겼다. 약속이 없어도 시간이 나면 서점에 들러 많이 팔린 책들이 진열된 곳에 몇시간이고 서서 책을 읽었다. 읽은 책들은 대부분 소설, 수필, 시집이었다.

그러다 23살 때 우연히 나카타니 아키히로의 ‘20대에 하지 않으면 안될 50가지란 책에 나온 1년에 책 100권 읽기를 행동으로 옮겼다. 그를 이루고 나니 자연스레 책 읽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세계문학전집 같은 책들이 진열된 코너에서 내가 읽은 책들을 세어보며 뿌듯해하기도 하고, 많이 팔린 책 진열대의 읽은 책들을 바라보며 혼자 미소 짓곤 했다.

그러던 중 100권을 읽었으면 1000권은 읽지 못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왕 읽을 거면 기록을 남기자 싶어 독후감을 쓰기 시작했다. 아니 독후감이랄 것도 없고 마음에 드는 구절이나 읽고 난 느낌, 혹은 책을 읽던 시기에 나한테 일어난 일들을 책과 연결시켜 마음대로 쓰고 싶은 만큼 써서 기록을 남겼다. 그러던 중 우연히 100북스를 알게 되었다. 이곳엔 개인 독후감 게시판이 따로 있어서 독후감만을 따로 관리하기에 괜찮아 보여 가입을 하고 그날부터 독후감을 올리고 하나하나 쌓여가는 게시물들을 보며 혼자 흐뭇해하고 있었다. 아무도 없을 거란 생각에 집에 들어왔는데 큰방에 믿을 만한 누군가가 들어앉아 있는 기분이랄까? 그곳의 사람들을 직접 본 적은 없었지만 그곳을 들를 때마다 그런 기분이 들었다.

 

하늘은 큰 일을 맡기기 전에 그 사람이 그 일을 해낼 만한 그릇이 되는지를 시련을 통해 시험한다고 했던가. 너무 거창한 것 같지만 하여튼 내 인생에도 첫 시련이 닥쳤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학교를 그만두고 일만 해야 했다. 학교를 다니며 일을 하고 있었지만, 상황이 좋지 않게 되어 일만 해야 하는 상황이 왔던 것이다. 책은 계속 읽었지만 독후감은 뜸해졌고 100북스도 잠시 잊고 일과 함께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덧 생활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다.

 

무언가를 다시 시작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했고, 회계사를 목표로 잡았다. 마침 회계사 시험법이 바뀌어 학교에서 24학점을 이수해야 하는 항목이 생겼다. 그래서 야간대학 관련학과에 진학했고, 입학하기 전 회계학 관련 교수님을 찾아가 조언을 구하니 학교에서 운영하는 고시원을 들어가라는 충고를 해주셨다. 알아보니 들어가면 기숙사비 무료에 공부에 필요한 교재나 여러 가지를 무상으로 지원해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찾던 곳이라 생각하고 신청을 하니 운 좋게 붙었다. 돌아올 곳이 없게 만들고 들어가야 좀 더 열심히 공부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집에 있던 가전제품과 음반들을 후배들에게 나눠주고 책에 대해 고민했다. 크고 작은 책장 5개 가득 꼽힌 책들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결국 필요할 것 같은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로 했다. 우선 버릴만한 책들을 골라 박스에 담고 사람별로 줄 책들을 분류했다. 정확하게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60~70% 정도는 소설, 나머지는 시, 수필, 철학, 경영관련 책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버릴 책들은 따로 놓아두고 나눠줄 책들을 정리해 나눠주고 나니 고시원에 들어갈 날짜가 다가왔다. 일단 들어갔다가 주말에 잠시 나와 나머지 책 다 버리고 방 빼면 되겠다 싶어 고시원으로 들어갔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 직장인은 못 들어 간다는 것이 아닌가. 일하는 시간만 편의를 봐주면 나머지는 내가 어떻게 해서든 따라가겠다고 사정해도 별 수 없었다. 아니, 얘기가 잘 되어 그곳에 붙어 있게 되어도 그곳의 일과를 따르며 일을 하고 학교를 다닐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 내가 물러난 것이었다. 현실과 이상의 경계를 느낀 날이었다. 하룻밤을 고시원에서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버리려고 담아둔 나머지 책들을 다 버리고 책장도 후배들에게 나눠줬다.

 

책장 구석엔 문고본 논어가 남아 있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인간의 가치란, 그 사람이 무엇을 하는가, 무엇 때문에 그걸 하는가, 그리고 어떤 결과에 그 사람이 만족하는가, 이런 걸 살펴보면 그 사람됨을 잘 알 수가 있다. 인간이란 자신을 속이려 해도 속일 수 없다. 절대로 속일 수 있는 게 아니다.”(글방문고의 논어 22페이지)

 

 

자전거타기처럼 첫 학기를 보내던 중 백북스로부터 메일 한통을 받았다.

내가 가장 많은 독후감을 올려서 100회 토론회에서 상을 줄 예정이라고 했다. 받아도 되나, 가도 되나 등등 고민에 고민이 거듭되었다. 용기를 내어 가겠다고 답장을 보냈고, 조퇴를 하고 대전으로 갔다. 주변에 책 보는 사람이 많지 않아 책 얘기할 기회가 거의 없음을 그러려니 하고 살고 있었는데, 하늘에서 무언가 툭 떨어진 것 같았다. 그게 무엇일까 하는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ETRI 소강당을 찾았다. 100회를 알리는 플래카드를 걸고 있던 박문호박사님과 송윤호 총무, 무언가를 의논하던 문경수 총무와 이보표 회원이 반가이 나를 맞아주었다. 인사를 하자 박문호박사님이 이재우씨 플래카드 좀 잡아줘요라며 나를 백북스로 잡아 당기셨다.

 

나는 수학이 싫어 문과를 갔다. 수학 공부를 하지 않아 성과가 나오지 않은 것을 원래 해도 안 되는 것처럼 단정하고 회피했다. 나처럼 수학을 피해 문과를 온 사람들을 보며 반갑기도 하고 위안을 느끼기도 하며 비굴해지는 방법을 터득한 첫 순간이었다. 세상엔 문과와 이과가 있었다. 그들은 서로 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수학과 비수학, 과학과 비과학, 논리와 감성 등등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틀에 맞춰 대립각을 세우고 남들처럼 적절한 선을 긋고 그들을 경계했다. 이는 의도한 것이 아니라 아무 의지가 없는 상태로 살게 되면 자연스럽게 몸으로 스며들어오는 것이었다. 노를 젓지 않으면 떠내려가는 나룻배처럼 그렇게 세월의 바다를 떠다니고 있었다.

 

블랙홀이 불쑥불쑥이란 책으로 진행된 모임이었는데, 밴드 이름으로만 알고 있던 블랙홀의 노래가 아니라 진짜 블랙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신기했다. 모든 내용을 이해하기엔 내게 너무 어려운 것들이었지만 신선했다. 익숙하진 않았지만 익숙해지고 싶은 새로운 장르의 음악을 만난 느낌이었다.

모임이 끝나고 뒷풀이를 갔는데 뒷풀이 장소 화장실에서 박문호박사님과 마주쳤다. 순간 박사님은 이재우씨는 어떤 책을 많이 보나요?’ 라고 물으셨다. 내게 책은 그냥 책인데 어떤이란 질문에 당황했다. 순간 책에도 여러 분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곤 Pat Metheny를 처음 접할 때처럼 YOYOMABach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처음 들을 때처럼 새로운 세상에 조금씩 천천히 빠져들었다.

지난 2년 동안 산 책이 일반 책장 하나와 작은 책장 하나를 가득 채웠는데 그 책들의 목록을 보고 나는 깜짝 놀랐다. 139권의 책 중 인문학관련 책이 69, 경영학이 5, 자연과학이 65권이었다. 몇 년 전만 해도 한권도 없었던 자연과학 서적이 거의 반을 차지하고 있었다. 수식이 많이 나오는 천문, 물리학 책들을 이해하기 위해 그렇게 피해 다니던 수학책을 다시 펼친 요즘의 나를 보면 그 놀라움은 경이롭기까지 했다.

 

좌뇌는 논리 우뇌는 감정으로 뭉뚱그려 알고 있던 뇌는 지적활동을 담당하는 이성 뇌(대뇌 신피질)와 감정을 담당하는 감정 뇌(변연계)가 있고 이 둘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뇌는 부위에 따라 전두엽, 두정엽, 측두엽, 후두엽으로 나뉘고 각각의 부위는 운동계획이나 부적절한 행동의 억제, 문자와 공간의 인지, 청각, 시각 등등 하는 일이 서로 다르다는 것과 기억과 감정은 파페츠 회로라는 같은 통로를 사용한다는 것, 그리고 자기와 비자기를 구별해 비자기를 공격하는 면역계 등등 과학 같기도 하고 철학 같기도 한 정보들이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속에서 기존의 것들과 함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는 몰라도 사는데 지장은 없지만 안다면 지금이라도 알아서 다행이다 라고 생각할 무엇이었다.

 

머리 위에 이고 같은 삶을 살고 있지만 느끼지 못하는 해와 달 그리고 수많은 별들, 몸 속에서 또 다른 우주를 구성하며 생명의 소중함과 신비함을 가르쳐주는 생명. 흘려 보내면 그냥 지나쳐버릴 것들을 인지하며 바라보니 그들로 인해 내 삶이 풍요로워지는 무언가가 있었다. 부자는 여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 가난한 자는 병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다고 했던가? 나는 부자와 가난한 자의 경계를 허물고 모두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소통의 통로가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경계하지 않는 다양한 분야의 책과 세상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이들을 긍정의 에너지로 함께 즐기는 것이 인생을 가장 아름답게 사용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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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록 2008.04.07 07:19
    저도 한 때는 100권 독서 모임의 독후감란에 읽고 요약해 둔 내용을 보관하기 위하여 자주 들어왔었죠. 지금은 책장에 자연과학 책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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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성혁 2008.04.07 07:19
    채근담의 비유는 저도 가끔 생활 속에서 인용한적이 있었는데 ...이제 저에게 하늘은 예전의 그 하늘이 아니어서 새로운 인생을 사는 기분입니다.자연과학 덕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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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석희 2008.04.07 07:19
    읽는 내내 "와~" 했어요. 잠시 게으름 필 뻔 했는데, 책 열심히 읽어야쥐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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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원 2008.04.07 07:19
    이재우 회원님의 이런 글이 언젠가 올라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100books의 추천도서라면 가리지 않고 읽어치우시고,
    100books의 일이라면 대구에서도 헌신적으로 처리해 주시는 열정의 근원이 무엇일까 궁금했습니다.
    저도 많이 배우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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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수 2008.04.07 07:19
    작년 늦여름, 아내와 함께 이재우회원을 만나러 간 적이 있습니다. 좁은 방에 책을 놓기 위해 냉장고를 처분한 모습을 보고 왔습니다. 한줄 한줄이 모두 그가 썼다는게 마음으로 느껴집니다. 늦은 밤 보름달이 보였던 소나무 숲길을 걷던일, 평생 잊을 수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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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재영 2008.04.07 07:19
    어딜 가든 고수가 있다는말이 떠오릅니다. 더욱더 겸손해져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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