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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01 04:24

달팽이

조회 수 1218 추천 수 0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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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난 점점 달팽이가 되가는 것 같다

반듯했던 손이 꼬이고
척추가 꼬여 말려 들어간다

 



그래서 동그라미가 되면

심장도 둘둘 말려서

가는 숨 마저 삭히며

있는 듯 없는 듯

부딪힐 모서리도 없이

매끄럽게 매끄럽게 살 수 있으련만

 




조직에서 12년

아직도 덜 말려진 곳이 있는지

오늘처럼 파도가 머리 위로 쏟아지면

비틀거리며 자갈밭을 굴러 굴러

삐죽한 곳은 부서지든지 말려 들어가든지




 

하루가 저물면 

하루 분량만큼 줄어든 숨을 삼키며

짐을 싼다

비틀비틀 집으로 굴러갈 시간

 




남겨진 것들을 영원히 남겨두고 싶다

 




****

오랜만인데, 별로 아름답지 않은 시로 소식을 전합니다.

요즘 개인적으로 좀 어려운 시기를 견디고 있습니다. 일이야 시간이 지나면 다 해결되는 것이니 별로 걱정은 안합니다만...



마음이 약해서 그런지 제가 활동을 못하게 되면 여기에 들어오기가 미안해집니다. 들불처럼 번져가는 여러분의 열정에 손 대고 온기만 쏘일 염치가 없군요.

변명이긴 하지만, 그래도 책읽기는 하루도 그만둔 적이 없습니다. 그 시간만이 유일하게 숨을 쉬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언젠가는 심장을 다 부풀려서 마음 놓고 숨 쉴 수 있을 때가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오지 않으면 그렇게 만들어야지요. 

스스로에게 약속합니다. 난 책과 함께 행복해질거라구요. 분명히 그렇게 될 겁니다.



당분간 오프라인 미팅에 참석하기 어려울 것 같지만 온라인으로 종종 글 남길께요. 예전처럼 기쁜 얼굴로 뵐 수 있는 날을 고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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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문호 2008.03.01 04:24
    울진과 대전을 오가며 직장에 전념하신다는 소식들었습니다.
    지난 2년동안 감성이 풍부한 글로 많은 회원들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전해주셔지요.
    가슴 시린 시, 느낌이 스며옵니다.
    많은 100Books 회원들이 양경화님 곁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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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원 2008.03.01 04:24
    힘 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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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수 2008.03.01 04:24
    지난 2년동안 양경화 회원님 글을 보며, 울기도 하고 웃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샘도 많이 났습니다. 본인은 힘든 상황이라고 했지만, 시를 보며 좋은 글의 위력을 다시 한번 느낌니다. 교차로 글쓰기 모임에 앞서 회원들에게 좋은 느낌과 동기를 부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루 빨리 모임에서 뵙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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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석희 2008.03.01 04:24
    화이팅// 입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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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현 2008.03.01 04:24
    "누군가가 제 어깨를 다독이면서 '너를 기다리겠다'고 하더군요"
    이제는 꿈속이 아니라 현실에서 양경화 회원님을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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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의 2008.03.01 04:24
    직장생활에 대한 달관과 쓸쓸함이 함께 느껴지는 좋은 시를 통해 처음 뵙습니다.
    요즘의 제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어 세번을 연거푸 읽었습니다.
    거친돌이 굴러 조약돌이 되듯, 저 역시 세상에서 굴러 본래의 제모습을 잃고
    그저 남들이 바라는 보기 좋은 모습이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힘든 시기 잘 이겨내시고 되도록 빠른시일내에 기쁜 얼굴로 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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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나래 2008.03.01 04:24
    저 시 한편으로, 회원님의 마음이 저에게도 느껴집니다.
    제가 다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힘내시고 오프모임에서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렇게 멋진 시를 쓰시는 분과 좋은 대화 나누고 싶습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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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근호 2008.03.01 04:24
    말았다가 다시피는 날도 있겠죠?

    움추렸다 피는 힘도 무시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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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수 2008.03.01 04:24
    너무 답답하고 큰 슬픔으로 다가 오지만 '달팽이' 라는 시 너무 마음에 듭니다. 어떻게 이런 시를 쓸 수 있는 것이죠? 상상력과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만이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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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보미 2008.03.01 04:24
    양경화 회원님이 들숨, 날숨 마음껏 숨쉬는 날.. 그 날을 기다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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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윤호 2008.03.01 04:24
    경화님 얼마전 추천해주신 유교수 책은 너무나도 재밌게 봤어요
    볼 수록 다시 볼수록 감동도 있고 생각할 거리도 만드는 책 ^^
    덕분에 다친 곳도 빨리 낳고 기분도 훨씬 좋아졌지요.
    경화님은 우리 클럽에 산소 같은 사람... 반짝반짝이는 북극성 같은 분...
    항상 힘내세요 ^^ 응원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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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성혁 2008.03.01 04:24
    이미 저 먼발치에서 기쁜소식이 달려오고 있을 겁니다.하얀 웃음을 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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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소연 2008.03.01 04:24
    요즘 글로써 만나 뵙기가 힘들어서 궁금했었어요..
    힘내세요 ~~ ^^!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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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세영 2008.03.01 04:24
    두어번 독서토론회에 참석후 이전저런 핑계들로 들불처럼 번져가는 여러분의 열정에 손 대고 온기만 염치없이 쏘이고 있는 회원입니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의 쓸쓸함이 느껴지는 달팽이라는 시가 공감가고 마음에 와 닿습니다. 자격도 면식도 없지만 그냥.. 그 말씀을 드리고 싶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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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윤경 2008.03.01 04:24
    간만에 양경화 선생님 글이 게시판에 올라오니 기분이 좋고 반갑네요...저도 최근에 옮긴 직장일에 쫒겨 활동을 잘 못하고 있던지라...게시판에 추천해주신 홍은택 기자의 여행책 잘 보았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책들 소개해 주십시요..언제고 한번 뵈야 하는데...그날을 기약하며...잘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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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나리 2008.03.01 04:24
    무슨일이 있으신걸까?
    안보이셔서 궁금했는데 대전과 울진을 왔다갔다 하시며 바쁘셨군요
    가슴을 적셔주는 글로 뵙는 양경화 회원님 화이팅!
    책과 함께 행복해 하는 양경화 회원님 곁엔 100북스 클럽이 있다는걸~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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