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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 독서클럽 책내기에 주력
"하루하루 정성들여 찍은 점들 나중에는 하나의 멋진 그림으로 완성"

 


요즘 서점에는 책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음악도 있고, 먹을 것도 있고, 장난감도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토요일 저녁, 서점에 갔다. 할일이 많은데 일들이 잘 해결되지 않아 찾았던 서점이었다.


주말 대형 서점이 언제나 그렇듯 사람은 역시나 많았다. 어느 때처럼 혼자 서점을 삥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책들 몇 개를 골라, 사람들이 자주 드나들지 않은 역사서가 모여 있는 곳에 자리를 펴고 앉아 내리 몇 개의 책을 훑어 보았다. 요즘 서점가의 새로운 점은 새로운 책도 책이지만 조용한 크리스마스 캐럴이 나오고, 카운터 진열대에 크리스마스 카드들이 즐비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2008년을 맞이하는 다이어리가 한쪽에 잘 마련돼 있었다.

 






서점 가득 은은하게 울려퍼지는 음악은 2001년 발매된 밀레니엄 캐럴음반이었는데 내가 한때 아르바이트 하면서 하루종일 틀어놓았던 곡들이라 지난 날들을 생각나게 만들었다. 이런 음악과 함께 서점에 있으니 그 따듯한 분위기에 취해 다른 사람들에게 편지를 쓰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다가왔음을 실감하며 후배에게 선물할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한 권들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오랜만에 서점의 에너지들을 받고 있었다. 시험이 코앞인데 오히려 더 마음이 차분해지는 여유였다. 이런 기분으로 집에 가면 더 공부가 잘 될 것 같았다.

 






서점 내 한쪽에 마련된 문구점에는 알록달록 다양한 크리스마스 카드들과 공책들이 많았다.  문구점 코너는 학생인 내가 당연히 찾아야 할 곳이었는데 나는 그동안 어디에 마음을 두고 다녔는지 오랜만에 가보는 곳이었다. 요즘에는 오답노트도 형식이 규격화 돼 나왔다. 나도 토익공부 한다고 줄치면서 오답노트 만들고 있는데 그런 줄치는 일들은 하지 않아도 될 것들이었다. 분홍색과 빨간색이 혼합된 2008년에 사용할 공책 몇 권과 새 수첩을 사고 천천히 집에 걸어오면서 2007년을 돌아보았다.

 





옛 것을 치워라. 새로운 것을 위한 빈 자리를 만들어야 하니까.
박완서씨의 소설,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를 보면
“분명히 떠나면 새로운 것을 얻을 수 있지만 희미하게 떠나면 과거에 얽매이기 때문입니다”의 글귀가 나온다. 이 글을 보면서 나는

 



'나도, 언젠가 분명히 떠나리라 아.'

 



이렇게 항상 다짐했지만 한번도 잘 떠난 적이 없었다. 항상 잊으려 하지 않으려고 급급하고, 무언가를 남기려 했다. 옛것을 지웠을 때 그 시간들이 나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을까봐 그랬다. 나는 현재 분명히 떠나기 위해 정리를 해야 했다. 청소년기의 24년을 잘 마쳤으니 새로운 청년기의 25년을 맞이하는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시점이었다.

 



삶의 무게를 줄이는 기술 첫 번째,

“필요 없는 것, 보기 싫은 것을 치우자. 새로운 것, 의미 있는 것 그리고 아름다운 것을 위한 빈 자리를 만들자.

 



나는 이재우, 조동환 회원의 작년 독후감들에 쓰여진 '삶의 무게를 줄이는 법' 비법을 기준으로 옛것을 치우기 위해 우선 하루 종일 방을 정리했다. 그동안 아까워서 버리지 못했던 글들과 책들 프린트 물들을 정말 버리면 안되는 중요한 것들만 파일로 묶어 새롭게 정리해 두고, 나머지는 분리수거함에 넣어버렸다. 이렇게 쉽고 간단한 것을. 이렇게 한번 버리기 시작하니 거침없었다. 예전에 받은 상장들까지 모두 버리려고 했으니 말이다. 그동안 왜 그렇게 싸들고 다니며 모두 기억하려 했는지 모르겠다. 역시 내가 인간이고, 망각의 동물이기 때문에 지금 잘 잊을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 생각했다. 잘 잊어봐야지..

 



그동안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은 것들이 정말 중요한 것임을 상기하면서 나도 그들처럼 설거지와 청소부터 미루지 않기로 했다. 이것이 바로 생각과 삶의 무게를 줄이는 가장 기본이기 때문이었다.

 




커다란 공책과 다이어리 
서점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 내손에 들려져 있던 것은 책 코스모스와 크리스마스 카드 몇 개와 공책과 수첩이었다. 옛것을 지웠으니 독서클럽 안에서 새로운 것을 채워 넣기 위해서  2008년 독서클럽에 갈 때 항상 갖고 다닐 커다란 공책을 마련한 것이다.

 


독서클럽에 가면 독서클럽의 만인의 연인 송나리회원이 항상 검은색 두꺼운 공책을 들고 다니면서 발제내용을 정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언니는 나에게 무언가를 알려줄 때도 그 공책을 들고 열심히 설명해 주었다. 송나리표 공책의 비밀. 정말 가장 갖고 싶은 보물이다. 학부 때 박문호 박사님 수업공책, 수유+너머 강연 공책, 독서클럽 공책. 언젠가 박문호 박사님께서도 “송나리회원 공책만 봐도 내가 말했던 내용들 다 정리가 될 것이다”고 말씀해 주셔서 언니의 공책은 정말 나에게 탐낼 만한 것이었다. 나도 언니에게 배운 정리의 효과를 통해 이제라도 정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얼마 전 호주팀이 가시연 미술공작실에 모여 서울지역 모임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요즘 자신의 관심사와 소소하고 재미난 일들을 이야기하는 편한 자리였는데 나는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몰라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급기야 박사님께서 “김주현씨는 요즘 뭐하고 지내요?” 하고 물으셨는데 아. 내가 요즘 뭐하고 있는지 나도 잘 몰랐다. 그래서 우물쭈물 하며 " 아.. 저는 학교다닙니다.. ^^;; " 하고 바로 웃어버렸다.  

 

정말 내가 그동안 뭘 하고 지냈을까. 학교 갈 때가 되면 학교가고, 입사 채용 일정이 나오면 그 일정대로 이력서 준비에 분주해 하고, 시험 보러 다니고, 결과기다리고 그러다 안 되면 좌절하다가 다시 새로운 일정이 나오면 거기에 맞게 또 이력서 쓰고. 그러다 보니 여러 사건만 만들고서는 이도저도 안되는 상황이 왔다.

 

내가 왜 그랬을까.  

원인을 살펴보니 여름에 연수를 다녀온 후로 계획을 하지 않고, 시간 흘러가는 듯 그냥 하루하루를 보냈던 것이 문제였다. 대학생인 지금. '내가 하루하루를 얼마나 무의미하게 보내고 있는가'를 생각해보니 영 답이 안나왔다. 물 흘러가듯 하다가는 10년 후의 내 모습은 정말 아찔했다. 독서클럽에서 보면 3~40대의 직장인들이 더 공부를 하기위해 틈나는 시간을 활용해 하루하루를 보내는데 나의 일과를 보니 나는 학생이 아니었다. 아무리 온 우주가 내가 원하는 것을 이뤄지게 할 것이다고 하지만 노력하지 않는 학생에게 너그러운 우주는 없었다.    
 
연수를 갔다가 바로 호주에 갈 것들을 준비하고, 그러다 9월을 맞이하며 호주 다녀온 것들 정리 하고 9월이 오고, 10월에는 중간고사 준비하다 11월이 되고, 11월부터 입사 일정대로 시험 보러 다니느라 분주하기만 했던 시간이었다. 그러다 어느새 12월이 되고 지금은 기말고사를 준비하고 있고. 이제 2학기는 가고 방학이 됐다. 무작정 달려가는 시간을 잡지 못하고 넋 놓고 있다가 모두 흘려보낸 것이다.

 

오늘로써 반성을 뒤로하고 다시 새로운 수첩을 들고 하루 계획, 일주일 계획, 일년 계획들을 세웠다. 사실 나는 중학교 때부터 수첩을 100% 잘 활용하는 학생이었다. 수첩을 쓰면서 내가 느낀 것은
“사람은 바쁠 때 더 일이 많고, 한가할 때 무기력할 만큼 할 일이 없다는  것” 이었다. 잘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해야할 기본적인 것들을 하지 않고. 틀이 잡히지 않으니 그사이 방심한 사이에 무너져 버린 것이다. 이런 상태의 눈빛으로 면접을 보러가고, 시험을 보러갔으니 나의 열정이 잘 전달될 리 없었다.

 

"지금 알고 있었던 것을 그때 알았더라면 인생이 달라졌을 것이다"
사람들이 보통 이야기 할 때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3년만 집중하면 못할 게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내가 그것을 10년을 한다면 얼마나 더 많은 것들을 여유롭게 만들어 갈 수 있을까.


나는 다시 한번 목표를 상기하며 내 모습에 대한 그림을 그렸다. 나는 오늘 일들이 훗날 나에게 어떤 그림을 이어주게 할지 잘 모르겠지만 오늘 찍어 놓았던 점을 큰 테두리 안에서 보면 다 연결이 돼 있다는 확연히 알 수 있도록 말이다.  이렇게 글을 올린 오늘도 훗날 완성된 큰 그림에서 하나의 점으로 찍어 있을 것이다.



내가 이렇게 2007년을 정리하는 동안 독서클럽도 그간의 일들을 정리하느라 모두들 분주하기만 하다. 이번에 드디어 책을 내는 작업을 독서클럽에서 하고 있는데 그동안 쌓인 많은 글들과 자료들이 곧 출판될 독서클럽의 책을 더욱 주옥같이 빛나게 해줄 것이다.

 

나는 그동안 내공 깊은 우리 독서클럽 자유게시판에 어떤 글을 올려야 할지 고민하고, 완벽을 기하느라 시간이 늦어지고, 결국 글을 못 올리는 일이 많았지만 2008년에는 이런 문제점을 빨리 고치고, 내가 잘 쓸 수 있는 글을 올리도록 해야 할 것이다. 쓸데없이 잘 쓰려는 고집을 부려서 내 자신이나 독서클럽의 필진 마감일을 지키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열린 마음과 유연한 자세를 가지는 것 말이다.

 

오늘도 우리의 맥가이버 문경수 회원은 독서클럽 책 기획을 위해 고군분투의 월요일을 시작했다. 매주 글 쓰느라 취재 나가느라 독서클럽 일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항상 회원들을 챙기는 문경수 회원. 나에게도 항상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희망을 주는 문경수 회원의 모습을 잘 배워야겠다.

 

이렇게 쌓아놓은 여러 글들이 정리하는 과정이 모두 끝나면 우리는 정리와 책을 통해 얻은 또 다른 지혜를 가지고 지속적인 평생학습독서를 위해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내 개인에게도 독서클럽 회원들의 능력을 배울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이번 겨울 방학, 나는 잘 안되는 취직은 잠시 3월 달로 미루고, 책을 낸 것을 무기삼아 이력서를 다시 작성하기로 했다. 이제 나는 독서클럽 책들을 내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다른 것을 하는 것보다 독서클럽 책을 내는 것이 나에게 더 많은 배움을 가져다 줄 것이다. 많은 독서클럽 회원들도 함께 참여하는 이번 독서클럽 책내기 프로젝트가 훗날 하나의 멋진 그림으로 완성 돼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다.






  • profile
    김홍섭 2007.12.10 20:11
    김주현 회원의 글을 보니 저도 절로 힘이 납니다. 오늘도 학교에서 두과목의 시험을 치르고 기운없이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내일 또 보게될 시험의 걱정 보다는 내년 책으로 출간될 우리의 "점"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설레입니다. 김주현 회원의 지금 걱정들이 훗날 기쁨으로 바뀔거라는 확신이 드네요. 우리힘차게 밀어 붙이 자고요~~밀어 붙여^^
  • ?
    송나리 2007.12.10 20:11
    정말 절로 힘이 납니다. 열정 가득 기운 충만한 글을 보며 역시~ 멋지구나
    꿈이 있고 목표가 있어 더욱 아름다운
    2007년을 미리 정리하며 각오를 다지는 모습에서
    다가오는 2008년 주현이의 밝은 미래가 눈에 선하구나~


    '내 노트가 글감의 소재가 될줄이야... 정리는 무슨.. 낙서투성인데...'
  • ?
    이상수 2007.12.10 20:11
    공감이 많이 갑니다. 하나의 점들이 모여 큰 그림이 된다는 것이 곧 개인의 역사성일 것입니다. 굳은 의지가 있으니 김주현 회원은 아마도 큰 그림을 그릴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도 버리지 못하는 것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개인서버를 운영하는데 그 서버속에는 이 회사 저회사 다니면서 모아놓은 자료들이 있는데 이제는 사용하지도 않으면서 버리지도 못하네요. 다 버려야 겠습니다. 항상 창조속에 창조가 있는 것은 아닐것입니다. 때로는 파괴가 있어야 더 큰 창조가 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김주현님의 글을 통해서 버려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느끼며 배우고 갑니다.
  • ?
    송윤호 2007.12.10 20:11
    항상 반성하는 자세도 좋지만, 그 와중에 여유를 가지는 자세도 좋습니다. 지금 알았던 것을 그때 알았더라면? ^^ 지금 알았나요? 그렇다면 그것이 중요한 겁니다. 지금 알았으니 됐습니다. 나태해지라는 이야기는 아니고 여유있게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세요. 종종 걸음 걷다 넘어지는 것 보다는 훨씬 더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
  • ?
    임성혁 2007.12.10 20:11
    새로운 아름다운 것들을 채울 빈자리를 만들자...공감가는 말입니다.
  • ?
    양경화 2007.12.10 20:11
    주현씨는 개인적으로 책내기를 무기삼겠다고 했지만 그건 우리에게도 무기가 될거예요. 무기를 만들어주는 김주현씨는 우리 모임의 대장장이입니다. 대장장이는 막강한 권력을 누렸다고 하는데, 주현씨는 지금보다 200% 자신만만해도 되요. 기운내요!
  • ?
    이정원 2007.12.10 20:11
    제가 학교 다닐 때 제 주위에 주현 씨보다 열심히 사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너무 조급해 하지 말고 숨을 고르세요. 모든 일이 다 잘 될 거에요.
    그나저나 송나리 회원의 노트는 참 두껍고 크지요? ^^
  • ?
    조동환 2007.12.10 20:11
    멀리 인천에서 오시느라 고생많습니다.
    주현씨를 보면서 실제거리와 마음의 거리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됩니다.
    또한 우리클럽이 발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도 느끼게 됩니다.
    긴글이지만 지루하지 않고 금새 읽을수 있는 좋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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