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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19 23:30

극악도로 변해버린 극락도

조회 수 1705 추천 수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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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쓴 영화 리뷰하나 올리고 가겠습니다.

 

극락도 살인사건


미스터리 추리극 영화 ‘극락도 살인사건’이 주요 온라인 예매 사이트에서 현재 40%에 육박하는 예매율로 1위를 차지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영화는 김한민 감독이 80년대 후반에 직접들은 이야기를 모티브로 해 재구성했다. 마을 지인을 통해 들었다는 이 이야기는 어떤 섬에서 12명 정도 되는 주민이 살인 사건의 흔적만 남긴 채 단 한 구의 시체도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는 내용이었다. 평소 아가사 크리스티류의 밀실 추리극을 좋아했던 감독은 자신이 들은 단편적인 이야기에 실제 우리나라 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을 사건 당시 들었던 상황 등을 결합하여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영화는 추리영화라는 특성에 맞게 영상, 사운드, 배우들의 행동 등으로 관객에게 1분 1초의 여유를 주지 않는다. 오프닝 장면이 시작됨과 동시에 영화 속으로 빠졌다면 우리는 긴장감을 느끼고, 영화를 보는 내내 숨죽이게 된다. 팝콘을 가져갔던 관객들이 모두 먹지 못하고 그냥 극장을 빠져 나왔을 정도니 말이다.


드라마의 이해를 높이고, 영상 효과를 위해 매번 나타나는 충격적인 살인 장면들은 영화의 현실감을 더하고, 관객들에게 손으로 눈을 가리게까지 만든다. 거짓처럼 들리겠지만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관객들의 비명소리와 함께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영화가 바로 ‘극락도 살인사건’이다.


그만큼 영화는 2시간의 상영시간동안 관객들에게 충분한 심리적 자극을 준다. 시간이 지날 때 마다 늘어나는 것은 주검뿐이고, 계속 일어나는 마을 주민들의 살인사건. 결국 그 순진한 17명의 극락도 마을사람들은 내 가족이 하나, 둘 죽어갈수록 서서히 실성하며, 서로가 범인이라는 의심의 잣대를 늦추지 않는다. 결국 영화는 우리네 마음속에 한번쯤은 품었을 만한 분노, 공포, 미움, 의심, 살인 등의 욕망에 대한 사람의 내면 심리묘사를 나타내줬다. 




                                             




또한 영화 ‘극락도 살인사건’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연기파 배우 박해일, 박솔미 외 김인문, 최주봉, 유혜정, 박원상 등이 출현해 각각의 역할들을 충실히 해낸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주된 배우는 극중 '한춘배'역의 성지루다. 한 마디로 배우 성지루밖에 눈에 보이지 않고, 또 우리는 그를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영화 ‘선생 김봉두’의 춘식역으로 학교 소사로 나왔던 그는 이번 영화에도 학교 소사로 나오며 영화의 맛을 살렸다. 


영화 속 내내 그는 뭔가 어눌하고, 바보스러운 모습이지만 ‘한춘배’ 역할을 배우 성지루이기에 어색하지 않고, 사람들의 마음을 뒤흔드는 역할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었다. 극중 ‘한춘배’는 사건의 실마리를 갖고 있는 인물로 술만 먹으면 어떠한 숨은그림찾기라도 빠르게 찾아내는 자칫 우스꽝스러운 인물로 그려지지만 중요한 인물이다. 이런 성지루의 신들린 역할 묘사 덕분에 ‘극락도 살인사건’은 더욱 빛이 난다.


극락[極樂], ‘더 없이 안락해서 아무 걱정이 없는 경우와 처지 또는 그런 장소’


영화를 다 보고 난 다음, 이 섬이 ‘극락도’인 이유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보면 그 이름이 새삼 의미심장하게 다가올 것이다. 영화는 겉으로 행해지는 살육보다, 인간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헛된 욕망을 경고한다.




"그 사람들 중에서 혼자 살아남다니. 참 운이 좋으십니다"


"운이... 좋은걸까요?"


마지막 대사까지 의미심장한 이 영화, 꼭 보길 바란다.

  • ?
    양경화 2007.04.19 23:30
    으... 무서워서 안볼래요.. 박해일을 아무리 좋아해도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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