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 詩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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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헐리웃 큰 형님이 납셨다. 상업영화의 제왕, 발표작마다 영화계의 흐름을 바꾼 혁명가!!

5,60년대 헐리웃스펙터클을 98년 '타이타닉'으로 부활시켜, 노인부터 아이까지 금 모으기 하며 나라 살리자고 발버둥 쳤던 IMF당시, 영화 한 편으로 금 모은 돈 홀랑 털어갔다는 풍문마저 나돌게 만든 흥행의 왕.

SF테크놀러지 영화의 장인으로서 84년도에 '터미네이터'로 <테크노 느와르>란 신종장르를 탄생시켰고, 86년작 '에이리언2', 91년 '터미네이터2'로 속편의 제왕이라 불리웠으며, 88년에는 '어비스'로 CG를 세계 최초로 영화 속에 구현하고 '터미네이터2'로 CG의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시켜주며 스필버그에게 '쥬라기공원'의 영화화를 가능케 해준 바로 그 사람. 스파이물을 코미디와 액션장르로 변주시켜 열광적 지지를 얻었던 94년작 '트루 라이즈'를 연출한 감독.

영화계에 신이 있다면 아마 제임스 카메룬이지 않을까.

테크놀러지의 중심에서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 온 그가 '아바타'에서 그려낸 판도라 행성 3D 이미지는 놀라웠다. 과연 신 다운 솜씨였다. 감독은 자신의 작품 '어비스'에서 보여준 심해세계를 판도라의 대기에 구현했고, '에이리언2'에서 외계생명체와 사투를 벌였던 해병대 1개 소대가 규모면에서 못내 걸렸는지 이 영화에서는 해병대를 연대급으로 늘려 자신의 작품들 중 최대 규모의 액션 연출에 도전했다.

'아바타' 액션 시퀀스에 등장하는 해병대 비행체는 '에이리언2'와 '터미네이터1,2' 미래전쟁씬에서 등장한 것들이다. 로봇은 두말하면 잔소리.

나비족이 사는 곳의 나무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 '이웃집 토토로' 속 거대한 나무와 닮았고, 환경파괴에 경종을 울리는 메세지 역시 하야오 감독의 끊임없는 화두였다.

에드워드 즈윅의 2003년작 '라스트 사무라이'에 대한 오마주도 엿보인다. (나비족이 해병대가 수색하고 있는 숲속에서 말같은 동물을 타고 나무사이로 등장하는 쇼트)

회사가 해병대를 용병으로 삼을 수 있는 아바타의 시대배경은 정부의 공공기능을 사유화시키려는 신자유주의의 미래상을 반영하고 있다. 80년대 뛰어난 걸작이었던 리들리스콧의 '블레이드 러너', 폴 버호벤 '로보캅'을 통해 기업이 공공기능을 차지하고 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해 실랄하게 풍자했지만, 제임스 카메룬 감독 역시 기업의 사욕이 완벽한 생태계- 우주 낙원 가이아 판도라 행성을 어떻게 파멸시키는지 보여준다.

카메룬 감독은  '늑대와 춤을'(케빈 코스트너, 91년작)과 '라스트 사무라이' 플롯을 상당부분 차용했되, 장르를 십분활용, 판도라 행성이 가이아라는 전제하에서 매우 판타지스럽게 끝낸다. 속편을 염두에 둔 결말인데다 두 작품처럼 비극적인 결말로 끝내면 너무 똑같을 것 같아 민망했기때문 아닐까.

어찌됐건 나는 '아바타'의 결말을 지지한다.

그렇지만 '아바타'에 기대를 너무 많이 했었나보다. 위에서 언급한 영화 속 설정들이 새롭지 않았고, 제임스 카메룬 감독이 만져댄 시나리오 속 대사는 전작들이 늘 그래왔듯 촌철살인의 명대사 몇 마디 제외하곤 전반적으로 진부했다. 그는 그간의 인상적이었던 장면들을 3D로 구현해보는데에 의의를 두었을 지도 모르겠다. 그의 능력을 잘 알고 있는 나로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고, 카메룬 감독의 이 같은 목표설정은 관객과 평단 양측 모두에 큰 지지를 얻고 있다.

나 역시  반지의 제왕 시리즈 이후로 잘 만든 판타지를 일취월장한 3D기술로 접해 기뻤다. 몇 년 뒤면 창디모임에서 모두 3D 안경 씌우고 영화읽기를?? ㅎㅎ 

영화혁명과 흥행의 왕 제임스 카메룬 감독 같은 인재가 우리나라에서도 나오려면 아무래도 교육이 바뀌어야겠지.. 그리하여 훌륭한 교육의 기회를 선사받은 주니어 백북스에 기대해본다.

영화가 워낙이지 만듦새도 빈틈없지만, 잘 만들었다고 천만관객이 들지 않는게 현실이다. 어쨌든 천만이란 관객이 들었다. 비싼 관람료와 익숙한 플롯(기승전결이 아닌, '늑대와 춤을'을 이야기함)에도 불구하고 어른부터 아이까지 천만이라는 숫자를 불러 모았던 이유가 뭘까 고민해본다.

새로운 것이 나오면 눈으로 확인해 뒤쳐지지 않으려는 경쟁심리?? 짜증나는 세상, 판타지 혹은 사이버 세상에 빠져 살고 싶어라..??

그도 아니면 대중과 심하게 동떨어진 나의 정서...





하모니


이 영화 역시 타 영화들에서 목격한 비슷한 설정들이 있고, 감독이 하고 싶은 얘기가 너무 많아서였는지 그만 길을 잃고 극의 흐름이 뚝뚝 끊겼던 이 영화를 두고, 같이 봤던 관객들의 눈물과 영화에 대한 만족스런 표정을 목격하자, 나는 이내 혼란에 빠져들었다. 대중의 눈높이를 겸허하게 받아들이자... 반성하자... 그깟 작품성이 뭐냐...

이 영화의 강점은 에피소드 하나씩만 놓고 볼 때 그간의 흥행작이나 화제작들 속 장면들을 정말 잘 배껴냈다는 생각이 든다는 점이다. 능력이 없다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에 맞춰 적당하게 배껴 넣기 힘든 일이다. 다만, 스토리상 전체적인 하모니가 이뤄지지 않음은 아무래도 하고 싶은 이야기를 그대로 다 넣어버린 작가의 욕심때문 아닐까 추측해본다.

또 다른 강점은 각 씬별 배우의 감정몰입 부분은 특히 그랬다. 현장 분위기를 아는 사람이 느끼는 직관으로 말할 것 같으면 '와 이 영화 촬영현장, 분위기가 매우 좋았을꺼'라는 느낌... 아, 정말 비과학적이고, 근거도 대지않고 이런 말을 하니, 말해놓고 보니 스스로가 사이비교주 같아 숨고만 싶다. 

앞에서 한 말만 정리해보면, 에피소드만 떼어놓고 보면 나름 진정성과 정성이 엿보이는데, 시퀀스마다 워낙 따로 놀아 영화를 관통하는 강력한 한방이 느껴지지 않았다. 기술적인 부분은 화면때깔만 이쁘게하려고 노력했다 정도..




전우치


최동훈 감독의 세 번째 작품을 보고 나니, 최 감독이야말로 한국영화가 배출한 최고의 이야기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류승완 감독의 '아라한 장풍대작전'을 보고 참 재밌지만 뭔가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부분을 '전우치'가 깔끔하게 해소시켜줬다. 아라한의 캐릭터는 도사도 아닌것이 인간도 아닌것이 잔뜩 괴력을 부리다가 비디제시스적으로 드러나는 약한 인간의 모습이 그러했다. 전우치의 캐릭터는 아예 도사를 표방하고 능청스럽게 디제시스와 비디제시스 요소들을 모두 지배한다. 어쩜 그리 대사도 재치있는 말만 골라서 하는지.. 최근 본 오락영화 중에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며 본 영화가 '전우치'다.

여기에 또 반전에 반전이라니... '범죄의 재구성'과 '타짜'의 다소 뻔했던 반전을 홀라당 깨준 반전 위에 감독의 평소 철학 '인생지사 일장춘몽'에 절묘하게 입힌 모습을 보니, 혀가 내둘러졌다.

물론 나는 '전우치'의 절묘한 반전을 그간 본 영화들 속에서 목격하지 못해 새로울 뿐이다. 혹시 저의 무식함을 넘어서 혹시 이전의 영화들이나 소설 속에서 비슷한 플롯을 목격한 분이 '전우치'를 본다면 이내 실망하겠지..

어쨌든 '아바타'에는 3D의 진보된 기술과 판도라 행성에 직접 살아본 듯한 감독의 연출력에 경악한 가운데 살짝 실망, '하모니'에는 허허실실 그럭저럭 시간낭비 등등.. 그나마 1월 중 접한 영화로는 현재까지 '전우치'에 쌍수들어 열광하는 이유는 '전우치'가 보여준 반전을 다른 곳에서 목격하지 못한 내 무식함, 아니라면 반대로 그간 어느 영화에서도 보지 못했던, 감독의 머리 속에서 디자인된 창의적인 반전 때문이리라.




*류은희님께서 좋은 후기글을 써주시니, 기분이 좋아 피곤을 무릎쓰고 써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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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보현 2010.01.30 07:25
    아.. 저도 전우치에 대해서 공감합니다
    어깨가 들썩들썩
    그간 강동원이란 배우의 연기를 그다지 신뢰하지 않았었는데
    왠지 대충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요
    근데 이번에 새롭게 보게 되었네요
    객관적인 외모 말고~ 거기에서 배우의 매력을 느껴서
    너무나 신났던 영화였습니다

    아바타는 신기했지만
    생각보다는...

    그래서 전 아바타 보단 전우치를 한번 더 보고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주변에선 별로 공감하지 않더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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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광준 2010.01.30 07:25
    함보현님, 저와 똑같은 생각을 하셨네요^^* 아바타는 아이맥스 아니면 두 번 볼 엄두가 나질 않는대신(아이맥스로 보면 더 신기할 것 같아서.. -_-;;) 전우치는 세 번 정도 더 보고 싶다는 생각에 조조 시간대를 둘러보고 있던 차였습니다.

    덧붙이자면, 아바타의 플롯은 '늑대와 춤을'외에 구로사와 아키라의 80년작 '카케무샤'와도 비슷합니다. 당연히 '카케무샤'를 벤치마킹한 '라스트 사무라이'와도 90% 닮아있구요. 냉정하게 말하면 김수현 작가 말대로 새로울 것 없는 내용들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냉정하게라도 영화를 스토리로만 평가하는 일은 위험하죠. 영화는 엄연히 시각,청각을 자극하는 예술인만큼 작가가 말하고 싶은 주제를 시각,청각적으로 어떻게 연출해냈느냐하는 부분, 그리하여 아바타가 창조해낸 황홀경과 사운드를 익숙한 스토리라는 하나의 이유로 평가절하하는 일은 조심해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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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원 2010.01.30 07:25
    하루 휴가내고 아바타를 봤습니다.
    여태껏 예술과 결합한 웬만한 테크놀로지에는 꿈쩍도 안 하고 살아왔는데
    아바타에는 무릎을 꿇고 말았어요.
    제 영화 취향을 아는 친구들은 정말 의외의 반응이라며 신기해들 하더라고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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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광준 2010.01.30 07:25
    이정원총무님ㅎㅎ 사실 저도 아바타 보면서 미국이란 나라에 대해 다시 생각해봤어요. 헐리웃 작가들의 상상력이 실로 대단하다는..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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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은경 2010.01.30 07:25
    영화를 보고 난 후 3D라는 형식에 대한 호기심이 아바타의 흥행에 한 몫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보고 난 후의 생각은
    '기술의 발전에 대해서는 더 할말이 없을 정도이지만, 개인적으로 영화에서 느껴지는 정서와 몇몇 장면에서 불편함을 느꼈다.'
    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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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광준 2010.01.30 07:25
    송총무님, 땀 닦으세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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