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 詩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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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8.9 1차 교정
남용된 이모티콘 삭제, 매끄럽지 못한 문장 교정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무엇이냐라고 묻는다면 한국영화에선 저는 자신있게 '봄날은 간다'를 꼽을 것입니다. 좋아하는 배우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한국배우 중 유지태(상우 역)와 이영애(은수 역)를 꼽을 것입니다. 영화 '봄날'에서 유지태와 이영애의 연기는 마치 진짜 연인인냥 실감났었죠. 두 배우의 그 후 출연작을 지켜봤지만, '봄날'에 버금갈만한 연기를 보인 작품은 보지 못했습니다. 이를 연출한 허진호 감독의 다음 작품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말이죠.


영화를 먼저 보신 후, 차근차근 읽으셔야 이해가 되실 겁니다~




사진설명

'봄날'에는 배우의 뒷모습을 담은 이미지들이 인상깊은 컷마다 담겨있다. '봄날은 간다'의 제목에서 알수있듯, 우리가 볼 수 있는 무언가가 '가는' 모습이란 바로 '뒷모습'이기 때문일 것이다. 제목의 정서를 관객의 무의식에 닿게 하기 위해 감독은 의도적으로 뒷모습을 담아냈다. 오는 9월25일 서울백북스 정기강연자로 초청된 조중걸님은 '천재란 무의식을 건드리는 자'라고 말했다. 5월 영화읽기에서 나는 '봄날'이 무의식을 건드리는 근거들을 찾아내 조목조목 논리적으로 거론함으로써. 영화 '봄날'의 천재적인 연출감각에 대해 주장했다.



다만 본 자료에 대해 미리 양해 말씀드릴 것은 5월 강의했던 내용이 워낙 양이 많고 복잡하게 서로 얽혀있거든요. 고로 각 항목별 근거를 다 실을 수 없었습니다. 동영상을 보여드리며 차분히 설명해드려야 이해가 빠르실 듯한데요.. 글보다 말이 편한 순간입니다. ㅜㅠ 

'봄날' 영화읽기는 지금까지 어떤 영화책에서도 다루지 않은 독자적인 내용입니다. 본 내용을 인용하시려면 제게 선연락주세요.




걸작 가려내기 위한 세가지 조건




첫째, 캐릭터의 설정과 사건전개의 유기적 구성 관계로 보는 영화읽기

                            
캐릭터구성에 있어 서브텍스트가 설정된 영화!





 (1) '봄날'의 캐릭터 설정


할머니(여) - 아버지(남)  - 고모(여) - 상우(남) - 은수(여)


첫째
, 상우 가족 구성원의 성비 비율은 할머니부터 <여, 남, 여, 남>로 성비의 안정을 이루며 관객에게 시각적 안정감을 주며 시작하지만, 한편으론 치매에 걸린 할머니와 홀아버지, 가사일을 도우러 온 고모, 결혼적령기의 상우 등 캐릭터의 불안정성은 영화 속에서 관객에게 정서적 불안감과 긴장감을 조성할 여지를 부여받습니다. 결국 캐릭터의 설정 자체가 이야기의 진행이 그리 긍정적이진 않을 것이다라는 암시를 품고 있는 것입니다.


둘째, 상우 할머니와 상우의 여자친구 은수의 유사성 (여러 모티프 motif 를 통해 암시, 그중 아래 양산쓰고 있는 사진 참조) 특히, 치매인 할머니가 유일하게 인식하는 젊은 시절의 자신과 상우 여자친구인 은수는 영화 속에서 반복 제시되는 모티프를 통해 동일선상의 인물로 상징됩니다.

젊은 시절만을 기억하던 할머니가 떠난 뒤 남겨진 홀아버지와 상우, 게다가 은수마저 보내야했던 상우...
 
세째, 홀아버지와 외아들 상우라는 캐릭터 설정은 '누군가가 떠나가는' 극전개와 맞물리면서 관객에게 '정녕 봄날은 갔구나'라는 상실감과 외로움의 정서를 더욱 강하게 전달합니다.

이렇듯 극초반의 홀아버지, 외아들 상우라는 설정은 극후반 사랑의 상실을 경험한 아들 상우의 정서를 대변하며 강한 시너지를 발휘합니다.



 (2) 서브텍스트가 설정된 영화

영화가 제 아무리 잘 만들어졌다고 해도 텍스트가 단일하게 구성되어 있을 경우 그냥 '좋다'에서 끝나지만, 텍스트가 중첩되어 있을 경우 무의식을 건드려 텍스트에 대해 여러 번 생각하게 만듭니다. 메인 스토리 외에 숨겨진 스토리를 '서브텍스트'라 일컫습니다.


메인텍스트

상우와 은수 간 러브스토리


서브텍스트

젊은 시절만 기억하는 치매 할머니를 두고 있는 상우의 가족사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러브스토리)



상우와 은수가 사랑에 빠질때, 할머니도 젊은 시절 남편만 기억하며 고인이 된 남편이 과거 일했던 역에서 남편을 기다립니다. 할머니는 나이들어 바람난 남편과 그 정부에 대해서는 전혀 기억하지 못하죠.

어느 날 할머니 안부가 궁금해 찾아온 정부를 알아 본 할머니는 정부의 안부인사를 매정하게 뿌리칩니다. 상우와 은수의 사랑도 이때쯤 시들기 시작하죠.

라면(인스턴트푸드)을 좋아하는 은수와, 김치(슬로우 푸드)를 담그고 북어국을 끓일 줄 아는 상우는 처음부터 안어울리는 사이였습니다. (라면=은수의 라이프스타일, 김치=상우의 라이프스타일) 실제 은수의 대사 속에서 '라면'이란 단어는 모티프 motif 로써 은수 입을 통해 자주 반복되어 제시됩니다. 영화 초반, 그 유명한 작업대사 '라면 먹고 갈래요?' 작업에 걸려든 상우는 은수에게 푹 빠지게 돼죠. 이혼경력이 있던 은수는 상우를 사귀다 부담을 느끼자 상우를 멀리하고 곧 다른 남자에게 마음을 빼앗겨 버립니다.


이렇듯 할머니가 얽힌 상우 가족사와 상우와 은수의 러브스토리는 영화 속에서 서로 상관되며 발전됩니다.






둘째, 모티프motif 에서 유사성, 차이와 변형 살펴보기로 영화읽기


 
모티프 motif


        영화 속에서 유의미하게 반복되는 요소, (Film Art 인용, David Bordwel 저)



영화 '봄날'에는 영화의 교과서라 불릴만큼 많은 모티프가 존재합니다. 모티프는 영화 속에서 컬러, 사운드, 대사, 이미지 등으로 유의미하게 반복되는 요소를 일컫습니다. 이 모티프에 유사성, 차이, 변형을 두어 반복하는 영화야말로 기막힌 걸작의 조건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 은수와 할머니는 상징적으로 연결되어 상우의 삶에 관여하고 있다고 했죠. 상우에게 메인텍스트와 서브텍스트를 부여했었죠. 이것이 아래 모티프(이미지와 컬러)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봄날은 간다' 제목에 맞게 카메라는 가는 사람의 뒷모습을 잡아냅니다. 은수의 양산과 옷 컬러에 주목하세요!




할머니가 떠나는(죽음을 의미) 마지막 장면입니다. 할머니의 양산과 옷 컬러가 은수의 그것과 동일하죠? 컬러가 은수와 할머니를 연관짓는 모티프로 사용됐군요.




할머니가 젊을 때 할아버지가 찍어주었다던 할머니 흑백 사진입니다. 왜 하필 할아버지가 뒷모습을 찍었을까요? 이건 연출자가 처음부터 일관되게 의도한 모티프로써 사용하기 위해서 마련한 영화 속 소품입니다.





세째, 미장센=장면화(소리, 화면구성 등등)로 영화읽기


미장센
 

     쇼트(shot) 속 인물배치, 동선, 소품, 사운드 등을 상징적으로 배치한 것을 일컬음.




은수가 헤어지자고 말하는 장면입니다. 상우의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라는 유명한 대사가 나오던 쇼트죠. 후경에 배치된 전봇대 보이시나요? 영화 속에서 전봇대가 모티프로도 사용되기도 했는데, 이 장면의 전봇대는 둘 사이를 갈라놓는, 정서적으로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이별'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후경의 아파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영화 속에서 상우는 사운드 엔지니어입니다. 은수와 여러 소리를 녹취하는데, 그 소리가 극의 전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있습니다.  바닷가의 거친 파도소리를 녹음하고 있습니다. 이후 흐름이 당연히 심상치 않겠죠?  은수가 상우에게 이별을 선언하기 전 장면입니다.






자료는 이만 마치구요, 나중에 다시 여러분 앞에 설명할 기회가 된다면 창디 5월 모임때처럼 샅샅이 훑어드리겠습니다.


다음에 남기게 될 6월 영화읽기 자료는 유머와 재기가 넘치는 독립영화 '낮술'입니다.





  • ?
    송은경 2009.08.07 21:00
    첫번째 영화읽기 시간에 속으로 계속 '아하~'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그 후로 영화 볼때 안에 감춰둔 것들을 찾는 습관이 생겼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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