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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사카() 시 도심 한가운데 자리 잡은 지상 14층짜리 맨션 글라스하우스.

왕복 2차로를 사이에 두고 우쓰보() 공원을 마주보고 있다.

전철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

일본 도심의 공동주택으로선 좀처럼 보기 힘든 교통여건과 자연환경을 갖췄다.

그러나 356m²의 한정된 대지가 문제였다.

설계는 좁은 실내 공간에 대도시와 자연, 실용과 환경을 어떻게 공존시킬지에 초점이 모아졌다.

우쓰보 공원길을 걷다 보면 벽면이 밝게 빛나는 유리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글라스하우스는 공원 쪽 벽면이 온통 유리로 돼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유리 건물과 다른 점은 벽면이 잘게 쪼개진 수많은 유리 조각으로 구성됐다는 점이다.

맞은편 공원 수목에서 햇빛에 반사되는 나뭇잎과 잘 어울리는 구조다.》

 



통유리 대신 개폐식 유리칸막이… “자연과 소통”










글라스하우스는 통유리를 사용하지 않았다. 마루에서 천장까지 한 장의 통유리로 시원한 벽면 처리를 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그럴 경우 24시간 인공적인 공기정화 장치를 가동해야 한다. 대도시에서는 드물게 지척에 공원을 둔 상황에서 인공 공기정화 장치에 의존하는 것은 피하고 싶었다는 게 설계자 기시 와로() 씨의 설명이다.

그래서 개발한 것이 유리창문마다 개폐장치가 부착된 유리 루버와 슬라이딩 유리 새시 등으로 구성된 이중피복 구조다. 유리 루버는 공원 쪽 벽면에 설치했고, 슬라이딩 새시는 거실 쪽에 세웠다. 그 사이에 만든 ‘선룸’이라고 불리는 공간은 실내에 공기와 햇살을 받아들이는 통로다. 유리 루버와 슬라이딩 새시를 열고 닫음에 따라 주거 공간의 모양새가 다양하게 바뀐다. 때로는 거실의 연장되기도 하고 때로는 공원이 연장되기도 한다.

입주자들이 우쓰보 공원의 자연 혜택을 마음껏 누리면서 계절에 따른 공기의 변화까지 직접 느끼도록 하겠다는 설계자의 의도가 선룸에서 1차적으로 살아났다.

유리의 더블 스킨이라고 부르는 이 같은 구조는 이제까지 일본에서는 시도된 적 없는 방식이다. 기존의 새시로는 이 같은 설계 목적을 맞출 수 없어 새로운 새시를 개발했다. 2009년 오사카 시 하우징 디자인상을 수상한 것도 이 공이 크다.

또 하나 글라스하우스의 내부 디자인에서 특이한 점은 실내의 입체 공간이다. 글라스하우스는 일반적인 일본 대도시 맨션과 마찬가지로 대지 면적이 매우 좁다. 대지 면적 356m²에 건축 면적은 247m²에 불과하다. 여기에 14층으로 올라선 건물, 그 안에 28가구를 배치했으니 가구당 면적이 좁을 수밖에 없다. 가장 작은 주택은 전용면적이 50m², 가장 큰 펜트하우스는 172m²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 실내 입체공간이다.

내부가 좁아 답답하게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살리기 위해 실내 바닥은 L자의 층고를 갖도록 했다. 같은 공간에 3.2m와 2.5m의 천장이 공존한다. 수평의 한계를 수직의 다양성으로 메운 셈이다.

실내 공간에서 바깥 공원을 바라보는 시선의 높이가 달라짐에 따라 시야에 들어오는 풍경 또한 달라졌다. 공원 수목과 눈높이가 엇비슷한 중간층의 경우 같은 실내에서 위로 다섯 계단, 옆으로 몇 발짝 이동했을 뿐인데도 공원 분위기는 달라 보인다.

높낮이가 서로 다른 바닥의 한쪽은 마루로, 한쪽은 타일로 처리한 것도 이채롭다. 차갑게 느껴지는 흰색 타일에 일본에서는 흔치 않은 유카단보(일본식 온돌)를 설치해 온기를 돌게 한 것도 세심한 배려다.

고층주택은 복층으로 꾸몄다. 꼭대기 펜트하우스에는 공원과 하늘을 한눈에 껴안을 수 있는 야외 테라스와 안뜰도 배치했다. 지면 위에 낮게 세운 단독주택에서는 얻을 수 없는, 고층 공동주택만의 공간적 이점을 최대한 살린 게 설계 포인트다.

이렇게 해서 글라스하우스 내의 28가구는 저마다 다른 스타일의 공간을 갖고 있다. 1층에 들어선 모던한 스타일의 이탈리아식 레스토랑도 글라스하우스의 다양성에 일조한다.

실내 장식은 심플한 외관 디자인만큼이나 단순했다. 색조 또한 거의 흰색 계통이다. 수납공간 역시 이렇다 할 기교는 눈에 띄지 않는다.

설계자 기시 씨는 “건축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거기에 사는 사람을 위한 무대장치를 제공하는 것이다. 입주자의 생활과 활력이 주역이다. 그것을 받쳐주기 위해 공간은 심플하게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차장 시설이 없다는 것. 일본에선 흔한 일이긴 하지만 입주자들은 근처 유료 주차장을 이용한다. “5분 거리에 전철역이 있어 교통여건이 좋긴 하지만 입주자들이 좀 불편해한다”는 게 맨션 관리자의 전언이다.

오사카=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미래의 공동주택은 ‘편리함+자연’ 바람직 설계자 기시 와로 씨










“대도시에 살면서도 자연을 만끽하는 것이 도심에 위치한 공동주택이 추구해야 할 개념이라고 봅니다.”

글라스하우스를 설계한 기시 와로(59·사진) 씨는 편리함과 자연을 동시에 갖추는 것이 도시 공동주택의 미래상이라고 강조했다. 대도시 직장에서 일을 끝내고 멀리 떨어진 교외의 단독주택까지 이동하는 동안 만성적인 교통정체에 시달리기보다는 도심 내에서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주택이 더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서구보다 인구밀집도가 높은 일본의 사회 특성을 반영한 개념 정리다. 건축 설계는 단순한 엔지니어링이 아니라 문화적인 일이라는 게 그의 지론.

글라스하우스의 터가 넓지 않은 데다 북쪽의 공원을 제외한 3개 면은 일상적인 대도시의 인위적 환경으로 둘러싸여 있음에도 공동주택 내부에 자연과 소통할 수 있는 장치가 곳곳에 배치된 것은 그의 이 같은 생각의 산물이다.

그는 1996년 일본건축학회상을 수상하는 등 30년 가까이 건축 설계에 몸담았지만 공동주택을 설계한 것은 글라스하우스가 처음이다.

그가 운영하는 설계사무소는 단출하다. 설계 스태프 2명에 지원 조직까지 합쳐 10명이 안 되는 미니 조직.

“언제라도 건축 설계의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조직을 최대한 작게 운영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래서 다른 설계사무소와의 공동 프로젝트가 많다고 한다. 2004년엔 경기 파주시에 있는 신원에이전시 빌딩을 한국 건축가와 공동 설계한 적도 있다.

그가 교토() 공예섬유대학원에서 건축설계학 교수를 맡고 있기 때문에 젊은 감각의 대학원생들이 설계에 참여하기도 한다.

최근 해외 건축설계를 많이 맡고 있는 기시 교수는 서구에 비해 좁은 일본의 대지 면적을 안타까워한다. 글라스하우스를 설계할 때도 도심의 좁은 면적에 14층 높이의 건물을 쌓아올리는 과정에서 수평 공간을 어떻게 최대한 활용할까 하는 점에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오사카=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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