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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주택 2000채에 250가지 내부구조 ‘실험’

《일본 도쿄() 도심 긴자()에서 약 5km, 군수공장 터였던 매립지 시노노메()의 16만 m²는 10년 전만 해도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었다.

그러나 17일 찾은 이곳은 운하를 낀 모던한 아파트단지 ‘고단 시노노메 (풀네임 ‘시노노메 캐널 코트 고단’)’로 변신해 있었다.

전철역도, 다리도, 도시 전체가 세워진 지 5년을 넘지 않은 신도시다.

일본의 공영주택공사인 UR도시기구가 2003년부터 2000채 규모의 임대주택 단지를 지었다. 주변에는 민간 기업이 고층 맨션 4000채를 더 세웠다.

단지를 가로지르는 S자형 거리를 중심으로 6개의 블록이 늘어서 있다. 대형 양판점과 각종 상점가, 어린이 학원, 3곳의 보육원, 방과 후 학교, 노인시설 등도 충실하다.》

도심서 20분거리 공장터에 새 주거형태 조성

건축가 6명이 한 블록씩 맡아 개성-조화 조율

‘밀실’아파트 벗어나 이웃과 소통 ‘열린집’으로














건물 외관은 모두 무채색 기조에 높이 등이 통일된 반면 1블록이 가로줄무늬를 이용한 디자인을 강조했다면 3블록은 가라앉은 듯한 중후함을 보이는 식으로 개성이 돋보였다. 하지만 더욱 큰 특징은 단지가 형성된 과정과 건물 내부 각 가구에 숨어 있다.

고단 시노노메는 택지조성단계부터 ‘민과 관’이 협력한 새로운 시도로 주목받았다. 1998년 각계 전문가로 ‘마을 만들기 기획회의’를 구성해 ‘현대 도심의 새로운 주거 형태는 무엇인가’를 근본부터 논의했다. 여기에는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란 이미지를 불식시켜보려는 UR도시기구 측의 기대도 작용했다.

결론은 새 주택이 인구구조의 변화와 일하는 스타일의 변화를 반영해야 한다는 것. 기왕이면 건축가를 초빙해 디자인을 접목한 단지로 만들자는 제안도 나왔다.

1999년 공모를 거쳐 6명의 건축가 그룹에 각기 1개 블록의 설계를 맡겼다. 야마모토 리켄() 씨가 전체 코디네이터를 겸해 1블록, 이토 도요() 씨가 2블록, 구마 겐고(외) 씨가 3블록을 맡는 등 일본 최고의 건축가들이 이 실험장에 참여했다. 설계자들은 전체의 조화를 살리기 위해 월 1회씩 회의를 거듭했다. 이에 따라 2000채 중에는 원룸부터 복층, 사무실 겸용 주택, 별실이 딸린 집 등 250가지 다양한 집이 만들어졌다.

이들이 중시한 개념은 ‘밖을 향해 열린 집’. 직업과 주거의 융합을 꾀하는 직주근접() 개념을 도입하고 획일적인 LDK에서 벗어나 내부구조를 다양화하기로 했다.

야마모토 씨는 “기본이념은 ‘탈표준세대’였다. 일본의 집합주택은 오랜 세월 부부와 자녀 2명의 표준세대를 전제로 만들어졌고, 철문을 닫으면 가족만의 밀실이 됐다. 이 닫힌 상자를 열어보는 시도를 하기로 했다”고 회고한다.

그는 1블록에 현관문이 유리인 집을 만들었다. 안과 밖을 차단하지 않도록 일부러 설계한 애매한 공간이다. 두 개 층을 수직으로 뚫은 공용 스페이스 ‘커먼 테라스’가 건물에 구멍을 내듯 각 층에 열려 있다. 둘러보면 유리현관 집들은 갤러리풍으로 꾸미거나 멋진 자전거로 장식한 집 등 제각각. 물론 커튼으로 가려버린 집도 있었다.

이토 도요 건축설계사무소가 담당한 2블록은 현관문이 두 개인 집, 공용복도에 면한 테라스를 사이에 두고 별실을 배치한 집 등 외부와의 연결방법에도 변화를 줬다.

첫 입주자 모집결과는 평균경쟁률 20 대 1의 인기. UR도시기구 다카하시 마사키() 씨는 “인기 있는 모델은 200배수가 넘었다. 지금도 원하는 집을 기다려 단지 내에서 이사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말한다.

부부가 1블록 소호(주택겸용 오피스)형 맨션에 건축설계실을 낸 다나베 다카히로() 씨도 그런 경우. 지금의 집으로 오기까지 2년 반을 기다렸다. 1층 약 50m²는 사무실 공간으로, 2층은 살림집으로 사용한다. 그는 “20분이면 도심에 나갈 수 있으면서도 호젓해 이곳 생활을 만끽하고 있다”고 말한다.

‘밖으로 향해 열린 집’은 어느 정도 성공한 걸까. 어찌됐건 고단 시노노메에서는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 자주 확인된다. 여름철 도쿄만의 연례행사인 불꽃놀이가 열리면 시노노메의 커먼 테라스에서는 맥주 파티가 벌어진다. 간장이 떨어지면 옆집 문을 두드리는, 일본 도심에서는 사라진 풍경도 이곳에는 남아 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설계 주도한 야마모토 리켄 씨▼

“라이프 스타일 변화로

새로운 주택개념 필요”











“도쿄에서 4명 이상이 함께 사는 가구는 전체의 20%도 되지 않습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 여성의 사회 진출 등 현실에 맞춘 새로운 주택 개념이 필요합니다.”

13일 요코하마()의 설계사무실에서 만난 야마모토 리켄 씨(64·요코하마국립대 교수·사진)는 “부모 자식 위주의 주택설계 시대는 이미 끝났다”고 단언한다. 고단 시노노메에서 코디네이터로 6개 건축가그룹의 설계 작업을 주도하면서도 가장 중시한 것은 주택을 공()의 영역으로 끌어내는 문제였다.

그는 “주택은 단순한 주거공간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을 배우는 곳”이며 “건축은 사회를 미래로 안내하는 종합예술”이라고 주장한다. 일본에서는 1950년대 중반부터 대량 공급된 ‘공단주택’을 통해 침실과 식당이 분리되고 부모와 자식이 다른 방에서 자는 라이프스타일이 정착됐다. 반면 지금은 저출산 고령화 시대의 일과 생활, 고령자 돌보기에 적합한 주거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는 것.
그는 요즘 새로운 지역사회 모델을 구상 중이다. 현재 일본의 인구 구성과 비슷한 구성으로 400명 정도가 지역사회를 만들어 그 안에서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자족적인 시스템을 운영해 보자는 것이다.

해외 활동도 활발하다. 중국에서는 연면적 70만 m²의 집합주택과 상업시설 ‘베이징 젠와이() 소호’의 마스터플랜 및 고층부를 설계했다. 경기도가 서판교에 조성 중인 테라스하우스 건축에도 참여했다. 두 곳 모두 유리벽을 활용해 바깥과의 소통을 모색하는 주택을 추구했다.

요코하마=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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