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 詩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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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8월은 무더위 때문에 집중도 안 되고, 시네마콘서트를 준비하느라 영화보기를 게을리했더랬습니다. 그래서인지 제대로 바캉스를 보낸 느낌입니다.



 9월은 세 편의 영화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전국으로 확대 개봉한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이색적인 헐리웃 영화 에브리바디 올라잇, 감동 다큐 울지마 톤즈 입니다.



 






1.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스스로를 구원하는 자, 김복남    


(스포일러)




 양아치들에게 폭력을 당하며 도망치는 여자가 있습니다. 절박한 그녀는 잠시 멈춘 차마다 달라붙어 열린 창틈사이로 살려달라고 외치지만, 창은 이내 닫히고 말죠. 창을 매몰차게 닫아버린 그녀의 이름은 해원.


 같은 여자로서 끔찍한 폭행사건의 결정적인 목격자이기도 한 해원은 경찰서에서 모른다는 증언으로 일관하고, 복남의 SOS편지를 읽지도 않고 버리며, 어려운 처지의 노파에게 가능한 대출을 거부하는등,  알면서도 모른척, 보고도 못본 척하는 지독한 방관자로 등장합니다. 그렇게 혼자 똑똑한 척 다 하던 그녀가 우습게도 직장에서 해고당하고 말죠.  일시적인 휴가로 생각한 해원은 고향 무도로 향합니다.


 바다 한 가운데 고립된 무도에는 어릴 적 단짝친구 복남이 해원을 반기죠. 그러나 복남은 섬 주민과 가족으로부터 온갖 수난을 당하는 약자입니다. 해원의 방관 속에 복남은 결국 스스로를 구원하게 됩니다. 약자가 스스로를 구원하는 자체가 지독한 방관이 만연한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설정인 셈입니다.


 영화는 하나의 주제 아래 방향을 잃치 않는 스토리 라인을 자랑합니다. 후반 해원을 쫓는 복남 씬에서 B급 무비스러운 슬래셔(slasher) 장르로 본격 변주되는 순간, 영화가 필요이상 늘어지면서 빗나간다 싶었지만 무도와 누운 해원의 이미지가 절묘하게 디졸브되는 컷 하나로 이 영화의 주제 '방관에 대한 경고'를 살려냅니다.


 복남을 방관했던 주민들이 묻힌 무도와  방관의 이미지를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젖은 채 누운 해원의 디졸브 이미지는 이 영화가 비극임을 알리는 요소인 동시에, 복남의 복수에 진한 카타르시스를 얹는 결정적 요소가 됩니다.

 
 잔인한 폭력이 난무하는 이 영화를 보고 통쾌함을 느꼈다는 여성분들이 많더군요. 얼마전 <아저씨>처럼 요즘의 영화는 잔인함이 컨셉이고 이런 영화에 관객들이 지지를 보내는게 트랜드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현상이 작금의 정치 사회적 분위기에 대한 관객들의 불만적 욕구 해소라는 순기능이라 보고 있습니다. 잔인하게 죽어가는 악당들을 보며 관객들은 대리만족을 느낍니다. 관객에게 있어 현실 속 악당은 과연 누구일까요? ^^


 우리나라 관객들이 단순하고 잔인한 권선징악에 빠져있는 동안, 헐리웃에서는 사뭇 진지한 영화가 나왔습니다.






2, 에브리바디 올라잇

포스트 911과 이라크전 이후 헐리웃의 소재: 가족




 우선 등장인물의 설정 자체가 우리에게 이색적이고 생소합니다만, 다문화 인종간 갈등에서 레즈비언, 인공수정으로 옮겨간, 새롭게 확장된 가족 개념은 우리가 외면하고자 했던 현실을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했다고 받아들여집니다.
 

 극의 흐름도 헐리웃의 그간 영화들과는 다르게 전형적인 갈등과 뻔한 해소가 없습니다. 지극히 현실적이고 이성적인 결말로 보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고 차분하게 이끌어줍니다. 영화를 보고 난 뒤 긍정적인 마음이 들게 하는 '착한'영화입니다.


 부시가 집권하며 전장으로 몰려간 미국민이 가장 지키고 싶었던 '가족', 그 소중함에 대한 인식이 에브리바디 올라잇에 담겨있습니다. 부시 동안에는 적의 실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던 영화들- 본 시리즈, 미스트, 클로버필드 등등 -이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고, 오바마가 집권한 앞으로는 가족의 소중함을 설파하는 영화들이 관객의 공감을 얻지 않을까요? 이런 시대 흐름 속에 얼마전 개봉했던 놀란 감독의 인셉션은 시대에 뒤쳐진 퍼즐놀이에 지나지 않아 보입니다.






3. 울지마, 톤즈


 아직 못본, 그러나 반드시!! 보고 싶은 영화입니다. 지방이라 개봉을 안 한 것 같은데, 어떻게해서라도 보려고 합니다. 실화가 주는 울림! 다큐의 힘이죠. 그러나. 얼마전 흥행했던 워낭소리처럼 보이는 이미지 그대로 받아들이면 부분적으로 선동당할 위험이 있습니다. 서머싯 몸이 달과 6펜스에서 이야기한 아래 구절을 곁들여 비판적으로 보려고 합니다


 "인간은 신화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타고난다. 그래서 보통 사람과 조금이라도 다른 인간이 있으면 그들의 생애에서 놀랍고 신기한 사건들을 열심히 찾아내어 전설을 지어낸 다음, 그것을 광적으로 믿어버린다. 범상한 삶에 대한 낭만적 정신의 저항이라고나 할까. 전설적인 사건들은 주인공을 불멸의 세계로 들여보내는 가장 확실한 입장권이 되어준다. 냉소적인 철학자라면 미소를 머금고 생각할 것이다.....



*관련 링크 :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76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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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숙 2010.09.15 20:11
    울지마 톤즈에 대한 우려는 접으셔도 좋을 듯 합니다. 다큐에서 보여준 그분의 모습은 무엇인가를 반드시 이루고야 말아야겠다는 강한 의지의 소유자는 아니니까요. 전 보고나서 그분이 뿌린 남아있는 씨앗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구요. 눈감는 순간까지 마음 속에 떠나지 않았을 그들. 이젠 내 마음으로 들어와 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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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광준 2010.09.15 20:11
    cgv대전에서 하고 있다는 귀뜸에 당장 달려가 <울지마 톤즈>를 보고 왔는데, 안타까운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시간될 때 제가 본 문제점들을 적어놓도록 하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주인공은 그 어떤 영화 속 주인공보다 드라마틱한 삶을 사셨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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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은경 2010.09.15 20:11
    긴 추석연휴 동안 어떤 영화를 볼까 고민중이었는데 후보가 세개로 줄었네요~
    고맙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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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광준 2010.09.15 20:11
    위 글 중 아래 내용에 대한 견해를 취소합니다.

    2. 에브리바디 올라잇의 마지막 문장 "이런 시대 흐름 속에 얼마전 개봉했던 놀란 감독의 인셉션은 시대에 뒤쳐진 퍼즐놀이에 지나지 않아 보입니다."

    이 표현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사과드립니다. '인셉션' 역시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설파하고 있었으며 훌륭한 영화입니다. 제 짧은 안목과 형편없는 지식으로 막장표현을 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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