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 詩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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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가을 작가초청에 초대될 예정인 오세섭 감독님께서 창의성디자인에 글을 기고해주셨습니다. 물론 이전에 쓰신 것이지만, 감사할 다름!! 앞으로 눈에 띄는 영화감독 및 영화관계자들의 글을 실도록 유도하겠습니다.



 오세섭 감독 소개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
 중앙대학교 첨단 영상대학원 박사과정

 2004 <토끼와 거북이>
 2005 <배달>
 2005 <누군가 유에프오>
 2005 <글라이더>
 2007 <그룹사운드 실전마스터>
 2009 <훼방꾼의 심정>등 다수 연출


 
 본래 이런 분이 아닌데 -_-;;

                                                          





             



  28년 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수도 요하네스버그 상공에 엄청난 크기의 UFO가 도착한다. 세계는 혼란에 빠지고, 조심스레 우주선에 접근한다. 하지만 우주선에는 기아선상에 허덕이는 외계인들만 가득할 뿐이다. 이들은 지구를 침략하려는 것도 아니고, 우리에게 진일보한 과학을 전수하러 온 것도 아니다. 그들은 그저 우주의 난민일 뿐이었다. 정부는 고심 끝에 요하네스버그의 9구역(“디스트릭트9”)에 이들을 정착시킨다. 그리고 민간회사인 외계인 관리국 MNU이 이들을 담당하기로 한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9구역은 무질서와 범죄가 판치는 위험구역이 된다. 인간들이 볼 때, 외계인은 더럽고 위험하고 자신보다 하등한 생명체일 뿐이다. 인간들의 불만이 커지자, MNU는 외계인들을 도시로부터 멀리 떨어진 10구역으로 강제 이주시키려 한다. 이주계획의 책임자 비커스(샬토 코플리)는 특공대와 함께 외계인들의 이주를 집행하던 중, 외계물질에 접촉하게 되고, 그의 신체는 외계인으로의 변이를 일으키게 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MNU는 비커스를 잡으려하는데, 그것은 외계인 유전자에만 반응을 하는 외계인 무기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서이다.





  <디스트릭트9>은 <반지의 제왕>과 <킹콩>을 연출한 “피터잭슨 제작”이라는 후광을 업고 출발했지만, 사실 영화자체로도 충분한, 새로운 개념의 SF영화이다. 




  일반적으로 외계인이 우리를 찾아왔다면, 우리가 외계인에 대해 느끼는 심경은 크게 두 가지일 것이다. 우리를 공격하고 파괴하기 위해 왔을까? 아니면 친구가 되기 위해 왔을까? 보통은 낯선 존재에 대한 공포감이 크기 때문에, 우리와 다른 형상의 외계인을 바라보면서, 게다가 우주 저 멀리에서 우리에게까지 날아온 UFO와 과학기술을 보면서, 우리를 공격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을 갖게 된다. 




  하지만 이 영화는 둘 다 아니다. 이 영화에서의 외계인은 갈 곳 없고, 배고픈 난민으로 그려진다. 게다가 머리도 나쁘다. 이 순간 인간은 바로 권력자가 되어 그들을 구역 안에 가두고 통제하기 시작한다. 이 영화의 매력은 여기에 있다. 수십 년 동안 SF영화를 지배해 온 도식을 뒤집고, 외계인을 (옆 동네에서 이사 오듯) 단순히 이주자로 단순화시킨다. 그런데 이런 단순화는 어디서 많이 보아온 방식이다. 영화를 만든 곳이 다름 아닌 남아공이라면 더더욱 의미하는 바가 크다. <디스트릭트9>이라는 개념, 인간과 외계인을 분리하여 거주하는 방식은 “아파르트 헤이트” 즉 백인과 흑인을 분리해서 흑인 거주 지역을 만들었던 남아공의 역사와 다를 바 없다. 그 뿐만이 아니다. 이 분리거주의 방식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원주민과 이주민의 심리적, 물리적 분리거주의 생활양식과도 비슷하다. (우리나라의 이주노동자가 거주하는 곳을 생각해보자.) 이 영화는 기존의 상상력과도 다르고, 정치적 함의까지 갖고 있는 소위 ‘개념’ 있는 SF영화가 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루한 정치영화는 아니다. <디스트릭트9>는 두 가지 방식으로 SF팬들의 기호를 맞추고 있다. 우선 돌연변이 영화의 계보를 잇는다.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1985년작 <플라이(the fly)>는 실수로 인해 파리로 변해가는 인간이 주인공이다. 이 영화에서도 주인공 비커스는 실수로 외계물질이 몸에 닿게 되고, 점점 외계인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외계 돌연변이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도 아니다. 그가 겪는 정신적 충격은 우리가 보는 시각적 충격 그 이상이다. 외계인을 억압하는 위치에 섰던 사람이 외계인이 되어가면서, 오히려 신분의 해체와 주적이 뒤바뀌는 심리적 쇼크를 경험하게 된다. 




   하루아침에 아내와 가족으로부터 격리당하고, 인간세계의 목표물이 된 주인공에게 힘이 되어주는 건 오히려 외계인들이라는 아이러니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직장을 잃거나 장애를 갖게 되었을 때, 한 순간에 벼랑으로 내몰리는 우리들의 처지에서는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된다. 또한 이 영화는 현란한 액션씬을 보유하고 있다. <디스트릭트9>은 사실 <트랜스포머> 못지않은 로봇액션을 보여주고 있으며, 외계인 신무기의 격전장이다. 이러한 액션적 쾌감은 장르영화의 매력이 어디 있는지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게 한다.




  거의 모든 SF영화가 헐리웃에서 제작되는 지금, 이렇게 남아공에서 만들어진 SF영화의 성공은 우리나라 영화감독들에게도 즐거운 질투심과 토종SF에 대한 야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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