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 詩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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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해십니다!


 마이너 성향을 띤 독립영화 한다고 하면 메이저 영화를 즐기지 않을거라는 오해를 쉽게 받곤 합니다. 그러나 저는 TV드라마도 좋아하고, 메이저 영화도 좋아합니다. 독립영화든 메이저 영화든 TV드라마든 잘 만들었으면 경계 구분 짓지 않고 좋아하죠.
 

 지난 두 달간 메이저급 개봉영화 - <시>, <하녀>, <아이언맨2>,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허트로커> 등을 어렵게 챙겨봤지만, 마음 속에 깊은 울림을 받은 영화는 없었습니다. 


 요즘 깐느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시>의 경우 마지막 부분에서 아주 조금 뭉클했으나, 볼 때 컨디션이 안 좋았는지 기대와는 다르게 쉽게 풀어냈다는 생각 외에는 평론가나 관객들처럼 <시>가 잘 만든 걸작이다라는 판단은 들지 않더군요. 깐느에서 기립박수가 <하녀>보다 5분 더 길었다는 뉴스를 오늘 아침 봤는데도 영화를 쉽게 풀어냈다라는 이 생각은 변치 않습니다. 정치적 성향에서 비롯된 보수성향의 영화진흥위원장의 <시>에 대한 터무니없는 낮은 점수를 준 것에 대한 반발로 <시>를 맹목적으로 싸고 돌고 싶지도 않습니다. 작품중심적인 해석을 하려는 제게는 그런 것따위에는 전혀 관심도 없으니까요. 물론 쉽게 풀어냈다는게 결코 단점은 아닙니다만, 타인의 처지를 잘 공감할 수 있어야 비로소 시를 쓸 수 있다는 메세지라면 좀 진부하게 느껴집니다. 뭔가 다른 메세지가 있을텐데, 잘 잡히지 않더군요. 물론 제게는 많은 대사를 흘려듣는 습관 때문에 마지막 부분의 시 구절을 온전히 이해못한 약점이 있고, 세월의 연륜이나 인생의 깊이가 부족하기 때문에 이러한 판단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하여 시나리오도 구해보고 영화도 몇 번이고 반복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녀>를 보면서 계급간 격차와 그로 인해 발생되는 인간으로서의 현실적 모습을 가감없이 담아낸, 마치 구차하고 불필요한 수식없는 오캄의 면도날 같은 이야기 흐름을 보면서 무릎을 탁 쳤습니다. 그러나 은이의 행위와 응축된 분노의 복수는 상호 충분한 설명없이 건너뛴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또한 남겨진 이들의 몽환적 엔딩을 보고난 뒤 기분이 왜 그리 찝찝했는지ㅎㅎ 그나저나 이정재씨의 연기력은 발군이었습니다.



 <하녀>와 <시>는 관객입장의 드라마적 기대감을 연출자가 과감히 벗어던지고 사실주의적 묘사를 통해 무심히 넘기는 현실을 고발하는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두 영화 속에서 새로운 흐름을 봤습니다.







 아카데미 상을 수상했다는 <허트로커>, 올드패션풍(굿모닝 베트남)의 사건전개, 현실을 왜곡하는 액션영화 풍이 당혹스러웠지만, 무슨 근거로 이 영화가 올해 아카데미를 휩쓸었는지 열심히 연구 중입니다. 그런데도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편집의 리듬과 공포스러울만큼 잘 잡아낸 화면구도의 텅빈 여백에 깃든 긴장감은 훌륭했지만, 등장인물의 구도 중 피아에 대한 균형감은 현저하게 떨어집니다.



 <아이언맨2>, 적당주의 스펙터클이 난무한 영화였습니다. 액션이 밤 하늘에서 주로 벌어지는데, 이는 관객이 보고 싶어했던, 돈 많이 들어가는 박력있는 로봇액션 대신 밤이니까, 비싼 로봇이미지 보단 추진불꽃만 보여주면 되는, 이른바 '수작'을 부린 것이었죠. 아니, 요즘 관객들이 어떤 관객인데, 이 따위 수작들을 부리는지... 그나마 블록버스터급 액션 속에 숨겨놓은 허무개그가 빛을 발하긴 했지만, 허무 스펙터클을 보고 나온 저는 허무했을 뿐...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배우들의 빼어난 연기와 원작의 뛰어남에 이준익 감독의 위트가 어울려 중반까지 풀어 나가지만, 역시 극이 진행되면 될수록 디테일(사실감)이 크게 떨어지는 단점이 보였습니다. 연출스타일이 워낙 디테일과는 거리가 먼 터라 그러려니하고 봐 넘길 수 있었습니다.


 
 제가 추천해드리려고 하는 영화는 개봉이 요원한 마이클 무어의 신작 <자본주의 : 러브스토리>입니다. 정말 우연찮게 접하게 됐는데, 이미 <로저와 나>,<볼링 포 콜럼바인>, <화씨911>, <식코>등을 통해 숨겨진 치부를 드러내는데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는 감독 특유의 자본주의 비판이 흥미롭게 펼쳐집니다.



                          



 거대 금융세력과 공권력 아래 미국민들이 길 위로 내몰리는 충격적인 영상으로 영화는 시작됩니다. 또한 서민층에 대한 착취, 수탈과 얼마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미국 금융위기가 실은 월가의 수재들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감독은 조목조목 근거를 들이댑니다. 물론 감독의 연출방식이 이성에 호소하기 보단 감정에 호소하는 측면이 없지 않지만, 꽤 설득력이 있고, 흥미롭습니다. 자본주의의 폐해에 대해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이 작품, 인터넷에 많이 떠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능력껏 구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또 한편의 추천영화, 우리에게는 영화 <히트>와 <콜래트럴>로 알려진 마이클 만 감독의 99년작 <인사이더>입니다.


                                   




 내부 고발자 문제를 심도있게 다룬 이 영화는 근래에 만난 수작이었습니다. 특히 영화는 등장인물과 적대적인물 간의 입장을 깊이있고 의미심장한 대사를 통해 충분히 전달함으로써 적절한 균형감각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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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은정 2010.05.20 17:49
    위 3개의 한국영화 중에 <하녀>를 보았습니다.
    주변분들의 좋지 않은 평과 심지어 결론까지 말씀해주신 과하게 친절한 분도(^^; 기대하고 있는 제게 이건 테러 수준이었습니다.) 있었습니다만 전도연 이정재 윤여정의 뛰어난 연기에 초반부터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맹하기도 하고 순진하기도 하고 착하기도 한 은이라는 인물의 심리적 변화를 쫓다보니, 어느새 결말을 예감하고 눈물이 막 쏟아졌습니다. '안된다고... ' 나는 이미 그녀의 마지막 운명을 알고 있었으니까요....


    전광준 감독님의 깔끔한 영화평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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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광준 2010.05.20 17:49
    저도 <하녀>의 전개방식을 더 선호했는데, 예상을 비켜내는 현실적인 전개가 새롭더라구요. 엄연히 존재하는 계급간 격차는 그리도 잔인한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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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설 2010.05.20 17:49
    허트로커와 구름을 벗어난 달을 봤는데. 시는 아내와 같이 볼려고 하구 있구요. 허트로커는 전반부에 너무 주제를 명확히 해버린 '전쟁은 마약이다' 글래서 싱거울줄 알았는데 진행되면서도 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그런데 그 싱거움이 지루하지 않는 영화였습니다. 타의해 의해 폭탄에 칭칭 감겨 죽는 사람이나 폭탄을 제거하는일에 필요이상의 위험을 감수하며 죽음에 도박을하는 사람이나 삶에 대한 연민은 같다는 느낌.. 그리고 자극은 더 큰 자극을 요구한다는 보편적 사실이 부각되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구름을 버서난 달은 진짜 모르겠습니다. 무엇을 본 영화인지 역사를 빗대어 정치비판 그리고 시대에 대한 자기 기득권에 도전 부친에 대한 복수. 조선시대에서 커다란 미스테리인 정여립의 사건이 무협만화로 변해버리는 이도저도아닌 짜장면에 짬봉 국물을 부어 마시는 듯한 느낌이더군요. 한사람의 연기가 그래도 영화 분위기를 끌고나가는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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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광준 2010.05.20 17:49
    <허트로커>, 싱거움이 지루하지 않은 영화! 이후에 반복해 볼 때에 주신 말씀들을 잘 참고해봐야겠습니다.^^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짜장면에 짬봉 국물을 부어마시는 느낌... 관람 후 기분이 어떠하셨을지 충분히 짐작되고도 남습니다. ^^ 이준익 감독 작품들 중에서 스타일은 <황산벌>, <왕의 남자>와 가장 비슷했다고 보여집니다. ^^ 디테일은 떨어지지만, 단순한 대사들 속에 현 정세를 그대로 반영하는 위트! 그리고 공들여 찍은 액션씬.... 주옥같은 대사들...그러나 떨어진 디테일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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